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6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7. 6. 02:04
#1. 사는얘기

피곤하다. 유월 내내 탱자탱자 놀다가 월말부터 지금까지 미친듯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오늘 도대체 몇가지 일들을 했는지.. 한 이틀치 일을 반나절에 몰아서 한 듯한 기분이다.
연말수준의 노동강도로 일했던 지난 사흘간이었다. 아아~~~

요 근래 기분좋았던 일들을 꼽자면..
반찬으로 오징어초무침을 했는데 홀 여직원이 조낸 맛있다고 집에 싸간다길래 속으로 으쓱;했던거랑
요 몇달간 내 손을 원망하게 만들었던 전복 4편내기가 드디어 성공했다는 것 정도겠다.

어쨌거나 볶음밥 돌릴때도 이젠 딸그락거리지도 않고 밥알도 적당히 고슬거리고 때깔도 그럭저럭 나오는 걸 보니 역시 해봐야 실력이 는다는게 정답.
어쨌거나 시행착오는 여전하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
어제 오리껍질 덜마른 채로 오븐에 구웠다가 십창낸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픈 일이다.
다행히 주방장이 오리는 신경을 안쓰는지라 욕을 먹진 않아서 다행.

근데 머 여전히 어리버리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는 요령이 많이 없는 편이라 남들이 쉽게 하는 일들마저 반복학습으로 깨우쳐야 하는 둔한 놈이다.

예전에 모 형이 술먹고 누군가와 하던 얘기중에
창의력 없고 능력없는 인간들이 보통 존나 성실하다고 하는 말을 들었었는데
졸라 뜨끔하면서도 기분이 좀 나빴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 바로 내 얘기거든.

근데 답이 없어. 나같은 애들은 존나 반복학습 안하면
센스있고 창의적인 인간들을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 조차 힘들거든.
창의적인 생각이란건 결코 아무나 아무렇게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난 알거든요. 

여튼.. 오늘 하도 고생을 해서 운동이고 나발이고 다 그만두고
이렇게 컴질중이다. 하루만 더 버티면 쉰다. 하아;;;

이제 얼마후면 중식조리사시험이 있구나. 잘 봐야지.


#2. 휴가계획

휴가를 21일부터 닷새동안 냈다.
계획했던 동네친구들과의 여행은 아마도 어려울 것 같아서
1박 코스로 설악산 종주계획을 잡아서 혼자 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그말을 듣더니 갑자기 같이가자고 해서 엊그제 그와 함께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등산자체를 거의 한적이 없는 거구의 소유자인지라 퍼질까 걱정이 크게 되지만
글쎄..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몹시 크다.
내 생각엔 뭔가 일탈;을 해보고 싶은 심산인가 본데..
일단 이번에 목표했던 공룡능선코스는 다음 기회에 도전하기로 하고
그에게 산이 주는 푸근한 행복과 좆같은 좌절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고 싶다.
올여름도 등산이로구나.
그나마 살이 빠져서 오르긴 수월하겠다.


#3. 책읽기

요근래 계속 운동한답시고 매일밤 깝치다보니
주야를 불문하고 책만펴면 자버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가장 오랜기간 읽고 있는책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과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성찰
이 두권의 책으로, 두권다 석달은 된 듯 하다.
개론서 성향의 책들의 문제점은 사전지식이 희박할 경우 이해도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흥미가 급격히 반감된다는 것들인데.. 둘다 60~70%정도는 봤는데
한동안 손떼고 있었던 터라 다시 처음부터 봐야될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들 다 떼고 나면 책거리;;라도 해야 겠다 ㅅㅂ;;
그리고 근래 깝작거린 책들은 갈리아 전쟁기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고양이 대학살 등등..
아씨발 쓸데없이 책욕심만 많아가지고 다 읽지도 못할거면서 에휴 병신;
일단 휴가전에 차근차근 대기표;를 줄여가야겠다.

그러자면 일단 인터넷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해야겠지?
분명 독서의 적은 인터넷이다.





몰라씨발. 오늘은 피곤해서 죽겠다. 후딱 정리하고 자야겠다.
내일도 그닥 편치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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