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3. 16. 01:53
1. 영화 '낯술'

얘길 들어보니 감독혼자서 연출,각본,편집,음악,미술 등등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보름동안 천만원으로 찍은 영화라고 한다.
분당서 광역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이 평화방송 앞인지라 중앙시네마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친구들과 만나기 전 시간이 남아서 빌리왈왈님이 추천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미친듯이 배잡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년간 본 한국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최고의 대사는 뭐니뭐니 해도 극중 난희의 '개새끼.. 좆같은 새끼.. 좆도 작은 새끼가..'
주인공의 메아리로 울려퍼지는 '야이 씨발년아(씨발년아... 씨발년아... 씨발년아... )' 였다;

술자리에서 하는 약속들은 참으로 헛되고 헛되기만 하다.
지난 길고 길었던 대학시절의 개판 술자리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

그러고 보니 금주한지도 어느새 50일을 넘겼네 히히;




2. 조깅

중국친구 위휘;와 함께 간만에 조깅을 했다.
여기가 참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예요. 바로 옆에 탄천이 흐르고 있으니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운동할 수 있는데
겨울내내 춥다고 숙소에만 짱박혀 있었으니 참...;

한시간 반동안 서현에서 분당정보고?까지 왕복으로 뛰고 가볍게 운동을 했는데
간만에 몸이 풀리니 정말 날아갈 것 같더라.

한가지 느낀점은.. 달고 나간 mp3의 음악이 축축 쳐지는 스웨디쉬팝;;들이라
뛰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많았다.
방구석에서 혹은 오고갈때 들으면 그렇게 좋던 말랑말랑한 노래들이
운동할때는 오히려 늘어지게 만드는 것이 참..
압권은 두번째달과 언니네 이발관이었던 것 같다. 이거 듣고 있자니 숨이 턱턱 막히더라;

음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이제 한동안 뜸했던 록;음악들을 엠피삼에 채워 락심을 다시 불태워야겠다.




3. 이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왜 다진마늘을 쓰지 않고 귀찮게 통마늘을 들여와 5kg씩 칼로 다져댈까?
다진 마늘이 비싸서? 쌍칼로 말발굽소리를 내려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건 오른손 스냅을 익히기 위한 연습이었던 거였다.

드라마 대장금에 보면
'아씨발 잣에 솔잎끼는거 정말 잣같네연 짬딸린다고 맨날 이런거만 시켜 ㅅㅂ'하면서 불평하는 장금이에게 필생의 라이벌 금영이가 '야 이년아 요리하는 년이 손의 감각이 좋아야 할거 아냐. 이건 손의 감각을 익히라고 시키는거야 좆도 모르는 썅뇬이 말이 많어 닥치고 해 난 눈감고도 낄 수 있음ㅇㅇ' 하는 대목이 있었던 것 같다.(물론 대사는 이렇지 않다능;)

세상일에는 다 단계와 그에 맞는 이유가 있다. 단기속성은 어딘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나는 어찌보면 남들에 비해 일종의 단기속성으로 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 아직도 기본기가 미숙하지만
항상 기본기에 충실하려는 마음으로 일을 해나가렵니다.


여튼... 그렇다고... 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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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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