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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일기는메모장에 2010. 5. 19. 02:39
오늘 아니 어제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뉴스를 보아하니 가카께서는 이번에도 여전히 행사에 불참했다고 하시고

선거철이라서인가, 인터넷에서는 참으로 더러운 표현이지만 
'전라디언','홍어' 등의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단어들이 범벅이 되어 
이 때의 역사를 평가절하하고 매도해대는 개같은 현실을 보면

이렇게 알바짓, 혹은 본인 스스로 노력봉사하시는 분들은
똑같이 한번 당해보셔야 정신을 차릴 가능성이 약간은 있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날이더라.





여튼.. 우리 가카께서는 주관이 뚜렷해서 좋다.
만약 가셨더라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러셨을테니
그냥 안가시는 것이 나은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도대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왜 못부르게 한거니?



ㅅㅂ;;;

대통령이라는 완장을 차고 해대는 짓거리는
'나는 저새끼들과 진짜 다르거든? 너님은 누구편임?' 식의 유치한 구별짓기인데다
남의 편이라고 확인된 이들에게는 오만가지 방법으로 해꼬지를 해대는,
뒤끝이 장난이 아닌(by달빛요정) 레알 씨발놈임이 분명하다.

정말 너무 유치해서 한숨이 마구 나오는데
주변에는 다 끼리끼리 노는 놈들인지 아님 가카께 함부로 말을 못해서인지
이건 뭐 도대체 몇 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네.
이 분 행실을 회사에 대입해 보자면 컴도저 CEO는 커녕;
진급 못하고 진상만 부리는 꼴통 만년 대리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오.. 님들은 오는 지방선거 꼭 하시기를 바람..
세상이란게 원래 잘 안 바뀌고 점진적이란 단어 역시 가장 어려운 것임을 알긴 하는데
세상이 이 좆같은 경제대왕님; 뜻대로 돌아가고 있지만은 않음을 알려주는
이렇게 몇 안되는 방법을 쓸 수 있는 날이 간만에 왔어요;

투표도 안하고 쿨한척 하는 인간들이랑은 개인적으론 상종도 하고 싶지 않은데
가뜩이나 좁은 인간관계 완전 황폐해질까봐 전혀 그러지 못하고 다들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내고 있는 이내 현실이 참 웃김ㅋ;

머.. 가카관련얘긴 마르지 않는 샘과 같아 
한편으론 물부족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가카얘기는 자주 해줘야 할 것 같지만 
지겨우니 이쯤에서 접고 일기나 써야겠다;






#1. 금연 19일차 진입

이제는 그럭저럭 참는데 익숙해졌다.
사탕도 박하향 아로마스틱도 은단도 껌도 다 귀찮고
이젠 그냥 장비; 없이도 대충 참고 넘길 수 있게 된 듯..

솔직히 날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내게서 담배와 술을 빼고서는 나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울텐데; 
나 많이 변한듯ㅋ;;
머.. 그럭저럭 참고 지낼 수 있어 다행이다.
첨엔 석달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반년 정도로 늘려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가장 큰 문제는
담배를 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돼지가 되고 있다는 것...ㅠㅠ

작년 하반기 58을 찍었던 것을 기점으로 현재 66까지 치솟고 말았다ㅠ


근데 뭐 크게 걱정 하진 않을거다.
내 체질상 좀만 자신을 혹사;시키면 금방 몸무게가 돌아오기 때문에;

여튼 식생활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은 향후 석달간의 핵심과제일 듯 하다.




#2. 운동하자

어제 오늘 이틀은 보슬비를 흠뻑 맞으며 운동을 했다.
어쨌거나 나는 비에 젖은 따끈한; 몸에 뿌려대는 온수샤워의 묘미를 몹시 잘 알고 있는 쿨가이;

일단 지금은 기초체력을 작년 하반기 상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
당장 하프를 뛰더라도 2시간 내로 들어갈 수 있을만큼의 체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글쎄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긍정적인 점은 담배를 끊었다는 것이고
부정적인 점은 살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8kg정도 쪘다는 것, 그리고 매 끼 밥을 엄청나게 먹고 있다는 거다;;
머.. 난 나를 믿기에;;



#3. 축가

혼자서 축가를 부르게 될 날이 오리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역시 인생에서는 never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나보다.

이 친구가 몹시도 불운한 인생을 살아온 관계로
그의 부탁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내가 쓰푸;께 사정하여 무려 토요일;;에 쉬는 날을 빼서
무려 울산까지 가서 기타를 매고 노래를 불러야 한다니..

개좆;;

아 벌써부터 긴장되서 미치겠다.
휴;; 뭘 불러야 하나..
이번 주말은 혼자 노래방이라도 다녀와야겠다ㅠㅠ







머.. 어쨌거나 나는 별일 없이 잘 살고 있다.
다들 잘들 사실거라 믿으며..
곧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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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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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일기는메모장에 2010. 5. 11. 01:36

#1. 지곤조기 3종세트 도착!

딴지일보에서 얼마전 판매를 개시했던 티셔츠와 지곤조기 머그컵 세트에 눈독을 들이다
끝내 참지 못하고 무려 5만원;;;;이 넘는 거금을 주고 3종세트를 구매했다.

그리고 꽤 길고 긴 시간이 흘러, 
지겨움에 지치다 못해 물건이 도착할거라는 생각마저 흐릿해진 그 때, 
도둑처럼 소포는 내 일터에 도착해 있었다;

이 물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요 링크를 참고하시고..

일단 폰카로 찍어본 내용물들을 감상해 보자.


왼쪽의 머그컵이 바로 그 문제의 컵.
검은색을 띄고 있다가 열기가 있는 부분은 그림처럼 검은색이 사라지면서 글자가 나타나는 신비로운 컵인데
실제로 보면 안에 인쇄된 글씨가 비쳐보여서 좀 흥이 덜 나긴 한다.

그래도 가게 사람들이 모두다 신기해해서 괜히 으쓱; 
컵에 새겨진 문구가 너무 어색하다는 몇 사람들에게는 
요즘 크게 유행중인 4자성어;이니 시간될 때 한번 검색해 보라고 말해주었다;

나비 작가의 리퍼블릭 옵 리취.. 가장 깔끔하고 멋진 디자인인 것 같다.


최규석 작가의 노ㄹㅣ고 있다.. 섬뜩한 느낌이 든다.



뭐.. 사실 주문하면서도 품질은 기대하진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사이즈가 작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내가 진성루저;인지라 95 사이즈를 시켰는데
몸짱이 아니면 밖에 입고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타이트한 핏이었고;

윤태호 작가의 식신티를 빨아 본 결과 
목도 살짝 늘어나고 나염부분의 색이 금새 바래진 듯 하여
역시 큰 기대를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후우..ㅠㅠ


오는 그린플러그드때까지 가슴;을 키워서 
리치마우스 티를 입고 나가야겠다;;


ㅋ;;





#2. 금연 11일차

금연 나흘째 되던 날, 그냥은 안되겠다 싶어 의정부 보건소 금연클리닉으로 찾아갔다.
의정부보건소 건물 4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런 저런 상담과 CO량 측정 등을 하고 나서
아로마 스틱 등의 물품을 받았다.(니코틴 사탕, 패치류는 자존심상 거부했음;;)

일주일 정도까지는 어느정도 안정되는 듯 하더니
지난 주말, 어버이날 초대박 크리가 양일간 터지면서 엄청나게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순간 순간 온 몸이 니코틴이 모자라 발버둥을 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여튼 그럭저럭 참아서 오늘까지 왔는데
쉬는 시간의 낙은 없고
저절로 근무시간만 길어지고
참.... 
하아......
ㅠㅠ




들이마시는 박하향인데 효과가 꽤 좋더라



손은 다 아물었고 아직은 색깔이 흉하지만 흉터 없이 아물것 같고
발은 손톱만한 상처가 계속 고름이 나오고 있는 것을 빼면 거의 다 나았다.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지.

이제 5월을 보내고 나면 
휴가를 언제 가야하나 그러면서 계획을 짜고 있겠네.

그래.. 난 이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올 상반기에 최대한 많이 해보고 익혀야겠다.

그나저나 회사에서 준다던 병원비가 아직 안나와서 생활이 곤궁하다;
작년 급여인상분에 대한 세금이 이번달에 적용된 관계로 이달은 월급도 박하구나ㅠㅠ

아.. 힘든 5월인데 잘 견뎌봐야지.. 
5월, 얼마 남지 않았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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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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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일기는메모장에 2010. 5. 1. 02:24
끓는물에 손발을 덴 후 린넨붕대질;로 근근이 피통을 채워가면서
무려 보름이 넘는 기나긴 날들 동안 민폐와 고통의 나날을 보내왔다.

머 어쨌거나 거의 다 나아간다. 
앞으로는 정말 정말 내몸뚱이 간수 잘하면서 살아야지ㅠㅠ



드디어 마의 5월이 왔다.
12월과 더불어 고난의 행군을 해야하는 달이다.

이젠 별다른 감흥은 없는 대신 
벌써부터 지겨움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오는구나.

그렇게 이 달을 무사히 넘기면... 
여름이 오고.. 휴가를 가고.. 또다시 연말이 오겠지..

아.. 맘이 급하다. 빨리 빨리 배워야 하는데..





여튼 이래저래 맘이 편하지 않다.
벌써 올해의 1/3이 흘러갔다.
이룬 것이라곤 없이.

나의 정서와 88% 맞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를 하나 걸어보자;



아씨발 눈에 땀이;;;;



여튼 이달부터 내 자신에게 작은 미션을 부여하려고 한다.
그것은 금연;

고3때 담배를 배운 이후 지금껏 한번도 끊어보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문득 끊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부터 끊기로 했다;

얼마나 갈 지는 내 스스로도 의문이지만 한번 해보자;
끊고나면 이론적으론 한달에 6만원 정도의 돈이 생기니
그 돈으로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련다;

여튼 5월은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아... 발이 어서 나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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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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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꿈에 칼이 가운데부터 뽀개지는 꿈을 꾸어서 영 찝찝하던 차에

끓는 물을 엎어서 왼손 및 왼발을 데었음.
어제는 손발에서 불이나는 것 같더니 오늘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대신 데인 자리가 물집이 차 올라 풍선처럼 부풀었음.
지금 치료받으러 가려는데 겁이 좀 남;

작년에 손베어 일곱바늘 꿰맨 이후 정신 못차리고 올해 또 화상이라니 젠장
나 덤벙거리는 성격좀 고쳐야지.. 이거 이렇게 살다가는 제 명에 못 죽을듯.

아.. 같이 일하는 주방식구들한테 또다시 민폐라니... 하아... 미안해서 낯을 못들겠다...ㅠㅠ


여튼 다들 건강조심하세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킵시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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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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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뭔가 레시피가 있을 것 같아 방문하셨을 불행한 네티즌님들의 도움을 기다립니다.


저는 막 2년차된 요리사입니다.
본업인 칼판일 외에도 저희 가게 직원들이 먹을 아침식사 및 저녁식사를 담당하고 있구요.
근데.. 이제 국 레퍼토리가 식상해졌답니다.

제가 해온 국거리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식당이라는 특성상 저의 업무가 있기에
저에게 식사만드는데 할애된 시간은 맥시멈 30분입니다.
그 안에 뽑아낼 수 있는 가장 만만한 국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해당 제목내에서의 각종 배리에이션;들은 생략하고 주제목만 놓고 보겠습니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순두부찌개
콩나물국
수제비
짬뽕탕
매운탕
지리
닭도리탕

그리고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간혹 이런 것들도 합니다.

콩비지
육개장
떡국
냉국
북어국
미역국
계란국;;
오뎅탕


아직 요리지식이 일천한 제가 생각해도
맛의 두가지 기둥은 정성과 간일진대
비록 지금은 간은 그럭저럭 맞아 대충 먹을만 하다고 치더라도
식사를 만드는 일 때문에 제 일할 시간을 빼앗기기 싫어 하는 것은
정성의 측면에서 물론 많이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의 주 임무는 찬모나 밥모가 아니기에
이렇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러분들께 여쭈어봅니다.

육수나 재료손질은 미리 해놓는다 친다면
30분이라는 주어진 시간 내에
사람들에게 식상함을 깨고 새롭고 맛난 국거리들을 제공하고 싶은
저의 이토록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주신다면
저의 이 글에 리플로 소중한 답글을 달아주세요.

위의 글에 명단에 중복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이를테면 된장국이라도 달래된장, 강된장, 시금치된장, 쇠고기된장, 해물된장 머 다양하지 않겠어요?
드셔보신 것들 중에서 추천할만한 국거리들을 추천받습니다.

기다립니다.
저 지금 반찬만드는 일에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습니다.
절 구해주세요;;

리플달아주신분들 중에 선정해서 
닭다리살로 맛나게 튀긴 깐풍기를 드리겠습니다;


여튼 뭐든 동기 없이 계속 반복하게 되면
결국엔 지겨워지는 법인가봅니다.

봄은 오는 것 같은데 이 나라도 제 마음도 
모두 한겨울의 추위속에 있는 것만 같네요.

봄을 맞이할 수 있는 참신한 국거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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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일기는메모장에 2010. 3. 21. 01:45




Pink Floyd - Money



#1. 이대로 올 한해 먹고 살 수 있을까?


