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ksy 作 제목은 모름.. 아마도 꽃병을 던지다 정도가 아닐까;




학생운동이라니...



아무래도 써놓고 보면 조낸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무진장 재미없는 '학생운동'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문득 학교다닐적에 같이 지내던 한 선배가 생각났다.


그 선배는 다 좋은데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인지라

자기가 싫어하는건 도저히 그냥 넘기지 못했다.


이 선배가 술먹다가 가끔 하던 표현 중 하나가

" 난 예수쟁이와 빨갱이가 싫다-_-" 라는 멘트였다.


이들이 싫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 진중권의 표현을 잠깐 빌리자면 "무식하고 촌스러워서" 가

바로 정답이겠지만;


이리저리 치고받다가 항상 그 형의 결론은

"씨발... 적어도 남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 될 것 아냐 !!" 이걸로 끝났고,

나도 여기선 별로 할 말이 없더라;




다시 얘기로 돌아가서...


기본적인 내 입장은 OO님과 별로 다를게 없다.


지금의 학생운동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그래서 더이상 '민중'들의 지지를 얻지못하고 있다.


다만 OO님과 조금 차이가 있다면

학생운동에 대한 애정이 있고 없음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80년대 사회구성체논쟁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싸워온 좌파내부의 사상논쟁의 이유는


현대 한국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대단히 중요한 물음에서 촉발되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메커니즘이 체화된 오늘날의 우리와는 달리

80년 광주를 겪은, '체'와 '호'의 혁명의 숨결을 느끼고 가슴설레던 그들은


당연히 한국사회를 '식민지 반자본주의론'이라는 틀로 보거나,

혹은 '신식민지 독점 자본주의론'이라는 틀로 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그렇게 그들은 싸웠고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까지가 그들이 공식적으로 박수를 받는 대목이다.





문득 하나의 질문이 떠오르게 된다.



6.29 선언과 함께 제도적 민주화가 이루어진 이후

한국사회는 그보다 훨씬 민주적으로 변했을까?


붉은악마와 노사모의 물결로 대표된, 시민의 힘을 보여주었다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사회는 그만큼 시민들의 힘이 중심이 된 민주사회로 변했을까?


난 도무지 모르겠다-_-;;




다시 한번 그들이 욕먹기 시작한 시대를 돌아보자.

제도적 민주주의라는 성과를 이룩해낸 학생운동(민중운동 전체의 몫이겠지만)의 방향타는

일단 눈앞의 적이 사라진, 사회주의국가가 붕괴해버린 90년대 들어 어떻게 움직여갔던가.



여기엔 "관성적 투쟁"이라는 관용적 표현이

이렇게 잘 맞을 수는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진영의 주도권을 잡고있는 민족해방계열에 내재된

'주사'라는 변형된 사회주의의 향기가

지금의 운동권의 몰락을 부채질한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짐작해본다.


스탈린이 그랬듯, 모택동이 그랬듯,

변질된 사회주의는 인민대중의 가슴에 상처만을 남기게 된다.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운동권들의 파쇼적 행태는

한국사회가 내재한 고유의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품고 있는 사상이 가진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당시 한총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가지 투쟁노선은

반미자주화투쟁과 반파쇼민주화투쟁이었다.


개인적으론 분명 일리가 있다지만

그 방법론은 여전히 80년대에 머물러 있었고

정서 역시 열사의 정서 그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저에 흐르는 사상이 60년대라면...




개인적인 생각인데,

2002년 광화문 거리에서 지도부 사람들은

아마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해본다.


...그들은 90년대를 넘어서면서 공룡이 되어 있었다.





다시 돌아가서..

지금 그들의 새로운 적이 무엇인지 그들은 알고 있다.


형체도 불분명한 신자유주의라는 괴물과

이제 공기처럼 스며든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메커니즘들이다.


이젠 전두환;보다 더욱 무서운 존재를 적으로 두어야 한다.



게다가 저들은 혼자가 아니다.


하이에크와 미제스의 성경을 한쪽에 두고

잭 웰치와 피터 드러커의 복음을 노래하며


국적도 모를 거대자본이라는 긴 창을 들고

그렇게 세계를 지배경영하려 오고 있다.


그건 미제국주의;도 아니고 매판자본;도 아닌

인간본성의 극대화라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자연스럽다.


여기에 그 누가 대적할 수 있을까?

나도 당신들도 자본가의 좆을 조낸 빨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 와중에 민족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으려나?;




다시 질문해보자.


한국사회는 제도적 민주화 이후 민주적으로 변했을까?

한국사회는 시민들의 힘이 중심이 된 민주사회로 변했을까?



아마 좌파;라고 본인들이 생각한다면,

민주화의 개념이 경제적 발전을 위한 민주화라는 제도적 논의가 아니라

지극히 본질적인 의미의, 그러니까 정치사회적 개념의 민주화, 민주사회라고 본다면


위의 질문에 고개를 젓게 될 것이라고 본다.




나는 여전히 운동권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한국사회의 변혁을 주도한 세력은 학생운동이었고

그들은 여전히 변혁운동의 불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화로와도 같은 존재로 남아야 한다.



그렇게 욕을 먹고도 고치지 못하는 그들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들은 여전히 학습되어있지 않고 여전히 방향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들 역시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만큼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무서운;괴물을 때려잡으려면

그들을 보지 못하는 예전의 안경을 버리고 새로운 안경을 껴야 할 것인데..


이젠 시민운동이 주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지만

여전히 이러한 민중운동역시 가치가 있음은

요즘의 남미;가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과거의 영욕;의 역사를 뒤로 하고

두갈래 길을 선택해야만 할 듯 하다.


시민운동과도 같은 자유주의적 개혁운동이던지,

아니면 국제적 연대를 통한 사회주의적 변혁운동이던지.

(아니면 적군파처럼 진퉁 좌파질을 하던지;)



학생운동은 이 길 위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취업학원이 되어버린 대학가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화롯불의 열기를 그나마 이어갈 수 있을지,


혹은 또다른 대상에게 이 열기를 건네어 줄 것인지.







머.. 난 지금도 자본가의 좆을 빨며, 바디;를 타며

그 화대로 이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아가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바디;도 안타고 좆;도 안빨고

덜먹고 덜쓰더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그냥저냥 누군가 날 도와 대신 해주겠지 하며 눈치만 보는 비참한 3류 창녀의 입장에서

내가 지껄일 수 있는 말은 이정도 뿐일 것 같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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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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