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나가수 씹덕으로 자부하며 시즌 1,2를 거의 매회 보아왔다.

명장면도 많았고 ㅈ망인 무대도 많았지만 

나에게는 매주 기다려지는 시간이었고 항상 감동의 연속이었다.

일때문에 못보게 되면 매일 사이트;;에서 다운받아 퇴근후에 보고

주말과 월요일엔 나가갤에 들락거리며 혼자서 몰래 키득거리며 즐거움을 누리곤 했는데

끝났다-_-;;

 


개인적으론 한주의 피로를 나가수로 풀어왔던 셈인데, 

와이프는 이런 작위적이고 긴장을 강요하는 프로그램은 싫다고 해서;;

항상 같이 음악을 들을 때 마다 내 선곡땜에 싸운다-_-;


암튼; 시즌2까지 마무리지은 지금,

나가수 덕후의 입장에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베스트 12곡을 한번 뽑아보았다.

한번 들어보시고 공감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엄따;


순서는 생각나는대로 올려보았다.





1. 한영애-사랑한 후에


 

 

 

내가 나가수2에서 단연 최고의 무대였다고 꼽는 곡이다.


한영애가 가진 어둡고 우울한 감성이 청자를 무겁게 내리누르는 곡으로,

진정한 우울함과 슬픔이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게끔 목소리와 몸동작으로 그려내고 있다. 

완전 필 충만한 한상원의 기타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블루지한 분위기를 살려주는데,

(갠적으론 메샤 윌 컴 어겐을 연상케하는 간지연주였음;)

요걸 조금 올드한 여섯글자로 표현하자면 '애수의 소야곡' 정도 되지 않을까?;;

 

 




2. 임재범-여러분


 

 


워낙에 대히트한 곡이니 달리 긴 설명은 필요없고

내게는 남자 노래를 듣다가 울컥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그야말로 레전드급 절창의 무대였다.

거칠지만 절절하게 끓어오르는 한 중년 남성의 진정성이 느껴져 두눈에 눙무리;;

 

 




3. 박정현-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나가수의 모범생이라 불렸던 그녀. 기교와 가창력과 표현력 그리고 이미지까지 받쳐주는

알앤비의 늙은; 요정 박정현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었던 곡.

드라마틱한 곡의 구성에다 그 것을 더욱 살아있게 만드는 그녀의 표현력이 더해지면서

이 곡은 완전히 그녀만의 노래가 되어버린 듯 하다. 

당분간은 그녀를 따라잡을 젊은 여가수는 찾기 힘들 듯 하다.

 

 

 

 



4. 인순이-아버지


 


 

나가수 시즌1에서 '여러분'과 더불어 감동과 눈물의 무대의 대명사였던 그 곡 되겠다.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듯한 가사와 정점에 오른 가창력 그리고 원숙한 표현력이 발군인 곡이다.

'시간이 필요해요 워우워~~~' 부분은 언제봐도 콧잔등이 시큰해진다ㅜ

한영애도 그랬지만 제스쳐만으로도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방법을 아는, 정말 싱어로서 정점을 찍은 이인 듯.

한편 나가수에서는 이 곡 이후로 나레이션과 가족을 주제로 한 선곡이 재미를 본 듯 함;

 


 

 


5. 박완규-하망연


 

 



론리나잇 부르던 고음멸치시절로는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대신 몸집만큼의 거칠고 묵직한 세월이 느껴지는 보컬로 돌아온 박완규.

역시 이 곡에서는 그가 곡을 대하는 진정성이 감동으로 다가왔던 무대였다. 

이 무대를 보면 곡을 정말 좋아하고 아껴 자주 부르지 않으면 저렇게 표현해내기 힘들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박완규의 허세를 보면 밉지가 않고 너무 좋다ㅋ





6. 자우림-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자우림의 편곡과 표현력이 극에 달한 최강의 편곡. 

개인적으론 나가수에서는 '가시나무'와 더불어 자우림의 최고로 꼽는 곡이기도 하다.

"후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라던 김창완의 멘트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90년대를 풍미한 모던락풍 보컬의 최종진화형인 김윤아의 매력적인 보컬과

송곳처럼 삐져나오지 않는 안정적인 밴드의 연주, 그리고 떼창이 분위기를 이끄는 멋진 곡.



 


 


7. 조관우-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하얀 나비'와 더불어 조관우의 양대 레전드급 무대라고 하고 싶은 곡.

