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하윤씨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나?
A. 모 노래 제목처럼 별일 없이 살고 있다. 




Q. 그러면 이런 인터뷰 할 필요가 없을텐데
A. 미안. 그냥 심심해서 이렇게 써보고 싶었다. 좀 봐주면 안되나? 

Q. 알겠다. 얼마전 손 잘라먹은 것을 비롯해서 병신된 건 여전한가?
A. 일곱바늘 꿰맨 보람이 있어 잘 달라붙었다. 이젠 가게에서 민폐 안끼치고 일 잘하고 있다.
    나머지 질병들은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나아져 버틸만 하다.
    그렇다. 난 이제 더이상 애자가 아니다.

Q. 다행이다. 요즘 조깅을 한다면서?
A. 매일 탄천변을 뛴다. 여기 서현에서는 위로 갈때는 태평, 아래로는 서울대병원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잡고 뛴다. 10km정도 될 듯 하다.
   
Q. 그 많은 운동 중에서 굳이 조깅을 하는 이유는 뭔가?

A. 일단 돈이 안든다. 등산은 시간문제를 비롯, 교통비 및 처먹는데 돈이 많이 들어 당분간 접기로 했다.
    무엇보다 등산용품 지름신이 강림할까봐 겁이 난 것도 있다.
    두번째는 일하는데 체력이 점점 딸리는 것 같아서 체력보강을 위해 하고 있다.

Q. 조깅을 하면서 좋아진 점은?
A. 첫째로는 술을 끊은지 지금 석달이 다 되었는데, 뛰면 간절하던 술생각이 덜난다. 
    둘째, 운동후 보리차에 삶은 계란을 먹으니 밤에 하던 군것질을 안하게 된다.
    셋째, 하체힘이 계속 좋아지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고 있다.

Q. 당신은 하체힘 좋아져 봐야 정작 쓸 데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A. 슬프지만 사실이다. 조깅의 가장 큰 이유가 욕정을 억누르기 위해 운동을 하는 고딩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한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잊기 위해 오는 유월 칠일에 파주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Q. 눈물난다. 다른 관심사는 무엇인가?
A. 요즘 심심풀이로 합창 편곡을 하고 있는데 생각같이 안된다.
    원래 실력도 없지만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를 추억할 단초를 놓고 싶지 않아서 짬짬이 하고 있다.
    하나 더 있다면 조리사 실기시험 준비인데, 중식은 하반기에 하고, 먼저 한식을 수시로 보려고 한다.
    나도 자격증좀 가져보려고. 요즘은 자격증 시대라면서?

Q. 가능성은 그리 높진 않겠지만 건투를 빈다. 요즘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A. 숙소 컴퓨터를 쭝궈런들에게 점령당했다.  QQ메신저랑 PPS플레이어를 설치해줬더니
    매번 마누라하고 화상채팅에 야오밍 경기 보느라 컴 주인인 나는 정작 할 시간이 없다. 슬프다.

Q. 대책은 있나?
A. 그들에게서 매월 인터넷 사용료를 이만원씩 받고 있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Q. 중국놈들에게 돈을 뜯다니 대단하다. 요리실력은 많이 늘었나?
A. 짬짬이 볶음밥과 짬뽕을 연습중인데 역시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천지차이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칼질은 지금 정체기에 빠져있다. 크기가 똑같이 나오는 냉채용 오이채와 네쪽씩 균일하게 나오는
    전복편은 과연 내겐 이룰 수 없는 꿈이란 말인가. 좀 답답하고 짜증난다.



Q. 많이 해본놈이 제일 잘한다더라. 많이 연습해라. 근래 맛있게 먹은게 있는가?
A. 중국애가 해준 즈란 깐풍기가 맛있었다. 닭튀김에 고추가루와 즈란을 기름에 볶아 간을해서
    버무려 나오는 깐풍기인데 즈란 특유의 이국적인 향기가 매력적이었다.
    하나 더 있다면 어머니가 보내주신 청국장이다. 김치 대충 썰어놓고 끓여도 천상의 맛이더라.

Q. 가만히 보니 냄새가 지독한 것들만 좋아하는 듯 하다.
A. 실제로 요리를 하게 되면서 향신료에 더욱 관심이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지난번에 바질과 월계수잎을 사서 집에 갖다놓았는데 고기살 돈이 없어서 못써먹고 있다. 아쉽다. 

Q. 우울하다. 여자는 언제까지 없을 것 같나?
A. 까놓고 말해서 한달에 백오십도 안되는 돈을 받으며 일하는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하류인생이다.
    고로 테레사 수녀님이 아니고서야 나를 사귀어 줄 분은 없다. 아마 향후 1,2년간은 없지 않을까?

Q. 그럼 대책은 있나?
A. 마라톤을 하며 욕정을 억누르며 살 것이다.

Q. 알겠다. 눈물나서 더는 못하겠다. 그만 하자. 
A. 나도 슬프다. 이젠 손가락이 나아서 포스팅도 종종 할 수 있을 듯 하다. 다음에 보자고 흑.

Q. 근데.. 킹다이아몬드 리뷰 안할거임?
A. 그놈의 조깅이 문제다. 체력 돌아오면 퍼펫 마스터 리뷰 올리겠심.




어쨌거나 봄이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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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약없음 나 죽어..




휴.. 블로깅도 정말 간만이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긴 했는데 그건 아래에다 쓰겠음.

보름정도 못쉬고 일을 해서인지 체력이 참 후달린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요즘이다.

여튼.. 매우 피곤하여 단게 무척 땡기길래 며칠전 일 끝나고 31가지 아슈크림을 판다는 가게에 가서 파인트를 사서 혼자서 다 아구아구 무식하게 먹었었다.
참고로.. 내 양 팔뚝에는 오돌도돌 두드러기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게 면판하면서 생긴거다.
면반죽을 할때 소다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게 피부에 닿으면 발진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나보더라고.
여튼 면을 밀지 않으니 한동안 이 두드러기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이번에 31가지 아이스크림을 무식하게 먹고 났더니 세상에...
그 두드러기가 빠알갛게 꽃이 피어버린거다.
근질근질하고 따끔거리는게 덜컥 겁이 나더라.
내 몸이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나보다. 그 이후 술과 커피에 이어 아이스크림도 안먹고 있음;

여튼 친구 말대로 이제 입에만 좋은 음식은 먹지 말아야겠다.



아아.. 내겐 진통제가 필요해...


요즘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를 보시고 아니면 패스..




여튼.. 애자라이프는 힘들기만 하다.

요즘 무릎이 진정된 것 같아 마트에서 싸구려 츄리닝도 한벌 사고 밑창이 다 달은 단화 대신에 삼디다스 조깅화도 사신고 다시 뛰었는데, 결국 무릎이 다시 아파져서;;; 왼쪽무릎에 아대를 했다;; 씨발 내가 무슨 스포츠맨도 아니고;;

어휴... 이젠 내게 무슨 질병이 들이닥칠지 이젠 좀 무섭다. 

주다스 할배들의 노래를 진통제 삼아 오늘 밤을 버텨보자..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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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3월 20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3. 16. 01:53
1. 영화 '낯술'

얘길 들어보니 감독혼자서 연출,각본,편집,음악,미술 등등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보름동안 천만원으로 찍은 영화라고 한다.
분당서 광역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이 평화방송 앞인지라 중앙시네마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친구들과 만나기 전 시간이 남아서 빌리왈왈님이 추천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미친듯이 배잡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년간 본 한국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최고의 대사는 뭐니뭐니 해도 극중 난희의 '개새끼.. 좆같은 새끼.. 좆도 작은 새끼가..'
주인공의 메아리로 울려퍼지는 '야이 씨발년아(씨발년아... 씨발년아... 씨발년아... )' 였다;

술자리에서 하는 약속들은 참으로 헛되고 헛되기만 하다.
지난 길고 길었던 대학시절의 개판 술자리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

그러고 보니 금주한지도 어느새 50일을 넘겼네 히히;




2. 조깅

중국친구 위휘;와 함께 간만에 조깅을 했다.
여기가 참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예요. 바로 옆에 탄천이 흐르고 있으니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운동할 수 있는데
겨울내내 춥다고 숙소에만 짱박혀 있었으니 참...;

한시간 반동안 서현에서 분당정보고?까지 왕복으로 뛰고 가볍게 운동을 했는데
간만에 몸이 풀리니 정말 날아갈 것 같더라.

한가지 느낀점은.. 달고 나간 mp3의 음악이 축축 쳐지는 스웨디쉬팝;;들이라
뛰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많았다.
방구석에서 혹은 오고갈때 들으면 그렇게 좋던 말랑말랑한 노래들이
운동할때는 오히려 늘어지게 만드는 것이 참..
압권은 두번째달과 언니네 이발관이었던 것 같다. 이거 듣고 있자니 숨이 턱턱 막히더라;

음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이제 한동안 뜸했던 록;음악들을 엠피삼에 채워 락심을 다시 불태워야겠다.




3. 이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왜 다진마늘을 쓰지 않고 귀찮게 통마늘을 들여와 5kg씩 칼로 다져댈까?
다진 마늘이 비싸서? 쌍칼로 말발굽소리를 내려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건 오른손 스냅을 익히기 위한 연습이었던 거였다.

드라마 대장금에 보면
'아씨발 잣에 솔잎끼는거 정말 잣같네연 짬딸린다고 맨날 이런거만 시켜 ㅅㅂ'하면서 불평하는 장금이에게 필생의 라이벌 금영이가 '야 이년아 요리하는 년이 손의 감각이 좋아야 할거 아냐. 이건 손의 감각을 익히라고 시키는거야 좆도 모르는 썅뇬이 말이 많어 닥치고 해 난 눈감고도 낄 수 있음ㅇㅇ' 하는 대목이 있었던 것 같다.(물론 대사는 이렇지 않다능;)

세상일에는 다 단계와 그에 맞는 이유가 있다. 단기속성은 어딘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나는 어찌보면 남들에 비해 일종의 단기속성으로 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 아직도 기본기가 미숙하지만
항상 기본기에 충실하려는 마음으로 일을 해나가렵니다.


여튼... 그렇다고... 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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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쭝궈런 위휘;의 mp3 중에서. 영화ost라는 것 같은데 자세한건 알아서 확인하셈;)

작년 삼월 육일부터 출근했었고
그간 참 수많은 일들로 지지고 볶고 생난리를 쳐왔었는데
어쨌거나 일년이 되었다.
시간 참 금방 흘러간다.

무겁고 어색하기만 하던 중식도가 이젠 일반칼보다 더욱 익숙해졌고
잘 벼린 칼로 칼질을 할 때의 뿌듯한 쾌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오이편을 삼단으로 얹어 채를 썰 때, 파 열단을 한번에 썰 때의 그 기묘한 감각을 알게 되었으며
하수구 청소와 기름때 제거가 이제는 면도처럼 지겨운 일상이 되었고
손가락 끝에서 솟구치는 붉은 피에도 대충 손가락골무끼고 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며

결국에는 머리와 몸이 함께 깨닫고 익숙해져야만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다시 한번 세상일에는 단기 속성코스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달까..

하지만 좋은 일만 있으리오..
매일 주방장에게 듣는 잔소리 및 폭언;은 아직도 혈압상승의 가장 큰 요소이고
주말마다 몰려드는 손님을 치르는 것은 언제나 지긋지긋하다.

후라이팬 돌리기의 기본인 볶음밥도 어려워 밥알은 사방으로 튀고
손 놓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면반죽의 비율이 벌써부터 아리까리 하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잊지 말아야 할 것도 많은데
머리는 쉽게 잊어버리고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고...

그렇지만 돌아보면 참 많이 늘긴 했다.
어쨌거나 장하다.

요즘 가끔씩 내 능력이 이 것 밖에 안되나 하는 회의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옆에서 내 과정을 이미 겪었던 선배들이 해주는 조언 덕분에
어찌저찌 잘 균형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이 곳에 입사하던 시점과 지금을 외적인 결과로 돌아보자면

월급은 무려 30만원 상승-_-v (이전 다니던 회사와는 비교하지 말자.. -_ㅠ)
몸무게는 무려 8kg 감량-_-v (이제 자신있게 옷을 입 수 있어염;)
발바닥 굳은살은 200% 증가 ㅠ_ㅠ

그리고 여친은 여전히 없음; 슈ㅣ발;;


문득 드는 생각은
학창시절 수학공부를 열심히 해둘 걸 하는 것이었으니..

나, 기본적으로 수학적인 사고능력이 몹시 약하다 보니
재고 파악, 입출고부터 해서 레시피의 비율조정,
재료의 재단과 주문을 쳐내는 순서까지
내 업무의 모든 것들이 수학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것들이니
주먹구구식으로 살아온 그동안의 내 삶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음.



여튼 잘 해왔다.
지옥같던 작년 5월과 12월을 무사히 넘겼으니
올해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보이지 않게 커갈 것이로다.
힘내자!!



※근황

-금주는 대략 37일째인 듯.. 요즘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것을 먹을 때 마다 술이 심히 꼴림;

-인터파크에서 책 8권 주문. 한방엔 다 읽을 자신은 없고 살살 읽어보자.

-어느 순간 잡생각을 하던 도중, 명색이 요리사란게 김치 하나 제대로 못 담그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낯이 뜨거워지더라; 조만간 숙소에서 나박김치라도 담궈먹을 생각임;
  성공할지 못할지는 한번 시도해 보고나서..ㅋ

-발바닥 굳은살이 심해져 당분간 등산은 잠정적으로 중단. 평지 걷는 것도 아파 죽겠심;;
  4월에 짬나면 병가 내고 레이저로 한번 지질까도 고려중;

-마지막으로 컴퓨터 조립후기. 후우.......
 
 앞으로 슬림케이스 사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_-^ 


여튼 오늘의 일기는 여기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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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어느새 삼월이다.
봄이 오려는지 황사때문에 눈깔이 따끔거리고 아픈데 
날씨는 여전히 춥고.. 

맘에 여유가 없는 탓일까 몸이 피곤해서일까..
요즘은 도통 포스팅을 못하겠다.

금토일 사흘동안 무려 이천만원어치를 팔아대자니 몸뚱이가 말이 아니다 시발..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이렇게 바쁜것에 오히려 감사해야겠지 에효효..


어쨌거나 닥치고 포스팅~

당대 레전드들이 모인 추억의 사진; 내일은 늦으리 류의 빅공연 전에 찍은 듯?





1992년 여름...
대한민국 가요계가 발칵 뒤집어졌던,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때가 아니었던가 싶다.

혹시나 해서 검색포털을 뒤져보았다.
92년 3월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 6월 넥스트 1집이, 8월에는 공일오비 3집이 발매되었다.
93년 4월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2집이, 6월에는 듀스 1집이, 그리고 12월에 듀스 2집이 발매되었구나.

역시..


어쩌면 참으로 행복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감수성 풍부하던 좆중딩시절, 당대 거장들의 탄생과 활약상을 지켜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 지금으로부터 17년전; 당시의 상황을 한번 돌아보러 가자.

이때 내가 중학교 2학년때였다. 그러고 보니 내가 내돈주고 앨범을 첨으로 샀던 것도 이때였다.
이후 군대가기 전까지 용돈의 거진 절반은 레코드 가게에 갖다박았었는데ㅋ

그때 첨 산 음반은 공일오비 2집이었다.
졸라 구린 자켓에다가 한쪽 구석탱이에 '쎄컨드 에피쏘드'라고 영어로 적혀 있었다.
듣고서 존내 개감동했다;





'이젠 안녕', '친구와 연인', 'H에게', '변해간 세월속에서' 등이 수록된 명반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발라드였는데 그리 감동한 이유는
당시에는 그 것이 졸라 신선했었고
또한 한 학벌하는 3인방들이 졸라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씨발... 공부도 잘하는 것들이 노래도 잘만드네...???

특히 조낸 애절을 넘어 처절하기까지한 정석원의 가사와 멜로디,
한창때 모 여드름약 광고까지 탔던 장호일의 되도 않는 후까시가 많이 어필했던 것 같다.
특히 랩이랍시고 들고 나온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상당히 인기 좋았다.

'친구와 연인' 덕에 나는 윤종신 옵빠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깐족대는 컨셉의 예능인으로 변했다지만 당시에는 졸라 신선한 미소년? 비스무리한 인물였다.
특히 그 간드러지는 미성은 닭살과 함께 매우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윤종신은 2집 이후 3집부터 변성기가 왔는지 목소리가 걸걸해져버렸지만 그래도 좋더라.

그러고 보니 당시 정석원, 이승환, 김현철, 윤상, 유영석 등등의 싱어송라이터 무리들이 졸라 큰 인기를 몰았었지.
정석원은 유에스에이로 병역기피성 도피를 했었다던데.. 거참... 아르헨티나로 날랐던 이현도는 안미운데 정석원만 왜이리 미운 것은 어찌된 일일까; 솔직히 말하면 정석원은 공일오비 4집부터 급실망을 해서 공일오비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게 한 사람이었다. 제작년쯤 발매된 앨범에서도 그의 귀신처럼 트렌드를 타는 능력과 교묘한 편집;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이승환이라.. 솔직히 이승환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의문이다. 지금까지도.
무엇보다 그 특유의 꺾기 창법만 들으면 닭살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하지만 초 울트라 동안의 대명사이던 이승환도 나날이 삭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

김현철은 1집과 2집의 까만 치마를 입고를 아주아주 좋아했는데.. 외모가 비호감인지라 별로;; 아... 이양반은 이소라에게 주는 노래들은 좋은데 자기앨범의 노래는 갈수록 허접해졌다는 기이한 특징이 기억난다;

윤상은 전반적으로 노래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좀 심심한 스타일로 느껴졌던 기억이다. 어찌보면 근래 유행하는 시부야계 음악을 이리저리 들여와 이땅에 정착시켰던 일등공신이 아니었나 싶다.

유영석은 무시무시한 얼굴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그의 미성과 70년대 순정만화틱한 곡조가 좋았는데  단점은 곡들이 대부분 비스무레 했다는 것...

또 신승훈이 있었지? 그 횽아는 그냥 싫었다. 지금도 그렇다. 몰라, 묻지마.


또... 개후까의 명인 신해철횽이 있었는데...
중고딩 시절 내가 빠돌이짓 하느라 미쳤었던 양반 되겠다.
요즘 학원광고 하나 찍고 뻘소리 하다가 버로우 타는 중인듯ㅜㅜ

 


이시절 넥스트 1집 앨범은 개인적으로 열손가락안에 꼽는 가요 베스트 앨범 되겠다. 진정한 시작인 2집에 비해 아직은 풋풋하지만 직설적인 가사와 나름 멋진 작곡능력의 신해철의 포스가 발동되기 시작한 앨범 되겠다.
이 도시인은 참 의미가 있는 트랙인데, 이 곡은 바로 넥스트 첫 앨범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가사, 디스토션 먹은 기타와 키보드의 배틀은 그가 추구하려는 실험정신의 일면을 보여준 것인 동시에... 상업적인 면을 의식한 듯 익숙한 멜로디와 상투적인 랩질, 그리고 대중적 홍보 등은 그가 두마리 토끼를 이 앨범에서 잡으려고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본다. 아님 말구;
그리고 실제로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내용물도 기대 이상으로 알찼고 게다가 당시에는 무척이나 실험적인 앨범이었으니까. 팀명에도 있잖아...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이라구;
이때 꽃게랑 cf를 찍어 돈좀 만졌다는 얘기가 있던데 잘은 모르겠음;

그때 넥스트 앨범이 발매될 무렵에 내가 읽었던 한 신문의 문화면이 문득 기억나는데.. 내용인즉슨,  '신해철이가 넥스트라는 그룹을 만들었는데, 그 수록곡 중에서 '아버지와 나'라는 곡이 있다. 그 곡이 어떤 곡인가 하니 아버지를 '그'라고 부르면서 낮추어 부르고 비하와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듯한 표현들을 쓰더라' 라는 내용이었다. 그덕에 '역시 뽕쟁이새퀴' 이러면서 좀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도 했었지.

그래.. 그때는 1992년도였다; 그리고 아마도 그 신문은 이른바 정통보수정론지였겠지;



 



여하튼... 당시 가요톱텐에서 현철아저씨와 신승훈형이 함께 출연해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던  그런 시절,
1992년 그해 여름, 수련회 버스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던 어떤 노래가 있었다.
그건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였다.

그렇다. 그 해에는 서태쥐와 아이들이라는 괴집단이 출현했다.
우와아아.... 정말 놀랬다.

당시에 혹시 엘에이 보이즌가 하는 애들 기억하는 분 계신가?
대만인가 홍콩 랩댄스 그룹이었었는데, 대표곡이 '야' 였는데... 모름 말구...
걔들이 졸라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어쨌거나 어느순간 학생들 사이에서 불어오던 춤바람이 우리의 서태지 덕택에 개폭발을 해버렸다.
이건 정말 레볼루숀, 혁명이었다.

당시 남자 중딩들의 세계에서
마이클 조던, 샤킬오닐, 그리고 강백호로 대표되던 농구와
서태쥐와 듀스로 대표되는 힙합이라는 문화가 지배하게 된 것은 가히 혁명적 전환이었다.

 




정말 대단했다... 태지...
다들 회오리춤추느라 정신이 없고 반바지와 모자가 개날개 돋친듯 팔리고....

아... 한동안 애들이 옷상표 그대로 달고 다니긴 했는데...
다들 이건 패션이 아니라고 느끼고서 일주일 이내에 다 떼버리더라;;


어쨌거나 대단했다... 물론 그 테잎도 샀다.
감동했다.

가창력은 허접이었지만... 걔네는 최초로 비주얼이, 율동이 되던 애들이 아닌가...
랩이란 것이 주는 전율이란 정말로 놀랍고도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중3때 나왔던 듀스..
이들이야말로 당시 남중고딩들의 정신적 지주요, 우상이었다.
이현도의 완성도 높은 음악은 둘째치고서라도
그들의 먹어주는 비주얼과 둘의 등뒤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친 남성의 아우라는
그야말로 폭풍간지라는 단어가 딱이었다.






잠깐 그때의 느낌을 돌아보자.
이어진 1993년의 느낌은 확실히 자유분방함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돌아보면 당시 군바리정권이 청산되면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사회적 상황속에서
사회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자유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여담으로 그때 처음으로 '짱'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던걸로 안다.

그 표현은 처음에는 '짱'이 아니라 '장'이었다.
'야, 니 헤어스타일 졸라 자~앙이다?' 이런 식으로...
그런데 그 단어에 강세가 붙으면서 '짱'으로 바뀌고...
끝내는 오늘날의 김왕장 우왕국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겠지.

음; 당시 중딩들의 '짱'은 누구였나? 라는 말을 하려고 했던 참이다.
그 것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여러 농구스타들과 듀스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경우는 듀스의 남성적이고 터프한 이미지에 비해
태지의 여성취향의 외모로 인해 남중딩들에게서는 조금 인기가 떨어지긴 했으나,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과도한 빠들로 인한 키배나 현피 같은 것들은 없던 평화롭던 시기였다.

여튼 그해 여름을 제대로 버닝시켰던 그 앨범, 서태지2집...
그 타이틀 곡 하여가...




이 곡에서 가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니지... 첨에 듣고는 무슨 말인지도 못알아들었으니까...;
이 곡에서의 핵심은 엄청난 사운드의 발전에 있다.

이 곡은 중간중간 들어가는 샘플링과 뒤의 태평소 가락만 제외하면 전형적인 정통 스래쉬메틀넘버다.
랩질 부분을 위해 연주가 차지해야 할 부분을 많이 할애해준 듯 하다.
특히 '난 그냥 이대로~' 부분에서 백으로 깔려주는 태평소 소리는 이 곡의 백미인데,
예전에 이 부분을 첨듣고 울 뻔 했다. 감동해서... 개표절 기타솔로가 참으로 옥의 티였던 곡이다.

어쨌거나 헤비메틀이라는 틀 위에서 테크노와 힙합, 국악을 멋지게 뒤섞은 이 곡은
서태지에게 댄서가 아닌 뮤지션이라는 이름을 주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전하려는 메시지의 대상을 자신의 팬덤, 그리고 청소년들로 잡은 것은 가히 그들의 최고의 성과물이 아니었나 싶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이 사회 기성세대들로 하여금 청소년들의 존재와 의미를 인정하게 만든 것이다.
일단 태지보이스는 그 것까지 인도해낸 사람으로서의 가치만으로도 충분히 위대하다.

앞에서 중딩때 이야기를 그렇게 길게 한건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젊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 그 아름다운 시기에 우리사회는 그들을 입시라는 틀에서 목을 조르고 있다. 그들, 지옥의 초입에 들어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숨통을 트여준 태지들과 듀스에게 졸라 감사한다.  


이렇게 듀스와 태지들 2집이 개히트를 치면서 당시 청소년들은 매우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패션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당시 어르신들이 가수들을 몹시 꾸짖기 시작했다.
 듀스와 태지의 영향력은 여기에서 있다.

예전엔 학교에서 '얼~~', '우~~', '에이~~' 등의 방청객틱한 탄성은 절대 있지 않았다.
근데 이자들이 등장하고 나서 우린 매우 자연스럽게 그럴 수 있었고
그걸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시대적인 상황도 그만큼 자유로웠다.

우리학생들의 사고방식이 드디어 속박에서 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당시 음악하던 이들이 공헌한 역할이라고 내맘대로 생각해본다.

큰 가방을 등에 메고 늘어진 티와 헐렁한 청바지 뒤로 각종 동네 쓰레기를 다 끌고 다니고;
무스 졸라 발라서 세우고 뻗친 머리... 그땐 그게 바로 잘나간다는 상징이었다.

북한에선 한때 파마를 가지고
까치집으로 만든 머릿속에 미제국주의의 썩어빠진 사고방식이 스며든다고하며
그 것을 통제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니...
복장불량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렇게 학생이라는 갖혀진 틀 안에서도 꼴리는 대로 할 수 있게 하는 사고의 자유를, 당시 우린 그들을 통해 배웠던 것 같다. 아님 마시라... 나도 뭔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당시 유행하던 짝퉁 그룹으로는 잼, 잉크, 노이즈 등이 있었던 것 같다.
혹시 쨈의 '이젠 모든걸 다시 시작해' 하는 노래가 일등 먹던 거 기억나시나?
대단했다.

영삼이의 신한국 정신에 걸맞는 노래라고 개칭찬을 받았던것도 기억난다.

