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달이 지났건만 뭔가 모르게 바빠서 못 올리고 있다가
찍어둔 사진이 아까워 다시 올려보려 한다.
별 내용은 없고 읽다 보면 한심함에 한숨이 절로 나올 수도 있는데
앞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용도로 써보고자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당시 심정과 어울리는 노래는 아마 요런 노래가 아닐까 싶다.




지난 5월 13일, 화창한 봄날씨를 자랑하던 그 때,
난 우연한 계기로 지난 3월 새로이 이사오게된 이 곳, 의정부 시내를 한바퀴 돌게 되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 한다.


의정부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
http://www.ui4u.net/



전날, 그러니까 5월 12일이다.
후배가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리는 자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 동기들과 반가이 술잔을 주고 받다가
오랜만에.. 지갑과 전화기를 잃어버린채 귀가했다.


참 부끄럽고 한심했지만 별 수 있나..
지금까지 잃어버린 신분증과 전화기의 수를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나로서는
그에 대한 대처 방법 역시 매우 물흐르듯 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뭐 그딴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인거고.. 후아아.....


먼저 발로 컴퓨터를 켜고 지갑안에 들어있던 각종 카드들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분실신고를 했고
재발급을 위한 첫번째 단계인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시작으로 한 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다.

왠지 모르게 오늘은 간만에 알차게 휴일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오늘 나의 의정부 투어를 도와줄 애마, 그라인더; 되겠다.
알루미늄 바디의 자전거로서 나름 애착을 갖고 사용해왔건만
불행히도 지난주에 누군가가 쇠사슬을 절단하고 훔쳐가버렸다;
개씨ㅃ생퀴같으니라고.. 절도로 흥한 자 절도로 망한다라는 말처럼;
내 자전거를 접수한 자 역시 그렇게 되길 기원할 뿐;;

여튼 최초 행선지는 동사무소.
동사무소 공무원님들께서는 모종의 훈련을 준비하는 듯 분주해 보였다.

 

요런 서류를 작성하고 사진과 5천원을 내고 나니 담당주사님은 최근 사진이 아니라며 증명사진을 다시 찍어오란다.
나는 근처 마트에 있는 사진관에서 간지 증명사진을 찍고 사진이 나올때까지 가전매장을 기웃거렸다.

드디어 사진이 나왔나보다.

참 많이 늙었다.
소싯적에는 미소년 소리도 들었는데
이젠 완벽한 아저씨로구나.
여튼 득템했으니 인던으로 들어갈 키를 받으러 가야겠다.
다시 동사무소로 ㄱㄱㅆ


이것은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로서 말 그대로 민증 신청했음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이란 것을 인증해주는 찌라시다.

일단 이 찌라시가 있어야 각종 인던에 출입할 수 있다.
첫번째 목표는 KT 플라자.
인터넷 해지를 위해 갈 것이다.

경전철 공사가 한창인 구간을 지나


KT플라자를 찾아가 인터넷을 해지하고 나왔다.
전화상에서는 그렇게 귀찮게 하더니 막상 찾아오니 예상외로 해지는 쉽게 해주더라.
안될땐 오프라인에서 처리하는 것이 최고.

다음 목표는 보건소.
금연 2주차인지라 방문상담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패산의 위용을 뒤로 하고..

보건소에 도착 4층으로 올라간다

상담사님의 친절한 독려로 기운을 얻고
착용시 35%의 확률로 입에서 냉기폭풍을 뿜어내게 해준다는 
[푸른가글용액]득템.

이젠 첫번째 은행으로 갈 차례.

문득 길을 달리다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는 의정부 성당 표지판을 보고 문득 가보고 싶어졌다.
자전거 핸들을 돌려본다.


이것이 바로 조직의 힘이다. 찬성 100만표를 날리며..ㅠㅠb

고풍스러운 본관의 자태

왜 문화재자료로 등록되었는지가 잘 나와 있다

하늘이 좋은 날..


없는 성령이 충만해질리는 없지만 4대강 반대 플래카드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 곳을 떠났다.

문득 가는 길에 모 촤이니즈 레스토랑의 간판이 눈에 띄었다.

간판 왼쪽의 덕스런 모델분의 포스가 남달라 재빨리 인증샷.


먹는즉시 성령충만! 아멘!



자, 그럼 첫번째 은행으로 갈 시간이다.
그곳에서 잃어버린 체크카드와 보안카드를 재발급하고
막간을 이용해 죽은 계좌들을 싸그리 정리하고 나니 어느덧 한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의정부역 지하도를 건너 시장통으로 진입한다.
다시 은행을 찾아들어 앞서와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이젠 해가 완연히 서편으로 기울었다.


은행업무는 이만하면 됐다. 남은 것은 핸드폰..
귀찮아 젠장.. 이젠 시간이 없다. 어여 이통사 지점을 찾아가야지.

여긴 로데오거리? 여튼 제일시장 지나 있는 옷가게거리임

파발로터리. 한창 공사중인 경전철



여튼 무사히 영업시간 안에 도착하여
짧은 수속 끝에 임대폰을 받아들고 나올 수 있었다.

이젠 끝!


모아야 하는 모든 아이템들을 다 모았다.
이제 마을회관으로 귀환.. 해야 하는데 귀환석이 안보인다.

중랑천으로 내려가 자전거도로를 한번 밟아볼까?




이렇게 해서 보람차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앞으론 정말 주의하자. 나이값 좀 해야지.


참고로 엊그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지갑찾아가라고.
젠장..

여튼 어이없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하루를 날린 오늘을 거울삼아
앞으론 과음하지 말고 정신줄 놓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수백번째의 다짐을 또다시 해보았다.
물론 한 열흘 후에 이 다짐은 산산조각나고 말지만.
머.. 그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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