집을 얻고 이사해서 살게 된지도 벌써 스무날이 지났다.
내가 가진 모든 현금자산을 탈탈 터는 것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아서 박아넣었기에
오늘 문득 덮쳐오는 불안한 마음에 엑셀로 대충 나의 매월 입출금내역을 돌려보았더니 세상에.. 정말 놀랄 일이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금 갚고 시골에 생활비 보내드리고 하다보면
결국 돈을 모으긴 커녕 현상유지도 버거운 차상위계층의 삶을 살아야 할 듯 하다.

당분간은 짜증나지만 교통비라도 절약하기 위해 숙소생활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
내 취미생활인 등산은 근거리에 있는 불-수-사-도-북을 선정해서 김밥 싸갖고 다니는 수 밖에 없고
2차 취미생활인 조깅을 주로해야할 듯 하다;;
내 성격상 사람들 만나는 술자리 역시 되도록이면 참아야 할 것만 같다.

당분간은 비정규적인 지출, 그러니까 집에 아픈 사람이 발생하지 않고 경조사가 없어야 이 불안한 삶이 유지가능하다는
참으로 무시무시한 현실을 맞닥뜨리고 나니 태어나 처음으로 우리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고 내가 주식;이라도 할 것도 아니고 돈을 더 준다는 데로 옮겨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 판단에 난 아직은 이 곳에서 더 배워가야 하기에.
작게는 내가 월급인상을 요구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것이 첫번째 마음가짐이겠고

두번째는 소소하게 들어가는 잡다한 비용들을 아껴야 한다는 것이 두번째 마음가짐 되겠다.
그렇다고 담배는 끊기 싫고; 대신 운동을 해서 담배를 피우는 빈도를 줄이는 방책을 써야지;
택시는 이젠 먼나라 이웃나라;의 일.. 군것질을 줄이고 술을 안사먹으면 도움이 좀 될 것 같다. 

머.. 그동안 사놓은 책들에 일렉기타까지 있으니 심심치는 않겠지만
돈없이 내가 어딜 돌아다니겠냐. 직업상 맛있는거 먹으러 돌아다니고 싶은데
당분간은 좀 참고 줄여 내실을 기하자.


사람이 힘든 시기를 잘 넘기면 또다시 즐거운 때가 오겠지.
어찌보면 돈을 한창 모아야 할 시기에 오히려 갚느라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긴 한데
내게 있어서는 인성과 실력을 동시에 수련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이래저래 고민이 많긴 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견뎌보자.
답이 뭐 있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뿐.



#2. 새로운 주방 분위기

이전 주방장님이 본점 총주방장으로 승진하시고
본점 조리장으로 계시던 쓰푸;께서 우리가게 주방장으로 오셨다.

이제 열흘정도 되었건만 그 여파는 엄청나다.

이전 주방장은 조급한 완벽주의자 스타일이라
오너 입장에서는 코스트 및 직원관리에 능한 최상의 관리자였겠지만
그 아래 직원들은 정말 매순간을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살았건만
이번 주방장은 완전 정반대의 스타일인지라
포지션도 자유롭게, 업무도 배우는 것이 주가 되도록 새롭게 배치되고 바뀌고 있다.

물론 하는 일들은 엄청나게 늘어났고 몸은 정말 피곤한데
마음만은 하늘을 날 듯 편안하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일을 그만두려던 막내를 붙잡아 칼판일을 배우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주방장의 승락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고
나역시도 상위파트의 업무들을 보다 접근하기에 용이해져서
하루하루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기분에 충만한 나날들이다.

예약도 많고 바빠 몸은 조만간 망가질 듯 하지만
2년만에 처음으로 느껴본 이런 기분을 그냥 헛되이 보내고 싶진 않다.


돈은 없고 꼬라지는 궁색하건만
내마음의 80% 정도는 행복이 가득한 것 같다.
배우는, 그리고 커가는 자신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이렇게도 클 줄이야.


이 일 그러길래 진작 했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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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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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메모장에 2010. 3. 10. 00:09

정말 오랜만의 포스팅..


양희은씨의 번안곡 '일곱송이 수선화(Seven Daffodils)'




알았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내가 산을 다니면서도 가장 아쉬운 것은 선생님이 없다는 것이다.
산과 들을 거닐며 지천에 널린 수많은 풀과 꽃과 나무들에 대해 알고 싶지만
한국의 야생화; 머 이런 백과사전같은 책을 끼고 돌아다녀봐야 사실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

산에 같이 다니며 이건 뭐다 이건 언제 피고 어떻게 생겨먹고 어디에 쓴다라고 알려줄 수 있는
선생님같은 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참 아쉽기만 하다.

하기야 나처럼 생활이 불규칙한 사람이 그런 행운을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일지도 모르지.




울 아버지는 꽃을 싫어했다.
나무도 주목과 같은 희소성이 있거나 효용가치가 있는 관목류를 좋아하셨지
나머지들은 톱과 전지가위와 낫에 싹둑싹둑 잘려나갔다.


어릴때 기억을 몇 개 되짚어보자.

초등학교 1학년때쯤일거다. 할아버지께서 아직 정정하실 때였으니까.
시골집 마당이 시멘트 블록을 경계로 화단과 갈라진 채 아직 허전하게 자리를 못 잡고 있을 즈음..
꽃을 좋아하시던 할머니께서는 화단 곳곳에 맨드라미, 과꽃, 봉숭아, 채송화 등등의 꽃들을 심곤 하셨다.
이제야 말할 수 있지만 속이 편찮으셨던 할머니는 한때 양귀비를 뒤안에 몰래 키우시며 즙을 내 드시기도 하셨다;;

아버지는 그런 꽃들이 무성한 화단을 보며 뭐가 그리 못마땅하셨는지 매번 불평을 하셨던 것 같다.
주된 이유는 지저분하다;라는 것이었고.
뭐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야 겠지만.. 난 정말 잔인한 행동이라 생각하곤 했다;
그러고 보니 학교에서 얻어와 심었던 무궁화 묘목도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몇년 못버티고 목이 날아갔던 기억도 나는구나;

어쨌거나;; 여름무렵에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로 꽃을 피우고 엄청나게 많은 씨앗을 뿌려대는 채송화는
쇠비름과(맞나?;)식물의 특성상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기에
아버지가 무성해진 채송화들을 호미로 캐고 또 캐서 버려도
소나기가 한번 지나가고 나면 또다시 그 자리에서 살아나 꽃을 피우곤 했다.

아버지는 항상 마당이 지저분해진다며 이를 갈며 캐냈고, 채송화는 질세라 2~3주내에 다시 자라나 꽃을 피우던..
아주 지긋지긋한 천적관계였던 식물이었다;
난 아버지의 그 행동을 너무도 이해할 수 없었고 매번 가슴아파했던 것 같다;
뭐.. 이십년이 지난 지금은 물론 농약을 사용하여 박멸해버린 아버지의 승리다;

하나 더.. 내가 좋아하던 꽃은 메꽃이었다.
메꽃과(맞나?;)의 식물인데 나팔꽃처럼 진분홍이나 진보라의 어여쁜 색깔이 아니라
진달래꽃잎보다 옅은 연분홍의 꽃을 피우는 덩굴식물이었다.
그런 수수한 꽃의 빛깔을 나는 참 좋아했던 것 같다.
나는 진달래 보다는 개꽃을, 나팔꽃 보다는 메꽃을, 코스모스보다는 패랭이꽃을 좋아했으니까.
아무래도 난 야생화 취향인듯;ㅋ

근데 이놈의 풀은 보통 밭두렁에서 자라나는게 일반적인지라 농민들 입장에서는 한삼덩굴마냥 잡초일 수 밖에 없기에
봄부터 가을까지 낫이나 예초기날에 작살이 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었다.

난 그걸 미리 캐다가 화단에 고이고이 묻어 물을 주고 키우곤 했었는데..
그게 잘 살아난 기억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지금까지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식물은
내가 초등학교에서 캐온 국화다.
품종은 정확히 모르겠고, 가을이 되면 연보라빛 꽃을 피우는 국화인데
초등학교에서 분재를 하고 남아 버려진 국화모종을 갖고 집 화단에 묻었다가 살아난 국화였는데
원래 아버지의 낫에 날아갈 운명이었으나, 할아버지께서 '손주가 직접 심은 꽃이니 그냥 놔둬라'라는 어명에 겨우 목숨을 부지했고
이십오년이 지난 지금도 그 국화 모종은 가을이 되면 그 설명할 수 없는 아련한 향기를 내뱉으면서
시골집 동쪽 화단가 한쪽을 무성하게 뒤덮고 있다.
아버지도 세월이 지나서는 향기가 참 좋다며 그때 안베길 잘했다고 하신다;


하나 더,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오래전 폐교되어 지금은 지역 초등교사들의 사택으로 이용되고 있는 나의 모교 뒤안은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꽃과 나무들로 무성했던 아름다운 공간이었던 기억이 난다.
매해 늦가을이 되면 그곳의 시들고 죽어버린 꽃나무들을 뽑아내고 베어내는 작업을 하곤 했었다.
4학년이면 고학년에 속하는지라; 나역시 그 작업을 했었는데
작업을 지도한 선생님께서는 일이 끝난 다음 원하는 만큼 꽃씨를 가져갈 수 있도록 허락했었다.
난 신이 나서 내가 가져갈 수 있는 한껏 수많은 씨앗들을 모아갔다.

난 편지봉투안에 씨앗을 넣어 서랍속에 감추어 두고
인고의 겨울을 보내며;
봄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모 후배의 표현 마냥 긴 호흡의 영업이었던가;;

여튼 봄이 왔고,
나는 세개의 화분에 흙을 고이 퍼담고
봉투의 씨앗을 나누어 묻었다.
물을 주며 떡잎이 올라오길 기다렸고..

그런데 결국 올라온 것들은 길쭉길쭉한 당근잎같은 코스모스 잎들 뿐이었다.
서랍속에서 다른 씨앗들은 다 말라죽거나 썩어버렸던 모양이다.
난 그토록 흔해빠진 코스모스만 살아남은 것에 분개하며 
화분흙을 탈탈털어 화단에 버렸던 기억이 난다ㅠ

그 이후로 씨앗을 심고 꽃을 키워본 기억은 없다;

후아..ㅋㅋㅋㅋ

그랬다. 어릴적의 나는 아마도
꽃을 좋아하는 건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취향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그러한 내 취향을 억눌러왔었던 것 같다.

요즘처럼 취향을 존중받는; 시대였다면 대놓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여튼 나는 몇해 전 향이 너무 거슬리고 벌레가 많이 꼬인다는 이유로
라일락나무를 밑둥부터 베어버린 나의 아버지를
지금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ㅠ_ㅠ;;;



머, 어쨌든간에;; 요즘 봄이 오는건지(오늘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지만서도;)
꽃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얼마전 이사를 하게된지라 집안 곳곳을 수리하고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조명기구와 콘센트등등을 사러 청계천을 들렀다가
지금은 한창 이전중인 종로5~6가의 화훼상가에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백합 알뿌리가 눈에 들어왔는데, 두개에 오천원을 달라고 하더라.
너무 사고 싶었지만 아직 집안꼴이 말이 아니기에 참았다.

다음주 쉬는날에는 꼭 사야겠다.

후.. 어쨌거나 난 원래 꽃을 좋아하는 센서티브한 초식남일까?;;;;;;

오랜만에 뭔가 올려보려니 두서도 없고 밑도 끝도 없고 참 난감하지만
난 아직 살아있지롱 하는 마음으로 일단 올려본다.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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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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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일기는메모장에 2010. 1. 27. 03:30
#1. 잉여본능 되살아나다.

쉬는날 대학 후배와 함께 예봉-운길 츄레킹;을 했다. 네시간 반 정도 걸린 듯 했다.
디카는 찾지 못해서 반쯤 고쳐진 핸드폰으로 대충 찍어보았다.
날은 쌀쌀한데 산길은 빙판이고 게다가 황사까지 불어닥쳐서 원...
그래도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조금씩 깨어나는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날도 추운데 황사크리까지ㅠㅠ


황사가 왠말이냐


그래서 이 여세를 몰아 오늘부로 조깅을 재개했다.
지난 12월초에 뜀박질을 그만두고 근 두달 가까이 방구석에서만 놀았기에
적응할겸 5km정도만 살살 뛰어봤는데 컨디션 좋다. 내일부터 쭉 해야겠다.

다음주 휴일에는 이사가기 전에 화악산이나 명지산을 다녀오고 싶다.
명절 앞으로 이틀간 쉬는 설연휴에는 시골에 일찌감치 내려가서 도보여행코스를 발굴해보고도 싶고..

중등산화랑 50l급의 배낭도 하나 사고 싶고;;
아... 이 멈출 수 없는 잉여본능이여...;;


어쨌거나 요즘같은 때에는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이 것!