씨발;;;;



어쨌거나 지금 돌아보면 그후 2~3년 후 탄생한 개쵸티나 줵키과의 가무립싱크집단이 주는
현란한 안무와 뛰어난 입뻥끗 기술, 세련된 표절 테크닉,
그리고 코묻은 돈을 삥뜯으려는 고단수의 상술은 아직 보이지 않았던 조금은 순수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요즘처럼 소시나 원걸에 하악거리는 덕후들의 호주머니를 체계적으로 뜯어내려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있던 시절도 아니니.. 어쩌면 돈되는 소위 문화산업;의 시발점은 이들에게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후 포스트 서태지 포스트 듀스를 표방한 매뉴팩쳐링된 그룹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가요계가 요 모양 요 꼬라지로 몰락하게 되는데는 채 10년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그냥 쉬는날이라 예전에 조금 써봤던 글들을 대충 수정해서 올려봤다.
날씨는 춥고... 집에서 춘장 볶아서 짜장이나 해놓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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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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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일기는메모장에 2009. 2. 17. 01:07
정말 오랜만에 인터넷 접속.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1. 컴퓨터 고장

근 한달여의 시간동안 여기저기서 구해와 힘겹게 숙소에 설치했던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켰다.
빌리왈왈님께서 정성스레 손봐서 건네준 본체였는데 갑자기 먹통이 되더라.
파워 문제인가 해서 가게에서 파워를 사다가 갈아보았으나 여전히 감감 무소식.

어쩔수 없이 5천원을 주고 컴터가게에 진료를 맡겼더니 메인보드가 나갔다고 한다.
이게 요즘 생산이 거의 끊긴 디댤1 램을 써야하는 메인보드인지라 비싼 메인보드값을 치르고 메인보드를 가느니 차라리 새로 컴을 장만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집에서 옮겨온 열편 정도의 야동으로 인해 중국애들의 야동공급처로 활약했던 컴이 망가지고 나니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마치고 올라와 컴퓨터를 켰다가 먹통이 된 컴퓨터를 확인하고서는
아쉬움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중국애들의 모습이 안타깝긴 했지만 별 수 있나...;

조만간 부품을 사다가 대충 조립해봐야겠다.



#2. 금주 18일차

술 안먹어도 전혀 금단증상이나 뭐 이런것은 전혀 없더라.
일단은 내가 알콜중독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많이 기뻤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만난 대학 동기가 반색을 하며 환영하는 것을 보며
지난 살아온 삶에 대해 많은 부끄러움과 회한이 잠시 스쳐가기도 했었다.
이 친구는 술에 취해 쓰러진 나를 여러번 재워주기도 데려다주기도 했던
실질적인 생명의 은인중 한명이었거든.

얼마전 비가 내리던 날, 파전에 막걸리 한잔이 무척 땡기긴 했는데,
그건 어찌보면 지난 술자리에서의 추억이 그리운 것이지 술이 그리운 건 아닌 듯 하다.
여기 시스템은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닌지라
별 일 없다면 술자리에서 사이다 마시면서 쭈욱 버텨보련다.



#3. 약간의 독후감

1)마이너리그-은희경
-여자가 쓴 남자이야기라는 것이 티가 나서 쵸큼 아쉬웠음. 간명하고 유쾌한 풍자가 매력적.
-극중 화자처럼 내가 말수가 적은 이유는 모르는 것에 대해 안떠벌리면 중간은 가기 때문인듯
-삼류로 태어난 이들이 삼류인생을 사는 방법. 그들은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알았지만 오를 수 없음을 알고 자포자기했던 것일까?
-격동의 현대사를 아무런 고민없이 거쳐가며 천천히 속물이 되어가는 과정. 그건 나도 당신도 그닥 차이는 없을 듯.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그렇다면... 속물이 되더라도 실천하는 속물이 되자. 이건 성공적인 개혁만큼 어려운거겠지?
-허세에 관한 쪽팔림. 이거 나중에 잊지 못하는 추억이 된다. 이 책 읽다가 나의 허세에 대한 쪽팔림이
  무의식 저아래 있던게 스멀스멀 기어올라 몸에 소름이 다 돋았음. 용서해줘 얘들아.

2)대한민국사-한홍구
-이런 책이 교과서로 채택되어야 되는데 말이야.. 힘 닿는대로 차차 다 사모아야겠다.
-친일청산에 대해 미온적 혹은 적대적인 입장을 보이는 노동자 혹은 서민들의 사고는 어떤 구조로 작동되는 것일까? 어떻게 생각하면 친일행위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원죄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경제발전의 역군이라는 면죄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죄사함을 받은 어린양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포스트모던이라는 말도 이미 시들해진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전근대적인 구태와 근대적인 행동양식속에서 초-현대적인 환경 속에서 다만 생존을 위해 달려가는 것 뿐.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걸어온 길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터인데
-우리가 가는 길이 역사라던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현재를 살아가며 과거와 대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3)촌놈들의 제국주의-우석훈
-번뜩이는 통찰력과 재치에 깜짝깜짝 놀란다. 제목센스 우왕ㅋ굳ㅋ
-이천년대 들어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는 다이내믹 코리언들의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대학시절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논쟁을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설득력있는 요지는 단 하나뿐. '돈이 되니까'
-동북아 삼국의 제국주의 쟁탈전의 서막은 이미 시작된 듯. 명박님은 어쩌시려나 모르겠다.

4)나쁜 사마리아인-장하준
-초딩때 읽었던 소설 '비밀일기'가 기억났다. 그 소설 중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모임이 등장하기도 하고. 대처정권하 실업과 불황, 그에 이어진 가정불화등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매일 딸잡고 좆크기 재는데 여념이 없던 주인공이 생각났다. 이건 걍 여담이긴 하나 그때 영국의 시대상황이나 지금 우리의 모습이나 그닥 별 차이는 없는 듯.
-나름 경제학 서적이라 정연한 논거와 풍부한 자료로 읽는 이들을 압도한다. 신자유주의 신화의 진실에 대한 신랄한 통박이 압권이다.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 굴복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의 향방에 더욱더 관심을 쏟게 됨. 그리고 오바마는 과연 미국을 케인지언 정책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인가 몹시 궁금해짐   
 
 




어쨌거나 뭔가 의미있는 포스팅을 할 체력도 여건도 안되니
그냥 살아있다는 것만 표시하려 이렇게 글을 올려본다.
그래... 나 아직 살아있지롱 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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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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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피곤해서 죽겠으나 가만히 숙소에 쳐박혀 있을 수만은 없어서 간만에 기어나왔다.



1. 존내 피곤함
설 다음날부터 계속 일하고 있다. 오늘로 열흘째 들어선다. 제발 좀 쉬고 싶다.
가끔 반찬으로 만드는 육개장과 부대찌개의 맛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한국음식은 역시 들이는 정성만큼 맛이 나오는 것 같다.
이래저래 실수도 많지만 뭔가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어쨌거나 존내 피곤하다. 일도 좋은데 그냥 완전히 지쳐가지고 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


2. 읽고 있는 책들
인터파크에서 책 다섯권을 사서 맹독?;중이다.
간지 인증샷 올림;

여기 없는 한권은 은희경의 '마이너리그'인데 칼판장 빌려줌;

이 다섯권의 공통점은 읽다보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 몹시 큰 한숨을 짓게 만든다는 것인데,
한방에 많이 시켜놓고 나니 조금씩 읽으며 각 책들간의 공통적인 맥락을 찾는 재미도 쏠쏠한 것 같다.
읽고 나서 짤막하게나마 소감을 써볼 예정임


3. 훠궈 해먹다
뭐, 거두절미하고.. 중국식품점에서 어쩌구저쩌구 마라탕이라 써있는 요걸 기름에 볶아 물 붓고 끓이면 매운 훠궈 국물이 나온다. 오뚜기 스프와 원리가 같다. 참 쉽죠?
오래되어 굳어버린 안성탕면 스프같은 생김새에 맛 역시 비슷하다. 국물을 한술 뜨고 나면 화조의 목구멍을 쏘는 매운맛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땅콩버터소스를 만들어 찍어먹었다.
땅콩버터에 설탕, 라유, xo장, 샹차이, 파, 즈란(큐민씨드) 등을 넣고 만들었음. 
처음에는 고소하고 맛있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느끼해서 좀 힘들었다. 차라리 중국된장소스가 담백하고 나은 듯.

가격은 2천원. 양고기 한봉지가 7천원이니 해산물 이것저것 집어넣고 끓이면 2만원 정도에서 집에서 손쉽게 해먹을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이 블럭스프 안에 몸에 안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을 것 같아 이래저래 많이 불안하긴 했다.


4. 긴축재정 돌입
설에 이래저래 돈을 많이 쓴 관계로 당분간 짠돌이 모드로 변신.

밥과 음료수는 무조건 가게에서 해결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관계로 약을 먹기 땜시 이참에 금주 6일차;
후배님한테 얻은 피씨와 선배님한테 얻을 모니터로 돈을 아끼자.

그래도 며칠 해보니 나름 지낼만하다.
돈도 없는 놈이 맨날 돈쓸 궁리나 하고... 당분간 허리띠좀 조이고 살자.





머.. 이렇게 살고 있고 지금 눈이 막 감기는 관계로 들어가 자련다.
아 시부럴... 하루만 좀 쉬자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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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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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에서 설천봉 가는 길. 눈 작살남


기간: 1/25~26
이동코스: 덕유산 구천동-백련사-향적봉

친구가 휴양림을 예매한 관계로 기록적인 한파 및 대설에도 불구하고 나름 수월하게 다녀온 듯 하다.


24일 밤 11시 25분, 고속버스로 대전으로 이동. 귀향길이었으나 두시간만에 수월하게 도착.
대전 고속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동부 시외터미널로 이동.
무주 구천동행 첫차가 7시10분임을 확인하고 근처에 있는 모 찜질방에서 대충 씻고 눈을 붙임.
찜질방에는 학생 및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이 많아 잠드는데 애를 먹었음.

아침에 일어나 첫차를 타고 눈을 다시 붙였다가 뜨니 이미 구천동 도착.
시간은 오전 8시 40분 정도. 밖에는 미친듯이 눈이 내리고 있었음.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인근 식당에 들어가 아침을 먹으면서 여장을 정리함.
9시 30분에 길을 나서다.

황량한 임시터미널. 매표소는 굳게 잠겨있음

좀 따뜻해 보임?

백련사에서 향적봉으로 오를 예정임

길을 떠나자!





구천동 입구에서 백련사까지 이르는 길은 잘 닦여져 있는 산책로라 할 만큼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계곡이 꽁꽁 얼어 눈에 덮힌 관계로 구천동 33경이라 불리는 많은 것들은 볼 수가 없었던 것이 참 아쉬웠지만 눈으로 뒤덮힌 계곡과 나무와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더라.
쉬지않고 슬슬 걷다보니 11시쯤 되어 어느덧 백련사에 도착했다.


백련사 오르는 계단

백련사에서 구천동을 내려다보다

냉기폭풍 작렬

대가리가 좀 크게 나온듯?;

얼굴이 빨개서 귀여움;




여하간 샘물도 뜨고 사진도 박고 하다가 정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상당히 경사가 있는 절 뒷길은 흰 눈에 덮힌 산죽들을 가르며 이어져 있었다.
계단길도 많이 나타났지만 내심 걱정했던 발의 굳은살로 인한 고통은 폭신한 눈 덕분에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 참 다행이었다.

달력에 보면 12월, 1월, 2월에 붙어있던 그런 풍경사진들 있잖는가,
그런 눈에 뒤덮힌 예쁜 풍경들을 내가 직접 보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더라.
게다가 이런 눈보라 속에서 등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 운치있고 좋았다.





아.. 예뻐요..



친구는 눈길에 버벅대느라 한참 뒤로 처쳐버렸고,  나역시 아이젠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미끄러운 오르막을 꾸역꾸역 비틀비틀 올라갔다.

놀라운 광경도 목격했다. 중학교 고학년이나 고등학교 1학년쯤으로 보이는 학생들 한무리가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아무런 장비도 갖추지 않은채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서 눈길을 기다시피 하며 오르고 있었던 거다. 일부는 쇼핑백에 목도리까지 하고 올라가고 있었다;;
이미 눈길에 많이 구른 듯 온 몸은 눈투성이에... 사고라도 안난 것이 천만다행이더라.
거의 기듯이 산을 오르고 있던 한 친구에 내 스틱을 주겠다고 했는데 싫다고 하더라; 산은 언제나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가야함을 이 친구들도 이젠 깨닫게 되겠지? 좋은 경험일수도 있을 거다.


여튼 향적봉 정상과 대피소로 갈라지는 막바지의 갈림길에 도착하니  한시쯤 된 듯 했다.
뒤쳐진 친구를 기다리는데 몸이 식어버려 참 춥더라;
정상에서 하산하던 한 중년의 커플은 미리 준비한 비료포대를 가방에서 꺼내어
내리막길을 타고 내려가는 액션을 보여주어 주위의 환호성을 듣기도 했다.
그리고 근 삼십분만에 친구는 지친 모습을 드러냈다. 


아놔 헉헉;;



대피소로 가서 밥부터 먹자는 내 제안에 친구는 체한것 같다며 밥을 안먹겠다고 거부했다. 그래서 정상으로 고고씽~


여기서 정상, 그리고 설천봉으로 이어지던 구간은 이번 산행 중에서 가장 풍경이 아름다웠던 것 같다. 
미친듯한 눈.. 눈.. 눈......

정상에 거의 다와서..

좋냐?

설천봉 가던 길

링클케어라도 받아야겠음;;



 
정상에 오르니 미칠듯한 바람에 손발가락이 싸그리 댕강댕강 절단될 것만 같아 
채 5분도 버티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결국 우리는 그냥 쉽게쉽게 가자고 타협을 보고 설천봉으로 이동해서 곤돌라를 타기로 합의를 보았다;
곤돌라 탑승지로 가니 직원들이 빨리 타라고 재촉을 하길래 잽싸게 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곤돌라는 원래 9시부터 오후 4시반까지 운행하지만 기상악화로 운행을 우리 이후로 중단했다고 했다. 돌아보면 이번 여행에서는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
곤돌라는 편도 7000원에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을 무려 세시간 반 단축시켜주니 참 과학기술이란 대단;



물이 몹시 좋던 무주리조트;



여튼 팔자에 없는 곤돌라도 타보고 물좋은 무주리조트 구경도 하고 간지나는 보드솜씨도 구경하면서
핫초코로 몸을 녹이며 세시에 있다는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여기서 좀 문제가 생겼는데, 무주까지 나가서 장보고 들어오자고 생각해서 한시간동안 오후 세시에 있다는 무주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렸는데, 그만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타지를 못하게 되어버렸다.
차라리 구천동행 셔틀을 탔으면 좋았을 것을... 무주가는 오후 여섯시 셔틀버스를 기다릴 수도 없고 해서 무작정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다.


한시간여를 걸어 구천동 삼거리에 도착했다.  친구가 휴양림 가서 치킨을 먹자며 닭집에 가서 닭을 시켰더니 거기 사장님이 휴양림에 마침 배달이 있다며 태워다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걸었더라면 족히 한시간은 걸렸을 길을 차로 이동.. 에구 사장님 감사합니다~~~

덕유산 휴양림 같은 경우는 성수기 예약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인 곳으로, 친구가 지난달 1일 오전 9시에 회사에서 잽싸게 클릭을 했었으나 계속 대기순위에 있다가 지난주에 간신히 예약이 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운이 좋은 경우 되겠다.
4인실이 5만원인데, 방도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데다, 뜨거운 방바닥과 온수, 주방도구들이 완비되어 있으니 종일 눈밭에서 헤매다 온 우리들에게는 정말 천국과도 같은 곳이더라. 
여기서 우리는 삼겹살에 술 한잔을 한 후 잠을 청했다.
두런 두런 나누는 이야기 속에 창밖으로 밤새 내리는 눈이 주는 정취는 정말 예술이라고 할 수 밖에.


아침 풍경이 참 예뻤다능



어쨌거나 눈이 그치고 밝게 해가 떠오른 아침에 이곳을 떠났고, 구천동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던 우리는 또다시 운좋게 어떤 분의 호의로 구천동까지 차량을 얻어탈 수 있었다. 에구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ㅜㅜ

구천동에서 의견 차이로 친구는 대전행 버스를 타기로 했고 나는 거기서 헤어져 무주행 완행버스를 타러 갔다. 걸어가던 길에 찍은 눈꼴시린 커플의 디카질도 한번 찍어보았다.

아놔 슈ㅣ발;



머.. 가는 과정에서도 이런 저런 사연은 있었는데 생략하고..
완행버스를 타고 눈덮힌 구천동 계곡을 구불구불 내려가던 길은 정말 운치있었다.
가는 길에 나제통문이라는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경계였다는 터널(?)도 흘깃 볼 수 있었고,
터미널에 내려서는 읍내에 들려 ㄱㄱ식당이라는 곳에서 어죽이라는 것을 먹어보기도 했다.
여튼.. 두시 반에 남부터미널행 버스를 타고 두시간 반만에 수월하게 서울에 입성... 이번 여행은 나름 편하게 많이 보고 많이 즐기고 온 듯 하다.

반쪽짜리 산행이었다는게 좀 아쉽긴 했지만
지금도 오른쪽 무릎이 욱신거리는 걸 보니 어쩌면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여튼 이제는 시간이 생기면 혼자라도 이렇게 산에 다녀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보며
여튼 알찬 설연휴 여행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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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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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영상에 뻑이 가서 오늘  Bully The Hell님과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기전 우연한 전화통화에서 야임마님이 말하기를,
이 영화를 찍은 곳이 바로 내 고향인 봉화라는 것과
(내 고향은 춘양면이고 여긴 상운면이니 거진 한시간 정도 거리 되겠다)
동영상에 영화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빅기대는 갖지 말라는 것이었다.

여튼 둘이서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그냥 여러 종잡을 수 없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리가 잘 안되긴 하는데 대충 요약해보자.






1. 귀농이 꿈이라 부르짖는 당신은 결코 귀농하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미 없는 좆같은 도시생활, 사무실에 갖혀 톱니바퀴처럼 혹사당하는 삶은 이제 그만!
그래, 나도 이제 돈 모이면 훌훌 떠서 시골에서 농사지으면서 살아야지.

비디오 티비도 없고 신문 잡지도 없고 전화 한통 걸려오지 않는 아주 한적한 곳에서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백년 살고 싶다고 하는 건
조영남이나 남진의 소망만이 아닌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의 어떤 로망이기도 할 것이지요.

하지만 이 것은 농촌의 현실을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말임은 이제 많은 분들은 아실거예요.
아직도 농촌을 상록수에서 나오는 곳 정도로 생각한다면 경기도 오산.

대한민국의 농촌이라는 곳은
아름다운 풍경과 따스한 정이 넘치는 목가적인 곳이 아니고
최악의 환경속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삭막한 곳이랍니다.

젊은이들이 사라져 60대가 동네에서 청년취급을 받고
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와 어린아이들 노는 소리는 이미 십수년전부터 들리지 않으며
몇 남지 않은 초등학교에서는 베트남-필리핀 혼혈아들이 왕따를 당하고
고등학교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탈선의 길을 걷곤 하지요.

무엇보다 지역경제에서 돈이 생산되고 순환되지 않으니
사람들은 점점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게 되고 농촌경제는 메말라만 가는 겁니다.

이런 농촌에서 자리잡고 살자면 아마 연고가 없는 사람은
처음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릴 수도 있을겁니다.
우리들이 원한 것은 '농촌의 이미지'를 원한 것이지 '농촌의 현실'을 원한건 아닐테였으니까요.

그런 분들에게는 워낭소리에 나오는 그런 아름다운 사계절의 농촌풍경을 권해드립니다.
우리들은 이미지를 먹고사는 존재.
우리들 추억속에 있는, 혹은 각종 매체들을 통해 정형화된 농촌에 대한 관념들은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감동할 수 있게 우릴 만들어주지요.

그래요. 이 영화는 그것만으로 찌든 우리들에게 충분한 듯 합니다. 
당신이나 나나 말로만 그렇지 어차피 귀농할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원했던 것이지
그 이상은 어떤 관심도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알게 된다면 무척 피곤하고 불쾌해질지도 몰라요.
저도 그걸 굳이 깨고 싶지 않구요.




2.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입니다.


저는 원래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 포스팅 참조)
그래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나와 서로 삶과 감정을 공유하는 동반자로 나오는 설정의 
영화나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주인공 할아버지는 40년간 소에 의지해 불편한 몸을 의지하여 농사일을 해왔습니다.
이제 죽음을 앞둔 소는 비쩍 마르고 걸음도 굼뜨고 눈빛마저 퀭하지요.
그래도 할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위해 소를 죽는 그날까지 써먹습니다.

야임마님은 그것을 보고 일종의 동물학대라고까지 비난하기까지 했는데요,
저는 그건 아닌 듯 합니다. 그건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본디 약자는 사육되고 착취되다가 효용가치가 없어지면 버려지고 마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사람이 불타죽었어도 가십거리로 치부해버리려는 우리네 현실도 분명 그렇지 않은가요?

소는 노인의 삶의 동반자이기에 앞서 삶의 수단이자 도구였습니다.
노인과 소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함께 늙어가는 자로서의 동질감, 자신의 존재의 이유의 확인, 고마움과 미안함 등의 감정은 개인적으로는 부차적인 감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영화 식객에서 성찬이 자신이 키우던 소를 도살장에 보내면서 눈물을 흘리며
'너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께'  이러면서 발골칼을 드는 개막장 후까시는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동물-인간간의 유대감이라는 주제는 무척이나 닭살스럽게 느껴져요.
Mr.Hell형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노인은 소가 죽기 전날까지 골골거리는 그놈의 등짝에
산처럼 나무를 실어다가 집에 쌓아야만 했어요.
그는 소가 아들보다 낫다고 말은 했었지만... 
노인 역시 인간이었으니까요.




3. 노친네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차라리... 이 영화를 이런 주제로 풀어나갔더라면 또다른 매력이 있지 않았을까요.
농촌 노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는 갈라지고 부르튼 노인의 손가락을 잡는 화면 정도였을까..  몸이 아픈 와중에서도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농사일에서 찾을 수 밖에 없는 고집센 노인에게서 보는 것은 연민이 아닌 일종의 분노와 좌절이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가게가 어느정도 사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에 있어요.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노인네들이 가족과 함께 와서
7~8만원짜리 송이해삼전복이니 이런걸 시켜놓고 드시곤 해요.
그런 현실에서 봉화송이축제; 조끼를 입고 자바라; 농약모자를 쓰고서
손발이 부르트도록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직시하려고 하니 가슴 한곳이 먹먹해지더군요.

저들을 그토록 스스로 고생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길을 보지 못하도록, 그 길만을 가도록 만들어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왜일까요?


여튼... 어디서 감동을 느껴야 할 지, 혹은 어디서 슬프거나 아파해야 할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던 영화였습니다.
내 아버지의, 내 친척들의 삶이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고 슬프고 감동적인 영상이 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 것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보는 사람은 쉽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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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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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초등학교 4학년때 쯤이었던가보다.
몹시 유치하게 사고하고 연비낮게 살아가는 지금과는 달리
당시 나름 똑똑하고 조숙했다고 스스로 생각해오던; 나는

'계획은 결국 어기게 되기 마련이다.
무리한 계획을 세워 어기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느니
아무 계획도 세우지 말고 한번 자유롭게 살아보자'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방학계획도 세우지 않고 그해 여름을 보내기로 했었다;


그래서 탐구생활은 받아온 첫날과 둘째날에 걸쳐 다 풀고
관련숙제는 가장 쉬운걸로 골라 대충 해버렸다.

그 이후 나는

애들과 놀러다니고 임시 소집일에도 안나가고
그냥 집과 동네와 뒷산과 냇가를 연일 방황하면서
그렇게 한달을 소일했다.

그리고 결국 내게 돌아온 것은 한달치 일기라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숙제였다.


돌아보면
지금의 막 사는 내 인생의 출발점이 그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현실에 만족하고 미래없이 사는 삶이 얼마나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불안한지
조금은 느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방학때부터는 다시 시간표도 그리고; 일기도 방학숙제도 열심히 했다;



계획이라는 말에 조금 거부감을 갖는 것은
내 스스로가 아닌 타율적으로 주어진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리라.

아직도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보면 기가 찬 이유도
내가 그렇게 시간을 쪼개쓸 이유도 할 능력도 의향도 없기때문에
굳이 그런것을 살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적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자신을 갈고 닦아라 시장이 원하는 네 스펙을 만들어라 류의 구절에 충실하자면
프랭클린 할아버지 다이어리라도 모자랄 듯 하지만

난 그런 자기계발 서적 속의 이데올로기, 즉, 
'모든 것은 네 탓이다’  혹은 ‘사회에 절대로 반항하지 말라’ 같은 것들에 그렇게 동조하고 싶지는 않다.
(※이건 시사in 68호에서 우석훈박사가 쓴 글중 일부이며 내 머리에서 나온거 아님;;)


머; 나도 올해 나름 계획은 있긴 하다;

먼저 칼판 둘째로써 부끄럽지 않을만큼 자리매김할
거론하기 좀 부끄런; 여러 소소한 목표들을 세워놓고 있고;
신용카드 짤라버리고(시발 할부ㅠㅠ;;) 월급 꼬박꼬박 모아 목표 금액을 만들고
지난 겨울에 보지못한 실기시험 붙어서 자격증 따는 것도 있고
짬짬이 중국어 공부해서 책 두어권 떼 볼 계획도 있고... 


어쨌거나
나는 큰 꿈을 이뤄본 적이 없고 추구해본 적이 없고
게다가 현실에 만족하고 미래없이 사는 삶의 대가를 매우 잘 알고 있기에
난 그 타협안으로 이런 소소한 것들을 달성해가면서 소소한 정신승리;;를 맛보련다.

인생 뭐 있겠나.
살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나는 그 배로 힘들어 하고
원래 내가 하려던걸 잊어버리는 성격인걸.

그래서 살살 갈라고 나는.
정도 내에서 절대 무리하진 않을거야.
그게 내 식대로 행복과 미래를 조금씩 추구하는 것 아닐까.



내가 올해 제일 기쁘게 하고 싶은 계획은 

올 가을 OB합창단 무대에 서는 것이고(이건 계획이 아니라 '희망' 정도겠다;)
취미생활로 합창곡 편곡을 하는 것이고
찍어놓은 책들을 사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고
적어도 매월 두번 이상 등산을 하는 것이고
분기별로 시골에 내려가 어머니께 요리를 배우는 것

이정도면 과하지 싶다.

이런 자산 및 커리어와 전혀 무관한 계획들에
나는 오히려 흥분이 되고 올 한해가 두근거림으로 다가온다.


