에구..
행여나 검색엔진을 통해 괜찮은 정보가 있나 하고 들어오신 분께는 죄송합니다.

두타산 등반에 대한 좋은 정보가 이 포스트에는 없습니다;;



두타산 등반에 대한 좋은 정보는 아래 기사를 참고해 주세연♡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21&article_id=0000180672&section_id=103&menu_id=103
♡주간한국 기사

http://www.seoul.co.kr/magazine/we_view.php?id=20070201307002&section=leave
♡서울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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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친구 김모군이 대학로에 뜬금없이 찾아와 두타산 등산 어떠냐고 물어왔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작년에 같이 치악산을 함께 올랐던 나와 매우 절친한; 자로써
나는 선뜻 그의 요청에 응했다.


근데.. 금요일에 술이 떡이 되어 찜질방에서 쳐자다가 새벽같이 토요 근무를 하던 내게
그닥 체력이 남아있을 리가 만무했다는 생각은 두타산성을 오르다 헐떡거리며 뒤늦게 든 생각이었다.
이거.. 비겁한 변명일까요?;;

여튼... 근래 산행 중에서 가장 빡센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허접하지만 일단 지도를 보십시다.

여기가 쉬운데가 아닙디다..

요렇게 돌면 8시간 코스.. 풀로 돌면 9시간 반 코스..


분홍색 화살표로 표시된 코스는 일반적으로 등산객들이 자주들 애용하는 코스로서

매표소에서 두타-청옥 양산을 찍고 하산하는 루트로 9시간 정도로 예상되는 코스였다.

허나 매표소 해발이 180m 정도인데 두타산은 1350m, 청옥산은 1400m 이니

우리가 아무리 (개념이) 없어도 두탕은 못뛰겠더라.

빨간색 화살표는 우리들이 실제로 탄 코스. 8시간짜리 코스였다.

밤 12시 반에 서울서 출발한 우리들은
휴게소에서 한시간 정도를 눈을 붙이고서
다섯시 반에 부랴부랴 무릉계곡 입구에 도착했고,

결국 서로의 체력을 고려하여 두타산만 오르고 박달령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하기로 결정했다.






시작은 무척 활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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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군 무릉계곡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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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_-; 매표소 지나면서



일단 이렇게 시작은 좋았는데...


반팔등산복이 없어서 굵은악마; 반팔티를 쳐입고 나타난 나를 포함해서
둘다 장비 및 등산준비의 수준은 매우 무성의했다.

평소에는 사탕이나 쪼꼬바, 오이 등 처먹을 것들만은 잘 챙겨가지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쳐자다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챙긴게 없었다.


어쨌거나.. 물이랑 밥을 식당에서 대충 산 다음 장도에 올랐다.
상쾌한 새벽(시간상으로;)공기가 너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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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 좀 넘어서.. 아침햇살이 예뻤다







































삼화사를 스쳐지나며 너무도 평탄한 길을 오르다
두타산성으로 방향을 급전환 하면서

곧 우리들의 거친; 신음소리는 시작되었다.

45도 경사가 넘어가는 자갈밭길을 꾸역꾸역 오르면서
'아놔 ㅅㅂ...' 하고 입가에 맴도는 그 단어들이란...



하악하악;;



그렇게 시작부터 땀을 한말씩 빼고 힘들게 도착한 산성에서 내려다 보는
두타(두산타워 아님-_-)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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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조낸 잘나왔다 김군아..

뽀샵의 승리..




산성 아래로는 깎아지른 듯한 경사의 절벽과 함께 푸르른 숲이, 그리고 무릉계곡의 하이얀 바위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들어왔다.

개감동의 풍경이었다.


시발... 도대체 이런 살벌한 벼랑에 성을 쌓았던 조상들이나

여길 어떻게 알고 쳐들어와 칼부림을 했던 왜놈들이나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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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여기서 흐르는 땀을 닦고

겁대가리 없는 다람쥐도 구경하다가

다시 갈길을 재촉했다.




대궐터로 향하는 길은.. 처음엔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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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이 참 예쁘지 않은가.

아침안개가 아직 남아있는 서늘한 숲속길은

마치 판타지 속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풍경같아 무척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숲바닥을 대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던 점도 참 인상적인 모습이었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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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돌무더기가 100여 미터정도 늘어져있는 이 언덕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오른 산의 실체를 살포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다.

   
하산길에 접한 지긋지긋한 돌밭길은

내 무릎을 지금까지 절뚝거리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지도상으론 아무래도 대궐터 가는 바깥쪽길로 접어들었던 것 같다.

그리 심한 깔딱고개는 없었다.


하지만 30~40도 경사의 길이

한번도 멈추지 않고 이어진 이 길은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었다.


시발... 이 산은 산 전체가 깔딱고개였던거라고..