#2. 당분간은
2월분 ebs 초급중국어교재를 샀다. 중화인민공화국 애들이랑 생활하는 동안 중국어를 제대로 익혀두어야 할 것 같다는 조바심에.
카빙관련 책을 사야겠다. 남는 시간동안 당근을 이용한 예술을 만들어 보이겠다.
내가 만든 물김치가 영 별로다. 제대로 담궈서 떼놈들에게 감동의 맛을 안겨주리라.
상황봐서 당비를 다시 3만원씩 내야 할 것 같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뭐라도 보탬이 되고싶은데 할 수 있는게 이게 전부니..
매주 하나씩 식사를 배우자. 마스터는 바라지도 않지만 기본기 확립차원에서
밀가루를 두려워하지 말자. 밀가루는 중식의 가장 중요한 기본재료이다.
다이어리 속지를 사서 차근차근 써보자. 머리가 맛이 갔으니 기억은 연장을 통해서 연장시켜야지.
책을 읽는데 집중해서 읽자. 속독이 좋은것만은 아닌 것 같다.
짬짬이 일렉기타 연습을 하자. 고딩때의 로망이 삼십대에 이루어지는구나;


요렇게 살꺼다. 여튼 다들 잘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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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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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새해다. 수도권에서 근 20년을 살았건만 요즘처럼 이렇게 눈 많이오고 추운 때는 처음인 듯 하다.
그래도 어쨌거나 새해.. 작심삼일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구나.
다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가진 계획대로 달려볼 시기다. 당분간은;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은 기본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서일진대,
가난하고 바쁘고 힘든 우리는 언제나 먹는 것에 신경을 쓰기가 힘든 삶을 살았다.

그래서 우리들은 어렵게 짬을 내어 연말을 맞아 일종의 파자마 파티;;를 했다.
친구의 디카에서 건질만한 사진이 도무지 없어서 두어장뿐인 음식사진이나마 올려본다.


첫번째 요리는 바리스타 친구가 시전한, 이름부터 간지 쩌는 '프로슈토 크림'




프로슈토햄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말린 무화과와 루꼴라를 넣고 돌돌 말아 썰어낸,
보기만 해도 간지쩌는 와인킬러 되겠다.
만드는 건 복잡하진 않지만 재료 자체를 구하기가 힘들고 단가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라 참 감사하며 먹었다ㅠ
수확은 이 친구 덕분에 프로슈토햄, 루꼴라, 올리브절임, 생바질 등등 접하기 힘든 식재료들의 맛과 향을 볼 수 있게 된 것~!


두번째는 내가 만든 해물냉채.
전형적인 퓨전식 중국냉채로, 식초+설탕에 약간의 소금, 다진마늘, 다진 홍고추 그리고 겨자를 넣은 냉채소스가 포인트.

 


이 뒤이어 대여섯가지의 요리를 만들어내었으나 난 술에 취해 미각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그 중에서도 식초향 작렬하는 레몬기를 만들어내었다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난 맛있었는데;;



여튼 가장 뿌듯했던 것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프로슈토;친구와 둘이서 반죽하고 소 만들어 만두를 빚어
새해 첫날 떡만두국을 끓여먹었다는 것.. 다들 그릇을 싹싹 비워서 기분이 몹시 흡족했다...ㅎㅎ



여튼 겨우 일주일 전이지만 그 때가 언제였던지 벌써 가물가물하다;
시간은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스쳐간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버렸구나ㅜㅜ

도망치듯 새나가는 올해를
이번에는 꼭 움켜쥐고 말겠다. 힘내자 하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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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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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12. 31. 11:48

지난 24일부터 어제까지 강행군을 했더니 입술이 다 부르텄다.
불경기라는데 손님은 어째서 작년보다 더 많이 오는건지 원..

크리스마스에 천만원, 일요일에 구백을 찍으니 열흘 내내 매일같이 냉장고가 비고
미친듯 채우고 또 비우기를 반복하다보니 피곤해 죽겠는데도 본능적으로 몸은 움직이더라.
어제 일을 마치고 숙소에 와 집에 가려고 옷을 갈아입는데 긴장이 풀려 그런지 졸려 스르르 눈이 감겼다.

오늘은 이틀짜리 휴가의 첫날.. 
지난 한달동안 고생한 자신을 위해 스스로 먹거리를 상으로 주겠다. 
머.. 그건 있다 저녁에..ㅋㅋ






씁쓸한 한해다.
과도한 잉여짓으로 인해 실력을 갈고 닦는데 집중하지 못했고
연애는 제대로 안됐고 돈나갈 일은 많았고
이래저래 노력은 했으나 뚜렷한 결과물은 없는 지난 일년이로구나.

이래서 사람은 머리를 쓰며 노력을 해야 한다.
머리가 나쁘면 몸만 고생한다는 게 바로 나의 이야기.


이제 다가올 서른셋이라는 나이는 좀 무섭게 느껴진다.
다른 또래들에 비해서는 여러 수치적으로 보았을때 이래저래 뒤쳐진 인생이지만
그 대신 내 스스로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훨씬 높아야 할 것 아니겠나.

앞으로의 일이년이 나에게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좀더 치열하게 뚜렷한 목표대로 살자.

개인적으로 새해에는 
지난 한해동안 사람들이 흘린 분노와 슬픔의 눈물들이
결실이 되어 하나씩 모일 한 해가 될 것이라 믿어본다.
아듀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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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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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관련된 노래가 잘 생각이 안나서;; 독일 대학생들 합창버전인듯..


 



 
보시다시피 중식조리사 합격
짱깨생활 1년 9개월만에 드뎌 국가공인 짱깨로 거듭나다-_-v

삘 받아서 바로 공단가서 자격증을 교부받았음ㅋ



기분째짐ㅋㅋ
솔직히 실기 두번만에 붙은거긴 한데 이번 실기는 너무 쉬웠다.
해파리 냉채에 야채볶음이라니..ㅋ 여튼 공무원님들께 감사할 뿐.. m(__)m 



그래서 자축의 의미로 동생 먹으라고 아욱된장국하고 생선구이, 마른새우꽈리고추볶음을 해놓고;
사온 숙주나물을 넣고서 속을 만든 만두를 쌌더니 어느덧 세시간하고도 반이 흘렀다;;

근데 동생은 회사 연말회식이라서 폭탄주 마시고 노래방까지 갔다가 알딸딸하게 취한채로 귀가-_-;;
열심히 저녁지어놓았건만 밤늦게 술취해 헤롱대며 들어오는 남편을 보는 아내의 심정이 이런게 아닐까 대충 짐작해본다;


여튼 기분 좋다.
이거 한장 있다고 내 처우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10원이라도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정체성, 그간 계속 고민해오던 과연 내가 요리사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을까라는 의문에
조금이나마 스스로 긍정적인 답을 주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새해에는 내 마음속의 지향점이었던 한식에 대해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한식조리사에 도전해 보련다.

생긴건 이래도 맛은 좋음;ㅁ;



싸놓은 만두에 막걸리를 한잔 했더니 알딸딸한게 기분좋다.
내일부터는 다시 지옥속으로 투입이다. 그제 760 매출 찍고 쓰러질 것 같았던게 꿈만 같다.
열흘만 참으면 쉬니까; 좀만 더 참자. 
크리스마스는 미칠듯한 칼질과 함께;; 오른손 손목이 쑤신다. 이거.. 관절염인가;; 
그간 잠잠하던 직업병이 재발하는 시기가 또 왔구나... 하아...


굳은살이 가실 날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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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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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예전엔 하루가 멀다하고 보던 친구들이지만
다들 각자 먹고 사느라 힘든지라
이제는 일년에 한두번 보기도 힘들고 다 모이기도 어렵다.
그래도 만나면 좋은친구인 것은 아직도 여전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어느덧 십이년이 된 동네친구들 모임은 
언제부터인가 설과 추석 당일 저녁에 모이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 되어버렸다.
아마 이 모임의 거두;가 예수쟁이라서.. 그래서일 수도 있으리라-_-+

항상 시골집 제사에 가는 나도 
최근 일이년은 어르신들의 상투적인 덕담들에 몹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 관계로;
제사지내고서는 잽싸게 서울로 도망치듯 떠나.. 결국 그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작년 12월 31일에 모 레지던스에서 송년 겸 신년모임을 했었는데
처음으로 아주 놀라운 경험을 했다.

두 커플을 비롯한 여덟명 정도가 참석한 모임이었는데,
내가 오바를 해서 총 대여섯가지 요리를 내놓았고
연일 계속된 격무에 몸이 골아버린 인간들은 소주 대신 와인;을 사들고와 설쳐대었는데,

소주와 컵라면으로 첫만남을 시작했던 우리들로서는 이런 변화에 약간의 문화적 충격;을 받았고, 
이는 놀랍게도 '우리도 이젠 조금은 덜 비루하게 놀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주었다.

하지만 음담패설을 비롯한 상호간 거친 대화와 폭력은 여전히 우리들 모임의 정체성이었던지라
처음 그 자리에 참석한 친구의 여친은 당황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결국 시작은 와인으로 했다가 마무리는 소맥으로 넘어간 걸로 알고 있다?;


여튼... 올해도 마지막날에 그 두번째 송년모임을 가지려 한다.
장소는 영화인;친구의 월세방;;이 될 듯 하고
바리스타 친구와 짱깨인 나는 그날 먹을 요리들을 구상하고 있다.

작년에는 의욕에 넘쳐 오이냉채, 우럭찜, 유린기, 관자볶음, 고추잡채 등등을 했었는데
올해는 좀 손이 덜가면서도 먹을만한 요리들로 함께 준비를 하려 한다.
(솔직히 맛도 그닥 별로였고 혼자 하느라 힘은 오지게 들었었다;;)

연말이라 벌써부터 연말모임들이 많아 몸은 피곤하지만  
가끔씩 어떻게 할까 이래저래 생각을 하다보면 허경영을 세번 외친것 마냥 저절로 웃음이 난다.

먹고살긴 힘든데, 친구들과 그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면 즐겁고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드니
어찌보면 이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싶다.

피곤한데 슬슬 자야겠다.




하드를 뒤져보니 그때 사진이 몇장 있어 대충 자체 모자이크 처리하고 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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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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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11. 15. 03:51

조선생과 이과장님의 팬돌리기 실황.gif


#1. 자극

이달로 칼판에 올라온지 벌써 일년이 되었다.

엊그제 반찬한지도 일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팬을 왜이리 못돌리냐고 쿠사리를 먹고 나서

이후 매일 저녁 쌀알을 볶아대며 절치부심 심기일전 중이다.


나처럼 의지박약한 인종은 때때로 이런 자극이 필요하다.

돌아보면 돼지고기 쇠고기 발라버리는건 스스로 대견해 할 정도로 많이 늘었지만

아직도 해삼 전복 송이를 뜰 때면 긴장이 절로 되고

꼼꼼하지 못한 성격에 사수에게 항상 업무부담을 안겨주는 것을 돌아보면

이런 일들은 참으로 남들에게나 내 자신에게나 슬픈 일이다.


음식이란건 일단 간만 맞으면 재료가 무엇이든 간에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참으로 답답하게도 아직도 나의 간하는 기준은 내 입맛에 가깝다. 

몇달전 일하는 아줌마가 저녁을 먹던 도중 '역시 경상도 새끼들 음식은 더럽게 맛이 없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빡침+쪽팔림에 한동안 싱거운 음식만 생산해냈던 기억이 아직도 여전하다.


난 아직 멀었다. 내 머릿속에는 영업용 맛의 기준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슬픈 일이지만 이건 계속 맛보고 훈련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오늘 저녁 쌀볶기 연습 전에 연습삼아 볶음밥을 해서 일당온 조선족 설겆이 아줌마한테 나눠드렸는데

이양반 왈, 한국와서 이렇게 고향;;의 맛을 느껴본건 처음이라고 말해서 너무 황당+당황스러웠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뭐였을까.

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서였을까?

밥이 눌어버려서였을까?

양파를 볶아넣어서였을까?


모르겠다. 

한국사람들에게는 맛없다고 욕먹고 중국사람들에게는 고향의 맛이라 칭찬받는 이 저주받은 음식솜씨가

끝없는 수련을 통해서 조금씩이나마 나아져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답은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습. 끝없는 연습뿐.




#2. 운동

내일, 아니 오늘은 전국적으로 영하의 날씨로 접어든다던데

나는 예전과 다름없이 운동을 했다.


추워서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았지만

한참을 뛰다 보니 그냥저냥 참을 만 하더라.


급성 십이지장궤양에 걸려 병원신세를 진 이후 한동안 운동을 쉬다가

요 며칠새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 역시 운동을 하고 나면 확실히 생기가 넘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쉬는날엔 집에가서 등산용 방한마스크와 장갑을 좀 챙겨와야겠다; 

이번 기회에 다시 몸짱의 길로 ㄱㄱㅆ;;




#3. 노래

지난주 대학교 후배들이 정기공연 준비하는데 먹을 것을 사들고 찾아갔었다.

문득 든 생각은, 난 이제는 이런 무대에 설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첫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맘맞는 사람들과 화음을 맞추고 싶다라는 마음이 두번째,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일렉기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세번째였다;


힘든 와중에도 공연준비하느라 좃빠지고 있던 후배님들의 건투를 기원하며

내 20대에 가장 많은 추억들을 생산해냈던 그 곳이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여전히 목숨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난 그들에게 큰절을 하고 싶다. 고맙다 얘들아.