여튼 횡설수설 그만하고
음력으론 아직 새해가 안되었다고 정신승리;하면서
서른 둘이라는 나이의 무거움을 느끼고
빨리 로그아웃 해야겠다.
피곤하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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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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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

일기는메모장에 2008. 12. 30. 02:48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쥐새끼에 지나지 않았건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개새끼가 되었다. 
다른 표현은 별로 필요 없다. 그는 그저 개새끼, 나쁜 사람.

***

올 한해를 돌아보며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불타오른 남대문도, 기름쏟고도or탈세하고도 뻔뻔한 또 하나의 가 족같은 회사도, 거진 반토막이 나버린 나의 무미래 에셋 변액보험도 아니었다.
그건 바로 사람들의 가슴속에 가득 들어찬 패배주의와 차가운 냉소를 보는 것이더라.

딴지일보가 인터넷계를 평정하던 그 시절쯤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로서든 변화에 대한 최소한의 확신이 있었고, 각자의 관점에서 보다 나아진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지금은 과연 그럴까? 나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사람들은 이제 그런 딴지일보식의 비꼬기와 패러디로는 어떤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없는 상황까지 와 있다. 

***

얼마전 개나라당 대변인의 멘트가 압권이었다.
“전광석화처럼 착수하고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야 한다”
“속도전에 들어가야 한다”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해야 된다. 망치 소리가 울려퍼져야 한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2260252465&code=940100

이 멘트 가만히 보면 조낸 웃긴데, 옛날옛적의 과방 책꽂이 귀퉁이에 쳐박혀 있던 자주적 학생회 문건에서나 발견되는 그런 표현 같아서 절로 비웃음이 실실 나온다는 말이다.
아직도 가물가물 기억나는 구절이 '선전선동에 박차를 가하여.. 학생회실에서는 항상 대자보와 플랑을 만드는 페인트 냄새와 매직냄새로 가득차 있어야 한다' 이런식의 표현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치들의 사고 자체가 아직도 올림픽대교 놓던 시절 이전에 있기에 언어구사 역시 그런 식으로 밖에 불가능하달까.

국민을 총동원해야 할 '자원'으로 보는 시각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군대에서였을까? 기업에서 HR관리를 오래하다보니 그리 된 것일까? 아니면 근래 '나의 투쟁'이라도 읽으셨나?
하지만 군대나 기업에서도 그런 인적자원들의 일탈이나 정신적 피로를 막기 위한 포상이나 복지라는 이름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갖추고 있는데, 이놈의 정부는 그런거 전혀 없다.
참 담백하고 솔직해서 좋다. 요즘 시대가 쿨함을 빼고서는 논할 수 있는게 없기에 이것도 쿨한 것중 하나로 봐줘야 하나?
그냥 그의 정치행태는 판테라 2집의 이름과 정확히 일치한다.

"Vulgar Display of Power"

그나저나 다임백 형은 왜 먼저 갔다니...

***

실험실 안의 기니피그는 오만가지 약물을 맞고 장렬히 전사한다.
그들은 작고 유순하고 건강하기에 인간에게 그렇게도 만만한 실험동물로 전락해버렸다.

오늘도 어떤 쥐는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여 
꿈의 나라 사랑의 세계 건설을 위해 준비해둔 수많은 실험들을 진행중이다.
역사를 바꾸는 실험, 재벌의 배를 불리는 실험, 약자를 파멸시키는 실험, 환경을 파괴하는 실험 등등..

지킬박사는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고, 그 리스크를 온전히 자신이 껴안고 스스로 파멸을 맞이하지만, 쥐는 그럴 위인도 못된다.

기니피그와 마찬가지로 모든 리스크는 피실험자가 떠안게 되고
실험자는 그냥 '어라.. 뒈졌네? 담에는 다른거 해봐야지 히히' 하며
장난꾸러기처럼 실실 웃고 다른 놀잇감을 찾아 새로운 방식으로 놀면 그만이다.

나이 육십이 넘은 무서운 어린이.
앙팡 테리블.

***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 스스로 그 것을 바로잡을 수는 없을까

올 한해 우리에게 웃음을 앗아가고 그 자리를 냉소와 패배주의로 잔뜩 채워준 쥐에게는
결코 위트로 되돌려줄 것은 없는 듯 보인다.
그 것은 올해 충분히 보아왔고, 대개 그 대가는 참혹했다.

이제 어디까지 달려갈 것인가
갈 데까지 가기 전에 그의 이름을 다시 불러야 할 때가 곧 도래하지 않을까.
내년에 만약 광화문앞을 다시 군중들이 채운다면,
그때는 유모차 부대와 중고생들 대신 아마도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든 성난 실업자와 학생들이 거리를 채우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당신은 절망이란 것이 뭔지를 정말 지치지 않고 알려주려 하는군요.
당신을 원래 싫어했지만 이제는 무섭기까지 해요.
어휴..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



어쨌거나 슬픈 포스팅은 이제 그만. 




새해에는 좋은 일이 슬프고 아픈 일들보다 더 많기를.
모두들 복 많이 받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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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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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글쓰기 모드에서 오른쪽 메뉴에 보면 서식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서 찾아보니 이런 신기한 기능이 있더라.
티스토리 메인페이지에서 이거 관련해서 검색을 해보니 '배지'를 준다는 이벤트를 시행중이라고 한다기에 걍 일도 끝나고 심심한데 이거나 대충 하고 자러 가야겠다;;

지금은 12월 24일 새벽 0시 10분..
인간이 가장 잔인해질 수 있다는 12시;는 아니고;;
여튼 이상한 외로움과 심심함이 몰려오는 시간이다... 흑;;

 

2008 블로그 연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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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블로그 포스트 best 5

1. Abigail II - The Revenge, 슬픈 복수의 이름, 그 두번째 이야기 

2. 남도여행(2)-3days in hell

3. 잉어찜을 먹다

4. 왼쪽과 오른쪽

5.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후기-메틀갓을 영접하다

솔직히 내 블로그는 킹 다이아몬드(King Diamond)라는 이름을 내건 것에서 보이듯, 이들 앨범리뷰와 음악을 중심으로 한 나름 의미있는;; 블로그가 되고 싶었으나 결국 나의 성향상, 그리고 게으름 덕분에 그런 의미있는 모습으로 될 수는 없었고; 결국 이전 네이년에서 활동하던 모습과 별반 다름없는 신변잡기형 블로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나마 내가 꼽는 베스트 블로그 포스트에서 일기를 베스트로 꼽을 수는 없기에;
나름 의미있는 포스팅들을 한번 꼽아보자.

내가 올해 한 블로깅 중에서 가장 애착을 갖는 포스팅은 근 6~7년만에 제대로 심혈을 기울여 포스팅한 킹 다이아몬드의 아비게일2 앨범 리뷰. 해석이 좆같아서 좀 많이 쪽팔린데 누가 지적좀 해주면 감사할텐데 오는 분들이 얼마 없나보다;흑;
2등은 전 회사 그만두고 심기일전하려 떠났던 일주일간의 남도여행 중 뒤의 사흘동안의 지리산 종주 이야기를 쓴 남도여행(2)
3등은 며칠전 중궈 친구들이랑 숙소에서 잉어찜 해먹은 이야기
4등은 모 커뮤니티에 심혈을 기울여 썼었던 좌파와 우파 이야기
5등은 나의 영웅 주다스 영감님들 공연 갔던 이야기로 꼽아본다.

댓글 많이 받은 포스트 best 5

ㅇ

없다

댓글이 총 60개가 달렸는데 그 중 절반은 내 답플이니까 이건 사실 의미가 없지?
가끔은 좀 달렸으면 싶은 포스팅도 있긴 한데 세상이 내맘대로 되는건 아니니까;

댓글 많이 남긴 블로거 best 5

1. 하쿠린님 (http://www.worldofwarcraft.co.kr)

2. vinbeen님 (http://vinbeen.tistory.com)

3. 긍정의 힘님 (http://www.yakult.co.kr)

4. mrhell님 (http://mrhell.egloos.com)

5. 야임마님 (http://lineage2.plaync.co.kr)

앞서 언급한대로 30개의 외부리플 중에서 이분들은 내 글에 어찌되었거나 리플을 많이 달아주신 고마운 분들로 글설리상이라도 드리고픈 분들이다. 모두 오프라인상에서 친분이 있는 분들이고 온라인상에서 만나 내 블로그에 글을 달아주시는 분은 손에 꼽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이순간 이분들에게 하고픈말:
(공통 인사말: 한해동안 도움주셔서 ㄳㄳ)

하쿠린님/ 너의 고난의 행군이 내년에는 끝날 수 있길. 힘내!
vinbeen님/ 님 좀 멋진듯. 우리 함께 기술의 힘을 보여주자!
긍정의 힘님/ 잊지않고 계속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내년은 더욱 좋은 실적 만드시길
mrhell님/ 돈많이 벌고 간지나게 사셈. 근데 형 글은 좀 매력이 없다능ㅋㅋ
야임마님/ 낼 퇴근할때 전화해라. 클쓰마쓰 이브는 태평역 양꼬치집에서..ㅠㅠ

블로그 유입키워드 best 5

1. 눈 뜬 자들의 도시 (000)

2. 이박사 (000)

3. 대딸 (000)

4. 바나나 리퍼블릭 (000)

5. 킹 다이아몬드 (00)

첫번째, 눈 뜬 자들의 도시 같은 경우는 일종의 독후감으로 올린건데, 때마침 눈 먼 자들의 도시가 개봉하는 바람에 미친듯이 사람들이 검색을 해댔었나 보다. 머 리플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음;
두번째, 이박사는 요 근래 했던 포스팅인데 나름 반응이 좋았다. 우리리리이이이히~~~!
세번째는 내가 노래관련한 포스팅 중에서 저 단어를 언급했었는데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저 검색어로 이 곳을 들어왔더라. 조금 슬프다;;
네번째가 가장 기분좋은 검색어인데, 이거야말로 낚시중의 상낚시 포스팅이라 생각한 분들 많을 듯;
저 포스팅은 3~4년전쯤에 나름대로 문제의식을 갖고 썼었던 네이버 시절의 글임
마지막은 사실 그닥 검색도 빈약하지만 이름값좀 하자는 의미에서 넣어봄;
 

월별 블로그 방문자 수


월별 방문자 수
2008/12 77,625
2008/11 25,012
2008/10 4,352
2008/09 1,313
2008/08 862
2008/07 1,289
2008/06 490
2008/05 431
2008/04 425
2008/03 1,236
2008/02 1,601
2008/01 922

이건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10월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11월부터 미친듯이 방문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난 상식적으로 이해를 못하겠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접속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티스토리측은 해명해주실수 있나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 블로거

http://blog.sisain.co.kr
촛불시위때 사진도 찍어주시고 인터뷰도 해주신 시사in 변진경 기자님(http://maisai.sisain.co.kr)몹시 감사드립니다. 저 왕팬이예요ㅋ 정기구독은 아직 못하고 있지만 매주 지하철 가판대에서 꼭 사보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2008>>2009




작년 이맘때 3년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3월부터 이 곳에서 중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벌써 열달째 접어들고 있다.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고 나니 사고방식도 행동양식도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금전적인 면에서나 피지컬;의 측면에서 조금은 힘들기도 하지만 삶의 만족도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밝게 느껴진다. 서른 한살에 처음으로 인생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았다면 조낸 구닥다리 신파스런 비유인 것 같고.. 어쨌거나 이런 삶의 변화속에서 나는 변해가는 나를 그리고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나를 기록하고 잡으려 매일처럼 블로그를 친구처럼 곁에 두어왔던 것 같다. 힘겨운 연말을 맞아 하루하루 일거리들을 버겁게 쳐내면서 나날이 고통스럽지만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나를 발견한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말고 침착하고 차근차근 성실히, 그리고 조금씩 명석한 모습으로 2009년 한층 자라난 요리사가 되도록 노력하련다. 힘들때 그리고 즐거울 때 생각나던 친구들 선후배들과 떨어져 있는 이 곳에서 조용히 나의 벗이 되어주는 이 공간이 내게는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진다. 훗날 내 새끼가 생기는 비극이 발생한다면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음 좋겠는데 여러모로 그럴리는 없겠지. 어쨌거나 2009년도 한걸음씩.. 서두르거나 지치지 말고 차근차근 요리의 길을 내딛어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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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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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끝나고 심심해서 피씨방에 왔다가 웹서핑중 취향테스트를 발견하고 해봤다.
여길 들리시는 분 중에서 저처럼 심심하신 분 있으시면 한번 해보시길.

http://www.idsolution.co.kr

소녀, 키치, 사모님, 아방가르드, 아저씨, 로봇, 여피, 장인 등
개인의 취향을 여덟가지 부류로 나누는 것인데, 한번 살펴보셈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왔음

---------------------

논리적이고도 예술적인, 다양성의 영역

모든 진보는 인기 없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 애들레이 E. 스티븐슨

 

지능적이면서도 직관적인, 논리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까다로우면서도 너그러운, 엄격하면서도 다양한, 질서정연 하면서도 자유로운 이중적 완벽주의, 문화적 진보 성향을 위한 공간입니다.

 

사랑해요남발하는 기업 광고, “가족 여러분남발하는 라디오 DJ, 연예인 개인사로 먹고 사는 케이블TV, 스포츠 신문, 삼각관계 드라마, 조폭 코미디 영화, 기독교 전도사, 이슬람 근본주의자, YMCA 청소년 선도위원회, 인종차별주의자, 극렬 페미니스트, 남성우월주의자들은 이곳에서 거부될 것입니다.

 

이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좀 까다로운 취향이나 좋아하는 것도 많은 편
     
  • 간결(simplicity)과 명확(lucidity)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편. 인과관계가 철저히 맞아 떨어져야 하는 완벽주의적 취향도 있음
     
  • 작위적인 것에 불편해 함. 가격, 인기, 외모 같은 외적 요인엔 관심이 없음. 대상이 얼마나 솔직하고 진실한지, 얼마나 깊이 있고 내실 있는지에 중점을 두는 편
     
  •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도와 지식 수준이 높은 편, 거품, 포장, 속임수에 잘 속지 않음. 어렵고 고급스러운 콘텐트에 관심이 있으며, 통속/세속적인 콘텐트를 경멸하는 경우가 많음
     
  •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에 일단은 거부감. 극단적이고 새로운 콘텐트에 대해 너그러운 편. 그러나 자신의 취향과 다른 콘텐트에, 식상하고 뻔한 콘텐트에 적대감을 갖는 경우도 많음.

-------------

이건 그냥 긴가민가 했는데
취향별 선호도를 보고 넘어가는 줄 알았다.

같은 취향의 사람들이 각 주제들을 놓고 선호도를 평가한건데..
일단 좋아하는 음악들...


Queen, Don't stop me now

Portishead - Portishead

라디오헤드

조용필

Radiohead - OK Computer

비선형, MOT

this is not a love song, nouvelle vague

베토벤

달이 차오른다, 가자 - 장기하와 얼굴들

jasmine, DJ soulscape
오오.. 싱크로율 높은데?



그 중에서 싫어하는 서적들.. 이게 진짜 대박이다.
싱크로율 99%를 자랑함;;


아침형 인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당신의 조각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무라카미 류

다빈치 코드

지문사냥꾼

시크릿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어서...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24     -30   선호도 44%
오체불만족
 
 5     -6   선호도 45%
반짝반짝빛나는
 정말 소소하면서도 심리가 이해가가요 깔끔소설
 6     -7   선호도 46%
공중그네
 ㅋㅋㅋㅋㅋㅋ재밌어..
 17     -19   선호도 47%
파울로 코엘료
 
 10     -11   선호도 48%
베르나르베르베르
 
 11     -12   선호도 48%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42     -43   선호도 49%
요시모토바나나
 키친만 좋았던,,
 10     -9   선호도 53%
폭풍의 언덕
 왜 이게 없을까??
 8     -7   선호도 53%
폴오스터
 새하얀 도화지 위에 우연이라는 물감을 흩어 뿌리고, 섬세한 붓터치로 작품...
 9     -6   선호도 60%



오오 조낸 신기신기;;
20위까지 하나도 틀린게 없다;;

이거 완전 족집게잖아!!!





그냥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연말이라 빡세고 해서
이렇게 낙서나 해본다.

문득 오른쪽의 카운터를 보니
리플 하나 없는 적막한 내 블로그가 
일일 방문자 수가 오천명이 넘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아마도 검색포털의 로봇이 자꾸 돌아다니나 보다 ㅅㅂ;




내일까지만 일하면 쉰다.. 휴우... 힘내자..

실수 연발... 피로 누적... 아악 힘들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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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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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구, 후배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간만에 이박사의 스페이스 환타지를 불렀었는데 
사람들이 몹시 배를 잡고 웃으며 좋아하더라; 
여전히 명곡은 세월이 흘러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는 모양이다;;

----

99~00년쯤이던가? 여튼 군생활 할 때쯤 이박사가 폭발적인 히트를 쳤었다.
 히트곡 몽키매직과 영맨은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고
대학 친구 하나는 18번이 '학교매점 출출해' 였었다.

당시 엽기코드가 유행하던 시절이었기도 했고
그가 보여주는 촌스러움과 유치함은 
젊은 층으로부터 주도되던 키치문화와 쉽게 동화되면서 
실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었다.

일본에서 실제로 한류의 원조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던 이유로 이런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요즘 다시 새앨범을 준비중이라 하시고
얼마전 공중파에도 출연하셨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눈여겨 보셔도 좋을 듯.

기사를 살펴보니 그간 돈이 되는 밤무대는 자제하고
사람들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지방공연들을 중심으로 활동하셨다고 한다.(회갑잔치; 등등;;)

☞관련기사보기
▶이건 2000년도 기사인 듯




뭐니뭐니해도 젊은 세대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이박사의 곡은
일렉트로니카계의 거성 가재발과 함께 만든 이 곡,
 '스페이스 환타지'였던 것 같다.
한국식 스캣;의 일인자라고 해야할까?;;


(개인적으론 섹시버전 가사가 더 나은듯..)



처음 들었을 때 닭살이 돋을 정도의 촌스러움과 유치함에
사람들이 열광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키치에 관련된 뭔가 학문적인 얘기라던가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어쩌네 하는 이런 논의들에 대해 아는 바 없으나

걍 유행이 지나 폐기처분 되어가는 과거의 문화소비재 중에서
그 쌈마이적 매력을 찾아 다시 쌈마이스럽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그의 독특한 캐릭터가 무척이나 돋보인 때문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본다.

키치를 '쌈마이'라는 단어로 대충 뭉뚱그려놓고 살펴본다면
어차피 세상사 네박짜 뽕짝이라는 본질을 본인 스스로가 매우 잘 알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숙명적인 쌈마이 인생을 즐기는 그의 모습이
어찌보면 보다 순수하고 보다 가슴을 울린다는 느낌도 들 때도 있다. 

솔직히 그의 험난한 인생의 여정을 들으면 
왠지 안타까운 감정이 앞서서 곡에 집중할 수가 없으니
그저 곡에만 집중하고 들어보자;;


그의 음악에서는 스타벅스 커피같은 포드식 대량생산간지의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다.
오히려 그는 갈비집 카운터 옆의 공짜 자판기 커피같은 느낌이다.

클래지콰이처럼 아침부터 들리는 피아노소리 같은건 전혀 없고
그렇다고 박현빈처럼 아주그냥 죽여주는 노골적인 가사도 없다.

 그의 음악은 무료함을 달래주는 들쩍지근한 입가심이다.
마셔도 그만 안마셔도 그만이지만
그 들쩍지근한 3-4-3비율의 공짜커피맛은 참 구수하고 정감간다.

일회적인 유희의 소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에
그야말로 '싸구려 커피'의 키치적 감수성에 기대
필요이상의 문화적 강요에 지쳐버린 사람들의 정서를 이완시키고
하나의 부품이자 상품으로 살아가는 우리네 지친 삶 속에서
그의 음악을 통해 작은 웃음을 얻을 수 있기에,
무엇보다 그의 노래를 아무리 뒤져봐도 뭔가 있지도 않고 실제로 있을 것도 없기에
그의 음악은 여전히 매력만점이다.


내 생각에 그는 그럴리도 없겠지만 00년 전후만큼의 대히트를 치더라도
 앞으로도 그의 음악은 영원한 고속도로의 친구로 기억될 것 같다.

문화적 취향으로 서로를 구별짓기 하는 것이 익숙한 이 시대에서
이젠 충분히 나이가 들어버린 그를 불태우는 밑바닥스러운 정열이 너무도 뜨겁게 느껴져온다.

어쨌거나 이박사님 화이팅이요~!ㅋ




사진출처는 http://www.kjmbc.co.kr/nan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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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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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ABIGAIL II 앨범까지 리뷰를 하게되네요..우아... 제 스스로 놀랍기 서울역에 그지없습니다;
2001년, 블랙로즈 시절의 앨범을 리마스터링하여 재발표하고 90년대 발표된 앨범들의 컴필레이션인 'Nightmares in the Nineties'를 발매한 킹 다이아몬드, 21세기 들어서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02년, 희대의 개걸작 'Abigail'의 속편격인 'Abigail II: The Revenge' 앨범을 발표합니다. 아비게일이 87년작이었으니 무려 15년만에 속편을 만들어내게 된 셈인데요, 그만큼 그는 아비게일이라는 앨범에 대한 큰 애착을 갖고 있었고, 그 이후로도 하고픈 이야기들이 많았었나 봅니다. 물론 이번 앨범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그만큼 뜨거웠었지요. 과연 87년 아비게일 앨범만큼의 포스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었구요.
당시 87년에는 킹과 앤디를 제외하고도 드러머 미키 디(이후 도켄,모터헤드,헬로윈으로 이적함)를 비롯하여, 머시풀 페이트 출신의 마이클 데너, 티미 한센으로 구성되었던, 밴드 역사상 최강의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을 때였지요. 게다가 프로듀서이자 키보드 연주를 맡았던 로베르토 팔카오의 능력이 화려하게 펼쳐졌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Abigail 리뷰는 ☞여길 클릭하세요~)
이번 속편'abigail2'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또 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펼쳐나갈까요? 참 기대가 큰 앨범 되겠습니다.







ABIGAIL II  :  THE REVENGE (2002)



1. Spare This Life
2. The Storm
3. Mansion In Sorrow
4. Miriam
5. Little One
6. Slippery Stairs
7. The Crypt
8. Broken Glass
9. More Than Pain
10. The Wheelchair
11. Spirits
12. Mommy
13. Sorry Dear

King Diamond - All Vocals and Keyboards
Andy La Rocque - Guitars
Hal Patino - Bass
Mike Wead - Guitars
Matt Thompson - Drums

Produced by Kol Marshall, King Diamond, Andy La Rocque
Engineered by Kol Marshall




(4,6,8,10,12번 트랙이 재생됩니다)


 





Spare This Life

"나, 흑마의 기수 오브라이언은 네게 이 신성모독을 금할 것을 명하노라.
이 악마의 아이에게 아비게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허나 네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그녀는 바로 사산된 내 이복동생의 환생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정신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원하는 모든 것들은 이제 지난 일들을 올바로 되돌려 놓기 위함이니

그렇게 이 목숨을 부지하도록 하라.
내가 이 복수를 통해 아비게일이 마지막 평화를 찾게 될 동안

나, 오브라이언은 말하노라
"거행할지어다!!"

 


요거, 가만 읽어보면 가사가 일종의 반전으로 시작하는건데요, 자세히 이해하시려면 씨디 속지에 붙어있는 개족보;;를 보시면 감이 오실 듯 합니다. 크게 보면 라 페이 집안에 대한 오브라이언 집안의 복수 정도가 되려나요?



다들 아시다시피 라 페이 백작부인은 그레고리 오브라이언과 바람이 나 아비게일 라 페이라는 사산아를 낳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라 페이 백작에게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라 페이 백작은 사산아 아비게일을 미라로 만들지요(The 7th Day of July 1777). 아시다시피 이 사건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서두에서 알게 되는 사실은, 사산아 아비게일의 실제 아버지인 그레고리 오브라이언은 본처를 통해 제임스라는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는 바로 전편과 이번 후편의 오프닝에서 등장하는 '블랙 호스맨(흑마의 기수;)'의 오브라이언이라는 것입니다. 곧, 제임스 오브라이언은 아비게일과 배다른 남매 되겠지요.
그러니 미리엄이 죽고 아비게일이 미리엄에게서 태어나 환생한 시점에서 신생아 아비게일을 데리고 간 블랙호스맨들은 서두에 말한 것 처럼 그녀에게 7개의 은못을 박아 죽인 것이 아니라(Funeral) 실제로는 제임스 오브라이언이 배다른 여동생의 환생인 그녀를 보호하고 키워온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겠지요(Black Horsemen).

한편 재혼한 라 페이 백작은 쥴리라는 딸을 낳게 되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그녀는 제임스 오브라이언과 관계를 갖게 되고 그 사이에서 조나단이라는 아들을 낳게 되죠. 이 조나단은 스물 일곱살 되던 해에 아내인 미리엄 나티아스와 함께 자신의 외할아버지가 죄악을 저지른 그 곳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길의 가운데에서 (실제 그의 아버지인) 제임스 오브라이언은 일곱명의 블랙호스맨들과 길을 막아서고 그 저택으로 돌아간다면 '18은 9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하지만 조나단은 그를 무시하고 아비게일이 치욕속에 잠든 그 어둠속의 저택으로 향합니다(Arrival).

이제 이 앨범에서는 '전편에서 계단에서 떠밀려 구른 뒤 불구가 되어 늙어가는 조나단, 그리고 이제 막 18살이 된 그의 딸이자 그의 할아버지의 배다른 여동생의 현신, 그리고 그의 외할머니가 낳은 사산아'인(헉헉;;;;;) 아비게일이 비극의 마지막 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헉헉;; 아놔;; 근데 이거 정말 개족보임;; 그리고 조금 더 스토리가 진행되면.. 진짜 황당하실 겁니다;;


  


The Storm

어제는 18살 생일이였지 
그녀는 오늘 모든 면에서 여인이 되었네
아비게일은 어둠 속의 숲을 헤매고 있었다네..
그 숲은 살아있는 듯 보이네

그녀가 집을 떠난지 몇 시간이 흘렀다네
흑마의 기수들이 그녀의 영혼을 지키고 길러온 성당을 떠난 지금,
어두운 한밤중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네
그리고 아비게일, 그녀는 알지 못하네.. 그녀는 폭풍의 제물이라는 것을...

폭풍속에서 그 폭풍은 살아있는 마귀처럼 다가오네
벼락을 내리치며 아비게일의 뒤를 따르네

아..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네
지금껏 본 적이 없던 눈들.. 울부짖고 있는 눈들..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 죽은자들을 위해 눈물 흘리고 있는..
빗방울들.. 붉게 변해가네..

