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말했다. 올해 여섯번째 상을 치른다고.
때마침 같은 시기에 집중됐던 우리 친구 아버님 세 분의 상을 비롯하여
용산 참사,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그리고 어제 노무현 전대통령까지 무려 여섯분의 빈소에 다녀왔다고...


가슴이 에어진다.
그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가 전경들에게 가로막힌 채
분향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에 분통이 터진다.

신문지 위에서 절을 하는 내 자신이 우습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여
긴 한숨만 쉬어댔던 그날 밤이었다.


길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은 이렇게 더럽게 뿌려댄 만큼 그 응분의 댓가를 치루리라.


노무현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며 승부사로 불리던 그의 모습 그대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고 갔다.
그를 죽은 공명으로 만들어 산 명박을 쫓을 것인지,
아니면 처벌을 피해 죽은 비겁한 겁쟁이로 만들 것인지는
이제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그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를 존경하고 애도하고 추모한다.

낮은 곳에 서려 했기에 한번도 그의 뜻대로 하지 못했던,
그리고 그런 경멸과 비난을 감내해내며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상 전부와 싸우려 몸부림쳤던
고집센 한 정치인의 모습을
난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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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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