여튼... 무미건조한 삶에서 음악이란 것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가슴을 울리고 심장을 뛰게 하는 엄청난 힘을 갖는다.

언젠가는... 나도 함께 그들과 같은 음악을 공유하며 웃고 즐길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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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10. 9. 01:49
#1. 친구 이야기

공원파라 부르던 친구들 모임이 있다.
고3때부터 군대가기 전까지 동네 공원에서 해질무렵 모여 술먹고 노닥거리던 한량들의 모임인데
다들 초중고딩 시절 한번씩 같은 반이었거나 얼굴들을 보아왔던 작자들, 혹은 그들의 친구들로서
돌아보면 참 오래오래 끈질기게 이어져오는 인연들이다.

구성원들의 모습도 참 다양하다.

모 대기업의 촉망받는 인재이자 이재에 몹시 밝은 모 대리님, 또다른 대기업에서 9살 연하의 직장동료에게 작업하느라 정신없는 모 대리님,
공무원 준비 접고 바리스타 준비로 돌아선 어떤 비정규직 노동자, 십수년간 고난의 세월을 참고 묵묵히 달려온 영화 촬영 퍼스트,
모 기업에서 밤낮없이 일하랴 연애하랴 바쁜 주임님(진급했나?), 무서운 조폭의 생김새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말하는 학원강사,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신림동생활을 하나 데모는 자주하는 고시생, 두 딸의 아버지로 또다시 세째를 가졌다는 소식이 들리는 방사선기사님..

이제는 모두 모이는 것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 앞으로 모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갖게 되면 그것도 더욱 힘들어지겠지.
대학시절 친구들의 비슷한 출신성분과 비슷한 회사와 비슷한 결혼.. 어느정도 사회에서 일반적이라 인정되는 선에서 살고 있는 모습과는 달리
이 친구들의 모습은 너무도 스펙터클하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때론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흥미진진하고 즐겁기도 하다.
나 역시 그런 불안함 및 즐거움에 한 몫 거들고 있긴 하다만.

문득 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지는 밤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는 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그냥 그 친구들이 보고 싶다.




#2. 위기

무미건조하던 내 삶에 간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크게 건강의 위기와 금전적 위기인데, 둘다 원인은 내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최악의 경우, 지금까지 이어지던 일년반 동안의 평화롭던 삶을 뒤집어 엎을만한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문제는 검사를 자세히 받아봐야 알겠지만 일단 술담배를 지속적으로 참는 선에서 내 자신과 타협을 해야 할 것 같고
금전문제는 대출가능여부 및 이율을 확인하고 전세를 얻거나 혹은 의정부로 들어가는 방향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할 듯 하다.

둘다 시급한 일인지라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차분하게 일처리를 하되 낙담하거나 절망하지는 않기로 했다.
세상 모든 일이 벌어지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들이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며
어차피 거스를 수 없는 일이라면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기로 했다.

얼마전 친구에게서 빌린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책을 읽다 마음을 굳힌 것인데
어차피 이젠 어른이고 실질적으로 가장인 내게 이 일들은 앞으로 어느 시기에서 한번은 겪어야 할 일들일 것이라 생각하고
담담히 받아들이고 보다 현명하게 대처방안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니 마음도 편해지고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난 일년 반동안 살아오며 가장 행복한 날들을 보냈지 않는가. 이젠 그 수업료를 낼 시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수업료가 꽤나 비싸긴 하다;
여튼 잘 헤쳐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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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9. 10. 02:11

1. 존나 씨발 한심


"내 나이 마흔 하나, 김연아가 끌린다.."
뭐 이런류의 리플이 한동안 네이년 뉴스란을 메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찬바람이 불어오니 수험생도 아니건만 왠지 자신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는 맘이 드네.


내 나이 서른 둘.
직업은 짱깨 시다에 언제쯤 후라이팬 잡을지 아직도 뵈지 않고
모아놓은 돈은 쥐좆이라 집 한채 있는거 당장 전세금 빼줄 돈도 없고
믿는건 오직 그럭저럭 버텨주는 체력과 고장 안나는 몸뚱이 하나뿐인 거라면 

이건 뭐 세상에서 말하는 메이저 인생이 되긴 애시당초 글렀고
실제로 비교대상을 찾자면 안산 도금공장에서 2교대로 일하는 파키스탄 노동자 하룬;;정도 되지않을까?
적어도 그 하룬;씨는 돈벌어 고국으로 돌아가 호강하리라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난 뭐하는건지 모르겠네.

아까 퇴근하는데 지배인이 날 보며 말하길
'하윤씨 야밤에 운동 그만하고 잠좀 자요. 아침에 출근할 때 보면 나보다 더 늙어보이는 것 같어'
라고 하는 충격적인 말을 해서(지배인은 마흔셋;) 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한다.(근데 운동은 하고 왔다-_-;)

머 존나 개좆구라 같지만 아엠에푸 터지던 해쯤에는 미소년-_-; 소리도 가끔 들었었는데;
지금은 씨발 머리털도 숭숭 빠지고 얼굴은 쪼글쪼글해지다보니
문득 거울을 보면 '이게 뭔가요? 아, 이건 사람의 형상이었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렇다고 내가 콜라겐 성분이 매우 많다는 돼지껍질을 매일같이 볶아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머, 실제로 매일 먹는다고 돌아올 얼굴은 아니지.


사람들은 나를 보며 꿈을 좇는 삶을 산다고 부러워하기도 하는데
뭐 삶에 찌들다 보면 그리 부러워 할 것은 아니지.
가끔씩은 나도 양복입고 서류가방들고 다니던 그때가 그립기도 해.
결론은 지금 이 생활에 좀 찌들어버렸다는거. 자꾸 목표의식이 사라지려 한다는거 그게 젤 큰 문제인듯.


가만히 돌아보면 내가 이렇게 체력소모로 세월을 축내는 이유는
첫째가 내가 하는 일에서 내 노력에 비해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뭐라도 해서 보람을 얻자'라는 강박관념이 날 현재의 잉여킹으로 만든 것이고
둘째로는 차인 다음; 여전히 심심하고 공허한 기분을 참을 수 없다는거 정도 될 것 같다.
이건 안바빠서 쳐하는 배부른 소리라고 하진 마셔. 나름 많이 바빴음.

머, 그래도 이렇게 운동하는건 몸이라도 건강해지는 거잖아 라고 위로는 해보는데
근데 나 자꾸 이러면 안될 것 같어.

나 빨리 기술 배우고 돈벌어서 내 가게 차려야지.
그래야 여자도 만날 수 있지.
현재의 파키스탄 노동자 하룬의 소셜 스테이터스로는
내가 원하는 베트남 처자를 만나기에는 택도 없어요.

나이 서른 둘에 아직도 꿈 얘기 하면 졸라 병신같을지 모르겠는데,
난 원래 꿈이라는 게 뭔지 몰랐고 여전히 어디로 가야하는지 잘 몰라.
다만 그렇게 막장테크타던 중 테크트리를 빨리 포기했고 이쪽 테크를 빨리 선택했을 따름.

그래. 손석희 아저씨는 마흔 넘어서 공부 시작했고
내가 존경하는 모 주방장아저씨는 회사 때려치고 마흔 여덟에 식칼을 들었다는데
그런 것에 비하면 난 나름 선택이 빨랐고 선택한 일에 나름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어.

다만 앞서 열거한 그런 이유들로 난 내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지 못한다는거지.

원래 내가 집중력이 존나 약하긴 하지만
인생의 길을 달리 가면서 추진력을 한참 올려야 할 이 시기에
그 정력을 탄천변에서, 지리산에서 쓰는 건 좀 낭비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이건 도착이고 주객전도지. 저녁에 뛸 궁리를 하며 낮에 일하는 삶은 비정상 맞는거지?;
그리고 정력도 예전만큼 왕성하지도 않잖어?;


그래 존나 나 병신같고 한심하다는건 아는데
안그러면 자꾸 숨이 막힐 것 같아서 힘들어.
그렇게라도 숨을 틔워줘야 살지.

결론은 당분간은 그 공허함과 초조함을 이기기 위해 계속 이짓거리 할 것 같은데
나름대로 에너지는 아껴가면서 할거라고.






2. 그리고




나를 설레게 하는 또다른 떡밥

지리산 둘레길!

 

http://www.trail.or.kr


내륙의 올레길 버전인듯..
추석주간에 가보고 좋으면 주위사람들에게 추천해줘야지 ㅋㅋ
아.. 모르겠다 모르겠어...

졸리니 자야지.
신종 플루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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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9. 5. 00:53

1. 뛰면서 들으면 좋은 노래들


 

마라톤을 앞두고 삭신이 쑤시는 것을 맨소래담으로 달래면서 뛰고 있는데
뛸 때 들으면 힘도 덜 들고 신바람이 나게 만들어 주는 곡들이 있는 것 같아서 한번 골라보았다.
일단 변박이 적어야 하고 질주하는 느낌이 강한 곡이 좋더라.

Silverwing - Arch Enemy
Breaking The Law - Judas Priest
Far Beyond The Sun - Yngwie Malmsteen
The Oath - Mercyful Fate
기분 좋은 날 - 러브홀릭
Don't Stop Me Now - Queen
Gadd A Tee - Trio Toykeat
최진사댁 셋째딸 - 상일여고 합창단

이 중에서 은나래, 불법, 태양저편, 맹세의 경우는 뛰는 템포와 딱딱 맞출 수 있어 단연 최고인 듯 하다.



이참에 한곡 들어보자.
손발이 오그라드는 불후의 뮤비.. 뷁킹 더 로!!






2. 수명이 줄어들고 있다.

7월말 설악산 종주에 이어 세차례 감행했던 지하철 정ㅋ벅ㅋ으로 인해
잉여력의 극한을 보여주고 났더니 어느새 몸이 맛이 가고 있는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중앙선따라 걸을 때 역시나 잠안자고 밤새 스무시간을 걸어버렸더니
한동안 삭신이 쑤시고 나른한 것이 목숨이 마구 깎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라.
막판에는 무리해서였는지 오금이 저려와 이후 며칠을 고생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엊그제 탄천변에서 하프 연습한다고 14km쯤 뛰다 
오른쪽 무릎 인대쪽이 미친듯이 아파서;;
절뚝절뚝 걸어서 돌아왔는데 이거 이러다 몸 제대로 망가질까 두려움이 슬슬 엄습한다.

여튼 이제 모레 있을 하프마라톤만 완주하면;; 
올여름 등산-행군-마라톤으로 이어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게된다;
 
이제 내몸좀 그만 괴롭히고 앞으론 좀더 올바른 방향으로 운동을 하련다. 휴;
나는야 잉여킹; 이제는 저의 내실을 쌓는데 집중하겠어요.





3. 반찬하기
 
요즘 저녁반찬 할때 볶음류 반찬을 많이 하고 있는데 역시나 미원을 많이 쓰고 있다.
근래 이리저리 연구를 해보다가 소금:미원비율을 3:1정도로 간을 하는데;
사람들이 요즘들어 반찬이 맛있다며 참 좋아한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미원이 몸에 안좋아서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 입맛을 획일화시키고 맛에 대한 관념을 황폐화시키기 때문에 안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적당히 쓰면 티도 안나고 각 재료간의 상승작용을 일으키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면 그 감칠맛에 의지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여하튼 할 수록 재미있고 어렵다.
특히 간 맞추는 것은 대충은 맞추지만 딱 부러지는 그 맛을 내지 못한다.
간하는 것은 누가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없는.. 혼자 가야하는 길의 핵심인듯..
꾸준히 연습해서 미각의 기준점을 찾고 조정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

가장 최근에 알아내고 싶어진 것은 바로 주방장이 끓이는 김치찌개..
시고 달고 꽉 찬 그 맛의 비밀을 찾아내고 싶다.
여튼 할 수록 재밌고 어렵다.
 
 
 

p.s)
말미에 롹심을 키우기 위해 동영상 하나 추가.
81년 퀸 몬트리올 공연 실황인데, 이수 씨너스에서 야임마님과 퀸 락 몬트리올을 보고 나서
'병신같지만 멋있어'의 원조격인 영상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그 영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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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8. 20. 23:24

#1. 그러니까 그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별로 관련없는 이야기지만.

그가 평민당 기호3번으로 출마했던 87년,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였다.
당시 면서기를 하시던 우리 아버지께서는 마을모임에 나가시면 항상 사람들에게
기호 1번을 찍을 것을 종용하셨던 기억이 난다.
시절이 시절이고 지역이 지역이었던지라 사람들은 다들 그러마 했었을테지.
아마도 아버지 역시 윗선에서의 암묵적인 지시가 있었기에 그러시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여튼 아버진 당시 20대였던 우리 막내삼촌이 불안했던지 삼촌에게 꼭 1번을 찍어야 함을 역설했고, 
삼촌 역시 그러마라고 했으나 당시 삼촌이 읽던 책은 속지 첫페이지에 김대중 칼라사진이 박힌, 
광주를 비롯, 그분의 지난 민주화운동의 궤적을 그린 상당히 불온한;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지역 말이 나와서 말인데,
당시에는 내 친구-좆초딩들도 '김대중은 빨갱이'라는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내뱉고 다녔다.
난 '빨갱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도 무서워 쉽게 입밖에도 꺼내지도 못했었는데.