'오.. 안돼..'
'집으로 돌아가야 해.. 오.. 안돼..'

신은 그의 눈길을 폭풍우 속의 밤을 향해 돌렸네
아비게일은 빗속으로 이끌려가고 있었네

비는 그녀의 머리를 저택이 있는 곳.. 그 은신처로 잡아끌었네
번개가 다시 떨어질때 어둠속에 숨어있던
그 저택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네

아.. 녹슨 대문..
여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꼬마 아이'가 있는 곳이네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
죽은자들을 위해 눈물 흘리고 있는 듯한 빗방울들..
붉게 변해가네..

'오 안돼'
'집으로 돌아갈래.. 오.. 안돼..'

'꼬마 아이'가 보이네.. 그녀는 유령처럼 보이네..
아비게일은 그녀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네..
미이라가 된.. 그녀의 손에 들린 등불..

그리고 빛 속에서 그녀는 한 이름을 보았다네
:'라 페이 백작'




주다스의 페인킬러를 연상시키는 리프로 포문을 여는 곡입니다.
일단 기분좋게 시작한 만큼 다음 곡을 기대하게 하는 곡 되겠습니다.





Mansion In Sorrow

슬픔의 저택, 어둠속의 저택이여
아마도 오늘 악마의 낙인이 새겨질 것이니

대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네
아비게일은 자신이 이제 죽을 것이라 생각했지
그때 꼬마아이는 그녀의 몸을 통해 그대로 지나쳐
문으로 갔다네.. 대문은 활짝 열렸네..
그리고 꼬마아이는 오래된 오크나무 계단을 올라갔다네

벼락은 숲 곳곳에 떨어지고 있었네
충격에 잠겨 있던 아비게일은 그 소리에 정신을 차렸네

뛰어.. 뛰어.. 꼬마아이의 뒤를 따라서..
하지만.. 꼬마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

갑자기 문이 열렸네
'어떻게 오셨습니까 숙녀여..
나는 이곳의 백작님을 모시고 있는 브랜든 헨리라 합니다'

검은 양초가 타고 있는 우울한 복도의 미로를 지나
폭풍우를 피한 그녀는 대머리의 집사를 따라가고 있었지
그들은 방에 다다랐다네.. 마치 성소와 같은..

유리로 만든 케비넷에 보석과 드레스로 가득찬..
벽에는 초상화가 걸려 있었네.. 모두 열 여덟개의
오래된 향수 냄새가 강하게 진동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 곳에는 '머리카락'이 있었네..
길고 검은.. 목숨을 잃은 머리카락이..


전편의 Mansion in the Darkness와 비슷한 제목이고 시작도 비슷하게 시작하는데
포스는 전작에 비해 확실히 딸린다는 느낌이 드네요;
여담으로.. 가사에서 등장하는 헨리라는 집사는 실제로 킹의 집의 관리인 이름이라고 하네요;;




Miriam

방안에 드리워진 검은 커튼은 늘 빛을 가리고 있었네..
그 빛은 항상 그의 눈을 아프게 했네

이 영원한 저택에는 빛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 안돼..
촛불만을 제외하고서는.. 천천히 타고 있는 촛불만이..

오.. 미리엄.. 당신은 왜 죽어야만 했나요?

검은 커튼이 드리워진 방안
아비게일은 혼자가 아니라네.. 이 곳에는 또다른 누군가가 있어

'가까이 오너라 얘야..'
휠체어를 탄 그림자가 말하네
'난로 곁에 서있으려무나.. 내가 네 얼굴을 볼 수 있게..'

오.. 미리엄.. 당신은 왜 죽어야만 했나요?


그 그림자는 믿지 못했네.. 그녀 얼굴의 닮은 모습에
그의 아내.. 미리엄이 무덤에서 돌아온 듯 했다네

'난 라 페이 백작일세.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아비게일이예요' 그녀는 떨며 속삭이듯 말했네

'내가... ' 그가 말했네
' ...내가 자넬 미리엄이라 불러도 되겠나?'

'미리엄이나 아비게일 모두 괜찮아요..
심지어 루시라고 불러도요..'

그는 휠체어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네
수십년전 그가 추락한 이후부터
그는 부끄럽게도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걸을 수 있었지

'움직이지 말거라! 거기 그대로 있어!'
그는 그녀의 오른편에 서 있었네

그녀의 검고 긴 머리켤을 어루만지며..
거칠게 숨을 내쉬며 그녀의 머리를 움켜쥐었네

그가 그녀의 아름다운 머릿결을 한줌 잡아당기자 
고통에 그녀는 비명을 질렀네

그는 재빨리 발버둥치며 층을 가로질러갔네.
작은 장식장이 있는 곳으로
장식장의 유리문 뒤에는 '내 사랑에게'라고 적혀 있었네

거기서 그는 그 머리카락을 걸려있던 또다른 머리카락과 비교해보았네
그의 뒤틀린 마음 속에서.. 그녀가 돌아왔어.. 그런데 왜??

'난 예정에 따라 은퇴해야만 하네.. 미리엄..
자네도 마찬가지로 따라주어야 하네.. 내일 상속인이 되어주게'



개인적으로 즐겨듣는 곡인데요, 전반적으로 구성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구요
중간 브릿지 부분의 멜로디와 연주가 무척 맘에 듭니다.
'루시'라 불러도 된다는 가사에 섬뜩;(루시는 The Graveyard의 주인공이죠)



Little One

'엄마.. 엄마.. 엄마..'

깊은 밤 그녀의 방.. 아비게일은 잠들려 하고 있었네
오늘 본 모든 것들이 믿겨지지 않는 일들이었지

그때 고통으로 울부짖은 아이의 소리가 들렸다네
그녀의 머릿속으로 깊숙히 기어들어오는 듯 한..
아이의 비명소리.. 아이는 엄마를 찾고 있었어.. 오.. 이런일이..

아비게일은 급히 일어났네
어둠속의 계단 아래로.. 아비게일은 그 소리를 따라갔네
그리고 그곳에는 그 아이가 있었네

이건 분명 유령이야.. 폭풍의 문에서 걸어나온 유령..
'얘야, 넌 누구니?'
'난 당신의 오랜 영혼의 쌍둥이.. 난 '꼬마 아이'예요.'

그 때 아비게일은 여섯살때의 기억을 되살리게 되었지
그녀가 항상 그랬던것처럼 침대에서 살그머니 빠져나갔던..

어둠속에 숨어 그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지
집으로 돌아오며 그들의 이야기를 말했다네
그때 그녀는 조나단의 이야기를 기억해냈다네

그리고 그들은 그 '꼬마아이'에 대해 이야기했었네
그때, 고통으로 아이가 울부짖었네.. 그녀 머릿속 깊이 돌아다니며..
그때, 고통속에 아이가 울부짖었네.. 그녀는 그녀의 엄마를 찾지 못했지..
오.. 이런 일이..

아비게일은 여기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지
'작은 아이'를 지키고 고리를 끊기 위해.. 이 고리를 끊기 위해..



아비게일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각성을 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이 곡은 'Conspiracy'앨범의 'At the Graves'의 일부 리프를 재활용;하고 있는데요,
이 건 어떤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창의력이 부족해보인다는 느낌이 좀;
허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멜로디가 쫙쫙 달라붙는 곡 되겠습니다.





Slippery Stairs

'일어나시오 아비게일'
한낮, 헨리는 문앞에 있었네
백작은 오후까지 일어나지 않았고 점심은 그와 둘이서 가졌네
그들은 미리엄과 아비게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네.

'그 꼬마아이가 누구죠?'
헨리는 얼어붙었네 '오.. 당신은 우리의 유령을 말하는 거요?'

'가장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문이 있소이다.
미끄러운 계단을 넘어서면 지하실로 이르게 되지요.

거기에 꼬마아이는 잠들어 있지요.
허나, 밤에 그녀는 일어나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다니지요.
밤에 당신은 거기 가지 않았소?
거긴 불길한 곳이요.
엄청난 고통과 죽음과 공허만이 있는 곳이지요.'

둘쨋날 밤이 왔고, 저녁식사가 끝났네
조나단의 두통은 사라졌다네

'미리엄.. 내 손을 잡게'
그때 그의  기색은 갑자기 변하였네
'상속인을 만들 시간이 되었네'

그의 섬뜩한 놀이에 동조하는 척 하며
그녀는 그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네

그들이 사랑을 나눌 방으로 올라갔네..
마치 미리엄이 거기 이미 있었던 것처럼 냄새를 풍기는 그방으로..

조나단은 소름끼치는 모습이었네
아비게일은 촛불을 들어올렸네

다가온 것은 지금껏 결코 한적이 없는 것이었네
그녀는 그의 지독한 것으로부터 마음을 닫았네

그녀의 마음속에서 그의 신음소리는
미끄러운 계단위로 추락하는 소리로만 들렸네

떨어지고 비명을 지르고, 구르고 죽어가고..
계단에서의 마지막을...

그녀의 눈은 구역질 속에서 검게 변해가네
모든 관계속에서 그를 더욱 증오하며..
그리고 그때 그것이 시작되기 전 그 행위는 종료되었네
그는 끝났네.. 오.. 이런..

그가 그녀를 자신의 것이라 부를 시간이네..



아.. 리프 개작살에다 기타솔로까지 죽여주는 최강의 곡 중 하나입니다...만
내용이 조낸 개막장인 곡입니다;;
The Graveyard의 내용이기도 한 근친상간(앞서 언급된 '루시'와 마찬가지로)이 여기서 재현됩니다.
물론 조나단은 그녀가 자신의 딸이란 것은 모르는 상태이긴 합니다만
자신의 딸에게 아내의 이미지를 대입하며 겁탈하는 장면을 추악하게 묘사하고 있네요.
이로서 아비게일은 조나단에 대한 복수의 감정으로 불타오르지요.
아휴.. 앨범내의 개족보가 보여주듯, 정말 이 집안은 지대로 콩가루 집안이네효;
여튼.. 마이크 위드와 앤디 라로크 둘의 기타솔로를 비롯하여 팀워크가 착착 들어맞는 연주실력이 개감동으로 다가오는 넘버 되겠습니다.




The Crypt

달은 창밖에 있지만 비치지 않는 밤,
그가 밤마다 저지르는 죄악으로 그녀는 죽을 것만 같았지
조나단은 깊이 잠들어 있네.. 완벽한 때야.. 그 곳을 방문할

성의 복도를 내려가 미끄러운 계단의 아래로 아래로.
아비게일은 랜턴을 들고 지하실로 내려왔네

지하실의 비밀
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석관.. 이 안에는 과연 누가 있는 걸까
오 아비게일...  관뚜껑이 떨어졌네...

썩어가는 냄새가 진동하네..
그 안에는 미이라가 된 아이가 들어있네
그 이름은 칼로 관뚜껑에 깊이 새겨져 있었네
그 이름은 바로 "아비게일"이였지!

은색 목걸이가 미라의 목에 둘러져 있었네
목걸이에는 날개와 가장자리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었네

'여기서 뭘하는 거요!'
집사 헨리가 어느새 소리없이 와 있었네

아비게일은 목걸이를 잡아당겼고
작은 미라의 머리는 그 가는 목에서 분리되었네

그때 목걸이의 그것은 위로 위로.. 그의 목으로 날아갔네
빙글빙글 뒤틀리며 돌면서.. 오, 그녀는 막을 수 없었어

브랜든 헨리는 피속에서 죽어가고 있네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네 

지하실 아래에는 섬뜩한 빛이 감도네
한편에는 미라가 된 태아가 있었지
"가야해.. 가야만 해.. 널 위해 돌아올게.."

지하실에서 아비게일의 쌍둥이는 안식처를 찾고 있었네
아비게일의 쌍둥이는 그녀의 엄마를 찾고 있었지

허나 마루바닥에 있는 그녀의 엄마는 돌로 되어 있었지
그녀의 엄마는 마루바닥에 있지만 그녀는 모르고 있어..
오, 그녀는 모르고 있어.. 그녀는 몰라..
언젠가 그녀는 알게 될까..


아르페지오 위에서 질러주는 뮤트된 기타톤으로 주는 분위기 전환이 상큼한 곡 되겠습니다.
우연찮게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의 분신을 발견하는 아비게일의 모습인데요,
그녀의 엄마가 있다는 곳이, 과연 무슨 내용일까요? 
그건 마지막 곡에서 답이;; 





Broken Glass

폭풍은 물러갔지만 검은 구름은 여전히 하늘을 가리우고 있었네
다가올 것들에 대한 완벽한 준비인 셈이지

늦은 오후, 그녀는 지하실을 방문한 그녀는 아직 침대에 있었네
누군가가 헨리의 이름을 부르네
이건 꿈인건가?

깨진 유리의 꿈.. 살을 갈라내는 유리조각..
비는 붉게 변하네.. 죽은자를 위해 내리는 핏방울..

다시한번 그녀는 이름을 들었네..
더욱 크게 부르는.. 같은 이름을..

조나단은 침대를 벗어나려 애쓰고 있었지
 "브랜든이 어디있지? 왜 이리 늦는건가.."

"그는 오늘 몹시 아픈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를 침실로 돌려보냈어요.

내사랑, 대신 제가 오늘 당신이 드시고 싶은 요릴 만들어 드릴께요.
당신을 위해 요리를 먹여 드릴께요."

아비게일은 복수심에 사로잡혔네.
그녀의 오랜 영혼이 돌아온 것이지.

그녀는 전에 꾸었던 깨어진 유리의 꿈을 기억하게 되었네
"네 계획에 그걸 사용해.. 깨진 유리를 말이야.."

깨진 유리는 설탕그릇 속으로 부수어져 들어갔다네
조나단을 위한 저녁을 만드는데 아비게일은 무척이나 즐거워했지.

이건 로맨틱한 저녁식사인가.. 혹은 양을 도살하는 시간인가..
깨진 유리는 한 남자의 살을 깊숙이 도려내겠지..

촛불로 한층 분위기를 더한 저녁시간
조나단은 그의 장의복을 입고 있었네..

이게 그에게 걸맞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겠지
물론 뭘 입는다 해도 그는 그렇겠지

그는 사랑에 빠졌네.. 또다시 사랑에 빠졌네..
그러나 아비게일은 곧 그의 사랑을 보내버릴 음식을 먹이겠지..
그의 사랑을 떠나보낼..

"저녁식사가 준비되었어요"



쌍콤한 하프시코드 연주가 빛나는 멋진 곡입니다.
어찌보면 킹 다이아몬드 음악의 주력 악기는 이런 키보드를 통한 연주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로베르토 팔카오가 프로듀싱하던 시절의 곡을 높게 평가하는 것 역시 그의 프로듀싱 능력 외에도 그가 연주하던 적절한; 키보드 연주가 주는 맛깔스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청자에게 공포와 신비로움을 안겨주는 오컬트적인 소재들이 주된 소재가 되는 그의 음악에 더욱 매력을 더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키보드 연주.. 이번 앨범 역시 킹을 중심으로 앤디 그리고 프로듀서 콜 마샬이 그 몫을 담당했습니다.


More Than Pain

어둠속에서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운 순백의 모습이었네
아비게일은 어둠속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었지

"사랑해 미리엄...

.........오 이런... 배가... 미칠 것같이 아파와.. 우욱...
누군가 칼로 그어대는 것 같아.. 이건 고통보다 더해.."

"아하하하.. 난 당신 저녁식사에 깨진 유리조각을 넣었지.
지금보다 더 심해질게 될걸..

두려움의 시간이 다가올거야..  태양아래 네가 숨을 곳은 없어..
그동안 시간들을 세어봐.. 죽어가는 네목숨을 말이지.."

"미리엄, 뭐가 잘못된거지? 난 고통받고 있어.. 제발 날 도와다오.."

"아하하하.. 웃기는 소리.. 넌 죽을거야.
이건 고통보다 훨씬 심하지.. 악마의 빗줄기를 느껴봐라..
태양아래 네가 숨을 곳은 없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순간들을 기억해둬.. 네 삶에서 도망쳐 보라고" 

"네가 이런일을 저질렀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아아.. 입에서 피가.. 이게 뭐지.. 오.. 안돼..."

"우후후후..."



막간극 역할의 곡인데요, 이제 킹의 노인네 역할은 조낸 쩌네효;; 더이상 따라올 자가 없을 듯 합니다.
근데 마녀의 포스는 역시 세월을 막을수는 없는지라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지네요;;
마지막 웃음소리는 누구의 목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늙어가는 그의 보컬을 커버해주는데 적절한 도움을 주는 듯 하네요.
이어질 후편 'Puppet Master'앨범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여성 보컬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앨범에서 등장한 아기소리; 여인웃음소리; 등의 객원보컬;;의 등장에서 그 전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나름 참신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여보컬을 전면에 내세우는 멜데스 그룹처럼은 아니지만
노쇠해가는 킹의 목소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그리고 곡의 다양성과 표현력의 확장을 꾀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 생각합니다.




The Wheelchair

"내 어머니에게 넌 무슨 짓을 했지? 넌 그녀 안의 나를 죽이려 했었지?
미리엄-그녀는 죽었지만 난 아직 살아있다구!
난 네 아버지의 배다른 여동생이었지.
네가 결코 알지 못하는 네 아버지가 지난 세월동안 날 지켜주셨지."

"그리고 난 지금 여기서 그의 아들을 보고 있는거야..
당신.. 그리고 휠체어.. 과거속에서 살고 있는..
삶을 위한 기회는 없어. 당신에겐 오직 어둠만이 있을 뿐이니.."

"난 이제 마지막을 향해 거의 다 달려왔어..
난 그 관뚜껑과 못들을 결코 잊지 못할거야.

하지만 어린 아비게일은 이렇게 다시 돌아왔지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네가 과거속에 묻혀 살고 있는 동안 말이야..

너무도 어두운 과거.. 네가 살아남을 여지는 없어
내가 당신을 봤을 때, 내가 느낀 것들은
여긴 언제나 사악함이 살아 지배하는 곳이란 거였어"

"당신은 이제 거의 죽어가고 있군.. 그래, 지금 넌 그 댓가를 치루어야해
당신과 휠체어.. 과거속에서 살고 있는..
삶을 위한 기회는 없어.. 오직 어둠만이 있을 뿐"

"당신은 지옥이 뭔지 알고 있어?
당신은 이 지하실을 지켜오고 있었지? 그렇지?"

두려움과 뒤틀린 분노.. 배신당한 감정이 그를 짓눌렀네

"그 아이는 바로 나의 분신이야!!!"

그는 휠체어를 벗어나 일어나야만 했네
하지만 지팡이 없이는 서 있을 수 없었지
지팡이는 이미 그녀가 가지고 있었어..

그녀는 그걸 들어 그를 밀쳐댔지
그의 가슴을 찔러대며 공격할 채비를 했지
재빠르게 그의 손목을 내리쳤고 너댓번 그의 등을 가로질러 찔렀네
이제 마지막으로 그의 목을 후려쳤다네

"네가 아직 살아있다니.. 믿기지가 않아"
그녀는 고함을 질렀네

"당신이 어떻게 죽어야 되는지 내가 가르쳐주지!
당신의 쓸모없는 인생에 불을 붙여주겠어. 두눈 뜨고 똑똑히 봐!"
그녀는 회중전등에 불을 붙였네

그의 눈은 분노로 불타고 있었네
그녀는 그가 내지르는 단말마의 비명소리를 듣고자 했다네

이건 꿈이 아니었지
아비게일은 더이상 통제가 불가능했어
그가 내지르는 비명소리에 그녀는 미친듯 웃어댔지
이 것만큼 확실한 복수도 없을테니..

아비게일은 악마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네
고통에서 오는 이 쾌락이여..

휠체어는 이제 본격적으로 불타기 시작했네
죽음의 한가운데에서.. 조나단의 검게 타버린 몸뚱이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네..



이 앨범에서 가장 간지나는 곡들 중 하나로 꼽는 곡입니다.
신명나는 하프시코드 인트로와 더불어 마지막까지 질주하는 분위기가 멋집니다.
처절하고 잔인한 복수의 내용이 인상적인 가사까지도 일품입니다.





Spirits

조나단은 죽었네
아비게일은 그의 불타오르는 휠체어를 보고 있네

불길은 이제 마루바닥으로 옮겨붙었네
커튼으로 번지고 벽에 걸린 옷들에도 불길이 솟구치네
높고 높이 불길이 번져가네

"난 불꽃이리라.. 난 모든 것을 먹어삼키지
난 이 저택을 파멸시키리라.. 그들 모두 나를 통해 지나가야 하리.."

유령들은 공중을 떠도네
유령들은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고 있네
영면을 위해.. 또다시 죽지 않기 위해
그리고 먼저 떠난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아비게일은 유령들과 불길들을 지켜보고 있네
손에 손을 잡고 그녀의 긴 검정 드레스 주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그들이 닿을때 까지 그들은 계속 그녀 주위를 맴돌았네..
아비게일은 불길 속에 있네

아비게일이 불길에 먹히는 동안 그녀는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못했지
그녀의 몸은 사라지기 시작했네.. 공허만이 그녀 안에서 커지고 있네
천천히 그녀는 그녀의 몸을 떠나가네
그리고 유령들은 그녀의 곁에 있네

오.. 안돼.. 이제 그녀가 가네.. 그녀의 유령이 공중을 떠도네
그들은 그녀를 불꽃속으로 인도하네.. 그들 모두 사라지게 될..

유령들은 공중을 떠도네
유령들은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고 있네
영면을 위해.. 또다시 죽지 않기 위해
그리고 먼저 떠난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그러나 아비게일은 한가지를 잊고 있었다네:
"그녀의 어린 쌍둥이"를...


아비게일이 저택과 함께 불타오르네요. 이로서 저주와 복수의 고리는 끊어지는 것일까요?
후련한 기타솔로가 상쾌한 곡입니다.




Mommy

불타오르네.. 빛깔은 흑빛으로 변해가네 
저택이 숨을 거두는 동안 밤은 울부짖네..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내리네..

오.. 안돼.. 죽어버렸다네..
깊은 아래쪽.. 불길이 닿지 않는 그 곳..
지하실은 여전히 살아있네..
울부짖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네

뭔가 잘못되어 있었지..
너무도 축축하고 차가운 이 곳.. 이곳은 두려움의 안식처인가..

어둠속에 무언가 있네.. 홀로 남겨진 누군가가..
그것은 그것 스스로의 무덤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네..

바닥에는 누군가의 몸뚱이가 있네.. 난 그게 전부이기를 바랬네..
난 피속을 걸어갔다네.. 너무도 어두워 앞을 볼 수 없었지..
느낄 수 있는 것은 어둠 뿐이었지..
항상 그곳에 있는 어둠만이 느껴졌네..

난 한 아이를 보았네.. 지금 나는 눈이 멀어버렸네..
그녀는 어디로 가는 거지? 오.. 안돼..

깊은 아래쪽.. 불길이 닿지 않는 그 곳..
지하실은 여전히 살아있네..
울부짖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네

그녀는 어디로 가는 거지?
그녀는 어둠속에서 또다시 미끄러져 버릴거야

그리 멀지 않아 난 빛을 보았네
그리고 벽에 서 있는 꼬마아이를 보았다네
그녀 손에 들린 등불은 관 위에서 빛나고 있었지
오..

난 너의 자매를 알고 있어.. 너의 영원한 영혼의 쌍둥이를..
하지만 아비게일은 복수에 눈이 멀어버렸지..
그리고 지금 넌 여기에 홀로 갇혀있네..

외로운 영혼이여.. 결코 안식처를 찾지 못하리..
오.. 안돼..

그녀는 그녀의 엄마를 찾을 수 없어..
왜냐하면 그녀의 엄마는 마루바닥에 있어..

그리고 그녀는 그것조차 모르고 있어..
그녀의 엄마는... 실은... 오.. 안돼...

나와 몇몇사람들은 알고 있지.. 그녀의 엄마는
백작부인이라는 것을... 백작부인이라는 것을...

"엄마.. 엄마..."
오.. 그녀는 엄마를 찾을 수 없어

"엄마.. 엄마..."
그녀는 마루바닥에 묻혀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건 네 엄마가 아니야..
네가 찾고 있는 건
바로 '네 자신'이라구!!!!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곡 되겠습니다. 묵직하고 어두운 포스넘치는 곡입니다.
일종의 반전이라 볼 수 있겠는데.. 솔직히 제가 해석을 잘 못해서인지 감이 잘 안오네요.

사산아 아비게일의 어머니는 백작부인이지요. 라 페이 백작에게 계단에서 떠밀려 죽은 그녀는
불태워진채 이 저택의 마룻바닥 아래 파묻혔었나 봅니다.
그래서 아비게일의 영혼은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엄마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결코 찾지 못하고 영원히 헤매일 수 밖에 없다고 이해되네요.

그런데 마지막.. 사산아 아비게일이 찾고 있는 것이 바로 '아비게일 자신'이라는 구절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요? 혹시 이 포스팅을 보신 고수분들께서는 답글좀 부탁드립;;




Sorry Dear

"집에 가고싶어요.. 여긴 너무 추워요..
난 어둠이 싫어요
엄마는 어딨는거죠?
엄마..
다시 볼 수 없는거예요?
돌아와요.. 여기서 날 데려가 줘요.."

"미안하다, 얘야.."

"흑흑...ㅠ"

"I Do like the dark now(?)"



아이의 칭얼댐으로 시작해서 아멘으로 마무리하는 곡인데요(아멘마침?;)
이 곡도 일종의 반전이 있네요;
이 곡에서는 앨범 내에서 'Little One'의 역할을 맡았던 Alyssa Biesenberger 라는 여섯살짜리 꼬마애가 주연;인데요, 마지막에 칭얼대듯 운 다음 목소리를 싹 바꿔서 하는 말이
'I Do like the dark now'라고 하는 듯.. (야임마님이 리스닝해줌ㄳ; 만일 다르다면 제보해주세요;)

첨에 '난 어둠이 싫어요' 하다가 '난 지금 어둠이 좋아' 라고 하는게 꽤나 소름끼치게 느껴집니다.
여튼 이 곡을 마지막으로 길고 긴 슬픈 복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됩니다.






킹의 친구 라스 울리히가 'St.Anger'로 엄청난 개실망을 안겨주던 그 시절;(이앨범 다음에 발표되었던가요?;; 가물가물;;) 항상 음지에서 부침없이 그만의 어둠의 포스를 보여주던 킹의 모습에 너무도 고마워했던 앨범 되겠습니다.

