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일기는메모장에 2008. 7. 7. 01:41
네이년 탈퇴 프로젝트 여섯번째
-------------

나는 아무래도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




간만에 일찍 귀가한 오늘,


그분께서 한잔 걸치고 들어오셔서 얘기좀 하자고 하시더라.


한동안 묵묵히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당신과의 대화는 대화가 아니다. 이건 당신의 의사관철의 수단일 뿐이지 않느냐


그래서 당신께서 술마시고 하는 이야기들은 의미가 없다고


매우 유하게 돌려 말하자 상당히 놀라우셨던 모양이다.




그렇게 한참을 흥분하시다가


가족에게 잘 하라고 하고 나가신다.



근데 잘 모르겠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건지.


내가봐도 자신이 좀 철딱서니 및 싸가지가 없구나...


낼모레면 스물아홉인데 아버지랑 이런 얘기나 하고 앉아있으니...




그나마 한가지 건진 것은


내가 인생을 대충살고 있다고 예리하게 지적해 준것.



감사합니다. 아버지.


한동안 정신상태가 해이해져서 막 살고 있었는데


다시한번 자신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근데 술은 좀 안드셨으면 좋겠군요.






평생을 가난과 싸워온 고통


못배우고 못살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아야만 했기에 악만 남아버린 가슴


부모와 형제들 중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배신감


가족과 떨어져 살아가야하는 비애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마누라와 자식들




휴..


내가 생각해봐도 술이 마시고 싶을 것 같다.



이젠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아직도 참 어려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일기는메모장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이년 탈퇴완료  (2) 2008.07.08
네이년 탈퇴 프로젝트  (1) 2008.07.07
피라미 낚시  (0) 2008.07.07
미국자리공  (0) 2008.07.07
낮잠잔 이야기  (0) 2008.07.07
좆같은 꿈  (3) 2008.07.07
소주, 그리고 안주  (6) 2008.07.07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0) 2008.07.07
2라운드  (1) 2008.07.01
메칸더v  (2) 2008.06.23
블로그 이미지

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