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제작년부터 시작된듯한 걷기의 열풍은 이제 유행을 넘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다들 걸으며 즐거워한다. 행복해한다. 나 역시 그렇게 걷고 있다.(주로 산길을;)


동영상은 역시 걷기와 대략 관련이 있을법한; 펩톤의 공원여행.. 
역시 우리 현민쨩의 목소리는 몹시 상큼하다능.. 하악하악;;

 
여튼;


이름부터 간지 쩌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국내에서도 대히트를 치고
제주 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은 이젠 누구나 한번씩 가보고 싶어하는 베스트 걷기여행 코스가 되어버린 오늘날,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걷기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뭐, 그에 대한 답들은 이미 언론에서 많이 내놓았으니 궁금하시면 참고하시라;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1006081653525&code=900305
http://magazine.hankyung.com/main.php?module=news&mode=sub_view&mkey=1&vol_no=733&art_no=28&sec_cd=1660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73066#


아.. 검색하기 귀차너..;;

머.. 나 역시도 이러한 걷기 열풍은
먼저 기존 패키지 관광상품이 중심이 된 관광산업에 대한 염증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내 기억이 맞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관광이란 것 자체가 포디즘이 본격화되던 자본주의 태동기에 탄생한,
자본주의 체제의 우월함을 증명해주는 사례였다고 기억난다.
대량생산 시스템의 구축으로 기계처럼 좆빠지게 일한 대신 이전보다 두둑하게 돈을 받게 된 노동자들이 
쉬는날 우루루 몰려나와 돈쓰러 가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공장노동자 주제에 여름휴가에 자가용을 몰고 해변으로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요즘 우리네 캐서민들도 어려워 하는 것이니; 당시에는 진정 충격일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여튼 돌아가서 지금까지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행태는
크고 작은 변화는 있어왔지만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포디즘 스따일이 여전히 강세였고
사람들도 그렇게 패키지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거점을 찍고 돌아가는 관광버스형 단체관광이
흔히들 생각하는 관광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런 수박 겉핥기식 여행이 반복되면서 구매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그저 낯선 곳에서 현질;하는 '소비의 쾌감'이 전부이고
자신의 질적인 변화의 경험 따위는 얻기 어렵다는 것을 슬슬 깨닫게 되면서,
이젠 단순히 즐거움과 소비라는 요소 이외의 것을 얻을 수 있는,
오직 '관광'만이 아닌 내적 가치도 얻을 수 있는 '여행'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걷는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데,
이 걷는 것은 육체를 사용하여 낯선 풍광과 만나는 것이기에 그 것에는
'즐거움'의 요소와 '고행'의 요소가 혼재된 것이라 본다.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고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걷기.
그런 육체적인 힘겨움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주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이니.

내가 산을 다니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정의 변화들을 대략 적어보니 이렇더라.

호기심
정복욕
승부욕
성취감
안전한 도전
즐거운 고행
감정의 극심한 기복
집중, 생각할 수 있는 길
나에게 던지는 작은 시험
착해짐


아마 걷기 여행에서 느끼게 되는 것도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요런 요소들이 추가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튼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를 맞이하여 제주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렌트 안하고 걸어다니겠다는데
정부에서는 제주올레에게 감사패라도 줘야 마땅할 듯 하다.

어쨌거나 걷는다는 것은 참 소중한 일이다.
살아있다는 것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일들 중 하나이고
미지의 것을 접한다는 '설렘'이라는 단어를 품고 있는 행위이기도 하며
자신을 소진시키며 무엇에 대해 집중하고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나름 힘들지만 소중한 일이기도 하다.
 

뭐 이렇게 쓸데없이 길게 썼냐 하면


실은 나도 이번 여름휴가는 제주올레길을 걷기로 했닼ㅋㅋㅋㅋㅋㅋㅋ
이 블로그 역대 최다 방문자인 야임마님;께서 작년에 올레를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달 중순 경에 올레와 한라산 등반을 조합해서 다녀오려고 한다. 몹시 설렌다. 잇힝ㅋㅋ

야임마님은 그 여세를 몰아 올 여름 막바지 산티아고까지 달릴 기세인데.. 뭐 알아서 잘 하시겠지.
부럽긴 하지만 돈은 벌어야겠기에 올해는 제주 올레로 만족하련다.


낼은 쉬는날이니 불광동쪽으로 산을 타야겠다.
조만간 모 친구와 함께 불수사도북을 정ㅋ벅ㅋ하여고 작정중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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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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