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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

일기는메모장에 2006. 11. 25. 02:26

예전에 집을 나왔을 때였어.


친구집에서 며칠 빌붙어 있다가

너무 미안하다 싶어서 정처없이 발걸음을 옮겼지.


하루는 공원에서 자고 밥은 라면 부셔서 먹고..

그러고 있는데 돈도 떨어지고.. 정말 집생각이 간절하더라..


음... 사흘째였는데 저녁무렵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라구.

돈은 다 떨어지고.. 옷에서 냄새는 나고.. 얼굴은 꾀죄죄....;;


정처없이 밤길을 걷는데 갈 곳도 없고.. 너무 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려 죽겠어서

정말 어디에서라도 비라도 긋고 쉬고 싶었어..(사실 집에 너무 들어가고 싶더라;;)



문득 든 생각은 교회에 들어가서 눈 좀 붙이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

들어가서 지금 짓고 있는 내 잘못을 회개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근처 교회를 찾아갔어.


문이 잠겨있었어.



여러군데를 다 가보았지만


모두다 문이 잠겨있더군.




나중엔 지쳐서 어느 꽤 큰 교회의 문 앞 계단에 걸터앉았지.


잠시후 수위아저씨가 오더라.

밤늦게 왜 이런데 있냐며 의심스런 눈길로 쫓아내더군.



음...;;;




원래 내가 양아치 신자였지만

내가 교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건 이때부터야...;;




강남이나 분당 등지에 보면

대리석으로 휘감긴 어마어마한 규모의 교회들,

심지어 교회안에 풀장;;까지 갖추어진 만능 엔터테인먼트;;의 교회들이 수두룩해.



이른바 이놈의 '성전'은 신도들의 피와 땀인 십일조를 비롯한 여타 헌금으로 만드는 건데

그 돈으로는 건물 올리고 목사 사모 차 바꾸고...

나중에 그 교회땅과 건물은 이제 외삼대;; 다녀온 목사 아들래미한테 그대로 넘어가게 되는거지.

증여세 한푼 안내고 말야.



하기야 절도 별로 다를 것 없지.

큰 사찰에서 굴리는 돈은 억대는 우습게 넘는다고 하더라.


정말 종교쟁이.. 이 것 만큼 남는 장사가 없는 것 같아.

어디 가면 교회경영학;; 이라는 학과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만도 한 것 같아.




종교집단에게 면세혜택을 주는 이유는

국가가 종교의 자유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미가 큰 것이었겠지.  

게다가 종교단체가 행하는 공익적이고 사회통합적인 측면도 강하고 말이지..



근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종교계가 법망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거지.

일단 면세인데다가 서비스 업종이라 비용 안들지, 인건비 문제 없지..


게다가 목만 잘 잡고 소문만 잘나면 대박장사하는 거라

수많은 인간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정치권에서도 어찌 이런데다 칼을 댈 수 있을까... 자기 목 날아갈 생각이 아니라면..




공익...?

뭐..;; 집나온 거지새끼;; 재워주는건 절대 공익에 속하는게 아니지만;;;




있는 놈들 중심으로 주말마다 모여 딸;쳐주고 돈버는 서비스 업체가 이 곳이라면

굳이 이렇게 대중종교로 존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장안동이나 북창동만 가도 마음의 평화는 얼마든지 누릴 수 있거든.



이제는 종교단체에서도 세금을 걷어야 할 것 같아.




보다시피 물론 난 지금 교회를 다니지 않아.


가끔은 생각해.

그 화목하고 따스한 분위기, 그리고 은혜로운 그런 영적인 기분들을...

성경을 공부하면서 느끼던 그 분에 대한 끝없는 존경심...

이런 것들은 아직도 가끔 기억난다구.


하지만.. 이미 말씀이 지상에 내려온 순간부터 그 곳에는 향기대신 악취가 풍기기 시작했지.

앞으로 그건 더할거야.



그래..


나처럼 이렇게 믿음에 대해 비뚤어진 생각을 가진 애들은

아마 지금도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겠지..



후후..

그냥.. 오늘 밤공기가 서늘해서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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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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