당시 애어른 할 것 없이 모두들 '김대중은 빨갱이' 소리를 하고 다니던 때라
어린 내 생각에는 빨갱이가 대통령후보에 나왔는데도 경찰은 왜 저사람을 체포하지 않지?
왜 다들 진실을 모르고 있는거야? 하면서 안타깝게 여겼던 기억도 난다;
돌아보니 좀 슬프다.

지금은 그 동네, 많이 변했을까?
윗대가리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위해 이용한 지역감정은
결국 무지렁이에 가난뱅이인 우리들만 서로 나뉘어 치고받게 만드는 최상의 결과를 가져왔으니.

97년은 내가 대학에 갓 입학했을때였는데 아쉽게도 만 20세가 아니었던 관계로 투표권이 없었다.
선거당일 밤, 투표결과를 지켜보다가 욕을 하며 티비를 확 꺼버리던 아버지의 뒤에서
난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 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는 5년동안 그 기대를 '크게' 저버리진 않았다.


그랬다.
그는 최초로 북한과의 화해협력의 물꼬를 틔운 장본인이었고
외환위기를 극복해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낸 리더였으며
제도권 민주화 세력의 정신적 스승이자
명석하고 논리적이고 열정적인 신념가였다.

한편으론 지역감정의 최대의 피해자였으나, 원하던 원치 않았던 그것의 재생산에 일조한 정치인이었고
보혁갈등의 심화 속에서 이를 해결해내지 못한 것과
정상회담 관련한 커넥션 의혹 및 아들 및 측근들의 비리 연루로 인한 이미지 실추
무엇보다 87년 야권단일화 불발에 대한 비판은 앞으로도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논란들을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대한민국에 대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선의와 올곧은 신념은
앞으로 이땅에 살아갈 우리에게 오랫동안 큰 빛이 되리라 확신한다.

그 분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은 한계가 있고
나역시 아는것과 경험한 것이 없기에 이쯤에서 줄이자.
실제로 무지한 나 따위가 감히 평할 수 있는 분이 아니기에.


그렇다. 그 분은 큰 산과도 같은 분이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
노무현과 김대중을 술안주 삼아 씹으며 세상이 이모양인 것을 그들 탓으로 치부하시던 아버지,
이제 그들이 모두 떠났으니 이제 무슨 낙으로 술을 드시고 세상을 탓할 것인가 궁금해지는 밤이다.

어쩌면 그런 어르신들은 지역주의 반공주의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할 불행한 세대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평생 믿어온 가치관이 붕괴되어 가는 것을 견뎌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평생을 확증편견과 인지부조화 속에 끊임없이 갈등해야 하는 슬픈 인생 아닌가.

그분들에게 이젠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어야 하는게 우리세대의 몫일텐데..

난 지금 키보드 워리어짓이나 하고 있다.
슬프다. 





#2. 송이우육, 마라우육 시전

야임마님 집이 비어서; 부모님 놀러갔을때 야동보러 친구들이 모이던 옛추억도 되살릴겸;
일끝나고 놀러갔다. 물론 야동은 안봤다;

다만 송이랑 쇠고기 및 각종 야채류를 주방에서 몰래 챙겨서;
송이우육과 마라우육을 만들어 보았다.

마라우육. 물론 내가한거 아니고 부산일보 기사에서 불펌. 문제되면 지울께연


하면 할 수록 중식은 집에서 해먹기 존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일단 화력이 안되니 불맛이 날 리가 없고 익는 상황이 같을 수가 없으며 
중식에 필요한 소스들이 없는 집이 태반이고
재료를 손질하고 데치고 기름에 튀기고 하는 것들이 참 번거롭다.

여튼; 그렇게 훔친 쇠고기와 송이로; 송이우육과 마라우육을 만들었다.
마라우육은 원래 등심아스파라xo소스를 하려고 했던건데 xo장을 깜빡잊고 안퍼와서
급히 고추기름을 내어 장르를 바꿔보았다.

야임마님이 맛있대서 존내 으쓱했다.
재미있다.

나 사실 너한테 말 안한게 있는데

둘다 만들때 미원 넣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 직업병-_-;

일년반도 안되어 나역시 이미 문성근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근데 아까전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또먹고싶은걸보니
어제니가해준게맛
있긴맛있었나보다
ㅋㅋ



어느 분께서 해준 명언이 있다.

맛없는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느니
미원을 넣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게 바로 요리사다.


궤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노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맛있다라는 가치는 아직까지 절대적인 것.
맛있대서 다행이다 친구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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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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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4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8. 15. 00:52

#1. 위생검열



지난 월요일, 시청 위생과에서 위생검열을 나왔다.
5일부터 15일 사이에 나온다는 공문이 뜬 이후, 지난 7월말부터 이 것땜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었다.

지난번에 '주의'조치를 받고 다시 나오는 것이라 주방장의 압박은 장비지휘검열 전의, 빡칠대로 빡쳐있는 행보관의 모습에 가히 비유할 만 했고, 그 덕에 나를 비롯한 주방직원들 모두는 매일매일 대청소와 미싱하우스; 및 끊임없는 얼음질 랩질 신공을 반복하며 지옥과도 같은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행여나 영업정지라도 먹으면 목이 날아갈지도 모를 우리 주방장님께서는 한시도 쉬임없이 우리들을 괴롭히셨고 이러한 날들이 반복되자 우리들은 '검열단님들아 제발좀 빨리오삼'하는 마음만 굴뚝같았다.

오후 네시 반쯤, 시청 보건소 직원이 출동한 검열에서 우리들은 손과 도마에서 세균이 위험수준으로 검출되었으나 전반적으로 한결 나아진 위생상태등을 참작하신 자비로운 검열관님께서 '보통'등급으로 판정내리셔서 우리는 지옥과도 같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일 아침부터 락스로 서너번을 넘게 소독하고 닦은 도마가 마른 행주질 한방에 세균덩어리로 변하고;
손바닥과 손등을 맞대어 비벼씻고 칫솔로 손톱 및 주름부위를 문질러주는 고생스러움이 없었다면 내 손은 똥덩어리와 맞먹는 세균나라가 된다는 사실을 내 두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 나니
이 위생검열이란 것은 검열관들이 맘만 먹으면 가게 영업정지 먹이는 것은 애들 장난도 아님을 느꼈다. 
결론은... 역시 공무원이 최고다?;;;

지난번에 지배인이 원산지 표기가 잘못 기재된 삼겹살을 직원들 반찬용이라고 둘러대다 '아니 무슨 반찬을 20kg씩 시키는 집이 어딨어요?;;'라는 검열관의 말 한방에 개뽀록나고 당당히 주의조치 받은 이후 이어진 고난의 행군은 이제사 종착역을 찾았다. 해피해피ㅜㅜㅜ
머.. 그렇다고 '다시 지저분해졌다'라는 얘긴 절대 아니다. 우리가게 무지 청결함ㅋ 이건 오해입니다;;

주방벽에 붙어있던 식중독 관련 포스터





#2. 요리얘기

1)느억맘?
베트남에 놀러갔던 친구에게 부탁한 베트남표 까나리 액젓인 '느억맘'을 입수했다.
친구 말로는 이거 구하려고 갖은 고생을 다 했다고 생색을 내었는데, 내가 봤을땐 하선정 멸치액젓을 시내 마트에서 안사고 속초까지 찾아가 포구 근처에 있는 구멍가게를 들어가서 비싼돈 내고 산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여튼 정어리 액젓이라고 하는데 냄새는 역시나 개좆;; 집에 있는 어장은 곰팡이가 숭숭 피어 버려야 하던 차에 마침 잘됐다. 다음에 시간날때 월남쌈이나 팟타이 해먹고 포스팅 한번 해봐야겠다. 잇힝~~

2)빠쓰
중식실기연습 차원에서 위미빠쓰-이렇게 읽는게 맞나? 여튼 옥수수 맛탕정도면 맞을듯.. 여기선 뽀미라고 부름-를 해보았다.
내가 아직도 난자완스 반죽을 잘 못하는데.. 전분이나 밀가루를 섞어 치대는 반죽들의 적정 점도를 잡는게 어렵다. 그렇게 으깨고 치대던 오룡해삼(까마귀와 용과 해삼??? 이말의 어원이 정말 궁금함;;)에 넣는 새우반죽의 점도도 아직도 아리까리 하다.
거기에다 잽싼 타이밍 캐치가 요구되는 설탕물 가열과 코팅작업을 하다 보면 여전히 난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재미는 남다르달까. 재미있어요 히히;
 
3)백숙
말복을 앞두고 닭백숙을 했다. 닭을 손질하고 찹쌀 대추 황기 인삼 마늘을 넣고 푹 고아서 직원들에게 퍼줬다. 잘 먹더라. 근데 요리를 한 나는 정작 못먹었다. 그이유는 내가 백숙을 먹으면 속에 불이 나며 메슥메슥거린다는 것 때문인데, 아마도 그 원인은 대추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부터 대추를 먹으면 속이 느글거리며 열이 솟구치고 메슥거리게 되었는데(전에 가을대추 먹다가 토할뻔 한적도 있었다),
이 얘기를 들은 한 친구분께서는 내게 '너는 희한한 음식은 다 쳐먹으면서 남들 다 먹는 음식은 못먹냐'라는 말씀을 하셨다. 맞는 말이다.

전에 회사다닐때 한 선배가 복날에 날 생각해서 싫다는 나를 굳이 삼계탕집으로 끌고가길래, 그 와중에 그러면 반계탕을 먹겠다는 내게 부득부득 삼계탕을 강권했다가 그대로 남기는 내모습을 보고 자기의 성의를 무시한다며 삐졌던; 여튼 그 선배 달랜다고 다음에 술을 쏴야했던 웃기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튼 난 대추도 싫고 백숙도 싫다. 몸이 받아주질 못하는걸 어쩌라고.
난 차라리 깻잎 들깨 듬뿍 얹은 담백한 개장국 한그릇이 더 좋은걸 어쩌누.  

대추도 싫고 끓인 닭도 싫어..






#3. 다시 목표가 생겼다.

휴가 이후 나태한 생활을 지속한 결과 몸무게가 무려 4kg이나 불었는데; 역시나 그 몸무게들은 가장 취약한 부위인 배를 집중공략하여 뱃때기에 기름이 끼는 좆같은 요요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한동안 58~9를 유지하다가 정기검진가서 63kg이라는 숫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하기야 한때는 70까지 나갔던 시절도 있었으니 이건 양반?;
여튼 그걸 보고 빡친 나머지 다시 목표를 세웠다. 9월 6일에 강동구청에서 주최하는 선사말아톤대회에 하프를 뛰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을 창대하게 하려 서현역-태평역-정자역-서현역으로 돌아오는 총 16km 거리를 뛰었다.
결론은 지금 오른쪽 무릎 옆쪽이 조낸 욱신거린다ㅅㅂ;;
지난번 애자시절에 닥터께서 하신 명언이 '뛰다 아프면 걷고 걸어도 아프면 쉬어라;'라는 것이었는데,
방구석에서 뒹굴기는 싫어 지금 잉여짓을 종료하는 즉시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의욕이 앞서서 병신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살살 움직이면서 3주동안 연습하면 
그래도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렇다. 내게 연애따위는 뭔놈의 개좆;이냐.
그냥 자신을 계속 괴롭히면서, 그러면서 솟아나는 어둠의 에너지로 살련다.

이제 뛰러 나가야겠다. 딱 한시간만 뛰어야지.
근데 지금 상태로는 곧 걷게 될 것 같다; 집에 가서 무릎아대를 다시 가져와야 하나ㅋ




폰카로 찍은거라 화질도 안좋고 옮기기도 귀찮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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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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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요새 꽂혀서 듣고 있는
뷰티풀데이즈 2집의 동명 타이틀곡 '집시들의 시간'이란 곡.
같은 앨범의 Drive랑 불꽃놀이, Moon 요런 곡들도 귀에 잘 들어오더라.





-------------------





지난 일요일, 친구와 야탑에 있는  모 샤브샤브 뷔페에 갔다.

친구는 이만오천원에 두시간동안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며 니가 아주 좋아할 곳이라 말했다.




그 회사 홈피에서 퍼온 사진들. 사진은 그럴듯 하다만 물론 현실은 결코 이렇지 않지.




끓어오르는 가쓰오부시 냄새가 솔솔 나는 해물육수에다
갖은 야채와 쇠고기를 넣어 데쳐먹기 시작했다.

뉴질랜드산이라 적힌 대패 쇠고기(아마도 등심?)에서는 쇠고기 특유의 노린내가 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얼마만의 쇠고기냐 싶어 각종 소스에 찍어 꾸역꾸역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쇠고기를 둘이서 세접시; 정도 가져다 먹으니 슬슬 배가 차오기 시작했다.

그날의 스페셜은 참조개라길래 그것과 더불어 이것저것 해물을 가져다가
이제는 쇠기름이 둥둥뜨는 혼탁해진; 육수에 던져넣고 맥주를 한병 시켜 마셨다.
배가 불러옴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떡, 초밥, 롤 등등을 몇번이고 가져다 먹었고
친구는 고등학교때의 먹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날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침내 두시간을 풀로 채운 대단원의 막을 팥빙수로 장엄하게 마무리 짓고 우린 그곳을 떠났다;;





그냥...