이 앨범을 두고 솔직히 전작과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15년이라는 세월동안 헤비메탈씬은 막장테크를 탔고 mp3 덕분에 음악을 접고 전직을 해야 했던 이들이 부지기수였던 시절에서 (당시 킹은 mp3로 인한 폐해에 대해 강한 울분을 토하기도 했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홀로 꿋꿋이 메틀씬을 지키는 어둠에 다크, 운명에 데스티니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이 앨범은 그야말로 전편의 명성에 기대어 앨범을 팔아보려 한 범작에 그칠 뿐이겠지만, 전적인 빠;의 입장에서 이 앨범은 그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준, 그리고 다시 한번 새로운 진용으로 과거의 포스를 보여주려 노력한 것이 전해진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프로듀싱과 연주력 측면에서, 그리고 가사와 킹의 전달능력, 그리고 앨범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어둠의 포스는 왜 여전히 그가 그쪽 세계의 지존으로 추앙받는지를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도 참 자주 듣는 앨범이기도 하고 이 앨범에서의 앤디 라로크와 마이크 위드의 연주를 참 좋아합니다.

복수가 결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음은 그 역시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까요. 한없이 막장으로 치닫던 내용은 모든 것들을 태워버린 검은 재와 한없이 죽은 어머니를 찾는 아비게일의 유령만을 남겨둔채 슬프고도 쓸쓸하게 마무리짓게 됩니다.
이래저래 오만 감정을 다 들게 하는 앨범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인간의 가장 무서운 적이라는 감정만을 격하게 남기게 됩니다요;  
 

커피야말로 인간이 만든 가장 데스메탈적인 음료수지.. (DMC 패러디;)




마지막으로..
너바나의 드러머 출신인 푸파이터의 데이브 그롤이 04년도에 프로봇이라는 괴프로젝트를 했었지요.
참 아이러니한게.. 헤비메탈씬을 멸망시킨 근원이랄 수 있는 너바나 출신의 데이브 그롤(터네이셔스D에서 악마로 출연하기도 함;)이 당대 악명을 떨쳤던 메탈보컬들과 함께 앨범을 발표했다는 것이죠.
출연진이... 네이팜데스의 리 도리안, 베놈의 크로노스, 세풀투라-소울플라이의 막스 카발레라, 모터헤드의 레미, 켈틱 프로스트의 토마스 가브리엘 워리어까지;;;후덜덜;;;
헤비메탈 아티스트들에 대한 일종의 헌정앨범의 성격인데요, 개무시하던 데이브 그롤이 직접 쓴 곡 치곤 나름 질이 괜찮아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쩝;; 

여기에도 킹 횽님께서 친히 등장하시어 한곡 뽑아 주셨었는데... 들어보고 가지요~


Probot - Sweet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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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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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pertones - 해안도로,  Eon - Olan C)




목적: 1. 도보를 통한 정서 순화 및 심신 단련; 
         2. 우울한 두 솔로인생들의 휴일 외로움 달래기

일시: 2008.10.29 (수)

이동경로: 혜화동 로터리-한성대입구역-성북동 일대-삼청동-안국역 (총 이동거리 8km)

소요시간: 13:00 ~ 17:00 (4시간 정도 소요)

시행 동기: 친구가 피로가 쌓였다며 시내에 조용히 다닐 수 있는 곳을 원함
                내가 성북동이나 삼청동쪽 걷기를 추천함
                친구와 같이 쉬는 날을 맞추어 시내투어를 하기로 함
      


세부사항

이번 도보여행 중 들린 가게, 문화재, 건물, 고적, 문화재 등등:



1. 목동(牧童)

혜화동로타리 옆에 있는 오래된 한식집. 전날 과음한 관계로 속을 풀기 위해 목동의 만두국을 먹으러 감. 여긴 만두국 국물이 갈비탕 육수인데다 공기밥을 같이 주기 때문에 예전 정말 자주 먹었었음. 역시 주인장 할머니의 맛깔스런 음식솜씨와 정갈하고 푸짐한 밑반찬은 변함없더라. 항상 건강하세요 할머니~


2. 한국야x르트 명륜점

행여나 그 앞에서 여사님;들을 만나려나 싶었으나 시간이 이른지라 아무도 보이지 않더라.
괜시리 예전에 그 앞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타이어 갈던 생각이 아련하게 떠올랐음;


3. 서울시장공관

이런저런 이유로 오세훈 시장을 욕하면서 지나감; 문득 지난 몇년간 서울성곽을 복원한다고 설쳐대면서도 시장공관이 성곽위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건 도대체 뭔 생각인지도 궁금했음.  


4. 혜화문

친구에게 사대문과 사소문의 유래를 설명해줌. 혜화문=동소문 이라고 알려주었더니 무척 신기해함.
한번 올라가서 수도 서울을 돌아보고 내려옴.


5. 한성대 입구역

같이 일하는 중국애 핸드폰 충전시켜주러 인근 sk대리점 들림.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말안통하는 타국생활이 참 힘들죠.

성북동길. 동구여상과 홍대부고 중간쯤일 듯



6. 최순우 옛집

작년 여름, 2번 영업장에서 일할때였음. 미친 지점장의 지시로 난데없이 부동산업자마냥 구역도 그리러 성북동을 헤매다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던 소나기를 피하러 여길 들어섰었는데..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자그마한 고택 뒷마당에서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들으며
처마 아래 비치되어 있던 보온기 속의 녹차를 마시던 참 예쁘고 고즈넉하던 그때의 기억이 아련하게 되살아났음.
친구와 이 집을 돌아보면서 그때처럼 뒷뜰에서 차한잔씩 마셨는데, 친구도 서울 시내에 이런 공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못했다고 함.

들어서는 길. 허름한 주택가의 초입에 위치하고 있다


최순우씨는 과거 중앙박물관장을 역임했던 문화사 관련에 해박하셨던 분이라고 함. 저서로는 이곳에서 집필했다고 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유명함. 이 집은 울나라 시민문화유산 제 1호라고 하는데, 아기자기하게 잘 관리되고 있으니 더 추워지기 전에 들리는 것도 좋을 듯.



7. 선잠단지

성북동 부촌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위치한 선잠단지. 조선시대 왕비가 'GM님아 누에 크리 터지게 해주셈' 하고 제사지내던 곳인데 가을은 가을이던지라 누렇게 단풍이 들어가고 있는 뽕잎이 나름 운치가 있더라.
근데 사진은 무슨 한여름 같이 나왔네. 똑딱이의 한계인가 내 사진찍는 능력의 한계일까.
 


 
8. 길상사

작년 이곳의 스님이 말하기를 아직까지도 이 절에서는 고기냄새가 난다고 했었는데, 어쩌면 이 곳의 역사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음. 과거 정관계재계 인사들의 쑥덕공론 및 향락의 장이었던 대원각. 이 곳의 오너가 여길 통째로 법정스님에게 몰빵 시주하면서 대원각은 강남의 봉은사와 더불어 부자들이 즐겨찾기하는 길상사라는 절로 급변신. 이런 얘길 들으면 일체유심조라 했듯 사람의 인생이란 진정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봄.   





9. 성북동 부촌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격차란 당연한 것인데도 이처럼 몇백평이 되는 저택들과 골목마다 달려있는 cctv들과 현역복무중으로 보이는 민중의 빳다들이 대낮에도 경비서고 있는 이 인적없는 거리를 걸을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드는 알 수 없는 이 위화감은 무엇일까. 앞으로 여길 오게 될 일은 거의 없겠지만.

야임마님이 앞에서 걸어가고 계심



10. 삼청터널 입구(삼청각)

성북동 부자동네 투어의 끝. 대장부가 암굴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기에 교보정보통신 건물 아래 철계단으로 내려와 쌍다리로 걸어감. 이 약수터길은 작년 참 뻔질나게 다녔지만 서울시내에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 정취있는 시골길 같은 곳이었는데 아파트인지 고급빌라인지를 짓느라고 뚝딱거리는 통에 그것도 이젠 물건너간 듯 느껴짐. 다음엔 이 길로 해서 북악산을 올라보고 싶었음.



11. 성북동 빈촌(북정)

북정이라고 불리는 동네는 쌍다리의 성북동 기사식당 위쪽으로 올라가는 동네인데, 한마디로 달과 가까운 동네 되겠다. 북정마을 위에서 반대편에 위치한 부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부글부글 가슴속에서 끌어오름을 느낀다. 여기도 작년에 듣기론 롯데캐슬에서 재개발을 한다고 했었는데 언제 될지는 미지수. 그리고 재개발이란 것의 속성 자체가 그곳의 주민들이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재개발은 아니지 않는가.. 결국 돈 있는자들의 배를 불려주는 재개발일 뿐. 간신히 거기에서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던 그들은 또다시 하늘과 가까운 어디론가로 떠나가야 하겠지.

중학교때 참 좋아하던 국사선생님이 계셨는데 이분이 내준 방학숙제는 문제집 풀어오기 이런게 아니었고, 서울시내답사를 하고 소감을 쓰라는 것이었다. 명동-덕수궁(현대미술관)-광화문(중앙박물관)-인사동-관철동 술집골목-청계천 세운상가를 모두 돌아보고 그 소감을 써오라고 한 것이었는데,
훗날 세월이 지난 다음에야 그 분께서는 그 답사를 통해 어린 중삐리에게 서울(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빛과 그늘을 모두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나 미루어 짐작해볼 수가 있었다.
어쩌면 오늘 나의 이런 여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아닐까. 여튼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며ㅋ

북정 굴다리에 쓰여진 낙서. 친구는 '소히는 하앍댈만 하다능'하며 오덕포스를 내비침






12. 심우장
북정 산동네의 정상에 있는 굴다리 아래 내리막을 조금 내려가다보면 나타나는 심우장. 만해 한용운 선생이 좆같은 일본 총독부가 보기 싫다고 북향으로 짓고 기거했다는 것으로 유명한데, 나름대로 관리가 잘 되고 있었고 평일인데도 우리처럼 찾는 이들이 꽤 있어서 놀라웠음.





13. 와룡공원

명륜동 주민 및 성대 학생들, 그리고 피곤한 운전자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는 와룡공원에서 담배 한대 피면서 서울의 경관을 감상.
이후 성대 후문을 거쳐 감사원 뒷길로 빠져나와 삼청동으로 들어섬.
감사원에서 삼청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로 가장자리의 샛노란 은행나뭇잎들이 장관이었으나 건전지가 다 된 관계로 못찍고 내려옴

이건 북정의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성북동

요건 와룡공원에서 내려다본 명륜동. 뒤에 솟은 건물이 두타 되겠심





14. 삼청동길

평일 오후 다섯시도 안된 시각이었는데도 어찌나 사람이 많았는지. 잘 꾸민 옷차림의 남녀, 혹은 녀녀커플이 다수였고, 우리와 같은 남남커플은 한명도 보지 못했음.
예쁘장하고 조그만 가게들에는 사람들이 생각외로 많았음. 이 거리는 삼청동길 대신 '된장로' 정도로 명명하면 간지좀 날 듯. 다만 잘 익은 은행열매 외피의 향기가 그 된장스피릿으로의 집중을 몹시 방해하더라.
우리 둘다 이곳과는 이질적인 캐릭터인지라 어서 이곳을 벗어나자며 정독도서관쪽으로 이동하던 도중, 화보 촬영중인 듯한 엘프녀를 두명씩이나 발견하고서는 발걸음을 멈춰서서 하악거리는 추태를 연출하기도 함.



15. 재동당구장;

친구 한명과 만나 곧 오기로 한 친구여친을 기다리며 안국역 옆에 있는 당구장에서 한게임.
근 반년만에 쳐보는 듯한 당구였으나 쓰리쿠션 크리가 터지면서 당당히 승리를 거두다ㅋㅋ

좌측: 김마담님, 우측: 야임마님

본인. 흔들려서 다행이다 헤헤;




16. 달(Dal)

아트선재센터 1층에 있는 인도요리 체인점 달. 울 가게 면판하는 녀석이 신사동 달에서 일하다 온 경력이 있는지라 더욱 호기심이 들었다. 그녀석 말로는 주방의 인도인들은 여기서도 습관이 남아 있어 큰일을 볼때 왼손으로 닦는다던가 뭐라던가;; 
일단 중식밥 8개월 먹으면서 향신료 러쉬에 강해졌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좀 버거운 요리가 많았음; 완전 낚인 첨 먹어보는 인도식 만두 사모사를 비롯하여 불량식품 맛이 나는 민트소스는 좀 충격이었음.
탄두리치킨과 난은 훌륭한 맛이었으나 커리는 우리입맛을 독점 지배하고 있는 오뚜기 카레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귀결되고 만, 두당 \35,000+부가세 10%의 가슴보다 지갑이 아파했던 슬픈 기억.






마지막으로 이날의 여행코스를 콩나물 지도로 살펴보자. 삼청동쪽은 좀 짤림.




이런 걷기 여행은 정말 자유도가 높고 마음먹기에 따라 한없이 여유로울 수 있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참으로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남자가 아닌 성별과 같이 걸었으면 하지만, 뭐 혼자라도 괜찮다.
더 추워지기 전에 다른 코스를 정해 한번 더 걸어봐야 겠다. 혼자서;

평화롭고 여유로웠던 하루의 기억이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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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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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구랑 술 한잔 했었는데 요즘 직장생활이 많이 힘들다 하더라.
경제난에 영업은 커녕 현상유지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친구 회사에서는 구조조정이 시작되어 살생부가 돌고 있다고 하면서
아직 사원 나부랭이인 자신도 본사에서 지방의 지사로 방출당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탄하고 있었다.








뭐, 내가 있는 이쪽 업계도 요즘들어 장사 안되어 가게 망하고 월급못받고 짤리는 것은 같다지만
어찌 이들과 같다고 할 것인가요.. 처지가 다른데..
올 겨울은 유독 이들 넥타이 부대들에게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은 커녕 잘리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분위기라니 말 다했다.
에구.. 내가 퇴직하던 작년말에는 그래도 보너스는 받고 퇴직했었는데..ㅋ


어쨌거나 이게 다 누구탓? 모두 다 우리탓이다.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하고
우리모두 좆잡고 반성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듯 싶다.

여튼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지금껏 나온 아저씨들에게 위로를 해주는 내용을 가진 곡들을 한번씩 들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날씨도 춥고 경기도 춥고 마음도 추운 요즘엔 따스한 위로가 필요하다.








1. Bravo, My Life(김종진/김종진/봄여름가을겨울. 2002)


현대 한국사회에서 돈벌어오는 기계와 동의어인 '아버지', 혹은 '직장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그렇게 힘들게 돈벌면서 개고생하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인식하게 하는
그래서 푸념이라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막말로 대딸을 쳐주는 노래들이 마구마구 쏟아지게 한 시초가 된 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IMF라는 찬바람을 경험했던 이들이 공감할만한 가사를 실으면서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던 곡이기도 하다.
한번 살펴 볼까나? CM송으로도 나왔고, 모 카드사에서도 비스무레하게 이 제목을 써먹었었고, 동명제목의 영화도 나왔고, 젖준기 주연의 영화 ost로도 등장했고, 티비에서 직장인의 비애 뭐 이런 주제로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단골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대박 히트곡이다. 노래방 가면 회식중인 인간들이 술꼴아서 한번씩은 부르는 단골 레퍼토리였으니.. 모르긴 몰라도 김종진 전태관 아저씨 두분, 요 노래 통해서 돈 좀 짭짤하게 만지셨을 듯 하다.

솔직히 봄여름가을겨울을 꾸준히 들어온 팬들에게는 조금은 생경스러운 곡일 수도 있겠다.
그들이 걸어왔던 초중기 음악적 방향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에 낯선 느낌이 들었었고, 구매력 있는 중년들에게 어필하려고 한 혐의가 느껴진다만.. 그들의 오랜 짬밥이 느껴지는 편안한 연주와 보이스는 거부할 수 없더라. 가사는 요 아래 곡에서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은 듯 하다;





2. 아빠의 청춘(반야월/손목인/오기택, 1966)


상당히 저음이신 울 아버지의 목소리에 잘 맞아 좋아하시고 자주 부르시던 오기택씨의 곡인데,
'구름도 울고 넘는~'으로 시작하는 '고향무정'과 더불어 즐겨 부르시던 곡이기도 하다.
 
IMF 이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하는 동요까지 나온 것을 본다면
이런 '아빠 계속 돈 많이 벌어오셈' 류의 노래의 사실상의 원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가장으로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청춘을 노래하는 희망을 보여준,
당시 가부장제 중심의 근대화 한국사회 속의 가장의 모습을 1인칭 시점에서 보여준 개걸작이라 본다.
뭐, 아님 말고.
후일 99년 경쯤인가 리얼쌍놈스가 하드코어로 리메이크를 한 버전을 듣고서 개충격을 받기도 했음;





3. 힘을 내요, 미스터 김(조원선/지누/롤러코스터, 2000)
 

조원선이 쓴 가사가 상당히 와닿는데, 여기서 미스터김은 내 느낌상 직급은 3~4년차 정도 되어.. 이젠 알만큼 알고 싫지만 찌들어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고민하고 있는 주임이나 대리급 정도 되어보인다;
여튼 시점으로 따지자면 2000년에 나온 이들의 걸작앨범이기도 한 두번째 앨범 '일상다반사'의 수록곡인데, 당시에 이런 류의 가사를 쓰는 가수라곤 넥스트(혹은 신해철) 정도밖에 있지 않았기에 우와 우리나라에서 이런 연주가, 이런 가사가, 이런 멜로디가 나올 수 있다니 하면서 감격했었는데...
세월이 지나 이 곡이 브랜뉴헤비즈의 곡과 토씨하나 정도 틀린 개표절인 것을 알고 급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일단 이 곡을 제끼고서라도 요 시기 앨범들이 롤코의 최전성기였던 것 같다.





4. 위하여!(안치환/안치환/안치환, 2001 )


개인적으로 안치환을 무척 존경하기도 했었고 지금도 민중스피릿이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가수이기에
여전히 좋아한다마는, 이 곡을 듣고서는 좀 실망을 했더란다.
먼저 그에게만은 '아빠짱, 직딩짱' 요런 가사가 싫었고, 그가 가진 반골 정신이 '넥타이 풀고서 소주잔 기울이면서' 그동안 고생 많았지? '우리도 청춘의 꽃이 시드네' 어쩌구 하는 술타령으로 사그라드는 것 같이 느껴져 참 안타까웠다. '소금인형'이나 '내가만일' 같은 사랑노래와는 또다른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보컬의 포스는 아직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시청앞에서 들은 '내가 광우병에 걸려 죽거덜랑 화장해서 대운하에 뿌려달라'던 그의 모습에서 난 아직도 여전히 그를 믿고 긍정한다.





 5. 친구여(feat.인순이)(조pd,박근태/박근태/조pd, 2004)


약발이 다되가던 조피디가 천하제일의 히트송메이커 박근태와 손을 잡고 만들어낸 곡이 바로 이 곡이다. 덕분에 인순이와도 윈윈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이 곡 역시 엄청난 대히트를 치기도 했다.
근데 가사가 이제는 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좆pd나 박근태나 이제 이런 '직딩생활 힘들어요. 낙이 없네 친구랑 소주나 한잔 까야지' 하는 가사가 일종의 트렌드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니 그 것이 진부함으로 다가오는 곡 되겠다. 한가지 더 큰 약점은 이 곡보다 먼저 발표된 김진표의 '아직 못다한 이야기'와 너무도 유사한 곡의 전개형식을 갖추었다는 것인데, 머.. 그 답은 둘다 작곡이 박근태라는 거다; BMK가 인순이로 대체되고, 템포가 조금 더 빨라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구성이 거의 빼다박은 듯 똑같아서.. 그래도 노래방 가면 종종 부름;





6. Friends(신해철/신해철/비트겐슈타인, 2000)


신해철이 넥스트 때려치고 편하게 음악해보겠다고 만든 것이 바로 이 비트겐슈타인인데, 물론 망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그가 하고자 하는 음악의 본령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었다. 여기에 낑겨있던 곡으로 나름대로 대중적인 넘버가 바로 이 곡인데, 연말연시에 친구들 만나서 노가리 까면서 '너네 옛날같지 않게 걍 열심히 사는게 보기 좋다야 오늘 술이나 쳐먹어' 이런 느낌을 주는, 참 편안한 넘버 되겠다.
아저씨들을 위한 노래라는 포스팅 주제와 잘 걸맞는 것 같아서 골라보았는데, 실은 신해철은 넥스트 1집에서 '도시인'과 '아버지와 나'로 직장인, 그리고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신랄하게 까볼 만큼 까보았던 인물인지라 오히려 이런 편안한 모습이 어색한듯 잘 어울린다.
언급한 이 두 곡은 여기에 링크를 걸어야 할 것 같지만 '대딸'이라는 이 포스팅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글쎄.. 사회와 가정을 위태롭게 지탱해나가고 있는 안쓰럽고 힘든 존재로 묘사되는 직장인들에 대한 언론의 연민속에서는 왜 그들이 그러한 처지에 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그들은 직딩들에게 '요즘 너네 힘들지? 힘내고 알아서 잘 버텨다오'로만 일관할 뿐이다.
배울만큼 배우고 노력할 만큼 노력하고 닳을만큼 닳아버려야 했던 그들이 왜 하루하루를 생존을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하는지에 대해 언론과 사회와 정부는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솔직히 이러한 노래들은 진통제에 불과하고 우리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소주와 이러한 진통제들 뿐이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너희 생계에 바쁜 직딩들은 신경끄시고 현업에 충실하시라. 신경써봐야 해결되지도 않고 해결할 수도 없다라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답한다. 이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논리였다.
현실은 냉정하기만 하고 사람들은 공황에 빠진 채 우왕좌왕한다. 서로를 잡아먹어야만 하는 아비규환의 늪에서 이런식으로 친구를 노래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 수도 있지 않을까?




출처는 www.gamzadori.com






마지막으로...
한국사회에서의 직딩이란 무얼까?

요 앞에 포스팅 했던 '눈뜬 자들의 도시'의 유명한 구절을 인용해 보면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하자.

그냥... 슬프긴 한데 우리들은 그 슬픔의 근원을 모르고 있다는 것, 혹은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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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 맹목적으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 시대에,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 꿈꾸던 것과는 달리 돈도 많이 벌며 편안하게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들도 열여덟 살 때는 단지 유행의 빛나는 횃불이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부모가 지탱하는 체제를 타도하고 그것을 끝내 우애에 기초한 낙원으로 바꾸어놓겠다고 결심한 대담한 혁명가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온건한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따라서 그들이 과거 혁명에 애착을 갖던 것처럼 지금 애착을 갖고 있는 그 신념과 관행들은 시간이 흐르면 가장 외설적이고 반동적인 종류의 순수한 자기중심주의로 변해갈 것이다.

예의를 약간 걷어내고 말을 하자면, 이런 남자와 이런 여자들은 자신의 인생이라는 거울 앞에 서서 매일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라는 가래로 과거의 자기 모습이라는 얼굴에 침을 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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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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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리즈물들이 주는 한가지 교훈, 속편들은 오리지날만 못하다. 아.. 터미네이터2 정도는 예외로 두기로 하자; 여튼 이번에 읽은 이 소설도 그런 우리들의 선입견을 까부수지는 못할 것 같다.

전편인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받은 감동의 여파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니면 너무도 상반된 분위기가 주는 이질감 때문이었을까. 어찌되었거나 전편에서는 모든 이들의 눈이 멀어버린 아비규환의 '무정부상태'에서 한 여인과 그의 동료들이 찾아가는 인간이 가진 순수, 신뢰, 사랑, 공동체의식 등의 아름다운 면모들에서 개감동하며 눈시울을 적실뻔 했던 것과는 달리, 후편에서는 그것과 정반대의 감정, '관료제 국가의 권위주의적 체계'속에서 정치논리로 인해 인간이 가진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고 나아가 음해와 모략, 살인까지 이르는 추악한 모습들 속에서 마냥 울적한 기분에 잠기게 한다.

읽으면서 과연 전편과 무슨 관련이 있는거야 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다가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전편 등장인물들과 접점을 찾게 되었는데..
사실 속편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점이 있다. 다만 연관성을 찾아보자면 전편에서 눈뜬 여인이 말했던 구절, '우리는 애초부터 눈먼 사람들이었다.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다라는 말을 정치권력의 장으로 확대시켜 그걸 현실화 시킨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편에서는 개인이 '실명'했을 경우 집단 속에서의 혼란과 공포를 보았다면, 이번에는 '(권력에)눈이 먼 자'들이 통치하는 국가에서 살아가야 하는 (눈뜬)민중들이 겪는 참담함과 두려움을 보여주려는 듯 했다.

80%의 무효표가 나오는 정치상황도 참 재미있지만, 그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는 정부 역시 참 재미있다. 이 것이 바로 권력을 소유한 자들의 속성인가보다.
우리들은 권력은 상호간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혹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배웠건만, 실제로 권력은 실체이고 소유물과도 같아서 그 것을 소유해야만 하는 제로섬게임과도 같은가 보다. (이건 아~주 옛날에 권력실체론-권력관계론 뭐 이런 식으로 배웠었던 듯;)

아오.. 서두부터 계속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현실과 연관시키고 마는 자신을 억누르려 무지 애먹었다.   
이 책을 올해 읽은 이들 대부분은 한번쯤 올해의 촛불정국과 연관지어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계엄선포후 수도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대통령궁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는 대목에서는 오싹함까지 들었다.
소설 속에서는 결국 정권의 유지를 위해 무고한 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아 언론을 통해 집중포화를 가하다가 끝내는 그 시민을 살해하고야 마는데, 심한 블랙유머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현실적이고 너무도 가슴이 아파와 견딜 수가 없었다.
올 한해 최대의 유행어가 된 이른바 '배후세력'을 이 소설속 눈 먼 권력자들 역시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출처는 hani.co.kr 입니다



전편에서 성모 마리아처럼 성스러운 존재로 묘사된 '눈뜬 여인'이 여기에서는 백색투표의 선동자이자 반정부 음모의 수괴로 지목되어 살해당하는 대목에서는 우리가 절망속에서 바라는 구원에 대한 작은 소망과 신뢰마저도 짓밟아버리는 작가의 잔혹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우리들이 바라는 성모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기에 그렇게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느껴졌다.
아아... 지금 글을 쓰면서도 너무 우울하다 휴ㅠㅠ


아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조낸 찝찝하고 불편한 소설이었으며 전편만큼의 포스는 없지만 읽고 싶으면 읽으셔도 좋은 책 되겠음.  
갠적으론 마지막으로 나온 '이름없는 자들의 도시'는 왠지 읽고 싶지가 않다; 도시 시리즈는 요정도에서 마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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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출처: 디씨 aswind365님 갤로그






음악이랑 사진은 그럴 듯 한데, 실은 병신짓 한 얘기나 하려고 한다.



