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일기는메모장에 2006. 12. 20. 19:40

애완동물이라는 것들을 참으로 싫어하는 제 입장에서


그와 관계된 얘길 한번 해보려 합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르고 취향과 견해가 다르겠죠.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전 그게 쉽게 안되더군요.



저는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들이 싫습니다.


특히나 개를 더욱 싫어합니다.



첨보는 사람한테 아는 척 달려드는 그 모습이 싫고


언제 봤다고 다가와 핥고 냄새맡는 행동들이 불쾌합니다.



어찌보면 그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일부 빗나간 행동양식을 싫어하는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개를 키우는 집은


문지방을 들어서기도 싫습니다.



집안 가득 느껴지는 역겨운 개비린내와


기분나쁜 개의 터럭들이


내 몸 여기저기에서 스멀거리고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이 듭니다.




게다가 손님이 왔는데도 개를 거실에 풀어놓은 집을 보면


주인이 참 방약무인;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불쾌해집니다.



집주인은 손님으로 온 내게


내가 싫어하는 개털을 들이마시게 하고


개비린내를 맡게 할 권리는 없거든요.



저도 왠만하면 참지만


애들과 개가 뒤엉켜 거실을 뛰어다니는 그런 개판;이 될 즈음엔


주인에게 가끔 얘기하곤 합니다.



"제가 개를 많이 꺼리니 개를 좀 어떻게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라고 하면


보통 주인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곤 합니다.




그는 제 맘을 알까요? 병적으로 짐승을 싫어하는 걸.




애견가들이 의외로 간과하는 것이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이해해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인간이면 응당 개를 좋아할 줄 알죠?



안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집에서 식육용 혹은 생계용 이외의 동물을 키우는걸


전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찌 보면 인간의 지독한 이기심이 만들어낸 불쌍한 생물이


바로 애완동물이라 불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비참한 예가 바로 비둘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인간을 가까이 하는 유순한 성격 탓에


인간이 주는 편의에 길들여져 자신이 가진 야생성을 버리게 되었고


결국 도시 한가운데서 인간에게 버림받은 뒤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는
그 슬픈 현실은


바로 인간들이 저지른 죄악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묘빠;에게 듣는 얘기들 중 하나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가


발정나서 길거리를 헤매는 길냥이가 되지 않기 위해


어쩔수 없이 거세를 해준다고 하는 겁니다.


마치 무척이나 그를 사랑하여 그러는 것 처럼.





맞습니다.


인간이 창조해낸 도시라는 지옥에서는


고양이가 1년을 살아남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그런 발상은 제겐 너무 섬뜩합니다.


고양이의 역할이 당신에게 사랑을 파는 싸구려 창녀에 지나지 않는다면


고양이를 거세해서 생명연장의 꿈을 이루어주려는 자신이 옳습니다.



근데 그건 사랑이라고 부르면 안되죠.


전 그건 지독한 하드고어 sm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고양이에게도 고양이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만일 묘권이란게 있다면


인간은 묘권을 짓밟는 악의 축 그 자체일겁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품속에 안으려 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만족하는


등산객처럼 살아가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지극히 사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라 그럴까요.


인간에게서 충족시키지 못하는 그런 감정들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인간화된 동물'을 통하여


자위하고 대리만족하면서



자신의 말라버린 휴머니티를


인간이 아닌 짐승에게서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의 대상이


바로 애완동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일방적인 즐거움을 위해


(허나 다수의 사람들은 동물과의 상호 교감이라고 하더군요)


인간을 위한 인공적인 공간에


자연을 벗삼아야 할 또다른 생명체를 가둬두고



내가 그의 밥줄을 좌지우지하며


그에게 애정을 쏟으며 살아가는 삶이란


어쩌면 인간에게도 그 대상에게도 비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좀 개념없고 싸가지 없게 들리셔도 제 생각은 아직도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

근무하다가 시간이 남아서 쓰게된 글이다.

난 천성적으로 정이 없는 놈이라 그런지 애완동물들이 싫다.
또한 그 애완동물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부 애견가, 애묘가들의 이중성이 역겹다.

뒤틀린 그들의 사랑이라는 행위들을 자신이 당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것이 과연 동물에 대한 사랑이란 것인가.
그것은 내가 보기엔 약자에게 자행하는 변태적인 욕망의 표출에 지나지 않는다.

문명속의 인간이란 존재는 어차피 모든 생명체들의 공공의 적일 뿐이다.
진정 동물을 사랑한다면 그린피스나 환경운동연합같은 단체라도 들어가서
도시화를 반대하고 무차별적인 자연파괴에 저항해라.
아니면 나무 한포기라도 더 심고 쓰레기라도 한번 더 주워라.
그러면 내가 "이분께선 진정 동물을 사랑하는 대인배"라고 엎드려 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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