먹는 순간동안은 참 행복했었지만

주말에 남자 둘이서 그렇게도 미친듯이 먹고 나오던 길은

조금은 슬픔 비슷한 것이 아릿하게 내 가슴을 후벼팠던 것 같다;




머.. 슬픔이야 어쩔 수 없는거고;

내가 뷔페에 가서 이토록 과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 하고 잠깐 고민을 해보았다.





어쨌거나 항상 끝나고 나오면 드는 생각은 항상 똑같다.

'꼭 그렇게까지 먹어야만 했을까.'

위장도 엉망인 주제에... 다음에는 적당히 먹어야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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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6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7. 6. 02:04
#1. 사는얘기

피곤하다. 유월 내내 탱자탱자 놀다가 월말부터 지금까지 미친듯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오늘 도대체 몇가지 일들을 했는지.. 한 이틀치 일을 반나절에 몰아서 한 듯한 기분이다.
연말수준의 노동강도로 일했던 지난 사흘간이었다. 아아~~~

요 근래 기분좋았던 일들을 꼽자면..
반찬으로 오징어초무침을 했는데 홀 여직원이 조낸 맛있다고 집에 싸간다길래 속으로 으쓱;했던거랑
요 몇달간 내 손을 원망하게 만들었던 전복 4편내기가 드디어 성공했다는 것 정도겠다.

어쨌거나 볶음밥 돌릴때도 이젠 딸그락거리지도 않고 밥알도 적당히 고슬거리고 때깔도 그럭저럭 나오는 걸 보니 역시 해봐야 실력이 는다는게 정답.
어쨌거나 시행착오는 여전하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
어제 오리껍질 덜마른 채로 오븐에 구웠다가 십창낸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픈 일이다.
다행히 주방장이 오리는 신경을 안쓰는지라 욕을 먹진 않아서 다행.

근데 머 여전히 어리버리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는 요령이 많이 없는 편이라 남들이 쉽게 하는 일들마저 반복학습으로 깨우쳐야 하는 둔한 놈이다.

예전에 모 형이 술먹고 누군가와 하던 얘기중에
창의력 없고 능력없는 인간들이 보통 존나 성실하다고 하는 말을 들었었는데
졸라 뜨끔하면서도 기분이 좀 나빴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 바로 내 얘기거든.

근데 답이 없어. 나같은 애들은 존나 반복학습 안하면
센스있고 창의적인 인간들을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 조차 힘들거든.
창의적인 생각이란건 결코 아무나 아무렇게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난 알거든요. 

여튼.. 오늘 하도 고생을 해서 운동이고 나발이고 다 그만두고
이렇게 컴질중이다. 하루만 더 버티면 쉰다. 하아;;;

이제 얼마후면 중식조리사시험이 있구나. 잘 봐야지.


#2. 휴가계획

휴가를 21일부터 닷새동안 냈다.
계획했던 동네친구들과의 여행은 아마도 어려울 것 같아서
1박 코스로 설악산 종주계획을 잡아서 혼자 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그말을 듣더니 갑자기 같이가자고 해서 엊그제 그와 함께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등산자체를 거의 한적이 없는 거구의 소유자인지라 퍼질까 걱정이 크게 되지만
글쎄..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몹시 크다.
내 생각엔 뭔가 일탈;을 해보고 싶은 심산인가 본데..
일단 이번에 목표했던 공룡능선코스는 다음 기회에 도전하기로 하고
그에게 산이 주는 푸근한 행복과 좆같은 좌절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고 싶다.
올여름도 등산이로구나.
그나마 살이 빠져서 오르긴 수월하겠다.


#3. 책읽기

요근래 계속 운동한답시고 매일밤 깝치다보니
주야를 불문하고 책만펴면 자버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가장 오랜기간 읽고 있는책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과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성찰
이 두권의 책으로, 두권다 석달은 된 듯 하다.
개론서 성향의 책들의 문제점은 사전지식이 희박할 경우 이해도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흥미가 급격히 반감된다는 것들인데.. 둘다 60~70%정도는 봤는데
한동안 손떼고 있었던 터라 다시 처음부터 봐야될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들 다 떼고 나면 책거리;;라도 해야 겠다 ㅅㅂ;;
그리고 근래 깝작거린 책들은 갈리아 전쟁기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고양이 대학살 등등..
아씨발 쓸데없이 책욕심만 많아가지고 다 읽지도 못할거면서 에휴 병신;
일단 휴가전에 차근차근 대기표;를 줄여가야겠다.

그러자면 일단 인터넷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해야겠지?
분명 독서의 적은 인터넷이다.





몰라씨발. 오늘은 피곤해서 죽겠다. 후딱 정리하고 자야겠다.
내일도 그닥 편치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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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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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모모 님들과 얘기하다 자작곡;; 얘기를 하다가 생각이 나서 포스팅을 해보련다;
좀 쪽팔리지만 이젠 십수년;이 지난 추억이니 그냥 편하게 써볼까 한다.

가죽잠바의 영웅, 주다스 프리스트 할배들



97년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난 지금 이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야임마님과 함께 둘이서 롹밴드;를 결성했더란다.

그룹명은 "가죽잠바";;;

스무살때였던 것 같다.
당시 대학에 가서도 여친도 없고 무료하기만 했던 우리 둘은 정말 할 짓이 없어 뒹굴거리다가
그때 우리의 정신적 지주였던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 그리고 킹 다이아몬드를 뒤이을
야심찬 롹 프로젝트를 해보고자 하여;

당시 큰맘먹고 샀다가 몇번 쳐보지도 않고 방구석에 쳐박아둔 야임마님의 일렉기타를 이용하여
작사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팀명부터 정했다.
가... 죽... 잠... 바...

씨바 졸라 죽이지 않나?
롹스타들의 패션의 절정은 무엇이던가...
할리 데이비슨, 청바지, 그리고 가죽잠바 아니던가...

여튼; 팀명은 그렇게 정했고
한 일주일만에 처음이자 마지막의 가죽잠바 1집 EP앨범을
수능 듣기평가테잎에 홈레코딩하였다;

당시 레코딩시 난관이 약간 있었다.
야임마님의 일렉기타로 레코딩한 첫번째 버전이 있었는데
모 친구가 갖고가서 듣다가 분실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다시 레코딩을 하게 되었다;

그때 일렉기타가 고장났었나 부러졌었나 해서
우리집에 굴러다니던 클래식기타를 들고와서
어쩔수 없이 어쿠스틱 버전으로 리레코딩을 하게 되었다.

지금 버전은 바로 두번째 버전이며
그 두 테잎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관계로
이젠 남은 것이라곤 이게 전부다.
우리 친구들 사이에선 전설이 되어버린;; 그런 음반 되겠다.





일단 닥치고;;

테잎 분실전 야임마님이 옮겨놓은 귀중한 앨범 속지 내용이 있길래
여기에 이렇게 옮겨 본다.


아오 쪽팔려;

여튼 가사의 파괴력 측면에서는 단연 살인수 감방이 최고인듯 하다;;






이쯤에서 들어보자.
타이틀곡 용/광/로.....






듣기평가테잎을 옮긴거라 음질이 좆구려서 ㅈㅅ;

십이년이 지난 지금도 친구들은 다들 용광로를 추억하며 즐거워한다;;
그만큼 이 곡이 개명곡이란 얘기인건가;; 아니면..;;;


몇가지 부연설명을 하자면...

가사가 상당히 무의미한것 같은데,
이건 바로 주다스 프리스트의 메틀 멜트다운이라는 곡의 가사 일부를 야임마님이 직역한 것인데
머.. 유치하고 어쩌고를 떠나서 이게 바로 락스피릿이라고 생각한다;;

코드는 고딩때 클래식기타로 연습하던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전주 4코드를 따서
그냥 곡 내내 써먹어 보았다;;

안타깝게 원치않은 어쿠스틱 버전이라 아쉽지만.. 머 아쉬운대로 들어보삼; 



마지막으로 나로 인해 이곡을 알게된 대학교 동아리 동기의 평을 한번 보자;;


스크랩 1에 주목;;ㅋ




원래 앨범;;에서 음원이 남아있는 곡은 용광로 뿐이고
02년도인가 파전집에서 라이브공연;을 했던 실황이 짤막하게나마 있어
이거라도 들어볼까 해서 올려본다.


"생일선물은 없어"




이때 동아리 후배 생일날 불러줘서 많은 환호;를 들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손발이 미친듯이 오그라든다.

차마 원곡 가사대로 부를 수 없어서 중간부분을 날려버린 클린버전;으로 불렀다;

이 곡 역시 킹 다이아몬드의 노 프레즌트 포 크리스마스 라는 곡의 오마쥬;;인데
후렴구의 코드진행은 아이언메이든의 더 넘버 오브 더 비스트의 솔로부분의 코드진행을 차용했다.
표절 아님;;





머... 

지금 드는 생각은 
참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

쪽팔린 것도 모르고
참 재밌게 잘 놀았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한동안 창작의 고통;으로 고뇌하다가 다들 군대를 갔고;;
제대후 마지막으로 02~03년쯤에 야임마님의 실제상황을 바탕으로  내가 가사를 쓰고 곡을 붙인
"교복 입고와" 라는 신곡을 발표했었는데...;;

야임마님에게 명예훼손 및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피해를 주었던 관계로
그룹 가죽잠바는 이후 공중분해 되었다;;;



이 곡은 음원이 있긴 한데
다시 들어보니 차마 포스팅을 할 수가 없어서
당시 올렸던 가사만 첨부해 본다.
 




어쨌거나 난 여전히 롹을 좋아한다.
손발이 오그라들던 기억들이여 영원하라.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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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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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6. 19. 03:10

1. 술을 다시 끊어야겠다.

-----------------------------
행여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로 인해 초면에 무척이나 황당하고 불쾌하셨을 그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글 올립니다.

주정부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전혀 못 믿으시겠지만 저 원래 그런놈 아닌데
돌이킬 수 없겠지만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


내나이 서른 둘... 
정말 오랜만에 길바닥에서 잤다.
아무런 기억도 없다. 참담하다.

술을 다시 끊어야겠다.
머 이젠 같이 술마셔줄 여자도 없잖어ㅋ




2. 한예종 다니는 친구의 말


한예종 영상원에 다니는 한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요즘의 한예종 사태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이 친구가 나름 소상하게 설명을 해주더라.

일차적으로는 한예종의 급성장에 위협을 느끼는 각 대학 연영과 교수들이 일종의 밥그릇이익단체인
문화미래포럼이라는 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한예종을 압박해 왔고
이명박 정권들어 좌빨 척결이라는 코드가 맞아떨어진 이들이 노무현한테 써먹은 방법 그대로
황지우 총장을 털었던 것이고, 이론수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명분을 들어 이론강의를 모두 폐지하면서
진보성향 인사들을 모두 퇴출시키고 향후에는 한예종을 사실상 분해하여 약화시키는 길로 나아가려는 듯 하다고 했다.

친구는 스스로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나, 어찌 예술에 있어서 이론없는 실기가 있을 수 있냐고 통탄을 했고, 한예종의 수업들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많은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말했으며, 이명박은 경제적인 가치로-이를테면 같은 국립인 영화아카데미와 한예종에 예산이 중복되는 것을 '절감'하려 하는 단순한 사고로 현재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보고인 한예종을 이렇게 쉽게 짓밟아버릴 수 있는지, 이들이 어찌 이리 잔인하고 무식한지에 대해 탄식을 금치 못했다. 나아가, 중대 연영과 출신이라는 유인촌이 그야말로 개새끼라며 그놈은 아무래도 미친놈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었다. (그는 부패한 사립대 연영과 교수들을 겪었다가 한예종에서 너무 깨끗하고 성실한 모습에서 몹시 놀랐다고 했다)

학생들이 학교를 살리기 위해 집단행동은 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원래 이쪽 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으로 하나씩 장애를 갖고 있어서;; 자기 분야에 있어서는 천재적일지는 몰라도 세상돌아가는 것은 바보에 가까울 정도로 전혀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자기 일 하며 생계를 이어가기에도 벅찬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아마 그렇게 되긴 힘들거라고 비관적으로 말했다. 다만 정부가 강경하게 학교를 짓밟게 될 경우,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대다수 학생들이 이를 보고 단체로 폭발하여 피를 부르게 되는 매우 비극적인 사태도 벌어질 수 있을거라고 조용히 말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영화하면서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 판에 왜 이런 일까지 생겨서 빡돌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가카와 유인촌이는 기본적으로 문화에 대한 인식이 없는 씹쌔끼들이며, 이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영화판을 더욱 개좆같이 만들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참고로 이친구는 조만간 입봉을 하게 될 것 같다는데, 연영과 다니며 영화판에 뛰어든 근 십년 넘게 생활은 전혀 변함이 없이 궁핍과 찌질의 연속이었으며 앞으로도 별반 도움이 안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으로 남긴 그의 명언은 '오래 버티는 놈한테 당할 자 없다' 였는데, 지금 생활고 및 격무에 떨어져나간 동기 선배 후배가 너무 많아 자기의 경쟁자 및 적;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다들 힘든가보다.
우리는 미친 세상을 살고 있다.
훗날 역사책에는 2008년과 2009년은 어떤 해였다고 기록이 될까.



