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년 탈퇴 프로젝트 7회.
당시 영업소장께서; 우연찮게 이 글을 읽게 되어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던 안좋은 기억이..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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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식 후 회사선배한테 이끌려 대학로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맛이 확실히 가서 집구석에 기어들어왔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5시..
순간 "씨발..." 하는 말이 절로 새어나오며
허둥지둥 집밖으로 나오니 다섯시 반..
내 일터는 탑골공원 근처..
버스타면 죽었다 깨도 여섯시까지 못 들어가는 거리다.
피눈물을 흘리며 택시를 세웠다.
"아저씨, 종로 2가 낙원상가 쪽으로 가주삼~ 대략 여섯시까지 갈 수 있겠나영?;"
"훗... 그 정도는 베스트 드라이벌;인 제게는 당연지사이지요 -_-v
고객님, 근래에 제가 새롭게 개발한 쌔끈한 루트가 있는데 그리로 인도해 드릴까요?"
"베스트 드라이버님의 말씀을 들으니 대략 3g정도 안심이 되네염.
근데... 어디로 가는 길인가염?"
"북악 스카이웨이를 타면 대박이죠.. 그야말로 천국으로 가는 길이랄까..-_-v
님아, 절 믿고 따라와 보세효~"
북악스카이웨이가 청와대를 넘어 효자동 쪽으로 나오는 길이란걸 미리 알았더라면
"이런 구라쟁이 아저씨 같으니.. 혹시 이거 부산택시 아니삼?"
이라고 했겠지만.. 난 사실 촌놈;출신인지라;
보슬비가 내리는 새벽의 북악스카이웨이..
육덕좋은 노부부가 부부애를 과시하며 좌깅을 하고 있는 그 길을
빗길 미끄럼에 조심하면서 시속 20km;로 달리다 보니
시계는 어느덧 여섯시를 훌쩍 넘어버린다;
아침 안개 자욱한 북악의 정기를 한껏 받으며
나는 어느덧 내 머리에도 뿌연 안개가 피어오름을 느끼며
운전석에서 괜히 딴청을 피는 기사아저씨한테 몇마디 씨부렁거렸더니
손님한테 미안해서 돈은 9000원만 받겠단다-_-;
그 이후로 하루종일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수많은 업무들과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클레임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주는 스트레스가 가히 예술이더군.
술먹고 나면 매번 부활후유증;(WOW 참고-_-)에 시달리는
체력 약한 나로서는 갑자기 돌아버릴 것 같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도 별 수 있나.. 직장생활은 그야말로 just do it 인 것을...
어찌어찌 오전시간을 겨우 넘기고
국수로 대충 배를 채우고 영업장으로 돌아서다가
발걸음을 창덕궁 앞으로 옮겨서
비원 관람을 기다리고 있는 외국인들을 구경하면서 담배를 피우고
괜한 가게에 들어가서 우리 물건좀 쓰시라고 수작;을 부리기도 하다가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한게
오늘은 뭘 해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아마 이대로 돌아가면 머리도 같이 돌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난 창덕궁 옆에 있는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신발을 벗고 다이어리를 베고 누웠다.
노숙자와 노인들이 좀 많다는게 걸리긴 했지만
점심때라 근처 회사직원들도 꽤 있고 공기도 좋고 해서
난 잠을 청했다;
시원한 바람과 맑은 초가을 하늘...
눈이 스르르 감긴다.
...
구렛나루가 멋진 노숙자 아저씨가
담배 한까치 빌려달라고 날 건드려서 눈을 떴다;
깨보니 시간은 오후 4시..
핸드폰을 보니 그간 걸려온 전화가 수십통이 넘는다.
근데 마음은 생각보다 편하더라;
예전에 기자질 하던 동기가 커뮤니티에 써놓았던 글이 생각났다.
마감때문에 몇날 며칠밤을 새다가
점심먹고 잠깐 잔디밭에 누워 30분인가를 잤는데
그렇게 달콤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고 하던..
(근데 나는 세시간을 잤는데도 피곤하더라;;)
일하려면 끝도 없고 놀자면 또 끝이 없는게
이놈의 직업의 특성이렷다?
난 "아휴.. 이놈의 특판은 도무지 되지를 않네;" 라고 괜한 짜증을 부리며
뻔뻔하게 기어들어와 퇴근준비;를 슬슬 했다.
직장생활 뭐 있냐;;
이렇게 하면 맘 편하게 지내다 짤리겠지..
어찌보면 회사들어와 첨으로 해본 무척이나 소극적인 일탈이긴 한데
맘은 참 편했다는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좆같은 회사;
능력없으니 계속 다녀야지.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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