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09.12.11/ 최종 수정일 09.12.15)


연말 릴레이 독서 첫빠였던 <프로파간다> 이후 자신있게 잡아 든 이 책..

펼쳐들자마자 입에서 터져나오던 단어는 바로...

 

저.. 저거!!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내용은 무척 흥미롭지만 이 방대한 분량앞에 주눅이 든다.
과연 올해 안에는 읽을 수 있을지-_-;

뭐.. 내년;까진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올 만큼의 날들이 남아있으니 
한번 힘내보자.

한큐에 이 책을 완독하는 건 불가능하므로;
이 포스트는 이 책의 각 부들을 완독한 다음 계속 수정하여 업데이트하는 걸로 하련다.


일단은 총 9부의 구성 중 
오늘은 <제 1부 대중의 과학> 에 대해 요약하고 짤막한 감상을 써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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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시대(L'Age des foules) /Serge Moscovici



▶군중의 시대(1981), 세르주 모스코비치, 이상률 옮김
   1996. 문예출판사 622p







문득 떠오르는 음악이 이것 밖에 없어서;;



제1부 대중의 과학


제1장 개인과 대중



▷인간은 집단속에서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비논리적이고 충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장 되겠다. 사회속에서 예로부터 언급되어온 군중의 특성을 본격적으로 과학화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시도를 읽을 수 있다.




제2장 대중의 반란



  
▷2장을 읽으며 이 책은 홉스봄의 '시대'연작 3권과 함께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혁명이후 발생한 근대화의 노도 속에서 탄생한 두가지 사회학의 흐름, 정치경제학과 대중심리학의 끝없는 투쟁이 학문적 흥미를 부추긴다.
지금껏 사회분석의 기본틀이라 생각했던 정치경제학적 분석을 거부하고 심리학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분명 신선하고 충격적이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사유하는 존재라는 명제를 부정하며 등장한 대중심리학, 그 두가지 사조의 충돌과 변용의 길이 궁금해진다. 
 



제3장 대중이 거기에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3장에서는 새로운 시대의 정치학이라는 측면에서 대중심리학을 바라보고 있다. 고전정치학으로 짚어내지 못한 대중의 비이성적인 측면, 그리고 그 사례들을 통해 새로운 대중통제이론으로서의 대중심리학의 위상을 바라볼 수 있다. 대중의 속성을 이렇게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은 기존 분석틀로는 찾을 수 없었던 것이었기에 무척 신선하다. 뭐, 정치행위 자체의 속성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는 이 시각이 현실을 정당화하려는 지배계급의 요구에 부응하는 논리로 느껴져 그리 탐탁치 않긴 하지만..


 





제4장 동양적 전제주의와 서구적 전제주의



▷4장에서는 전제주의로 향할 수 밖에 없는 대중사회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중의 지도자는 항상 대중에 의해서 인정된 찬탈자'라는 구절은 우리네 현실과 맞물리며 몹시 인상적이다. 대중의 속성을 분석, 계량화하여 지배계급에게 대중을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기능하는 것이 대중심리학이라면, 4장에서 말미에 미리 말하고 있듯, 인간의성과 지성을 통해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것 또한 이러한 군중의 심리가 아닌가 싶다. 맑스주의 정치학이 간과한 인간의 비이성적 측면에 대한 학문적 성과가 이 대중심리학이기에, 더욱더 이성과 실천의 문제가 화두가 되는 것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아.. 겨우 1장 읽고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데도 며칠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내 머리가 썩어가고 있다능ㅠㅠ

일단 간략하게나마 결론을 내보자.
아무래도 이런 주제에서는 촛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수순이 아닐까 싶다. 어느쪽에서는 거리에 나선 군중의 속성을 단정짓고 폄훼하는데 이러한 이론들을 적절히 논거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집단지성의 시대에서 자발적이고 이성에 기반한 존재로서의 개개인의 총합인 군중을 단순히 군중심리의 측면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오류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취향이나 호불호를 떠나 이러한 군중심리학은 인류의 정치사를 조망하는데 있어서 분명히 빛나는 분석틀 중 하나다. 그리고 과거부터 이론적으로 설명해내지 못했던 대중이라는 집합체의 불가사의한 속성을 과학적으로 조망해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지배계급의 체제유지에 복무하기 위한 논리라는 태생적 한계는 버릴 수 없는 굴레가 아닐까.
정치경제학이나 대중심리학이나 출발선상의 베이스는 자본주의체제의 공고화와 그 것이 이루어낸 도구화 파편화된 개인의 탄생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면 이 대중심리학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경제학적인 틀을 의도적으로 간과하고 있는 단점 또한 명백하다. 어떤 거대담론에도 휩쓸리고 싶어하지 않는 현대의 냉소적인 개인들 역시 미시적인 권력구조 안에서 순응하고 움직이고 현 체제를 당연시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돌아본다면, 결국 이념의 종말이라 불리는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한 것은 이념의 자리를 차지해버린 자본의 논리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 본다. 개인의 의지와 실천이라는 요소가 배제된 군중심리를 무비판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결국 그 논리에 굴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앞서 읽었던 프로파간다에서도 언급되었듯, 민주주의 사회의 대중들을 움직이는 것은 선전이며 이러한 대중심리이론에 기초한 수많은 전략과 전술은 오늘날 정치경제문화의 전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도자의 위치에서는 이 것이 대중을 도구로 삼기에 적합한 이론이 되겠지만, 그들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에 저항할 수 있는 이론이 될 수 있는 근거 또한 바로 이 대중심리학이 가진 양면성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이러한 책을 읽는 이유도 더욱 명백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대중심리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여러 집단적인 사회현상들을 100% 이해할 수 없다. 이러한 선전선동의 시대에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진실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 또한 이러한 대중심리를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을 거라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아오씨박 힘들어;; 일단은 여기까지. 업뎃은 다음에..;;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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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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