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미친듯 사놓은 책들을 파다가
그냥 대충 읽고 넘어가선 안되겠다 싶어 이제 짤막하게나마 독후감을 올리려 한다.



올 연말 및 연초까지는 한가지 주제로 책들을 읽어보려 하는데..
그 시작은 바로 이 책부터다.



여성의 흡연률을 높이기 위해 찍은 담배피는 간지녀광고입니다;


▶프로파간다, 대중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공존 2009


음악도 추가해보자.
음악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선전선동의 대가; RATM의 Bulls On Parade 되겠음






거두절미하고 말하자. 
이 책에는 대중심리를 조종하는 선전전략에 대해서는 별로 안나와있다;
PR의 원조인 버네이스의 '나의 성공담'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고
대중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오늘날과는 확연히 달라 읽는 와중에 성질이 뻗치는 책 되겠다.

구매전 결코 이 책을 대중심리나 PR에 대한 '학술서적'으로 착각해서는 안될 것이며,
이 책에 관련된 내용들은 굳이 본문을 읽지 않아도 권두에 있는 머릿말만 읽어도 100%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푸짐한 당시의 사진들(버네이스의 홍보전략의 성공사례들이 다수)이 있어 
읽는 동안의 지루함을 다소나마 피할 수 있었다.


   

윌슨의 반전공약에 동조해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미국국민들이 
1차세계대전에 자발적으로 참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미연방에서 조직한 연방공보위원회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국민선동 및 호전적 애국주의의 고양 덕분이었다. 
이는 바로 프로파간다(Propaganda), 곧 선전의 위력을 보여준 최초의 사건이었고 이러한 선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이들은 선전을 정치의 영역을 넘어 기업과 시민사회로 널리 퍼져나가게 했고 한편으로는 시민들에게 선전이 가진 음험한 이미지와 더불어 히틀러로 하여금 영감을 얻게 해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버네이스는 선전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 16세기 교황청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선전이라는 말에 씌워진 부정적인 의미를 지우고 그 가치를 재정립하려 노력한다. 

그는 '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의식과 지성을 발휘해 조작하는 것(선전)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천명을 통해 선전의 필요성과 방법론, 그리고 윤리적 규범을 제시하려 한다.

자신의 선전성공사례들을 예시로 삼고 있어 지루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1920년대 당시 미국사회의 정황을
대략적으로 미루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머.. 사실상 이 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람은 히틀러와 괴벨스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가 설파한 선전이 가진 강력한 위력은 오늘날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옛날에 포스팅도 한번 하긴 했지만 그가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패니 재직시절 CIA를 통해 과테말라 정부를 전복시킨 일은 선전이 가진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아닐까 싶다.



그는 선전은 목표달성과 질서유지를 위한 최고의 도구라는 것을 확신하며 그 도구를 적절히 사용하기 위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까지 한다.

수많은 대중적인 관점에서 열거하는 선전에 대한 상세하고도 친근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가 생각한 대중은 몽매하고 쉽게 설득가능한 소비자들에 불과하지 그의 고객은 아니었다고 본다.

PR의 지존인 그의 고객은 그러한 대중들을 조작할 수 있는 최상위 그룹의 보이지 않는 리더들이었고
그는 그러한 그들의 요구에 나름 가치중립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선전과 홍보의 홍수속에서 나름 편리하고 즐겁고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선전들 속에서 무비판적으로 스스로 꼭두각시가 되는 것을 묵인하고 있구나라는 불편함을 지우기 힘들다. 


여튼 구매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신방과/광고홍보학과 학생들이 선전관련 역사를 훑을 때,
혹은 기업의 PR부서 신입인력들이 업무의 개념을 잡는데 봐둘만한 책일듯 하다.

끗.



▶구절들

추천사/머릿말: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 - 에이브럼 노엄 촘스키

선전을 가장 끔찍히 여기는 사람들조차 선전에 쉽게 넘어간다. 버네이스는 그러한 역설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누구보다도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우리를 위해 만든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면 우리 또한 그 역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마크 크리스핀 밀러, 뉴욕대 미디어학교수, 머릿말


본문:

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의식과 지성을 발휘해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의 이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조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국가의 권력을 진정으로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invisible government)'를 이룬다.
p.61

우리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통치를 받으며 우리의 생각을 주조하고, 취향을 형성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우리의 민주주의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는지를 고려할때 이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다. 원활하게 기능하는 사회로서 함께 살아가려면 인간은 이런 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p.61

여론을 조직하고 이끄는 도구가 잘못 사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론을 조직하고 이끄는 것은 질서정연한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
p.65

일상의 어느 부분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거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독재자들의 지배를 받는다. 
p.99 (패션업계의 유행을 예로 들며)

인간은 대개 스스로 감추고 있는 동기에 영향을 받아 행동한다는 이러한 일반원리는 개인심리뿐만이 아니라 대중심리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유능한 선전가가 되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당사자들이 제시하는 동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러한 행동 이면에 숨어있는 진짜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선전가는 인간의 욕망을 이해해야만 현대사회라는 거대하면서 짜임새가 느슨한 기계를 비로소 조종할 수 있다.
p.123

대중이 광고 방법에 대해 아무리 까다롭고 냉소적으로 나온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반응하게 되어있다. 대중은 늘 음식을 필요로 하고, 오락을 갈구하고, 아름다움을 동경하고, 지도자를 따르기 때문이다.
p.261

선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선전은 생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무질서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현대적 도구라는 점을 직시한다.
p.261






※다음 바톤은 버네이스가 이론적으로 영향받은 구스타브 르 봉, (버네이스의 삼촌인) 프로이트 등이 주장했던 군중심리이론에 관련된 서적인 '군중의 시대'를 읽을 예정인데 언제까지 읽고 또 언제 포스팅까지 할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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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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