나는 차를 타기만 하면 미친듯이 자는 버릇이 있다.

낮이건 밤이건 별로 상관없고

게다가 저녁에 술까지 얼큰하게 한잔 한 경우라면 거의 100%에 가깝다.

그래서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는 확률이 매우매우매우 높다.


한번은 자리에 앉지 못해서

퇴근길에 술이 떡이 되어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집으로 가다가

선채로 꾸벅꾸벅 졸다가 다리가 탁 풀리는 바람에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했었고;

내 앞자리에 앉아계시던 할머니가 '총각, 너무 안되어 보이네 여기 앉어'라고 한 경우도 있었다.

(머.. 앉지는 못했고 쪽팔려서 다른 칸으로 갔었다;;)


언제부터 대중교통수단에서 정신줄을 놓게 된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복학하면서부터 그렇게 바보처럼 시내투어를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게 도를 넘어서면서부터 서울시내의 종점이라는 종점은 다 가본 것 같다.


집으로 향하는 마지막 노선인 봉화산역과 신내동 버스종점은 이제는 친숙하고

담터(남양주)

구리

상일동

응암(순환;)

대림(순환끝;)

구파발

사당

정도는 인서울 혹은 근처니까 그렇다 치자;


의정부 북부

동인천

천안

까지도 가보았다;;





정말 잊을 수 없는 비참한 기억 몇가지만 꼽아보자.




#1. 상일동편

대학다닐때였을 것 같다. 무척이나 추운 한겨울이었다.
종로3가에서 술이 떡이 되도록 먹고 5호선을 탔다.
용케 자리가 있어서 두정거장인가 뒤인 청구에서 갈아타야지 하면서 앉았는데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눈을 뜨니 상일동이더라.
어쨌거나 지상으로 나왔는데 냉기법사가 미친듯이 광을 치는 것 같은 날씨에
낭심이; 오그라들 정도로 추웠었다.

주머니를 뒤지니 몇 천원이 있긴 했는데 택시로는 천호대교 건너기도 빠듯할 것 같아서
일단 북쪽을 향해 걸었다.
걷다가 당시 길동에서 자취하던 선배가 갑자기 생각나서 전화를 했는데
아니, 이양반도 술처드시고 남의 집에서 주무시고 계시더만;;

절망에 잠시 빠졌다가 무작정 계속 걸어서 천호대교 입구까지 갔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것이 도로변의 자전거 거치대..
주머니속 열쇠고리에는 내 자전거 열쇠가 있었다.
혹시나 싶어 괜찮게 생긴 자전거 자물통에 열쇠를 삽입;하였더니
그만 덜컥 하고 열리더라;

그래서 거기서 자전거를 타고 1월의 혹한을 헤치며
천호동에서 태릉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_-;;;
정말 떨어져 나갈 것만 같던 귀와 볼은 집에 와서도 여전히 풀리지 않더라.
ㅅㅂ;;



#2. 의정부 북부편

이때도 겨울이었다.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기였던 것 같은데..
여튼 이때도 시내에서 술을 먹고 1호선을 타고 가다 용케 자리가 나서 앉았는데;;
역시 존내 추워서 일어났더니 의정부 북부;;


주머니에는 동전이 600원 정도 있더라.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일단 개찰구를 나와서 추위를 피할 곳을 찾다가...
무작정 인근 고시원에 들어갔다;;
고시원 총무가 없음을 확인하고 휴게실에 들어가서 자빠져 자다가;
첫차시간 조금 이른 시간에 빠져나와 무임승차를 하고; 집으로 왔다.

근데 그 와중에서도 졸아서 도봉산에서 갈아탄 다음 고속터미널까지 갔다가;
다시 집까지 돌아갔다.

참 아무 대책없었던 슬픈 기억이다.




#3. 동인천편

이때는 회사다닐때였다.
여름이었고, 이어진 회식으로 인해 술이 떡이 되어 있었고...
자리를 파하고 지하철로 또다른 약속장소로 이동하던 도중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왠지 바다내음이 나는 것 같아서; 주위를 돌아보니 생소한 광경이...
에휴.. 동인천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밖을 나와보니 무슨 차이나타운 비스무레 한 것도 보이고;;


그때는 그나마 돈이 있어서 택시를 타고 서울로 입성했는데
택시비가 삼만오천원인가 나와서 너무 가슴이 아팠었고

당시는 여섯시반까지 출근이었던지라
집에 갈 생각도 못하고 회사앞 사우나로 직행해서
씻고 30분 정도 눈붙이다 출근했었다.

지금 그때 생각만 해도 급속도로 피곤해진다-_ㅠ




#4. 천안편

작년 가을이나 겨울쯤이었던 것 같다.
더럽게 회식이 잦던 그때의 문화에서 난 잘 견뎌내질 못했던 것 같은데,
그날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 술을 마시고 간신히 몸을 추스려
종로 5가에서 지하철을 탔다.

마침 청량리행 열차가 들어오길래 '아놔.. 어쩔 수 없지.. 청량리에서 내려서 버스 갈아타야지'
하고 맘을 먹고서는 차를 탔다.
물론 청량리행이니 열차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이때 자리에 앉지 말았어야 했는데 ㅅㅂ;;

수도권 전철 광역화 사업으로 인해
과거 수원이나 병점까지 가던 전철은 어느덧 충청권까지 연결되어 있었고..
열차는 청량리를 찍고 다시 길고 긴 여정을 시작했던 것이다;

눈을 떴을때는 처음에는 용산역인줄 알았다.
그런데 뒤로 허허벌판이 보이는 것을 보니
가슴 한 곳이 섬뜩해 오더라.

연속 세장 사진 출처: 싸이월드 KORAIL 수도권 지하철.철도 사진 클럽


"... 또 저지르고 말았구나...ㅅㅂ;;"

군생활 2년 2개월동안의 회한이 어린 이 곳 천안역에
술쳐먹고 또 다시 방문하게 되다니...
왓더뻑...

다행히 운이 따라주었는지
새벽에 올라오던 부산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가 삼십분쯤 후에 있어
당당하게 서울로 입성;;

이날도 회사 앞 사우나에 잤다.
대학로 불가마 사우나 사장님은 나한테 vip회원권을 줬어야 했다;







여튼 그랬다.

그리고 이런 일은 다시 없을 줄 알았다.

어제 강남역에서 1500번 버스를 타고 일터로 올때만 해도..



태어나서 광주는 처음 가봤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은 작은 소읍이었다.

12시가 넘으니 거리의 불빛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57번 지방도를 따라 밤길을 걷는 마음은..

이제는 담담했다.

아니... 참담했던가?


두시간 가까이를 걸어 분당요한성당 앞까지 도착하고 나서야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출처: 싸이 클럽 pib






이제 다짐해야겠다.

이제 더이상 불쌍하게 살지 말자고..


아아.. 하루종일 피곤했는데

아직도 이러고 자판을 붙잡고 있는 것도 참 미친 짓이지..


이제 올라가서 자야겠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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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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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칼판에 올라 이제 한달이 넘었다.
이시점에서 물론 모든 것을 마스터할 수는 없겠지만
왠지 조금은 버겁고 지친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엄청난 물량의 고기들을 잡을때면,
수많은 야채들을 썰고 다듬을때면,
냉채를 싸고 장육을 삶을때면,
몰아치는 전표들을 정신없이 쳐낼때면,

그냥 조금씩 지치는 것 같다.
약간은 능력의 한계도 느끼는 것 같고..

여전히 성급하고 엉성한 내 일처리에도 계속 불만을 느끼고 있고
빨리 익숙해 지지 않음에 대한 조급함도 거기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일단 답은 조급해하지 않기,
그리고 이 안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또다른 재미를 찾는 것이 되려나?


그래. 이번달의 목표는
1. 돼지목잡 잡는 수량 늘이기
2. 채 예쁘게 썰기
3. 해삼 제대로 썰기
4. 볶음밥 볶기 업글
5. 짬뽕 볶기 도전

요정도로 해볼까나?
어유.. 써놓고 보니 상당히 빡세네.



돈도 없고 체력도 후달리고
머리도 자꾸 빠지고;;
이래저래 심란한 가을이다.


조금 있으면 내나이는 어느덧 서른 둘
이제 겨우 짱개로 거듭난 나..
내 미래는 어디로 달려가고 있을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지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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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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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킹다이아몬드는 그의 아홉번째 앨범을 발표합니다.
우와... 격동의 80년대, 락이 죽어가던 90년대를 거쳐 어느덧 2000년이라니... 정말 그는 근성가이지요?ㅋㅋ

이번 앨범의 주제는 이른바 시온 수도회 이야기, 즉 예수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프랑스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후손을 낳고 생존하였다라는 주장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출발합니다.

이 썰은 프랑스 메로빙거 왕조가 자신들이 바로 예수의 후예라며 그 정통성을 주장하는 지극히 정치적인 용도로 활용된 바 있었구요, 19세기 렌느 르 샤토(Rennes le Chateau)라는 곳에서 예수의 무덤을 발굴했다고 하여 널리 알려진 바 있습니다. 음.. 왠지 익숙하시죠?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를 읽으신 분들이라면 익히 알고 계실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이 주장을 내세웠던 시온수도회의 수장이라는 피에르 플랑타르의 구라들이 밝혀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파닥거린 바 있는 희극으로 일단락 된 바 있습니다만, 수많은 이들에게 현재의 기독교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해준 큰 사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사상 자체에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크게 관심을 두는 사건은 아니지만 이것은 서구의 세계관을 뒤흔드는, 어쩌면 우리의 모든 신념이라는 것 자체를 근원적으로 의심케 하는 논쟁거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 킹 횽아는 갑자기 어찌 이 이야기를 꺼내든 것일까요?  일단은 그의 뿌리깊은 반기독교 정신에서 출발하였다고 추측해 봅니다. 그는 댄 브라운처럼 성혈과 성배를 찾으러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서서 신과 악마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하러 떠난 것이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은 다시 유럽으로 돌아간 킹에게 감사해하는 마음이 큰 앨범 되겠습니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그 틀을 유지하고 있는 간지나는 역십자가 문양의 페인팅이 시작된 앨범이기도 합니다.








House Of God(2000)


Upon The Cross
The Trees Have Eyes
Follow The Wolf
House Of God
Black Devil
The Pact
Goodbye
Just A Shadow
Help!!
Passage To Hell
Catacomb
This Place Is Terrible
Peace Of Mind



King Diamond - All Vocals and Keyboards
Andy La Rocque - Guitars
Glen Drover - Guitars
Dave Harbour - Bass
John Luke Herbert - Drums

Produced by King Diamond, Andy La Rocque & Kol Marshall
Engineered by Kol Marshall












들어가면서


어느 늦은 밤, 내 친구는 내게 
이백년 훨씬 전의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결코 발설하지 않기로 맹세한 그 신비한 교회에 대해서..

난 이제 그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가 이야기했던 이름과 장소의 일부는 내가 바꿔야 했다.
그리고 내게 만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라도 난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앨범의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바로 그 것들이란걸 기억했으면 한다.

일부는 증명할만한 사실이 없이 얘기했지만..
이 이야기들은
너무도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Upon The Cross

십자가 위에서 그는 죽지 않았다.
그들은 그를 고문했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바다를 건너 남부 프랑스의 평화로운 어느 곳으로 숨어들어
그곳에서 그는 막달레나와 결혼하였고 또다른 왕국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모든 신들을 그들의 의지대로 섬기는 교회가 그 언덕위에 세워졌다. 
(익명의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서 발췌함)



와우~ 간만에 좆간지나는 인트로 되겠습니다.




The Trees Have Eyes

깊은 밤, 나는 산자락으로 난 수풀의 골짜기를 따라 바삐 말을 달리고 있었네
내 말은 많이 지쳐있었지.. 그리고 나 역시..
머리위로는 보름달이 떠올라 있었고, 지상에는 어둠이 지배하고 있었네
이 곳의 나무들은 평소와는 달리 훨씬 크게 자라있는 것 같네

'악마의 은신처'라고 알려진 곳..
나는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지.. 그것은 내 머리 위의 미친 달이 아니라네
오.. 안돼.. 난 나무들이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예전부터 잘 닦여있다고 알고 있던 이 길이
지금은 너무도 다르게 느껴지네.. 이 길은 더이상 예전의 길이 아니야..
난 길을 잃어버렸어.. 난 멈춰서서 주위를 돌아보았지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에 난 오싹함을 느꼈어

'악마의 은신처'라고 알려진 곳..
나는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지.. 그것은 내 머리 위의 미친 달이 아니라네
오.. 안돼.. 난 나무들이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나를 보고 있네
눈이 달린 나무들.. 나를 응시하고 있네

그때 달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어.. 결코 듣고 싶지 않았던..
난 보고 싶지 않아 뒤돌아섰지

더욱 큰 소리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의 몸은 오싹해져왔지
한마리의 늑대가 열두마리로 변했고, 나는 홀로 서 있었지..
노란 눈빛들... 그들은 도처에서 나를 나를 둘러싸고 있네
노란 눈빛들... 이제 나는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갑자기 빛의 광채로 둘러싸인 그녀가 나타났다네
은빛으로 빛나는 검고 흰 털의 그녀가 나타났다네
짙푸른 마법의 눈이 내 안을 응시하네
지금껏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너무도 아름다운 늑대였지..



앤디의 작곡입니다. 포문을 여는 곡 답게 질주하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기타리스트가 글렌 드로버로 교체되었는데요, 오래지 않아 그는 메가데스로 도망가고 맙니다; 담에 포스팅할때는 킹 다이아몬드를 거친 수많은 연주자들을 쭈욱 정리해봐도 재미날 듯 하네요~ 





Follow The Wolf


마지막을 맞이할뻔한 내 운명앞에 천천히 아침이 다가왔네
바람은 바뀌었지만 그녀만은 남아있었네
천사와 같은 늑내는 내 곁에 남아 말없이 내게 말을 하네

나를 따르세요... 늑대를 따라가라...
난 우거진 숲길을 늑대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어
산의 정상에 다다를 즈음... 그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지
동쪽의 태양... 인간과 짐승이 만든 두 그림자...
결코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네..

검게 썩어가는 이빨과 같은, 산 아래의 마을을 보았지
이곳으로 오는 몇 안되는 길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네.. 썩어가고 있었네..
난 늑대를 따라야 했네.. 난 끝까지 그녀를 따라가야 했네.. 끝까지..

늑대는 뒤돌아서서 높은 언덕을 향했네
거기에 있는 곳은 '신전'이었네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에 나는 압도되어 바라보았지.
나를 따르세요..

이런 교회는 한번도 본적이 없었어
'이 곳은 끔찍한 곳이야' 문위에 새겨진 글씨..

검게 썩어가는 이빨과 같은 그 교회를 보았네
먼 상념속에서 죄악으로 나를 초대하고 있는..
교회 안에는 그 누구도 없었네.. 썩어가고 있었네..

내 마지막 밤인양 암흑의 빛으로 덮인 그 곳..
신은 과연 이 곳에 존재할까?
혹 신은 두려워 이 곳을 도망쳤을까?



기타솔로가 멋지네요. 나름대로 극적인 구성이 눈에 띄는 곡입니다. 




House Of God


교회 안에서, 이전에 보던 모든 것들은 바뀌었네
썩어가던 풍경들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고
영광스러운 아룸다움이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네
그러나 두렵게도... 난 늑대를 보았네...
자신의 껍질을 벗고 있는 모습을...
다가올 사악한 일에 대한 두려움에 난 은십자가를 손에 꼭 쥐었네

십자가는 바닥에 떨어졌네.. 그 늑대는 더이상 짐승의 모습이 아니었네
오직 꿈속에서만 상상할 수 있을..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변해있었지
마음속 깊이 그녀가 다가오네.. 내가 결코 갖지 못했던..

"당신을 사랑해요.. 영원히... 날 떠나지 말아요..."

처음 볼때부터 그것은 사랑이었지.. 옳고 그름이 없는 진정한 사랑..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 난 상관하지 않았어.. 그저 그녀의 이름은.. 천사이리라..
따스하고 부드러운 키스.. 내 사랑.. 난 결코 외롭지 않은거죠?

천국과 같은 죄악의 밤이여.. 신전에서 난 진정한 사랑을 찾았네..
천국과 같은 죄악의 밤이여.. 신전에서 난 진정한 사랑을 찾았네..

"당신을 사랑해요.. 영원히... 날 떠나지 말아요..."

한가득 차려진 음식과 와인을 들며 우린 웃으며 만찬을 나누었지
우린 가장 성스러운 사랑을 나누었다네
욕망에 불타올라 날 미치게 만들었지

"당신을 사랑해요.. 영원히... 날 떠나지 말아요..."

천사여.. 천사여.. 천사여.. 난 지금 어디에 있는건가요?




앤디 작곡의 개간지 타이틀 되겠습니다. 참 짜임새있게 잘 만든 곡이란 느낌이 듭니다.
앤디 라 로크의 서정적인 면모는 킹 다이아몬드 음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네요.











Black Devil


제단에 걸터앉은 작은 남자가 있었네.. 검은 악마..
어둡고 차가운 돌로 조각된.. 검은 악마..
도와줘요.. 도와줘요.. 도대체 무슨 일인거죠?

7일째 된 이른 아침이었지
난 모든걸 다해 천사와 사랑을 나누어왔네
태양은 높이 솟아 창문을 통해 비쳐올때
나는 작은 악마상의 이마에 키스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네

검은 악마.. 당신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검은 악마여..
그가 알고 있는 것들이 궁금해.. 검은 악마여..
도와줘요.. 도와줘요.. 도대체 무슨 일인거죠?

내가 이 성스러운 곳의 교회를 돌아보고 있을 때,
내가 결코 본 적이 없는 것들을 보았지

왜 여기에는 두개의 설교단이 있는 거지?
동쪽에 하나, 서쪽에 하나의 설교단이..
한쪽 캐노피에는 가고일들이 조각되어 있네
한쪽 캐노피에는 마귀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네

검은 악마는 항상 곁에 있네, 그는 여기서 나를 원하는가?
내 영혼에서 너의 증오를 느낄 수 있네.. 네가 그걸 알고 있는지..
검은 악마여..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후반부의 극적인 질주가 매력적인 곡이네요. 두개의 설교단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뒤로 가면 바로 느낌이 오겠지만.. 킹다이아몬드, 그는 결코 악마주의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The Pact



창밖의 나뭇잎들은 천천히 떨어지고 있네
검은 구름들이 밀려오고 있네.. 폭풍이 오고 있어
고해실에서 천사와 나는 게임을 하고 있네
나는 사제 역할을, 그녀는 내 모든 꿈의 죄인이 되어
꿈이여.. 이제 악몽이 되리니...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녀는 말했지
"이곳의 수많은 것들이 잘못되어있어요.. 오랜시간 나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왔지요"
"일년전.. 난 성스러운 계약에 서명했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역시 그럴거예요"

내게 그 계약을 이야기할때 그녀 눈에서 흐르던 눈물은 연극이 아니었다네
그리고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지.. 내 모든 꿈들.. 뼛속부터 부숴지고 있네

난 무릎을 꿇고 기도했지.. 하지만.. 오.. 이건 지옥이야...

그 계약은 강력하다네.. 넌 도망칠 수 없어
일년 내 누군가 다른이는 피로 계약을 하게 되리
그녀의 성소를 지킬 누군가가.. 이 사악한 교회를 지킬 누군가가..
또다른 늑대가 언덕을 방황하고 있네.. 살인을 위한 또다른 늑대가..

내가 이 계약을 맺게 된다면 천사는 자유로이 이 곳을 떠나가게 되겠지
그녀는 더이상 늑대였던 기억은 잊고 여인으로서 여길 떠나가야 하리
그리고 내가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7일째 되는 날.. 그녀는 내 앞에서 숨을 거두게 되리..
어떤 방법으로도.. 난 결코 그녀를 다시 볼 수 없을거야..

내가 이 계약을 한다면 난 여기에 머물러야만 하고..
늑대의 먹이가 되어서야 여길 벗어날 수 있겠지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녀는 말했지
"이곳의 수많은 것들이 잘못되어있어요.. 오랜시간 나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왔지요"
"일년전.. 난 성스러운 계약에 서명했어요..

그리고.. 지금 나는 그녀를 위해 계약을 하고 있네..



아.. 전주도 그렇고 사비 부분의 진행이 매력있는 곡이죠. 요것도 앤디 작곡 되겠습니다. 다만 킹의 고음에서는.. 뭐랄까 세월의 흔적이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전반적으로 가성이 예전만큼 힘이 없다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Goodbye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네.. 난 고개를 숙여야 했지...
어떻게 말로 할 수 있을까.. 결코 말로 할 수 없었지..

내 부서진 마음을 쉬게 하려 누웠어..
그렇게 난 널 자유롭게 놓아주었지..

날아가렴..

아름다운 천사가 날아가네..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아름다운 천사가 날아가네..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멀리 날아가..



요건 왕다이야표 예쁜 노래지요..ㅋ 제가 요런 분위기를 넘 좋아해서리..ㅎㅎ







Just A Shadow


다시 난 혼자가 되었지.. 와인은 바닥에 쏟아지고 있네..
누구도 날 이해할 수, 날 도울 수 없어..
내 마음속의 유일한 빛이여..
검은 양초의 불빛 속에서 난 밤새 앉아있었네..
너무도 춥고 어두운 이 곳..
천사여.. 당신의 기억은 내 죽는 날까지 날 사로잡을거요..

그림자.. 한 남자의 그림자가 있네
난  바로 그림자.. 한 남자의 그림자였지
교회 중앙의 기둥을 따라 서있는 석상의 눈들..
그들은 내 모든 행동을, 내가 흘린 모든 눈물들을 지켜보는 듯 하네..
 
난 더이상 살아있는 몸이 아니리.. 하지만 아직 죽지도 않았어..
난 이 사이 어디인가에 있어.. 난 영계에 있는 듯 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또다른 세계가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나를 만들어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까?

그대의 이 차가운 교회가 어둠으로 둘러싸일 때
난 한때 내것이었던 모든 것들을 되새겨보네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지만 삶이 그리도 성스러운 것이라면
왜 내가 이처럼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걸까

난 더이상 산자도 죽은자도 아니라네
난 두 세계 어딘가에 있지.. 난 영계에 있다네
다음날이 올때까지 난 슬픔과 증오로 하루를 살았지
그건 내가 늙고 병든 세상을 떠날때라는 걸..
오.. 날 눈멀게 한 사랑이여...



글렌 드로버의 질주하는 듯한 3색의 기타솔로가 맛깔나는 곡 되겠습니다.




Help!!


살려줘요.. 살려줘요.. 아무도 없나요?
살려줘요.. 살려줘요.. 내마음은 땅위에 누워있어요

난 모르겠어요.. 내가 왜 아직 이렇게 살아있는지..
태양을 보고 있어요.. 어제처럼 다시 떠오르고 있네요

난 천천히 미쳐가요.. 공허감만이 나를 채워가네요..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십자가들의 벽의 유리에서
난 나를 붙잡고 있는 또다른 저주를 보았네
난 기억에 묶여 있어.. 난 내 자신에게 묶여있어..

와인은 시큼하게 변해가고 난 내 마지막을 갈망하고 있어..
결코 자유로울 수 없어.. 영원토록 저주받은..
난 기억에 사로잡혀있어.. 내 자신에게 사로잡혀 있어..

신이건 사탄이건 당신이 누구이건간에
당신은 그림자속에 숨어있어..
당신은 악마의 낙인으로 날 저주했지..

살려줘요... 살려줘요.. 난 천천히 미쳐가요
살려줘요... 살려줘요.. 공허만이 날 채우고 있어요

난 거울을 내리쳤어.. 벽에 붙어있는 거울들을..
살려줘요... 피가.. 피가 흐르고 있어..
온 바닥에 피가 흐르고 있어..
난 이걸 더이상 가질 수 없다구!!



요런 싸이코스런 가사가 바로 킹이 전문적으로 잘 쓰는 심리묘사 기법 되겠습니다.
사비부분의 보컬과 기타가 함께 어울리는 맛깔나는 연주도 매력적이구요. 



Passage To Hell


이 소리가 뭐지?

난 천천히 뒤돌았네. 무언가 움직이고 있어
제단이 있는 곳의 마루에서 어둠의 공백이 보이네
난 내가 서있는 곳을 볼 수 없기에 천천히 움직여 다가갔지
내 팔과 주먹에서는 아직 여기저기 피가 흐르고 있네

난 불경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야 하네
난 지옥으로 향하는 통로로 가야 하네

누군가 종을 울리고 있네
하지만 여긴 나 외에는 누구도 없어
이 안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인 것 같아

여기에 누가 있을까.. 과거의 오랜 냄새가 진동하는 이곳..

난 불경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야 하네
난 지옥으로 향하는 통로로 가야 하네

난 간신히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볼 수 있었지
내가 반드시 내려가야만 하는 그 계단을..



자기 노래의 오마쥬인가요?;;
아무리 자기 노래라도 Voodoo 멜로디를 이렇게 써먹어도 되는건지 궁금합니다;;






Catacomb


한자루 초와 내 영혼으로 무장한 채 어둠속을 내려갔네..
바닥에는 비밀스런 글들이 적혀있었지
쥐들이 내 발 아래를 헤매고 다니네.. 난 쫓아버렸네

너무 어둡네.. 눈앞에 거미들이 가득하네
거미줄들이 내 허벅지에 걸리고.. 몇 마리는 죽었네
난 크고 긴 걷고있는 그림자를 보았네
그들이 어떻게 벽에서 춤추고 있는 지 모르네
어둠 너머 그렇게 강력한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네

인골들.. 좁은 현관을 따라 작은 방마다 가득차 있네
지하무덤.. 삶 너머의 죽음.. 난 여기서 죽는 것인가?
난 빛을 보았네.. 내 앞의 뼈를 밀쳐냈지

어둠속에서 나는 빛이 새어나오는 또다른 방을 향해 나아갔네,
이 것은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인가
혹은 내 마음속의 어두운 속임수인가?

성모 마리아가 서있네
벽에 나무로 조각된 실제크기의 형상이 있네
그녀의 얼굴은 세월에 벗겨져가고 있었네
이것은 단순한 조각상인가.. 혹은 내가 찾던 그 것인가?
난 그녀의 얼굴을 깨뜨렸지.. 그리고 또다른 것을 보았어
붕대로 감긴 미라의 얼굴이 드러났지


나를 바라보는 분노로 불타는 말라버린 얼굴이여
너무도 그로테스크했다네..
이 미라는 가시면류관을 쓰고 있네
눈이 있어야 할 텅 빈 공간에서
빛의 존재가 나를 향해 쏟아지고 있네
그리고 그 때 소리가 들렸네...
예수 그리스도여.. 그들이 당신을 위해 행한것이 과연 무어란 말이오?