3. 고향에 다녀오다

아버지 생신이 이번주인 관계로 올해들어 처음으로 시골에 내려갔다.
산골이라 그런지 새벽에 반팔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추웠다.

그곳은 작년 수해로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된지 일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제방은 한참 작업중이었다.
올해는 아직까지 비가 제대로 오지 않아 다행이지만 걱정이다.
4대강을 살릴 돈으로 이런것 좀 후딱후딱 처리하면 안되려나?

파헤친 강이 보인다. 오른편에 시골집이 보임

간지나는 향기의 밤나무


그곳 산에는 이상하게 옻나무하고 생강나무가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내가 옻나무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없어서 다행이긴 했지만
나중에 여러사람 고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린 생강나무. 잎을 비벼보면 생강냄새가 남.


옻나무. 이건 차마 못비벼보겠음;



할아버지 산소 주변에는 할미꽃과 노간주나무가 많이 자라 있었고
외할머니 산소 주변에는 인동초와 신나무가 눈에 띄었다.
향기로운 인동과 뽕잎이 없을때 누에에게 대신 먹였다는 신나무는
바로 옆동네이긴 하지만 우리동네에서는 많이 나지 않는 식물들이라 신기신기..

할미꽃. 꽃은 이미 피고 졌겠지.

신나무. 회색염료로 썼다고 하던데..


돌아오는 길에는 시커멓게 열린 오디를 미친듯이 따서
언젠가는 익을 술을 담갔다.

뽕나무와 오디


좀 징그러워보이네


어머니에게 사사받은 요리는 고춧잎 나물, 고사리나물, 취나물 등을 무치는 것을 배웠다.
나는 원래 식물을 좋아하는 따스한 봄햇살같은 남자ㅋ
잊지말았다가 다음에 한번 해먹어야겠다.

다음에 다시 내려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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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친구는 말했다. 올해 여섯번째 상을 치른다고.
때마침 같은 시기에 집중됐던 우리 친구 아버님 세 분의 상을 비롯하여
용산 참사,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그리고 어제 노무현 전대통령까지 무려 여섯분의 빈소에 다녀왔다고...


가슴이 에어진다.
그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가 전경들에게 가로막힌 채
분향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에 분통이 터진다.

신문지 위에서 절을 하는 내 자신이 우습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여
긴 한숨만 쉬어댔던 그날 밤이었다.


길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은 이렇게 더럽게 뿌려댄 만큼 그 응분의 댓가를 치루리라.


노무현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며 승부사로 불리던 그의 모습 그대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고 갔다.
그를 죽은 공명으로 만들어 산 명박을 쫓을 것인지,
아니면 처벌을 피해 죽은 비겁한 겁쟁이로 만들 것인지는
이제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그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를 존경하고 애도하고 추모한다.

낮은 곳에 서려 했기에 한번도 그의 뜻대로 하지 못했던,
그리고 그런 경멸과 비난을 감내해내며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상 전부와 싸우려 몸부림쳤던
고집센 한 정치인의 모습을
난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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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5월 16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5. 16. 04:47

1. 올해들어 상가집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시생 친구를 다시 상가집에서 만나게 되었다. 우리집에서 아침까지 술을 푸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언제부터인가 배후세력 및 초특급 울트라 빨갱이가 되어있었다. 작년 10월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집회를 나갔었다는 그의 말에 나는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고시폐인인 그의 모습은 비록 개돼지처럼 추레하였으나 그의 내면에 간직한 빛나는 지성과 뜨거운 열정은 촛불이라는 것의 존재와 의미를 이미 상실해버린 나에게 다시 한번 희망과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고맙다 그리고 부끄럽구나 친구야.

2 오이채가 급진전하고 있다. 오늘 냉채용으로 썬 8개의 오이채가 나름대로 적절한 두께와 모양으로 썰어져 무척이나 기뻤다. 핵심은 아마도 오른손목 스냅에서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참 둔해서인지는 몰라도 몇달을 안되던 것이 오늘 갑자기 되는 것을 깨달으니 한심하기도 한 한편으로 무척 행복한 기분이 들게 되었다. 냉동송이도 마찬가지. 다음단계는 편이다. 소라편을 뛰어넘어 전복편을 마스터하면 내가 칼판에서 모든 재료를 다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차차.. 당근 모양내어 깎기가 남아있는데.. 일단은 다음주부터 편썰기에 올인해야겠다.

3 얼마전 포스팅에서 테레사 수녀님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내게도 테레사 수녀님이 생기게 되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계기로 만나게 되어 몇번의 거론할 수 없는 우여곡절을 겪은 후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생을 새롭게 다시 출발하는 것 같아 설레고 기쁘고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 도대체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정인지 모르겠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4 10km 50분대 진입 성공. 금주는 3번의 경우로 인해 이미 깨어졌고, 이제는 수녀님과 주 1회 음주를 하며 편하게 살고 있다. 법은 어기라고 있는 것이다라고 정신승리 하면서 어쨌거나 오는 6월 7일에 있을 마라톤을 대비해 매일처럼 운동중이다. 몸무게가 58kg까지 떨어지다보니 이제는 복근이 막 느껴져서 놀랍기도 하다.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

5 한식조리사 실기준비는 아직도 미미한 단계. 내주 화요일부터 생활스케줄을 바꾸어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기로 했다. 그래야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더 박차를 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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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반성합니다.

저, 요즘 완전 매너리즘에 빠져있습니다.



그저 주어진, 해야하는 일만 하고

남는 시간을 아껴 내 것으로 만들려 하는 노력이 사라졌습니다.

어느새 그냥 시간 때우기나 하는 사람이 되버린 거죠.


어려운 칼질을 슬슬 피하려고 하니 전혀 다음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어설픈 후라이팬질이지만 처음엔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하던 것을

이젠 그것도 귀찮아서 안하려 합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순간 제 자신이 그렇게 병신같이 변해버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충 시간 때우고

대충 받는 만큼만 일하고...

그러면서도 박한 월급을 불평하기나 하는

그런 전형적인 못나가는 말단 직장인의 패턴을

여기에 와서도 어느새 그대로 적용하려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거면 왜 굳이 회사를 관두고 

힘들고 가오 안나는 이 일을 하게 되었을까요.

그건 결국 도피에 불과한 것임을 저는 지금도 애써 잊으려 하고 있는 것인가요.


그리고 그렇게 일에 쏟아야할 열정을

지금처럼 엉뚱한 곳에 쏟아부으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을까요.



이렇게 가면 조금씩은 늘어가기야 하겠죠.

이삼년 지나면 튀김으로, 혹은 식사장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대충 일하고 불평하며 지금처럼 일을 하다 보면

난 그냥 그런 아무것도 아닌 수많은 짱개들 중 하나로 늙어갈겁니다.



다시 한번 자신을 추스려 보겠습니다.

아직 올해는 2/3이 남아있네요.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노력하겠습니다.

그 성과가 결과적으로는 제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제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테니까요.


다시 한번 반성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했듯, 술을 끊었듯,

그렇게 다시 자신을 추스려서 뛰어보겠습니다.

달라진 모습을 스스로에게 확인시켜주겠습니다.


저는 반성합니다.

그리고 계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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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Q. 하윤씨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나?
A. 모 노래 제목처럼 별일 없이 살고 있다. 




Q. 그러면 이런 인터뷰 할 필요가 없을텐데
A. 미안. 그냥 심심해서 이렇게 써보고 싶었다. 좀 봐주면 안되나? 

Q. 알겠다. 얼마전 손 잘라먹은 것을 비롯해서 병신된 건 여전한가?
A. 일곱바늘 꿰맨 보람이 있어 잘 달라붙었다. 이젠 가게에서 민폐 안끼치고 일 잘하고 있다.
    나머지 질병들은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나아져 버틸만 하다.
    그렇다. 난 이제 더이상 애자가 아니다.

Q. 다행이다. 요즘 조깅을 한다면서?
A. 매일 탄천변을 뛴다. 여기 서현에서는 위로 갈때는 태평, 아래로는 서울대병원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잡고 뛴다. 10km정도 될 듯 하다.
   
Q. 그 많은 운동 중에서 굳이 조깅을 하는 이유는 뭔가?

A. 일단 돈이 안든다. 등산은 시간문제를 비롯, 교통비 및 처먹는데 돈이 많이 들어 당분간 접기로 했다.
    무엇보다 등산용품 지름신이 강림할까봐 겁이 난 것도 있다.
    두번째는 일하는데 체력이 점점 딸리는 것 같아서 체력보강을 위해 하고 있다.

Q. 조깅을 하면서 좋아진 점은?
A. 첫째로는 술을 끊은지 지금 석달이 다 되었는데, 뛰면 간절하던 술생각이 덜난다. 
    둘째, 운동후 보리차에 삶은 계란을 먹으니 밤에 하던 군것질을 안하게 된다.
    셋째, 하체힘이 계속 좋아지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고 있다.

Q. 당신은 하체힘 좋아져 봐야 정작 쓸 데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A. 슬프지만 사실이다. 조깅의 가장 큰 이유가 욕정을 억누르기 위해 운동을 하는 고딩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한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잊기 위해 오는 유월 칠일에 파주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Q. 눈물난다. 다른 관심사는 무엇인가?
A. 요즘 심심풀이로 합창 편곡을 하고 있는데 생각같이 안된다.
    원래 실력도 없지만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를 추억할 단초를 놓고 싶지 않아서 짬짬이 하고 있다.
    하나 더 있다면 조리사 실기시험 준비인데, 중식은 하반기에 하고, 먼저 한식을 수시로 보려고 한다.
    나도 자격증좀 가져보려고. 요즘은 자격증 시대라면서?

Q. 가능성은 그리 높진 않겠지만 건투를 빈다. 요즘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A. 숙소 컴퓨터를 쭝궈런들에게 점령당했다.  QQ메신저랑 PPS플레이어를 설치해줬더니
    매번 마누라하고 화상채팅에 야오밍 경기 보느라 컴 주인인 나는 정작 할 시간이 없다. 슬프다.

Q. 대책은 있나?
A. 그들에게서 매월 인터넷 사용료를 이만원씩 받고 있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Q. 중국놈들에게 돈을 뜯다니 대단하다. 요리실력은 많이 늘었나?
A. 짬짬이 볶음밥과 짬뽕을 연습중인데 역시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천지차이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칼질은 지금 정체기에 빠져있다. 크기가 똑같이 나오는 냉채용 오이채와 네쪽씩 균일하게 나오는
    전복편은 과연 내겐 이룰 수 없는 꿈이란 말인가. 좀 답답하고 짜증난다.



Q. 많이 해본놈이 제일 잘한다더라. 많이 연습해라. 근래 맛있게 먹은게 있는가?
A. 중국애가 해준 즈란 깐풍기가 맛있었다. 닭튀김에 고추가루와 즈란을 기름에 볶아 간을해서
    버무려 나오는 깐풍기인데 즈란 특유의 이국적인 향기가 매력적이었다.
    하나 더 있다면 어머니가 보내주신 청국장이다. 김치 대충 썰어놓고 끓여도 천상의 맛이더라.

Q. 가만히 보니 냄새가 지독한 것들만 좋아하는 듯 하다.
A. 실제로 요리를 하게 되면서 향신료에 더욱 관심이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지난번에 바질과 월계수잎을 사서 집에 갖다놓았는데 고기살 돈이 없어서 못써먹고 있다. 아쉽다. 

Q. 우울하다. 여자는 언제까지 없을 것 같나?
A. 까놓고 말해서 한달에 백오십도 안되는 돈을 받으며 일하는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하류인생이다.
    고로 테레사 수녀님이 아니고서야 나를 사귀어 줄 분은 없다. 아마 향후 1,2년간은 없지 않을까?

Q. 그럼 대책은 있나?
A. 마라톤을 하며 욕정을 억누르며 살 것이다.

Q. 알겠다. 눈물나서 더는 못하겠다. 그만 하자. 
A. 나도 슬프다. 이젠 손가락이 나아서 포스팅도 종종 할 수 있을 듯 하다. 다음에 보자고 흑.

Q. 근데.. 킹다이아몬드 리뷰 안할거임?
A. 그놈의 조깅이 문제다. 체력 돌아오면 퍼펫 마스터 리뷰 올리겠심.




어쨌거나 봄이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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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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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없음 나 죽어..




휴.. 블로깅도 정말 간만이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긴 했는데 그건 아래에다 쓰겠음.

보름정도 못쉬고 일을 해서인지 체력이 참 후달린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요즘이다.

여튼.. 매우 피곤하여 단게 무척 땡기길래 며칠전 일 끝나고 31가지 아슈크림을 판다는 가게에 가서 파인트를 사서 혼자서 다 아구아구 무식하게 먹었었다.
참고로.. 내 양 팔뚝에는 오돌도돌 두드러기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게 면판하면서 생긴거다.
면반죽을 할때 소다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게 피부에 닿으면 발진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나보더라고.
여튼 면을 밀지 않으니 한동안 이 두드러기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이번에 31가지 아이스크림을 무식하게 먹고 났더니 세상에...
그 두드러기가 빠알갛게 꽃이 피어버린거다.
근질근질하고 따끔거리는게 덜컥 겁이 나더라.
내 몸이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나보다. 그 이후 술과 커피에 이어 아이스크림도 안먹고 있음;

여튼 친구 말대로 이제 입에만 좋은 음식은 먹지 말아야겠다.



