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및 크리스마스주간을 맞아
극심한 외로움에 치를 떠는 어떤 친구와 함께
별나게 생긴 3D안경을 끼고서 그 말많은 아바타를 보았다.


와... 초반 판도라 숲속을 묘사하는 그래픽의 향연에 입이 안다물어 지더라. (친구는 침도 흘렸다;;)
왜 사람들이 아이맥스에서 보려고 난리를 치는 지 알 것 같다.
이렇게 상업성을 완벽하게 갖추면서 영상과 음향, 그리고 상대적으로 뻔하지만 빈틈없는 스토리 전개까지
당분간 규모와 내용면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을 듯 하다.

접근 방법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 여러가지일듯 한데,
머리를 비우고 스펙타클한 액션을 즐기며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데 집중해도 좋을 영화이고
인간의 본질이나 생태주의의 측면에서 접근하며 고민을 던져봐도 흥미로운 영화인 듯 하다.

다들 지적하셨듯이 유사한 영화로는 늑대와 춤을,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등이 떠오르는데..
모르겠다.

친구와 영화보고 나와서 얘기한게..
참 아이러니한 것이 발달한 과학기술문명이 있었기에 아바타를 통해 외계인과 소통을 할 수 있었고 그들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결국 그러한 문명은 자신의 체제유지를 위해 더욱 큰 에너지원과 자본을 요구한다는 것,
그러니까 본질적으로 거대화한 문명은 약탈적인 모습을 띨 수 밖에 없다란 거다.

이건 자본주의라는 체제의 속성을 떠올리기 이전 고래의 인류역사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온 예이기도 하다.
반론의 여지는 많겠지만 이 것은 태초부터 인간이 자연에게, 강한 민족이 약한 민족에게
그리고 패권국가가 약소국들에게 자행해온 인류 역사의 뒷모습인 것이다.
머, 베블렌식으로 말하자면 인류 문명 자체가 사적 소유권 위에 성립된 야만문화일 것이고
결국 그 구성원들은 결국에는 '먹고 살기위해서 어쩔 수 없다'라는 마법의 단어를 구사하며
파병에 찬성하고 약탈과 학살을 묵인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겠지.

그런면에서는 단순히 적 그리고 아군이라는 이분법으로 판단하며 식민지 강점에 앞장서는 용감무쌍한; 퀴리치 대령이 인간본성에 가장 충실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인간은 그런 한쪽 측면만 있지 않기에 제이크가 존재하고 그로인해 감동 역시 선사해 줄 수 있는 것이겠지만..
여튼 인간은 참 재미있어;

머.. 자꾸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하다보면 답이 없을 것 같아 일단 줄인다;
그래.. 그런 자본의 힘으로 난 이렇게까지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카메룬 감독에게 감사해야 되려나..ㅋ

아마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부르짖는 가카께서 이 영화를 보신다면
환경친화적인 내용을 강조한 한국의 아바타를 만들라고 지시하시겠지만;(이건 허지웅씨 글 패러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하루하루를 그냥저냥 별일없이 살아가는 불쌍한 우리네 중생들에게 이 영화는
파괴와 조화라는 상반된 두 측면 모두에서 크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걸작이었고
가카재임 2년이 막 지난 지금, 항상 화두로 던져져 있는 '소통', 그리고 '공존'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 또한 마련해 준 좋은 선물또한 된 것 같다.

여튼 개인적으론 지금은 끊은지 2년된 와우 속의 나엘(나이트엘프)이 자꾸 생각나서 슬퍼졌;;

이브에 이 친구와 또다시 만나ㅠㅠ 보기로한 전우치 역시 기대가 된다.
여튼 강추를 거듭할 만한 영화 되겠다.




 

영화속 나비족의 모습을 보면 역시 아메리카인디언들을 모델로 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마구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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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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