난 달렸네..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밤으로 부터 도망치기 위해..
하지만 너무도 숨쉬기 어려웠다네.. 이 아래의 악취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네
사탄이여 날 도와주시오.. 신이여.. 날 구원해주시오..
누구라도...누구라도 두려움에 울부짖는 나를 도와주시오
어둠 저편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네..
지하납골당을 통해.. 나를 바싹 추격하면서..

사람의 뼈들은 좁은 현관을 따라 작은 방마다 가득차 있네
지하무덤.. 삶 너머의 죽음.. 난 여기서 죽는 것인가?
난 여기서 내가 죽을 것임을 알고 있어..



앤디작곡입니다. 반키씩 올라가는 음이 매력적인 곡입니다. 어째 이번 앨범 수록곡들의 리듬파트가 좀 답답하게 들려오는데 저만 그런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This Place Is Terrible

난 교회로 돌아왔다네.. 한밤중이었네...
어둠속에서 난 거칠게 숨을 들이쉬었네
바닥의 통로를 통해.. 지하 납골당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들려오네
그 곳을 벗어나 이리로 오고 있어..
이 영원한 교회를 눈멀게 할.. 숭고한 빛이..

얼굴과 몸은 말라 뒤틀려 있었네.. 엄청난 힘의 실체가 높이 떠있었네
난 더이상 죽음은 두렵지 않았지만
하지만 난 그 끔찍한 진실에 경악하고 말았지
난 알고싶지는 않지만 알아야 해.. 난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야만 해

"넌 인간이 와서는 안될 곳을 방문했다.
넌 거짓을 보았다. 십자가에 대한 거짓을..."

"난 수많은 존재들이다... 우리는 하나이고 가장 높은 존재이다.
너는 결코 우리가 그를 지키는 이유를 알지 못하리라.
그는 십자가 위에서 죽지 않았다.
그가 결코 걸을 수 없도록 우리는 그를 신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다.
 이 땅을 두번 다시 걸을 수 없도록..."

"혹은 우린 너희로부터 그의 안전을 지켜왔다
그래서 넌 결코 그 때 네가 저지른 일을 되풀이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건 네게 모든 것이 달려있다.. 네게 진정으로 모든것이 달려있다..."

"신과 사탄은 우리의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너희 작은 인간들의 마음속에서 서로 충돌하고, 우리를 살아있게끔 하지
오로지 네가 우리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신, 악마, 선과 악, 우리는 그 모든 것이고 그 이상이다."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너의 삶을 살아라.
그리고 훗날 우리에게 안식을 취하러 와라."

하지만 난 할 수 없었어.
난 그 이름모를 신의 먹이가 되고 싶지 않았어.

네가 실재로 존재함을 인류에게 보여다오
우리에게 이 혼돈의 의미를 설명해 다오
우리가 이 지상의 지옥에서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알려다오
내가 원하는 것은 너희들 존재하지 않는 신들로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다.
넌 진실을 이해할 것이란 걸 확신한다.
넌 더 높은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에 불과할테니..
 
너의 불경스러운 눈.. 난 그눈을 꿰매주고 싶다.
오.. 너의 의미없는 작은 신.. 그래서 난 너에 맞서 죽음을 택하리라
회색빛 차가운 계단을 올라.. 지옥의 탑 위에서..
내 손안의 로프로.. 난 미지의 세계를 찾을 것이다.
우주의 아버지시여.. 여기 내가 왔습니다... 여긴 끔찍한 곳이예요!!!



킹의 종교에 대한 인식이 뚜렷이 드러난 곡 되겠습니다. 킹은 '신과 사탄은 모두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신의 입을 빌어 이야기 하지요. 결국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인공은 스스로 자살을 하고 맙니다. 세간에 떠도는 악마주의자 킹이라는 말 보다 그는 사실 무신론자에 더욱 가까운 것으로 느껴지네요.
대미를 장식하는 곡 답게 장중하고 박력있습니다.




Peace Of Mind


깔끔한 앤디의 연주곡 되겠습니다.
이걸로 내내 심란했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을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킹의 종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앨범 되겠습니다. 솔직히 제일 까기 쉽고, 또 가끔씩 까줘야 제맛인 것이 기독교 아니겠습니까;

마녀사냥, 십자군 전쟁, 농노계급에 대한 착취 등 수많은 중세 기독교에 대한 비판까지 굳이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신교 교회들의 추태와 범죄행각들을 일부만 엿보더라도 절로 구역질이 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연 그런 '성전, House of God' 에는 하나님이, 예수님이 존재할까요? 그것에 대한 강한 부정으로부터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봅니다. 신의 뜻을 전파하여 세상을 밝게 비추는 것도, 그것을 곡학아세하여 자신의 부와 욕망의 도구로 삼는 것도 모두 인간이기에, 그리고 인간의 내면 안에 선과 악이 모두 존재하기에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킹은 과연 그러한 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것에까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여기서 저는 킹은 실제로 무신론자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성경의 기록들까지 허구이고 조작된 것들이라면 과연 진정한 믿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킹은 지옥과 같은 현실의 삶 속에서 천국이라는 사탕발림 대신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은 자신에게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네요. 기독교의 절대론적 유일신 신앙에 대한 조소와 함께요. (이런걸 보고도 킹다이아몬드는 악마추종자 어쩌고 하는 사람는 정말 상병신같음;;)

머 쓸데없는 얘기였고 사실 저는 종교얘기에는 관심자체가 없는 관계로 별로 하고픈 말도 할 말도 없습니다;;
솔직히 이번 앨범은 무거운 주제에 비해서 곡들이 그닥 끌리는 것이 없어서 좀 2% 부족한 앨범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작 부두의 육중하고 강력한 연주에 비해 이번작은 나름대로 드라마틱한 연주를 추구하려 했던 것 같으나 그리 잘 표현된 것 같지는 않네요. 킹의 늙어가는 목소리도 좀 안타까웠구요. 부두앨범에서처럼 저음에 많은 비중을 뒀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좀 아쉬웠습니다. 다만 앤디가 작곡한 곡들에서 많은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과거의 스피릿;을 회복한 것 같다는 것들이 나름의 위안거리였습니다.

기약은 못하겠지만 다음 앨범 Abigail II: The Revenge 에서 뵙죠.
아씨.. 쉬는날 날잡고 덕후짓 하려니 힘드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꾸벅.


요번 포스팅에서는 마무리로 킹의 쌩얼 스페셜로 꾸려보려 합니다.
여기저기서 퍼온 쌩얼 사진 업로드 시작~~









아.. 형님.. 많이 늙으셨어요 ㅠㅠ 공연안하실때 마스크팩이라도 좀 하시지 ㅠㅠ






진짜 마지막으로 House of God 공연실황을 감상해 보시죠.
감상포인트는 2분 50초의 킹입니다;; 아놔 배아파 ㅠㅠ


솔직히 목소리 들으면 이제 나이가 막 느껴져서 가슴이 좀 아파옵니다요 ㅠㅠ

 

블로그 이미지

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오랜만에 화장 안한 얼굴을 올렸습니다.



이 부두 앨범은 킹 다이아몬드의 후기 앨범 중에서 많이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초기작들에 견주어 보아도 뒤지지 않는 구성과 탄탄한 연주력이 멋지죠. 이 앨범에서의 라인업은 전작과 동일합니다만 드럼을 맡았던 대린 앤소니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체스테인 출신의 존 루크 허버트로 교체된 것이 다르네요.

이 작품은 1998년 작입니다. 시대 배경은 20세기 초 미국 남부로군요. 킹 최초로 유럽을 벗어난 스토리인데요, 처음에 저는 이것을 보고 살까말까 고민을 했더랬죠. '이 아저씨가 드뎌 꺼리가 떨어졌구만;'하는 생각에 한동안 구입을 미뤄오다가.. 끝내는 사고 말았습니다;

킹은 베이시스트 크리스 에스츠가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온 부두교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그는 무릎을 치면서 씨바야!! 바로 이거다!! 하고 외치고서는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뎀 앨범과도 비교할만한 화려함과 파워풀한 연주,  그리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멋진 작품이죠. 그리고 한번 귀기울여 들여보실만 한 것은 판테라의 다임백 대럴과 함께 연주한 타이틀, Voodoo입니다.







Voodoo(1998)

Louisiana Darkness
"LOA" House
Life After Death
Voodoo
A Secret
Salem
One Down Two To Go
Sending Of Dead
Sarah's Night
The Exorcist
Unclean Spirits
Cross Of Baron Samedi
If They Only Knew
Aftermath



King Diamond - All Vocals & Keyboard
Andy La Rocque - Guitars
Herb Simonsen - Guitars
Chris Estes - Bass
John Luke Herbert - Drums

Produced by King Diamond, Andy La Rocque & Sterling Winfield
Engineered by Sterling Win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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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ouisiana Darkness


<토요일>

사라 라페이예는 잠들어있네..
그녀의 남편은 깨어있지..

여름밤은 너무도 무덥지..
마치 누군가의 위엄이 여기 느껴지는 것 같아..

부두드럼소리가 들리는가?
그들은 달빛아래에서 울부짖고 있어...

부두... 부두...

(데이빗, 무슨 일이죠?!)



풀벌레 우는 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교회종소리가 무척이나 기분을 심란하게 만들죠.
어서 다음곡을 듣고 싶어지는군요^^




2. LOA House


1932년 베이튼 루지의 북부,
루이지아나의 밤은 이전보다 더욱 어둡네

여기 흘러가고 있는 미시시피강을 따라서..
저 오래된 식민시대의 집.. 바로 저 저택이라네

눈처럼 빛나고 있어... 저택은 스스로 빛나고 있는 것 같아..
새하얀 보름달이 떠오르면 어둠속에서는 북소리가 들려오지...

'로아' 저택에서... 불행은 또다시 찾아드네...

쟌 르 노아, 이 집의 첫번째 주인이었던 자..
그는 부두교 주술사였다네.. 사람들은 그를 부두교 제사장 '옹간'이라 불렀지

부두교도의 무덤들이 여기에 있네
사악한 '보코'의 뜻에 의해 목졸려 죽어간...

그들은 말하네..
그는 그날부터 이 저택을 걸어다니고 있다고..
그자들이... 결코여기 와선안돼... 안돼...
로아 저택 이 곳에...



7일전 라페이예 부부가 이사를 왔지
사라는 임신중이었고 데이빗은 남편의 이름이라네

이건 '아비게일' 이야기가 아니야.. 아기는 살아남을 거라네
그리고 친애하는 할아버지..
왜 그들은 그를 여기로 데려온걸까?

눈처럼 새하얀... 그건 그가 본 전부라네..
오.. 그는 세월속에서 장님이 되어 있었다네..

'로아' 저택에... 불행은 또다시 찾아드네... 또다시...




처음 테잎을 들으면서 개감동으로 몸을 떨던 생각이 나는군요. 이 곡은 지금 들어도 무척이나 좋습니다. 
시작부터 죽이지 않습니까? 오랜만에 졸라 개감동의 오르가즘을 느낀 곡이었습니다. 앤디 라 로크의 작곡인데요 초기 곡들에 비교해보았을때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매우 강렬하고 화려한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초절정의 화려함과 날카로움, 그리고 헤비함을 모두 갖춘 곡입니다.
킹 역시 전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몸안사리고 졸라리 헤비하게 나가는군요.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스트레이트함이 강조된 분위기죠.

가사의 내용은 이미 짐작하셨다시피 아비게일 앨범과 매우 유사합니다. 피할 수 없는 저주를 받게 될 아이를 잉태한 부부의 이야기이죠... 이건 아비게일이 아니라고 가사에서도 언급했지만;; 킹은 역시 아비게일 앨범을 가장 좋아하나봐요.


☞참고로 용어들의 의미를 잠깐 살펴보자면, '로아(Loa)'는 부두교에서 섬기는 신성한 정령들의 총칭이라고 하는군요.
'옹간(Houngan)'은 부두교 남자사제로서 의례를 이끄는 자를 의미하며
'보코(Bokor)'는 적에게 저주를 내리는 흑마법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부두교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3. Live After Death


<금요일 밤>

내게의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움직이고 있네
과거를 향하고 있네..
부두의 미로속에 있는 무덤을 향하고 있네
흔적없이 그 곳을 보고 있네

한밤중.. 그들은 여기 있네
이 오래된 무덤, 이 곳은 대농장의 일부라네
울창한 나무로 덮여있는 이 곳... 쟌 르 노아가 잠들어 있는 곳

그림자들이 움직이네..
죽은자들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그들은 이곳에 왔지

그림자들이 움직이네

죽음뒤의 삶이 존재하기에
조금만 참으면 이제 볼 수 있을걸세

그 것은 결코 끝나지 않으리...

르 크로와 박사, 그는 부두교 주술사
마담 사리타, 뱀의 문신을 새긴 여인
룰라 쉐발리에, 누구도 볼 수 없는 여인
살렘, 대농장에서 일하는 집사..


그림자들이 움직이네
그들은 죽은자들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여기에 왔네
그들이 움직이네



느린 템포로 강하게 압박해오는 곡인데요, 서두부터 튀어나오는 킹의 '오오오 오오오' 이것이 참 귀에 거슬리는군요. 그 것만 없어도 더욱 박력있는 넘버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4. Voodoo


<토요일 저녁>

강을따라 나 있는 좁은 길.. 당신이 본 무덤으로 향하는 길이지
비밀의 사원으로 인도하고 있네
그 곳은 일주일마다 만나 춤추며 축제를 벌이는 곳이라네


룰라는 부두드럼소리에 맞춰 춤을 추네
온몸을 뒤틀며 미친듯이 돌고 있네

그녀는 로아의 강신을 기다리네
그녀는 신을 기다리네.. 그중 하나인 '담발라'...


부두... 부두...


총체적인 공백이 이곳에 있네
담발라가 그녀에게 내리려는 동안
룰라의 머리로부터 내쫓긴 그녀의 영혼..

두 영혼중 하나는 죽은 것처럼 보이네
신들림 속에서 흐느적거리는 그녀

"'로아'는 자신의 말을 낚아채었도다!!!"

룰라는 지금 말하는 자가 아니네.. 룰라는 누워있는 자도 아니네

마셔라 여인이여, 닭의 피를 마셔라
피를 마시고 신께 제물을 바쳐라

이 것이 그들이 한 전부라고 생각하는가?
오, 다시 생각하는게 좋을 거야
수많은 영혼들이 있어... 이 수많은 눈동자들이 보이는가?


부두... 부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달린 밀랍인형..
그것의 무릎에, 머리에, 배에 바늘이 깊이 박히네

오.. 그들은 널 가지러 오고 있어.. 당신을 갈망하고 있어..




부두교 종교의식은 산 제물을 바치고 종교적인 광란상태에서 로아신령의 강림(빙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무당의 푸닥거리와 매우 유사하다고 보여집니다. 시작부터 봉고를 연상시키는 토속적인 타악기 소리가 곡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고 가며 광란의 제의 현장을 묘사하고 있는 곡입니다.

전반적으로 스래쉬스러운 느낌이 많이 나는군요. 기존의 킹의 현란함 대신 상당히 스트레이트함이 느껴지는 곡이죠. 킹 앨범 전체에서도 상당히 이색적인 곡입니다. 중반부 기타솔로를 판테라의 다임백 대럴이 맡았는데요, 정말 다임백이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면도칼처럼 예리하고 날카로운 리프... 후반부의 앤디의 솔로와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겠죠. 매우 신나서 어깨가 다 들썩거리는 곡입니다.

'담발라(Damballah)'는 비단뱀의 형상을 하고 있는 뱀과 홍수의 신으로 로아 중에서도 최고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이라고 합니다.





5. Secret


<일요일 낮>

로아저택에서 라페이예 부부가 모임을 갖네
그들이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기에..

그들이 이리로 이사온 이틀째, 밤마다 부두드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
맨션은 어둡고 우울한 곳.. 귀신에 홀린 풍경과 품위없어 보이는 저택

그것은 영지 안에 부두교의 무덤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 것을 없애라...
그래야 우리들은 자유롭게 되리라...

이건 비밀로 남겨져야 하리...
그렇지 않으면 그 계획은 결코 성사되지 않을 것이니


살렘이 왔네.. 6피트 키의 흑인..
그는 로아저택에 새로이 부임한 집사지

그들은 살렘에게 그 계획을 물어보며 조언을 구했다네
그들의 영지안에 있는 공동묘지를 없애기 위해서...

이건 비밀로 남겨져야 하리...
그렇지 않으면... 우린 반드시 이 일을 해야 한다네


만약 그대들이 누군가 잠들어 있는 무덤을 훔친다면
그는 당신들에게 자신을 자유롭게 할 것을 갈망할걸세

당신들은 분명 그 고리를 깨지 못하리...



살렘:

'쟝 르 노아의 영혼은 밤마다 이 집을 걸어다니고 있지요
결코 그를 여기서 떠나게 할순 없습니다. 여긴 그가 죽은 곳이지요.

당신들이 이 부두교인들의 무덤을 파괴하려 한다면
위대한 '왕가'는 당신들에게 반드시 해를 입힐 것이오.

우리의 말은 결코 미신이 아니외다...'





킹 다이아몬드가 새로운 드러머의 연주를 보고 실력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리듬파트가 전반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훨씬 살아난 느낌이 듭니다. 상당히 짜임새 있고 힘찬 넘버입니다.

'왕가(Wanga)'는 초자연적인 힘을 사로잡아 가둔 병이나 상자를 의미하며 이것을 이용해 주문을 걸어 상대에게 저주를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6. Salem


<토요일 한밤중>

한밤중.. 그때같은 밤, 라페이예 부부는 잠들어있네
그리고 그림자 하나가 움직이고 있네


살렘이 소리없이 움직이네.. 그는 공동묘지로 향하고 있네
너무도 무덥고 조용한 이 밤, 오직 나뭇잎들만 움직일 뿐...

그 무덤사이에서 르 크로아 박사가 기다리고 있었네
르 크로아는 살렘의 손을 흔드네...

'오... 세상에... 살렘은 내게 비밀을 말할 것이야...
오... 신이시여... 이것은 날 너무도 불쾌하게 하는군'


충격속에서 르 크로아는 공포에 빠졌네... 이건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야
두려움은 분노로 바뀌고...

'위대한 '왕가'는 라페이예 부부에게 닥쳐오리라!!'

'이 돈을 가지고 마담 사리타의 부띠끄로 가시오.
뱀의 저주와 '구퍼 더스트'를 위해서요.

살렘, 그들과 우리 사이를 연결시켜 주시오.
이게 라페이예 부부를 잠재울 가장 쉬운 방법일테니...'


2시간후, 살렘은 마담 사리타에게로 갔네.

오... 세상에... 살렘은 공포스러운 광경을 보고 있네
오... 신이시여... 지금 그는 공동묘지를 향하고 있네

그는 그 무덤중 하나에 무릎을 꿇고
손에 그 흙을 가득 움켜쥔채 떠나갔네

그는 분명 동전을 두고 갔을걸세..
흙의 대가로...그리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영혼들이 그 곳에서 자신들의 무덤을 파헤치고 있네
그의 머리를 향해... 살렘은 바로 이 곳에 있네


어둠속에서, 집 옆에서 한 그림자가 땅을 파고 있네
병속의 뱀은 그 곳에 묻혔네... 모든게 준비되었다네

살렘은 소리없이 움직이네... 모든 이들이 잠든 이 시간..
그러나 나는... 난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안돼......




상당히 힘차고 박력있는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자주 바뀌는 리듬감도 아주 좋지요.

중반부에 앤디의 이국적인 솔로와 허브 시몬슨의 매끄러운 솔로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구퍼 더스트(goofer dust)'는 부두교에서 상대방을 저주하거나 해치려 할때 사용하는 분말가루로, 여러 독성 성분 혹은 무덤의 흙 등으로 만든다고 하네요.





미중년 앤디 라 로크의 좆간지;






7. One Down Two To Go


<월요일 아침>

태양은 나무위로 떠오르고 새들은 지저귀네...
마치 꿈결처럼..

정말 너무도 아름다운 아침이지...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살렘은 주방에서 죄악을 저지르네..
세개의 달걀요리와 약간의 차

그 것은 그 무덤의 흙을 섞은 것이지!! 바로 어제 말이야!!!


이제 누군가가 살렘이 만든 만찬을 먹게 되리
분명히 고통에 시달릴것일세...
그리고... 피골이 상접하게 되리...


(살렘의 독백)
'넌 너무 아름다웠었지... 하지만 이젠 너희는 죽어줘야겠다.. 죽어라!!!
너희 둘 모두 죽게 되리라!!!'

살렘은 은쟁반을 들고 2층 계단을 올라가고 있네.. 이제 방문에 노크를 하네..

고열속에서 미친듯이 고통에 시달리네
데이빗은 뱀의 독에 감염되었다네...
그리고 모든건 변함이 없었지..

(살렘의 독백)
'처음엔 지하로 내려가고 다음엔 사라지리...

"오, 주인님.. 그분은 독감에 걸리셨습니다."'

'사라여... 죽어라!! 죽어라!!....굿바이....'




오랜만에 상당히 서정적인 인트로가 나오는군요. 이런 메이저음계의 인트로는 처음인 듯 하군요^^
그리고 휘몰아치는 기타 솔로와 빠른 템포의 진행... 조금 뻔하기는 하지만 많이 신나는 곡입니다.





8. Sending Of Dead


<월요일 저녁>

저녁, 태양은 저물고.. 고요만이 주위를 감싸네
데이빗, 병든 그는 마치 돼지처럼 땀을 흘리고 있네
그는 지금 열병에 시달리고 있다네

그리고 사라의 아버지.. 그역시 아침식사를 누워서 받을 수 밖에 없었네...
그는 침대에서 머물러야만 하네... 오... 이게 무슨일이지?


'살렘, 이게 무슨 일이죠?'

'부인, 제가 이야길 하나 해드리지요. 당신의 영지에 관한 비밀을...
이런 광기에 대한 이유를 말입니다.

당신땅에 있는 공동묘지는 비밀스런 부두의 성지지요.

당신이 만일 그 성지를 '파괴한다면'
전설에 의하면 당신은 죽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코 당신의 쉴 곳을 찾지 못한다고 하지요...

난 부인께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만일 산자가 죽은자를 먹여살리지 않는다면...
죽은자는 당신을 갈망할거요........'


'조용히 해요, 살렘! 난 미신따윈 믿지 않아요!'



이제 한가지만이 남겨져 있네
그 것은 '죽은자에게로의 송환'이네.


공동묘지 입구에서 4개의 그림자가 다시 만나고 있네
깊은 어둠이 곧 내리리.. 모든것이 이제 준비되어야 하리...
'사자에게로의 송환'을 위해...


사방에 '성 엑스페디'의 초상을 가져다 놓았네
르 크로와 박사의 목소리가 들려오네
'의식을 시작하겠소'

'전능하신 주, 우리의 아버지 주님이시여..
사라 라페이에게 임하소서
그녀는 이제 영원히 사라질 것이옵니다.

'성 엑스페디'시여, 당신께서는 성자이옵고 저는 죄인이옵니다.
저는 사라 라페이예를 찾기 위해 당신을 보내옵나이다.

오, 그녀의 머리를 빼앗으시고 그녀의 영혼을 빼앗으시고
그녀의 정신을 빼앗으시고 그녀의 기억을 앗아 주시옵소서.
이 저주를 위해, '바론 사메디'... 사메디시여...

당신의 은총을 보내어 사라의 숨을 거두어 주옵소서...'


그가 하늘로 보내진 그 때..
'바론 사메디'는 르 크로아 박사의 몸 안에서 움직이고 있네...
그는 살렘에게 말을 하네


(사메디)
'그대는 내게 제물을 바치라
그대는 자정전에 반드시 돌아오도록 하라
내 십자가 앞에 무릎꿇을지어다'

... 살렘은 거기에 있네...


그는 무덤마다 손 가득히 흙을 퍼내고 있네...
죽은자의 흙을...
살렘은 사라에게로 가길 원하네...

'지금 어서 사라의 집으로 달려가라.
그 흙은 사라가 잠든 위에 뿌려져야 할 것이니!!!'



이 앨범의 후반부에서 무척 마음에 들어하는 곡입니다. 킹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가 살아나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질주할때와 박력있게 느린템포로 나아갈때의 대조가 무척 멋지죠. 기타 솔로도 서로 다른 분위기에서 나타나고 있구요. 특히 중간에 르 크로와 박사가 읖조리는 부분에서는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성 엑스페디(Saint. Expedit)'는 카톨릭에서는 성 엑스페디투스라고 불리우며, 로마시대 군인장교로서 4세기경 신앙을 고백하고 디오크레시아노 황제의 박해때 순교한 성인이라고 합니다. 로마카톨릭과 부두교의 기묘한 동거를 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바론 사메디(Baron Samedi)'는 죽음의 신인 게데의 하나로서, 로아 중에서도 공동묘지를 담당하는 신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검은 옷을 차려입은 장의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9. Sarah's Night


<월요일 밤-화요일 아침: 라페이예의 침실>

살렘은 어둠속에 서있네.. 사라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누군가 침대속에 있네.. 고열로 몸을 뒤척이는 그 자가..
데이빗은 더이상 그를 볼 수 없게 되었네

난 보이지 않지... 나는 널 지하로 데려갈 사람이니..
내 손으로 '구퍼더스트'를 뿌리네
그 것은 사라의 손에 있네

넌 죽은자를 볼 수 있게 되리...
그들이 사라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동안에 말이야...
그때 그녀의 뱃속 깊이...
난 그 아기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군...

칠게 그녀는 일어났네.. 고통으로 울부짖으며...
난 그녀가 고통받고 있음을 알고 있다네...
그녀 눈엔 흰자밖에 보이질 않네

사라는 알 수 없는 말들을 지껄이기 시작하네...
그때 그녀는 피를 토하네

시간이 왔도다.. 난 이제 사라져야 하리
할아버지가 왔네.. 그는 뭘하는거지?!
난 그가 움직이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러나 사라의 머릿속에 자리한 사자의 영혼은
그녀를 무덤으로 데리고 갈 것이 분명하지

살렘은 가버렸네



(할아버지)
'사라.. 가서 잠들거라.. 이건 또다른 악몽일 뿐이란다
오... 이 망할 부두드럼 소리..

난 오늘밤 여기 있어주마.. 한쪽 눈을 뜨고...
그러니 다시 잠들렴... 사라... 어서 자려무나...'





