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해야 할 사실은 배고픈 자가 빵을 훔치거나 착취당한 자가 파업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배가 고프면서도 훔치지 않고 왜 착취당하면서도 파업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 빌헬름 라이히






인터넷이 진보적인 담론이 주로 오가는 젊은 세대들이 주가 된 공간이라는 생각은 이제 틀렸다. 


이제 이 공간은 보수를 넘어 극우적인 담론을 지배적으로 생산해내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일베, 그리고 그 이전에 디씨 정사갤이 있다. 



이들은 산업화 역군;들을 통해 다수의 인터넷 여론을 주작;하며 흐름을 이끌고 있다. 


2000년경, 월드와이드웹이 막 활성화되던 시기, 보수세력들이 미처 내딛지 못한 곳을 선점한 


진보적인 성향의 유저들이 올린 여론들이 주가 되었던 이전의 인터넷 공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편으로 좌빨들은 반성해야 한다. 그들이 쌍팔년도 열심히 외쳐대고 써먹던 선전선동론을 


이젠 이들 수꼴들이 그대로 변화한 환경속에서 그대로 써먹고 있으니 말이다. 



글을 시작하기 앞서 이렇게 바뀌어 버린 세상속에서 너희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었니 하고 묻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황폐해진 공간이 되어버린 이 곳을 맴도는 나에게도 너에게도 묻고픈 말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곳은 일베이기에 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이 곳에서 주로 생산되는 것들은 일종의 자기비하와 반대세력에 대한 냉소와 분노들이다. 


그 대상은 주로 한국사회에서 '진보'라고 불리는 이들로 향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민주당, 친노를 결코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아 통진당 개쐉년들 이젠 진보란 말도 함부로 못쓰게 만들어버렸어ㅜㅜ)


큰 틀에서 이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친북좌파'정권 및 개혁-진보진영의 과오 지적 및 폄하, 


지역감정의 확대 재생산, 북한정권에 대한 적대시, 기타로는 여성성 비하 및 인종차별적 발언 등이 눈에 띈다.

 

이들은 타사이트에 대한 신속한 산업화;전략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 여론의 흐름을 뒤트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머사이트라는 속성상 타 사이트로의 자연스러운 유입 및 확장이 쉽고, 


정확한 사실을 적시하지 않아도 믿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주된 대상이 가벼움을 중시하는 10대부터 20대 젊은 층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게 된 것이기도 하다. 




먼저 뜬금없지만 일베의 매력을 찾아보기로 하자. 


개인적으로도 이곳이 매력있는 사이트임은 분명하다고 보는데 


그 매력을 꼽아보자면, 먼저 일베유저들은 글을 작성함에 있어서 최소한의 자기검열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욕은 물론이고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성적인 이야기나 범죄에 관련된 생각들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도록 사이트의 제도적인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이들이 유머사이트의 갑으로 오를 수 있는 이유가 된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번 정부에서 밀어붙이던 사이버모욕죄 이딴 개소리를 뛰어넘는 


www의 근원적인 자유로움에 다가서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러한 특징은 이들의 정서적 뿌리인 디씨에서 기반하는데, 


이러한 자유로움과 탈권위적인 요소들은 이 곳을 이용하는 젊은 유저들에게는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는 카타르시스의 통로로서 작용하게 된다. 




이는 한편으로는 이러한 무제한의 자유는 이들에게 반하는 대상에게는 


극단적인 성향으로 돌변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두번째로는 안팎으로 적을 만들고 이들과 대치하는 방식이 극단적이라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유저들을 하나로 묶을 수는 없지만 이들은 대체적으로 자유-진보진영을 경멸하고 보수진영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을 통해 연대감을 지니고 있다. 곁가지이긴 하지만 남성들의 정서에 반하는 보슬아치들의 행위와 


외노자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것도 이들의 주된 놀잇거리 중 하나가 된다.  



그런데 그 표현의 방법이 극단적이고 저열한 것에 특징이 있다. 


마치 학교에서 반 아이를 괴롭힐 때 정신적 육체적으로 집요하게 모멸감과 굴욕감을 주는 것처럼.


물론 '사이버 공간'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이를 표현하고 집단공격을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강렬한 카타르시스-'까는 재미'를 제공함과 더불어 


이전 디씨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베인'이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을 


보다 강하게 가지게끔 하는 아교풀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것들은 향후 얘기해보겠지만 보다 확장된 파시즘적 요소를 잉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세번째로는 즉각적인 실시간 반응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난 남들보다 다르게'라는 명제는 절대적이다. 



그런 면에서 자체필터링(근데 이 것 자체에 대한 믿음은 별로 없;)을 거쳐 일베에 올라가면 


그 것은 널리 퍼지게 되고 즉각적인 산업화와 민주화 시스템 속에서 


이들은 초기 디씨인들이 보이던 그런 귀여운 사이버테러를 넘어선 강력한 '실력행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사이버 세상에서 해당 집단이 선도적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존재감을 주는 일들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이러한 장점들로 미루어 보건대; 나는 일베에서 파쇼의 냄새를 맡는다. 


