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 청소년기의 필독서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열손가락 안에 꼽히지 않을까.
(그 당시 개인적으론 파리대왕, 젊은날의 초상 등이 조낸 인상적이었뜸;)

사춘기를 맞이하여 느끼는 정신적 성장통에 대한 거침없는 표현과
당시 혼란한 시대에 대한 직관과 비판,
그리고 학문, 예술 그리고 사랑에 대한 순수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잘 표현된 개걸작 되겠다.

무엇보다 주인공 싱클레어에게 정신적인 멘토 역할을 하는 데미안의 존재가
구세주와 같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경이롭게 묘사되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합리적으로 타당한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기성세대가 당시에도 부재했다는 반증이 될 것이고,

또한 같은 또래 내에서 그러한 신념의 탑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는 멘토의 존재를
작가 역시 그 당시 무척이나 갈구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여튼 데미안은 fight!! be free!! destruction of the shell!!(넥스트 가사임;) 을 외쳤는데
그 마법의 주문은 소년을 청년으로 바꾸는 엄청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마다 그런 저마다의 인생에 자리하고 있는 멘토가 있겠지.

나의 멘토는 그 형이었다.
같은 과 동기이자 세살 많은 묘후형.
내게 문학과 철학과 정치와 사회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고
대부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조금은 답답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푸근한 미소로 나를 챙겨주었던 대인배였다.

왜 다른 생각이 소중한 것인지를 그는 깨닫게 해주었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필요성을 항상 내게 일깨워 주었었다.
난 결국 그렇게 하진 못했지만.

그는 지금 작은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노동자의 피를 빠는 자본가로 변신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어찌 지내는지는 근래 연락을 안해봐서 잘 모르겠다.


그냥.. 요즘 쵸큼 가을을 타는지 예전의 그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어쩌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겠지?
그의 변한 모습이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여튼 나의 데미안이었던 묘후형이 무척 보고싶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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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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