차분히 가라앉은 우울한 분위기에서 그만의 고음이 울려퍼지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플룻과 하모니카 연주는 이 곡을 무척이나 중독성있게 만들어 준다.

전제덕의 하모니카 연주는 가히 환상적이랄 수 있겠다. 중간의 조바꿈 부분은 정말..ㅋ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몽환적이고 시적인 느낌을 주는 멋진 무대.




 

 

8. 이소라-No.1

 

 


 

 


이소라의 곡들은 '바람이 분다'나 '나의 하루', '사랑이야' 등을 꼽고 싶지만

충격과 공포라는 측면에서; 이 곡을 택하게 되었다. 

과거 락음악도 시도했었던 그녀답게 다크한 편곡에 맞추어 어두운 본인의 포스를 극강으로 발휘해냈다.

나가수1에서 가장 충격적인 편곡을 들자면 바로 이 곡을 꼽을 것이다.


 

 

9. 시나위-세상만사


 

 


무엇보다 연주가 최고인 곡. 김바다의 유니크한 보컬이 미칠듯한 연주를 해대는 각 파트들을 

묵직하게 붙잡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멋진 리프와 화려한 기타솔로를 듣고 있으면 

쌍팔년도 메탈의 전성기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클래스는 영원한 것. 

이렇게 꽉 찬 엄청난 사운드를 돈 안내고 티비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그저 감사해야 할 일.



 


 

10. 국카스텐-한잔의 추억


 

 



나가수2 하면 떠오르는 곡이라고 하면 바로 이 곡이 아닐까.

사이키델릭한 인트로부터 발광하는 하현우의 보컬까지 

눈물짜내기와 드라마틱함에 치중하던 나가수식 편곡에 식상했던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국카스텐의 데뷔무대. 

지금 다시 봐도 이들의 광란의 연주에 어깨가 들썩인다.





11. 변진섭-별리


 

 



이 곡을 빼놓을 수 없다. 본인도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기 위해 작심하고 부른 곡이라 할 만큼

경연프로그램에서 하기 힘든 시도를 했다. 그리고 성공적이었다.

역시 변진섭은 가수다. 굳이 국악적 필이 아니더라도 한국적인 느낌을 물씬 나게 하는데

그 것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멜로디에서? 가사에서?

일단은 그의 짬밥일 거라는 것에 한 표 던져본다.




 

12. 정엽-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보면서 충격먹은 편곡. 에코브릿지라는 분, 재지한 편곡력이 정말 대단하다. 

나가수에서 정엽 최고의 무대는 '나만의 것'이라고 보지만 그의 편곡의 위대함에 반해 이 곡을 꼽았다.

세련되고 느끼하면서도 절제가 무엇인지 아는 그의 보컬이 갈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엽게이;에 빠져들고 있어.. 위험하다;;





여기까지..

 

p.s)그냥 넘어가긴 아쉬워 세곡만 더; 올려보려고.

 

 



추가1. 이정-그대는 모릅니다


 

 


해병대 출신 예능인;이자 김흥국 양아들로만 알고 있었던 이정이 이정도일 줄은 전혀 몰랐다.

스스로 편곡까지 하는 뛰어난 실력에 안정적인 보컬, 그리고 충만한 필이 인상적이었던 곡이다.

나얼이나 김범수의 뒤를 잇는 차세대 실력자가 되었음 좋겠다.

 

 




추가2. 김건모-내 마음에 비친 내모습


 

 

 


편곡은 가장 단순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김건모와 잘 어울렸던 곡.

나가수가 배출한 최악의 피해자 김건모. 그가 불러 더욱 자연스럽고 담백해서 좋았다.

힘을 빼고 부른 담담한 목소리가 원곡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려주는 보기좋은 광경이었다.





추가3. 소향-꽃밭에서

 

 


소향은 진성보다는 가성을 낼 때 음색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종반부 허밍부분에서 지렸다;;

이렇게 적절히 고음과 진성과 가성을 섞어 표현하니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CCM보컬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음색에서 밝음과 선함 그리고 희망이 느껴진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제곡에 잘 어울릴 목소리? 

한영애나 이소라같은 어둠의 세력과는 정반대쪽의 목소리랄까;;

그래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정말 찾아보기 힘든 기교와 표현력을 갖춘 놀라운 보컬리스트임은 분명하다.







암튼 시즌3도 했으면 좋겠다. 이제 실력파 가수들을 끄집어 내서 공중파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은 없는거임? 아 불명이 있구나;; 시즌3 보고픈데 여전히 재처리라 안될거야 아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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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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