끊임없이 오르막길만 이어진 이 길은

정말 지겨움을 모르는 키보드 워리어의 악플세례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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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겨우겨우 대궐터..


대궐터에 도착해서 한숨을 돌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능선을 타고 가는 길..

근데 이것도 장난이 아닌것이 경사가 지금까지 올라온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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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는 참 예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이 길... 대궐터를 지나니 올라온지 두시간 지난 8시...
조낸 하악;거리며 9시가 되어 대궐터삼거리에 도착하고 나니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1.9km.. 1시간이라고 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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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건 새빨간 개구라...

붉은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났던 대궐터 삼거리에서 두타산 정상까지 이르는 길은

사람을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길이었다.


발디딜틈 없이 빽빽한 잡목림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소로는

그나마 숲이 간직한 서늘한 기운 때문에 그 급경사를 참을 수 있게 했다.


오르다 오르다 도저히 못참겠어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이 언덕을 넘으면 술과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_-!!!"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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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궐터 바깥쪽 풍경.. 삼척쪽으로 이어진 산맥의 흐름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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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 아마도 1200m 정도쯤 되지 않았을까.. 맞은편 왼쪽이 청옥산이다.





죽을 똥을 싸고 정상에 도착하고 보니 10시 반이 다 되어있었다.

또 얼마나 올라야 되나 싶어서 암담한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더니

무척이나 허망하게 헬기장;이 나타나면서 두타산 정상이 나타나버렸다;;

어쨌거나 기뻤다.

올라오는데 네시간 반 소요... 징했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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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산 정상에서. 정선 방향으로 구불구불 태백산맥의 갈래들이 보인다.

 



휴...

올라온 김에 그 여력으로 박달령쪽으로 계속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도저히 위장의 절규에 못이겨 자리를 펴고 앉아서 식사를 했다.


식당에서 대충 싸준 김치와 고추장아찌가 이리도 맛있을 줄이야...

밥먹고 막걸리를 두어잔 마시다가 그만 30분정도 잠든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려 박달령까지 술김에 잠결에 내디디니 여긴 금방이었다.

중간에 만난 전문산악인;의 포쓰를 물씬 풍기는 아저씨의 설명으로는


삼척쪽에서 백두대간을 타거나 박달령->두타산 코스가 일반적인데

우리는 힘든 길을 골라서 온거라고 하길래 왠지 으쓱;한번 하고서는


박달령 아랫길을 미친듯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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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재에서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이 길...


이 길이 얼마나 좆같냐 하면

길에는 흙 하나 안보이고 자갈과 돌덩이밖에 없는 길인데

경사마저 심각한 수준이라 속도도 제대로 낼 수 없는데다

내려오다 돌을 잘못 밟았다가는 작살날 그런 정말 단조롭고 지긋지긋한 길이었다.


반대로 이 길을 따라 두타산을 올랐더라면

얼마나 삭막하고 힘들고 지겨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한시간이 지났고

우리는 박달계곡을 끼고 좌우로 오가는 하산로를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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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다른 산과 달리 산이 험하고 깊어서 옆으로 샐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었고

낭떠러지를 옆으로 낀 능선이나 지옥처럼 깊은 계곡을 끼고 움직여야 하기에

장마철이나 겨울에는 엄청나게 위험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피곤에 찌든 우리는 어쨌거나 정상은 올랐다는 모종의 성취감과 더불어

짱박히고자 하는 후천적 습관으로 인해

그림처럼 예쁜 계곡 안으로 기어들어가서

얼음장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서
 
바위에 누워 디비잤다;;;;;;;



깨고 나니 근 30분 넘게 지났기에

슬슬 세수를 하고 몸을 추스리고 다시 신발끈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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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이라는 표현을 생각나게 하는 눈앞이 아찔한 계곡의 깊이를 내려다보며

계단길을 거쳐 선녀탕에 도달하니 이제서야 행락객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용추폭포가 절경이라는데 한번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 몸은 관대하지 않았다;

그냥 깊고 푸른 선녀탕만 다리위에서 휙 둘러보고서는 하산...





토탈 9시간 30분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중간에 쳐잔 시간 1시간여를 빼면 8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 것 같았다.


북한-도봉-수락-불암-관악 과 같은

사람에 밀려서 산에 오르는 지하철형 등산이 아니라

너무도 한적해서 자유도;가 너무 높았고, 한여름임에도 그 서늘한 산의 기운이 상쾌했고

산세가 웅장하고 강인해 도전하는 기분이 남달랐던 것 같다.


준비없이 조금은 무리한 산행이기도 했지만

후회는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 친한 사람들 몇이랑 함께 오르고픈

멋진 남자다운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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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 자주 출연해주신 우리 김모군의 초상권은 없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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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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