파시즘이 19세기 말 제국주의 광풍속의 불안정함과 반지성적인 이념적 상황에서 탄생했듯,

 

현재 우리사회에서 극단적으로 치달은 자본주의의 벼랑 끝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두려운 현실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사회적 안전망은 작동하지 않고 


진보를 외치는 기성세대는 보수들과 똑같은 꼰대짓을 하고 있고


그런 진보 역시 더이상의 대안이라 생각되지 않고 있는 이 세상에서


이들이 마음 속 울분을 토해내는 통로는 바로 이런 방법을 통해서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가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며 가카를 뽑았던 그 정서가 결국 지금의 일베세대를 키워낸 것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개신교와 진보진영을 싫어하는 이유중 하나가 '꼰대속성'인데, 


상대를 가르치려 드는 독선적인 언행에 반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이는 일베에 서식하는 젊은 유저들이 '좌좀'들에게 느끼는 반감의 근원중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간철수; 병문안;


인공기의 디테일함;



최지룡의 '어느 통일분자의 회상1'. 북괴;군이 신은 나이키가 인상적이다;



아무튼;;


이들은 기존 보수세력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했던 지역주의와 국가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는 호남에 대한 차별과 반북 감정이라는 괴기스러운 결과물을 확대재생산하며 덩치를 불리게 된다. 


그런 배타성을 기반으로 그들은 반공주의적 노선을 견지하며 개혁-진보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내부의 적을 잠재우기 위해 외부의 적을 까기 좋아하는 기존 보수세력들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전형적인 파쇼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논리와 합리가 끼어들기 힘든 기이한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상대를 적대시하고 공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당성과 존재이유를 찾고 있는데, 


이런 '존재를 위한 반대'는 우리가 분단이후 남측정부.. 아차차;; 


한국사회에서 반공주의를 체제대결을 기반으로 정권을 운영해 왔던 이들이 


구사하던 테크닉과 유난히 닮아있어 슬프다.



그런데 어쩌랴. 개쳑-진보진영에서도 이는 종종 사용해 오던 전술이었던 것을.


그래서 일베는 두 진영의 그런 과오를 먹이삼아 끝없이 불타오를 것이다.


박근혜는 물론이고 문재인이 되더라도 근원적인 이 사회의 울분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이들의 거칠고 정제되지 않는 분노와 경멸의 말들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일베는 한국사회가 앓고 있는 이념적 정치적 혼란에 대한 일종의 경고메세지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다만 도를 넘어서는 범죄와 다름없는 과도한 표현들은 적절한 고소미 크리로 다스리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분노하고 배제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는 것을.


서로에 대한 관용도 포용도 존재하지 않기에 결국엔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생과 소통은 있을 수 없다.

 


문득 근 십년전 홍세화 아저씨의 유행어인 똘레랑스가 생각난다.


하지만 우리는 사면이 바다;;인 섬나라라는 좁은 틀안에서


게다가 지금껏 독재정권 아래에서 한쪽의 의견을 배제시키는 사회에서 반세기를 살아왔기에


이런 관용을 체화하는 것은 아직도 힘든 과정에 있다.



그와중에 지역감정이나 인격모독과 같은 앵똘레랑스에 대해서는 따스한 온정으로 감싸는 


보수언론이나 정치인들도 계시니,


우리가 간철수 말대로 '상식적'인, 상식이 통하는 국가에서 살기 위해선


앞으로도 아주 오랜 길을 가야 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뭐, 어쩌랴. 이런 일베의 짖궂은; 행동에는 발끈하여 먹이를 공급하지 말고


담담하게 대응하고 멀어도 한걸음씩 나아가는 우공이산의 마음을 가지고 가는 수 밖에.



어차피 1보후퇴 2보전진의 역사에서 


삼성 갤럭시 시리즈 나오듯 민주주의가 쑥쑥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경기도 오산. 



일단 민주화라는 단어에서 풉;하고 뿜어버리는 어린이들도 많아진 요즘이라 말 꺼내기부터 겁이 나지만; 


두차례의 야당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도 오히려 더욱 민주주의가 무너져가는, 


그리고 가카치하에서 권위주의가 부활하고 제도적 민주주의마저 훼손당해버린 지금에 와서 


이 민주주의, 민주화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 봐야할 시기가 온 듯 하다. 



어디로 갈 것인가? 


이들은 좀더 오른쪽을 말하지만 나는 왼쪽이 옳다고 생각하는 좌좀 씹선비니까.


에휴. 일주일에 몇 번 쓰지도 않는 인터넷인데


여기서라도 좀 평화롭게 살자 시발;




마지막으로 평화의 짤 하나 구해서 올리고 긴 글 접자.



불펌입니다. 지적하시면 삭제할게요. 출처는 http://imda.pe.kr 입니다.





끗;



 




'하고싶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왼쪽과 오른쪽  (0) 2008.02.29
된장녀를 통해 본 취향 이야기  (4) 2007.01.04
학생운동이라니;  (2) 2006.12.05
바나나 리퍼블릭  (0) 2006.11.25
혈액형이 닮았네  (0) 2006.11.18
블로그 이미지

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