아아.. 내겐 진통제가 필요해...


요즘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를 보시고 아니면 패스..




여튼.. 애자라이프는 힘들기만 하다.

요즘 무릎이 진정된 것 같아 마트에서 싸구려 츄리닝도 한벌 사고 밑창이 다 달은 단화 대신에 삼디다스 조깅화도 사신고 다시 뛰었는데, 결국 무릎이 다시 아파져서;;; 왼쪽무릎에 아대를 했다;; 씨발 내가 무슨 스포츠맨도 아니고;;

어휴... 이젠 내게 무슨 질병이 들이닥칠지 이젠 좀 무섭다. 

주다스 할배들의 노래를 진통제 삼아 오늘 밤을 버텨보자..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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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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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3. 16. 01:53
1. 영화 '낯술'

얘길 들어보니 감독혼자서 연출,각본,편집,음악,미술 등등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보름동안 천만원으로 찍은 영화라고 한다.
분당서 광역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이 평화방송 앞인지라 중앙시네마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친구들과 만나기 전 시간이 남아서 빌리왈왈님이 추천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미친듯이 배잡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년간 본 한국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최고의 대사는 뭐니뭐니 해도 극중 난희의 '개새끼.. 좆같은 새끼.. 좆도 작은 새끼가..'
주인공의 메아리로 울려퍼지는 '야이 씨발년아(씨발년아... 씨발년아... 씨발년아... )' 였다;

술자리에서 하는 약속들은 참으로 헛되고 헛되기만 하다.
지난 길고 길었던 대학시절의 개판 술자리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

그러고 보니 금주한지도 어느새 50일을 넘겼네 히히;




2. 조깅

중국친구 위휘;와 함께 간만에 조깅을 했다.
여기가 참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예요. 바로 옆에 탄천이 흐르고 있으니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운동할 수 있는데
겨울내내 춥다고 숙소에만 짱박혀 있었으니 참...;

한시간 반동안 서현에서 분당정보고?까지 왕복으로 뛰고 가볍게 운동을 했는데
간만에 몸이 풀리니 정말 날아갈 것 같더라.

한가지 느낀점은.. 달고 나간 mp3의 음악이 축축 쳐지는 스웨디쉬팝;;들이라
뛰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많았다.
방구석에서 혹은 오고갈때 들으면 그렇게 좋던 말랑말랑한 노래들이
운동할때는 오히려 늘어지게 만드는 것이 참..
압권은 두번째달과 언니네 이발관이었던 것 같다. 이거 듣고 있자니 숨이 턱턱 막히더라;

음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이제 한동안 뜸했던 록;음악들을 엠피삼에 채워 락심을 다시 불태워야겠다.




3. 이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왜 다진마늘을 쓰지 않고 귀찮게 통마늘을 들여와 5kg씩 칼로 다져댈까?
다진 마늘이 비싸서? 쌍칼로 말발굽소리를 내려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건 오른손 스냅을 익히기 위한 연습이었던 거였다.

드라마 대장금에 보면
'아씨발 잣에 솔잎끼는거 정말 잣같네연 짬딸린다고 맨날 이런거만 시켜 ㅅㅂ'하면서 불평하는 장금이에게 필생의 라이벌 금영이가 '야 이년아 요리하는 년이 손의 감각이 좋아야 할거 아냐. 이건 손의 감각을 익히라고 시키는거야 좆도 모르는 썅뇬이 말이 많어 닥치고 해 난 눈감고도 낄 수 있음ㅇㅇ' 하는 대목이 있었던 것 같다.(물론 대사는 이렇지 않다능;)

세상일에는 다 단계와 그에 맞는 이유가 있다. 단기속성은 어딘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나는 어찌보면 남들에 비해 일종의 단기속성으로 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 아직도 기본기가 미숙하지만
항상 기본기에 충실하려는 마음으로 일을 해나가렵니다.


여튼... 그렇다고... 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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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쭝궈런 위휘;의 mp3 중에서. 영화ost라는 것 같은데 자세한건 알아서 확인하셈;)

작년 삼월 육일부터 출근했었고
그간 참 수많은 일들로 지지고 볶고 생난리를 쳐왔었는데
어쨌거나 일년이 되었다.
시간 참 금방 흘러간다.

무겁고 어색하기만 하던 중식도가 이젠 일반칼보다 더욱 익숙해졌고
잘 벼린 칼로 칼질을 할 때의 뿌듯한 쾌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오이편을 삼단으로 얹어 채를 썰 때, 파 열단을 한번에 썰 때의 그 기묘한 감각을 알게 되었으며
하수구 청소와 기름때 제거가 이제는 면도처럼 지겨운 일상이 되었고
손가락 끝에서 솟구치는 붉은 피에도 대충 손가락골무끼고 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며

결국에는 머리와 몸이 함께 깨닫고 익숙해져야만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다시 한번 세상일에는 단기 속성코스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달까..

하지만 좋은 일만 있으리오..
매일 주방장에게 듣는 잔소리 및 폭언;은 아직도 혈압상승의 가장 큰 요소이고
주말마다 몰려드는 손님을 치르는 것은 언제나 지긋지긋하다.

후라이팬 돌리기의 기본인 볶음밥도 어려워 밥알은 사방으로 튀고
손 놓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면반죽의 비율이 벌써부터 아리까리 하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잊지 말아야 할 것도 많은데
머리는 쉽게 잊어버리고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고...

그렇지만 돌아보면 참 많이 늘긴 했다.
어쨌거나 장하다.

요즘 가끔씩 내 능력이 이 것 밖에 안되나 하는 회의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옆에서 내 과정을 이미 겪었던 선배들이 해주는 조언 덕분에
어찌저찌 잘 균형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이 곳에 입사하던 시점과 지금을 외적인 결과로 돌아보자면

월급은 무려 30만원 상승-_-v (이전 다니던 회사와는 비교하지 말자.. -_ㅠ)
몸무게는 무려 8kg 감량-_-v (이제 자신있게 옷을 입 수 있어염;)
발바닥 굳은살은 200% 증가 ㅠ_ㅠ

그리고 여친은 여전히 없음; 슈ㅣ발;;


문득 드는 생각은
학창시절 수학공부를 열심히 해둘 걸 하는 것이었으니..

나, 기본적으로 수학적인 사고능력이 몹시 약하다 보니
재고 파악, 입출고부터 해서 레시피의 비율조정,
재료의 재단과 주문을 쳐내는 순서까지
내 업무의 모든 것들이 수학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것들이니
주먹구구식으로 살아온 그동안의 내 삶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음.



여튼 잘 해왔다.
지옥같던 작년 5월과 12월을 무사히 넘겼으니
올해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보이지 않게 커갈 것이로다.
힘내자!!



※근황

-금주는 대략 37일째인 듯.. 요즘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것을 먹을 때 마다 술이 심히 꼴림;

-인터파크에서 책 8권 주문. 한방엔 다 읽을 자신은 없고 살살 읽어보자.

-어느 순간 잡생각을 하던 도중, 명색이 요리사란게 김치 하나 제대로 못 담그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낯이 뜨거워지더라; 조만간 숙소에서 나박김치라도 담궈먹을 생각임;
  성공할지 못할지는 한번 시도해 보고나서..ㅋ

-발바닥 굳은살이 심해져 당분간 등산은 잠정적으로 중단. 평지 걷는 것도 아파 죽겠심;;
  4월에 짬나면 병가 내고 레이저로 한번 지질까도 고려중;

-마지막으로 컴퓨터 조립후기. 후우.......
 
 앞으로 슬림케이스 사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_-^ 


여튼 오늘의 일기는 여기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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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2월 17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2. 17. 01:07
정말 오랜만에 인터넷 접속.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1. 컴퓨터 고장

근 한달여의 시간동안 여기저기서 구해와 힘겹게 숙소에 설치했던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켰다.
빌리왈왈님께서 정성스레 손봐서 건네준 본체였는데 갑자기 먹통이 되더라.
파워 문제인가 해서 가게에서 파워를 사다가 갈아보았으나 여전히 감감 무소식.

어쩔수 없이 5천원을 주고 컴터가게에 진료를 맡겼더니 메인보드가 나갔다고 한다.
이게 요즘 생산이 거의 끊긴 디댤1 램을 써야하는 메인보드인지라 비싼 메인보드값을 치르고 메인보드를 가느니 차라리 새로 컴을 장만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집에서 옮겨온 열편 정도의 야동으로 인해 중국애들의 야동공급처로 활약했던 컴이 망가지고 나니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마치고 올라와 컴퓨터를 켰다가 먹통이 된 컴퓨터를 확인하고서는
아쉬움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중국애들의 모습이 안타깝긴 했지만 별 수 있나...;

조만간 부품을 사다가 대충 조립해봐야겠다.



#2. 금주 18일차

술 안먹어도 전혀 금단증상이나 뭐 이런것은 전혀 없더라.
일단은 내가 알콜중독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많이 기뻤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만난 대학 동기가 반색을 하며 환영하는 것을 보며
지난 살아온 삶에 대해 많은 부끄러움과 회한이 잠시 스쳐가기도 했었다.
이 친구는 술에 취해 쓰러진 나를 여러번 재워주기도 데려다주기도 했던
실질적인 생명의 은인중 한명이었거든.

얼마전 비가 내리던 날, 파전에 막걸리 한잔이 무척 땡기긴 했는데,
그건 어찌보면 지난 술자리에서의 추억이 그리운 것이지 술이 그리운 건 아닌 듯 하다.
여기 시스템은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닌지라
별 일 없다면 술자리에서 사이다 마시면서 쭈욱 버텨보련다.



#3. 약간의 독후감

1)마이너리그-은희경
-여자가 쓴 남자이야기라는 것이 티가 나서 쵸큼 아쉬웠음. 간명하고 유쾌한 풍자가 매력적.
-극중 화자처럼 내가 말수가 적은 이유는 모르는 것에 대해 안떠벌리면 중간은 가기 때문인듯
-삼류로 태어난 이들이 삼류인생을 사는 방법. 그들은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알았지만 오를 수 없음을 알고 자포자기했던 것일까?
-격동의 현대사를 아무런 고민없이 거쳐가며 천천히 속물이 되어가는 과정. 그건 나도 당신도 그닥 차이는 없을 듯.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그렇다면... 속물이 되더라도 실천하는 속물이 되자. 이건 성공적인 개혁만큼 어려운거겠지?
-허세에 관한 쪽팔림. 이거 나중에 잊지 못하는 추억이 된다. 이 책 읽다가 나의 허세에 대한 쪽팔림이
  무의식 저아래 있던게 스멀스멀 기어올라 몸에 소름이 다 돋았음. 용서해줘 얘들아.

2)대한민국사-한홍구
-이런 책이 교과서로 채택되어야 되는데 말이야.. 힘 닿는대로 차차 다 사모아야겠다.
-친일청산에 대해 미온적 혹은 적대적인 입장을 보이는 노동자 혹은 서민들의 사고는 어떤 구조로 작동되는 것일까? 어떻게 생각하면 친일행위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원죄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경제발전의 역군이라는 면죄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죄사함을 받은 어린양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포스트모던이라는 말도 이미 시들해진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전근대적인 구태와 근대적인 행동양식속에서 초-현대적인 환경 속에서 다만 생존을 위해 달려가는 것 뿐.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걸어온 길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터인데
-우리가 가는 길이 역사라던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현재를 살아가며 과거와 대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3)촌놈들의 제국주의-우석훈
-번뜩이는 통찰력과 재치에 깜짝깜짝 놀란다. 제목센스 우왕ㅋ굳ㅋ
-이천년대 들어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는 다이내믹 코리언들의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대학시절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논쟁을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설득력있는 요지는 단 하나뿐. '돈이 되니까'
-동북아 삼국의 제국주의 쟁탈전의 서막은 이미 시작된 듯. 명박님은 어쩌시려나 모르겠다.

4)나쁜 사마리아인-장하준
-초딩때 읽었던 소설 '비밀일기'가 기억났다. 그 소설 중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모임이 등장하기도 하고. 대처정권하 실업과 불황, 그에 이어진 가정불화등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매일 딸잡고 좆크기 재는데 여념이 없던 주인공이 생각났다. 이건 걍 여담이긴 하나 그때 영국의 시대상황이나 지금 우리의 모습이나 그닥 별 차이는 없는 듯.
-나름 경제학 서적이라 정연한 논거와 풍부한 자료로 읽는 이들을 압도한다. 신자유주의 신화의 진실에 대한 신랄한 통박이 압권이다.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 굴복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의 향방에 더욱더 관심을 쏟게 됨. 그리고 오바마는 과연 미국을 케인지언 정책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인가 몹시 궁금해짐   
 
 




어쨌거나 뭔가 의미있는 포스팅을 할 체력도 여건도 안되니
그냥 살아있다는 것만 표시하려 이렇게 글을 올려본다.
그래... 나 아직 살아있지롱 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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