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5. 16. 04:47

1. 올해들어 상가집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시생 친구를 다시 상가집에서 만나게 되었다. 우리집에서 아침까지 술을 푸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언제부터인가 배후세력 및 초특급 울트라 빨갱이가 되어있었다. 작년 10월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집회를 나갔었다는 그의 말에 나는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고시폐인인 그의 모습은 비록 개돼지처럼 추레하였으나 그의 내면에 간직한 빛나는 지성과 뜨거운 열정은 촛불이라는 것의 존재와 의미를 이미 상실해버린 나에게 다시 한번 희망과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고맙다 그리고 부끄럽구나 친구야.

2 오이채가 급진전하고 있다. 오늘 냉채용으로 썬 8개의 오이채가 나름대로 적절한 두께와 모양으로 썰어져 무척이나 기뻤다. 핵심은 아마도 오른손목 스냅에서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참 둔해서인지는 몰라도 몇달을 안되던 것이 오늘 갑자기 되는 것을 깨달으니 한심하기도 한 한편으로 무척 행복한 기분이 들게 되었다. 냉동송이도 마찬가지. 다음단계는 편이다. 소라편을 뛰어넘어 전복편을 마스터하면 내가 칼판에서 모든 재료를 다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차차.. 당근 모양내어 깎기가 남아있는데.. 일단은 다음주부터 편썰기에 올인해야겠다.

3 얼마전 포스팅에서 테레사 수녀님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내게도 테레사 수녀님이 생기게 되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계기로 만나게 되어 몇번의 거론할 수 없는 우여곡절을 겪은 후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생을 새롭게 다시 출발하는 것 같아 설레고 기쁘고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 도대체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정인지 모르겠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4 10km 50분대 진입 성공. 금주는 3번의 경우로 인해 이미 깨어졌고, 이제는 수녀님과 주 1회 음주를 하며 편하게 살고 있다. 법은 어기라고 있는 것이다라고 정신승리 하면서 어쨌거나 오는 6월 7일에 있을 마라톤을 대비해 매일처럼 운동중이다. 몸무게가 58kg까지 떨어지다보니 이제는 복근이 막 느껴져서 놀랍기도 하다.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

5 한식조리사 실기준비는 아직도 미미한 단계. 내주 화요일부터 생활스케줄을 바꾸어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기로 했다. 그래야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더 박차를 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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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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