킹 다이아몬드 음악을 대표하는 악기랄수 있는 하프시코드 소리가 시작부터 들려오는군요. 이 곡은 다음 곡으로 연결시켜주는 의미가 더 큰 곡인것 같습니다. 저음으로 읊조리는 킹의 음산한 목소리가 상당히 사악하게 들려옵니다.





10. The Exorcist


<화요일 아침>

새벽 여명 속에서.. 햇살없는 하루가 시작되려 하네
살렘의 모습은 희미해졌네.. 그는 가버렸네
사라.. 사라는 살아있나? 할아버지는 혼란에 빠졌네...


말론 신부.. 퇴마사...


사라의 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로 바뀌었네
뭔가 잘못되고 있어.. 마치 사라는 죽어버린 것 같아..
할아버진 그의 친구를 떠올렸네... 말론 신부...

'뉴올리언즈 성자의 성당으로 연결해주시오. 말론 신부를 부탁하오..
이건 급한 일이오.. 어서... 어서 연결해주시오'


신부는 이 일을 오래지 않아 이해하게 되었네

'내말을 듣게나, 친구.. 낙심하지 말게. 오늘 그 후에 내가 그리 가겠네.
하지만 조심하게... 한 낮에 떠오른 달을...'


말론... 그가 도착했네


'성십자와 성경, 영혼을 위한 성수, 그리고 이집에 대한 은총을 내렸다네.
하지만 데이빗은 데려가게나. 다른 자들이 알기 전에 앰불런스를 부르게.'


그는 사라의 방으로 들어갔네.


메탈리카를 연상시키는 리프가 상당히 멋진 곡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서 가장 짜임새있게 구성된 부두 앨범 최강의 곡이라 생각합니다.





11. Unclean Spirits


<화요일 초저녁>

'거룩하신 주여, 전능하신 아버지시여 영원하신 하나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여 이 세상에 오신 독생자시여

주를 해하는 짐승들을 물리치기 위하여
주님의 전능하신 손으로 주님의 딸 사라 라페이예를 구할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그는 더이상 죄인으로 속박되지 아니할 것이옵나이다'


'이 불경스러운 영혼이여, 나는 이제 너를 내치리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라

이는 주께서 십자가의 형상으로 네게 임하시는 명령이니라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꿇을지어다

주 예수의 권능이 너를 굴복케 하리라... 권능... 권능이여....'



오랜만에 나온 공포영화 사운드 트랙 되겠습니다. 이런 트랙, 오랜만에 들어보니 참 좋군요.
올갠소리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현 소리가 심금을 울리는군요. 막간극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 곡입니다.
영화 엑소시스트의 그 장면을 연상케 할만한 멋진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12. Cross Of Baron Samedi


<화요일 저녁>

한시간 동안 고된 일을 한 것만 같았다네
말론 신부는 점점 지쳐만 가네

어둠은 점점 깊어만 가네.. 악마는 쉬고 있는 듯 느껴지네...
사라는 지옥에 있는 것처럼 보이네..
그러나 지금은 그녀를 구할 방법은 없다네


그러는 동안 살렘은 숙소에 있었네
여기 비밀스러운 방 안으로 움직이는 한 그림자가 있네...

벽에걸린 십자가.. 바론 사메디의 십자가... 그림자는 십자가를 낚아채네
그 그림자는 룰라... 누구도 보지 못하는 여인이었네


난 내 십자가를 쥐고 있는 그녀의 그림자를 보고 있네
어둠속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그림자..


바론 사메디의 십자가는 우릴 자유롭게 해줄 것이네
바론 사메디의 십자가는 지금 기다리며 우릴 바라보고 있네

바론 사메디의 십자가는 못이 가득 박혀있네
바론 사메디의 십자가는 그대의 머리를 갈라놓을 것이네


이 것을 사라에게 쥐어주도록 하라...


어둠속에서... 그녀는 다시 일어났네
사라는 신부 앞에 서 있네... 신부는 의자에 앉아 잠들어 있네

사라는 말하네
'신부님, 저는 지금 죄악을 저지르려 합니다'


그때 무언가가 신부의 머리로 떨어지네
십자가는 미친듯이 세차게 내리쳐지네

비명소리, 흘러내리는 피... 말론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네...
또다시... 또다시... 그의 피는 집안에 가득하네...


(할아버지)'멈춰라, 사라!! 멈춰!!!'


왠일인지 사라는 십자가를 떨어뜨렸네


2시간 후 모든 사람들은 거기 있었지
경찰, 앰블런스, 눈물을 닦고 있는............
사메디.............




실질적으로 마지막 곡이죠. 멜로디가 상당히 구성지고 신나긴 한데... 이 앨범에서 킹의 가성을 들어보면 이제는 좀 늙었다는 생각이 조금씩 조금씩 들곤 합니다.




13. If They Only Knew


<화요일 밤-월요일 아침>

난 경찰이 할아버지에게 하는 말을 들었지.

'살렘은 예전 로아저택의 관리인이었습니다.
사실 그는 당신의 땅 바로 여기에 묻혀 있습니다.'

........... 그들이 이것만이라도 알고 있었더라면...




아~~ 반전의 묘미네요..ㅋ





14. Aftermath


로아저택과 부두교 무덤들은 여전히 그들의 영예속에 건재하고 있다.
라페이예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 후 루이지애나를 떠나서...
흠...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다.

말론신부는 살아남았다. 그는 겁에 질린 늙은이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내 이름은 살렘이다.

너는 모든이들이 행복하다고 말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넌 모든 사람들이 지금 서로에게서 안전하다고 말할수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난 며칠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사라 라페이예라는 이름의 산모에 대한 이야길 들었을 때 말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고....................................


되새겨 보라
이것은 기적인가?

몇 전문가들은 그 단어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 것은 바로 VOODOO 라고!!



이런 구성을 수미상관 형식이라고 하던가요?;; 흠흠 여튼;;
결국 내려진 저주가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피를 이어 내려간다는 것으로 귀결되죠.
저주의 끝없는 고리... 공포물로서는 가장 확실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전의 두 앨범에서 조금 실망해 있었는데, 이 앨범을 접하고 나서 다시 킹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게 된, 아주 의미있는 앨범이었습니다.

굳이 이 앨범을 이전작들과 비교하자면 가사의 컨셉은 'Abigail'앨범과,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Them'과 유사하군요.  이번 부두앨범은 스트레이트함에 더 집중했다고 할 수 있겠죠. 그 점이 이번 앨범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군요. 사실 별로 무서운 곡이 없네요^^;
신비로우며 공포스러운 분위기... 한마디로 재수없는 분위기가 이번 앨범에선 약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소재가 킹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부두교라... 쩝...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몇가지 수확이 있었는데요, 먼저 킹이 가진 저음의 매력을 백퍼센트 살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킹이 내는 저음의 나레이션, 그리고 언클린 스피릿 같은 곡에서 보여지는 목소리톤(영감 목소리와  얍실한 울부짖음 등)이 상당히 멋졌어요. 전성기만큼의 찢어지는 초고음 스크리밍을 그에게서 기대한다는건 무리일테니 나름대로 전략을 세워 보컬스타일을 연구한 것 같네요.

한가지 더 있다면 연주기법의 변화인데요, Loa House, Voodoo, The Exorcist 등의 대표곡들을 들어보더라도 거의 스래쉬라 해도 믿을 정도로 폭발적인 리프와 강력한 리듬파트가 부각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그리고 '부두교'라는 주제와 걸맞도록 중세에서 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건너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임백의 기타솔로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이 것 아닐까 싶네요. 어쩌면 그는 이번 앨범에서는 상업적인 요소를 나름 염두에 두고 다분히 미국적인 공포를 이야기하고 싶었나 봅니다.


사족을 하나 달자면... 제가 느끼는 부두교는 우리나라에서 무당이 푸닥거리 하는 것과 같은 원시신앙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종교라 생각합니다. 노예생활을 하던 흑인들의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준 그들만의 샤머니즘이 서구인들에게는 괴이한 이교로, 나아가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부두교가 악의 근원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서구문명/기독교적 관점으로 흑인과 크레올들을 바라본 서구인들의 시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무지에 기반한' 공포를 주제로 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은 킹 역시 유럽출신의 백인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조금은 씁쓸한 점도 없지 않은 앨범입니다. 킹은 뭐니뭐니 해도 중세풍의 유럽스따일이 제격인 듯 합니다^ㅁ^


마지막으로 앤디가 솔로로 참여했던 곡을 하나 링크해봅니다. 멜데스의 선두주자였던 앳더 게이츠의 곡입니다. 이 앨범도 개명반이죠. 듣고 보니 앤디 라 로크의 스타일은 멜데스쪽에도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At The Gates - Cold






에구.. 하나만 더요..ㅋ

사진 출처는 www.myspace.com/kingdiamond입니다


올해 9월 오즈페스트에서 함께 출연했던 왕다이야 성님과 라스 아저씨~~
증말 세월은 막을 수가 없네요..ㅋ






그러면 다들 건강하시구요, 멋진 가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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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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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다고 해서 뒤늦게 1권을 사서 읽어보았는데, 재미있어서 다음날 일 끝나고 롯데마트;;에 가서 2권을 사서 다 읽어버렸다. 1권만큼의 박진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사본 소설 중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은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떡하니 떠오르는 소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다. 장미의 이름의 한국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그 구성을 철저히 활용하였다.

국내 팩션의 원조라면 아마도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이 그 시작일 것 같다. 이산 '정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낸 시초가 바로 이 소설이 아니었을까. 이 뿌리 깊은 나무 역시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궁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이어지는 의문의 살인, 그리고 그 것을 추적하는 주인공을 통해 밝혀지는 당대의  철학 사조간의 충돌 양상, 그리고 그러한 보수와 진보세력간의 치열한 대립구도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사건과 갈등, 그리고 마치 그 시공간에 있는듯 표현되는 당시 시대상황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들이 읽는 이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이른바 '팩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철저히 부합하는 소설이다.

'다빈치 코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팩션이라는 장르의 매력이라면 철저한 흥미본위의 틀안에서 나름대로 독자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깊이는 그리 깊지 않겠지만 당대의 철학사조와 정치상황, 문화적 흐름을 읽는 이에게 나름 소상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니 잘 쓰여진 팩션은 흥미본위의 역사왜곡이라는 단점보다는 지적 호기심의 충족이라는 장점이 더 크리라 생각된다.



일단..  훈민정음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인 의미, 그리고 언어가 가진 의미-정치적, 철학적인 위력에 대한 이해는 소설에 더욱 집중하게 하는데,
음... 뭐랄까.. 뒤로 갈수록 쳐지고 인물과 사건들간의 개연성이 느슨해진다는 단점이 눈에 많이 띈다. 장미의 이름에서처럼 하나하나의 작은 이야기들이 모두 의미를 가지고 돌아오는 개감동의 깊이는 물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점들이 많이 안타깝긴 하지만 '야이 씨발놈아 그럼 니가 한번 써봐라' 하면 난 당연히 못쓰기 때문에 그냥 감사히 보련다;


소설 속에서 세종을 따르는 경세실용파가 원조보수 경학파와 대립하는 구도를 보고 있자니 요즘 '실용정부'라고 이름 붙이고 난리 깝치고 있는 어떤 설치류와 그의 똘마니들의 개 울트라 아마추어 정치놀음집단들이 생각나는데, 그들은 이 소설안에서 일컬어지는 경세실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저들의 실용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실용인지 무엇을 위한 실용인지 잠시만 돌아보면 참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뜨거운 것이 울컥 하고 올라오려고 한다.

실용을 외치며 한글을 창제하는 세종과 실용을 외치며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이명박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 같아 비교하지 않겠음;

여하튼 최소한의 깊이도 철학도 없는 시정잡배들과도 같은 자들이 왕 행세, 대신 행세를 하고 있는 꼴을 보고 있으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 자들에게 두손모아 경제를 살려주세요 하며 뽑아준 나와 우리 국민들이 그저 개병신이 될 뿐인지라 그야말로 좆같은 세상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뿐이다.

아놔 시작은 젠틀하게 쓰기 시작했는데 결말이 왜이러니?;  여튼 볼만하니 시간되면 한번 읽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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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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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야드 투어때의 사진입니다.뼉다구 마이크를 든 킹의 모습이 보이시죠?

1996년, 킹 다이아몬드는 머시풀페이트와 주다스 트리뷰트 앨범제작에 참여하게 됩니다. 머시풀 페이트의 사운드를 보면-특히 행크셔먼의 기타는 정통메틀풍의 전형적인 가락을 느낄 수 있지요.



원곡에 충실한 리메이크였지요. 행크셔먼의 기타소리는 상당히 힘차게 들립니다만 보컬이 너무 평범(?)한게 조금 아쉽더군요. 신비로운 키보드 소리가 빠진 것도 조금 아쉽고... 그래두 뭐 어쩌겠어요^^
혹시나 A Touch Of Evil이나 Night Comes Down 같은 곡이었다면 그들의 스타일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어쨌거나 킹 다이아몬드는 긴 휴식후 '거미자장가'앨범을 내놓고 다시 그룹 활동을 개시합니다.
이어 96년... 울나라에서는 아마도 그 다음해인 97년이었을겁니다. 머시풀 페이트의 신작인 '인투 더 언노운'과 킹의 신작, '더 그레이브 야드'가 동시에 라이센스 발매되었습니다. 핫뮤직, GMV 등에서 졸라 호평을 쌔려대고 있더군요. 저는 바로 레코드가게로 달려가 두 장을 바로 구입했습니다. 음... 그리고 저는 글쓴 양반들에게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더랬습니다.
자, 거두절미하고... 미친 유괴범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시다. 먼저 킹의 소개말부터 들어보죠.


내 광기어린 눈으로 바라본 이 이야기는 인간본성이 가진 어두운 면의 일부에 대해 묘사한 것이다.

여기서 나는 멕켄지 시장을 통해 -자신의 7살짜리 딸 루시를 능욕한- 증오, 공포, 복수, 정의, 부정, 뒤틀린 사랑, 순수, 성도착 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것을 나는 비판하고 있다.
미친 나는 될 수 있는한 그를 되돌리고자 하나 결국엔 실패하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이 이야기는 모두 허구다...
어쨌거나 우리모두는 좋던 싫던 사악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다만 그 것을 하지 않을 뿐이니까... 



THE GRAVEYARD(1996)


BLACK HILL SANITARIUM
WAITING
HEADS ON THE WALL
WHISPERS
I'M NOT A STRANGER
DIGGING GRAVES
MEET ME AT MIDNIGHT
SLEEP TIGHT LITTLE BABY
DADDY
TRICK OR TREAT
UP FROM THE GRAVE
I AM
LUCY FOREVER


King Diamond - All Vocals & Keyboard
Andy La Rocque - Guitars
Herb Simonsen - Guitars
Chris Estes - Bass
Darrin Anthony - Drums

Produced by King Diamond and Tim Kimsey and Andy La Rocque
Mixed by King Diamond Tim Kimsey
Engineered by Tim Kimsey
Assistant Engineers Troy Scheer & Sterling Winfield
Mastered by Howie Weinberg at Future Disc
Recorded and mixed at The Dallas Sound Lab during March, April and May 1996
Keyboards on 'Whispers' recorded at
Los Angered Recording, Gothenburg, Sweden by Andy La Rocque 
 


(13,2,7,10,12번 트랙이 재생됩니다)




1. THE GRAVEYARD

여기가 어디지? 난 뭐하고 있는거지? 이 저주받은 무덤에서..
그래... 내가 한 일, 이제 기억이 나...
여긴 내 집이야...
이제 그들은 여기 있는 날 절대 찾지 못하겠지.. 하하하...
난 여기가 너무 좋아... 하하하하하!!
오.. 내 머리가..!! 내 머리가 아파와!!!


킹의 웃음소리... 아주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미친놈...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군요.



2. BLACK HILL SANITARIUM

난 너무도 오래 이곳에 있었네..
내가 한밤중의 복도를 걸을 때 난 다른 수감자들을 봤어... 숨어있는 그들을...

여긴 의지를 상실한 정신병자들을 위한 곳.. 난 모든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병을 보았지..

블랙 힐 정신병원... 그들은 날 미치게 하네...

여길 나가게 해줘... 두려움을 지워야 해
여길 나가게 해줘... 더이상의 눈물은 없을거야...

난 내 영혼의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어..
이만하면 충분해.. 작은 방에서의 치료..
난 누에고치처럼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네..

이짓을 멈출 사람은 그 누구도 없어.. 난 잠드네...
아... 난 이 흰 옷 입은 자들을 증오해...
오... 그자들중 하나가 내 마음속 깊이 주사바늘을 찔러넣네

블랙 힐 정신병원... 날 미쳐버리게 해...



다른 곡들에 비해 확실히 귀에 박히는 곡입니다.
킹의 목소리도 이제는 나이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만큼의 미친 초고음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렇지만 그가 중저음의 괴성에 보다 비중을 두게 되는 것은 오히려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과거의 머시풀 페이트 시절처럼 초고음 가성만을 지르는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의 괴기스러운, 긁어대는 듯한 저음도 나름대로 그만의 개성이죠. 상당히 매력적인 포인트랄까요. 



3. WAITING

한밤중.. 그들은 약을 주기 위해 날 부르지...
이 한밤중에.. 정신병원의 불은 모두 꺼지고...
그러나 그들은 날 몰라.. 오늘밤 이 알약은 오한으로... 죽음으로 변하겠지...

어둠속에서 기다리네..
난 이곳에서의 또다른 밤을 견딜 수 없어...
어둠속에서 기다리네..
난 그약을 더이상 먹을 수 없어

내게 하는 투약을 거부하면 그들은 항상 여기에서 날 감시하겠지.. 
생각해보면 난 그때 그들을 속였던거야.. 완전히

간호사는 몰라.. 이게 그녀의 마지막 밤이란걸...
그녀는 열쇠를 갖고 있었지... 그로 인해 난 자유로워질것이니..

오늘밤 난 그녀의 숨을 빼앗고 있네...
내 손은 힘이 세거든..
그년의 작은 머리통보다...

촛점 잃은 눈은 벽을 쳐다보고...
그녀는 더이상 숨쉬지 않았지...
푸르스름해진 그녀의 손에 쥐인 열쇠를 봤어

사람들에게 잊혀진 이 곳... 그 텅빈 복도를 내달리고 있네...
절대 열리지 않는 문... 그러나 난 지금 열쇠를 갖고 있지..
자유를 가져다주는 열쇠... 난 문을 여네...
결코 열리지 않던 그 문을...

6마일... 난 숲속을 달렸어...
그리고 지금 공동묘지앞에까지 와있지...
난 삶과 죽음 사이의 문을 올랐어...
난 달빛속의 무덤사이를 걸어가네

난 집으로 가고 있어...




과거 명문들로 주혹쌔를 풍미하셨던 메탈리온님께서 한때 킹에 대한 언급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분께서는 '킹의 음악은 악마주의자의 그것이라기 보다는 현대사회가 가진 여러 모순들과 인간들이 저지르는 죄악들에 대해 비판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것이란 말이었죠. 실로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사실 본작이야말로 메세지의 측면에서 그런 지적에 가장 일치하는 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성있고 비판적인 내용은 이 전의 환상적이고 사악하며 신비롭던 스토리들과는 많이 차별적이죠.

이번 작품은 심리적인 묘사가 뛰어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킹이 평소에 써오던 중세적이고 오컬트적인 가사와는 너무 달라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측면도 컸던 앨범이기도 합니다.



4. HEADS ON THE WALL

차갑고 외로운 무덤속에 있네...
어둠으로 둘러싸인 이 곳.. 나의 새집이지..
난 외롭지 않아...더이상...

어제를 떠올려봤지.. 탈출과 내가 했던 짓을...
너 역시 그걸 보지 않았어?

벽 위의 머리들... 난 그걸 보고 있어...
벽 위의 머리들... 죽은 혹은 아직 살아있는...
난 벽 위의 머리를 바라보고 있어..

알아? 네가 무덤에서 죽는다면 영혼은 네 몸을 달아날 수 없다는걸...
네가 머릴 잘리운다면 말이야..
하지만 영혼은 네 머리속엔 살아있지...

지난밤 난 공동묘지 문을 기어올랐지..
난 땅을 파고있는 남자를 봤어...
늦은 시각 일하고 있는 무덤파는 그자...

예레미아는 여기서 오랜동안 일해왔지.
벌써 무덤을 한 발은 파들어갔네...
그를 도와주고서 난 그와 친해지게 되었지
그가 그리 힘이 세지 않다는것에 난 의아해했지..(그를 죽였다는 의미?)

메리.. 그 창녀가 교회에 왔어..
그녀의 지갑을 신부의 돈으로 채우기 위해..
제시 벨... 그녀의 영혼은 지옥으로 떨어지리라...
누구도 그녀의 정체를 몰라야 하리...(그녀를 죽였다는 의미?) 

누구도 다시 오가지 않았네..
내가 여기있는걸 누구도 모르리라 확신했지

특별히 그 사람... 난 기억해...
난 그 목소릴 도저히 잊을 수 없어...


정신병원을 탈출해서 공동묘지 무덤안에서 기거하는 광인의 모습이군요.
제가 킹의 가사에 집착하는걸수도 있지만... 솔직히 그의 스토리를 읽는 재미도 그의 음악에 빠져들게 되는 한 요인이죠. 한때 공포영화의 스토리를 쓴다느니 하는 루머까지 돌았던걸 보면... 정말 평범한 가사는 아니죠.



5. WHISPERS

넌 그의 딸년을 건드렸다... 딸년을...
루시...

짧은 곡이지만 의미심장합니다. 주인공은 이 아이를 유괴하고야 마는데요..




6. I'M NOT A STRANGER

난 한 주 내내 루시를 지켜보았지..
난 학교에서의 그녀를 지켜보았지

난 그녀의 스케줄을 알고 있지..
난 그녀가 떠날때를 정확히 알고 있지...

오 루시, 내 손을 잡아.. 널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난 무서운 사람이 아니란다... 난 네 친구야..
널 아빠에게... 집에 데려다줄께... 다음에 말이다...

정말 아름다운 눈과 머릿결을 가진 꼬마야
넌 올해 7살이지? 그렇지?

마치 그렇게 너에게 신경쓰기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지...

왜냐면 넌 그의 딸이기 때문이지...
내가 해치기로 한 그 자의 딸...

하지만 난 절대 할 수 없어... 절대...
난 절대 너같은 작은 애를 해할 수 없다구...

정말 아름다운 눈과 머릿결을 가진 꼬마야
넌 올해 7살이지? 그렇지?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넌 이제 날 따라와야 할거야!

꼬마야, 날 따라와라... 그렇게 투정부리지 말고..
꼬마야... 따라와라... 이제 시간이 되었다

난 벽위에 진짜 인형을 가져다놓았지.. 내가 직접 만든..
넌 그걸 갖고 놀거라... 너희 아빠가 널 데리러 올때 까지...

너와 난 곧 집에 갈거란다... 우리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꾸나...
오... 공동묘지... 우리가 가는곳은 여기란다...



아... 저는 이런스타일 싫어요 ㅡ.ㅜ 어떤이는 이 앨범을 극찬했었지만
전 날카로움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7. DIGGING GRAVES

루시, 여기 있거라.. 무덤안은 따뜻하단다...
여기 인형을 갖고 놀거라... 벽위에 있는...

난 그들이 정신병원에 처넣기 전엔 이러지 않았단다.
그 미친곳에다 난 내 머리의 절반을 두고 왔지..

그 말뜻은... 난 미친놈이란 거란다...
진정.. 내 잘못이야... 안돼...

그들이 말한게 사실인가?
꼬마애는 울지 않는다는게.. 그게 사실이니?

루시, 날 보라구!


어둠속으로 난 걸어가네... 넌 날 따라오지 못해..
난 너의 불행이 될거야, 너의 지옥이...
난 너의 불행이 될거야, 널 지옥에서 보게 되길...

난 무덤을 파고 있어.. 일곱개의 죽음의 무덤을..
난 무덤을 파고 있지.. 광기어린 달빛 아래서..

맥켄지... 내가 잊었다고 생각했나?

무덤을 모두 다 팠어.. 난 너무 똑똑해...
모두 일곱개의 묘비가 있지...
'루시여 영원히 잠들라' 라고 적힌...

어둠속으로 난 가네... 넌 날 따라오지 못하리...


아주 느린 템포로 곡을 끌고가다가 후렴구에서 반전을 주는데 듣기가 좋네요. 오랜만에 앤디의 기타솔로가락도 듣기좋게 나오구 킹의 저음도 아주 구성지군요.




8. MEET ME AT MIDNIGHT

어제 난 마지막 무덤을 마무리했지. 난 이제 맥켄지를 부르러 가겠어
난 한밤중에 그를 깨울거야.. 넌 내게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겠지...

오 복수는 이리도 달콤한 것인가


일어나.. 맥켄지는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걸 알았지...
난 네게 말해야겠어.. 그놈은 이 저주받은 마을의 시장님이시지..
그는 루시의 아버지... 날 파멸시킨 자야...

그역시 미친놈이야.. 나보다 훨씬 더...
그리고 나 역시...


공동묘지 입구에서 날 만나라...
그렇지 않으면 너의 딸년은 죽게되리라...

복수는 이리도 달콤한 것인가

머리가 아파왔어..
하지만 그렇다고 난 네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

멕켄지 시장은 타락한 돼지새끼야..
난 그를 위해 일했었지..


난 어느날 밤 그놈이 딸년을 데리고 농락하는걸 목격했지..

그 누가 그 사실을 믿었을까?

멕켄지, 내말이 들리나? 아냐... 루시는 무사해
꼬마는 무덤속에서 잠자고 있지..
너의 얼굴을 다시 보고싶어 미칠 지경이라구




96년 Monster of Rock 동영상입니다.
이때 킹은 머시풀페이트와 자신의 밴드인 킹다이아몬드 둘다 끌고 나가
한 공연에서 두탕;을 뛴 진기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9. SLEEP TIGHT LITTLE BABY

루시... 잠잘시간이다..
네겐 휴식이 필요해..
네 무덤으로 들어가 자거라..

푹 자거라 꼬마야...
너희 아빠가 여기 오면 널 깨워주마, 알겠지?

오, 안돼... 울지마! 꼬마야!
머리에서 발끝까지.. 땅속 깊이 들어가라구!


푹 자거라 꼬마야... 땅속으로 들어가서
푹자거라... 네가 도망갈 곳은 없단다


오... 벌레... 벌레가...

저게 네 아빠냐? 네 아비냐고?

난 묘지입구에서 기다리네.. 그녀의 아비가 나타나길


뭔가가 내 머리를 두드리네.. 이건... 이건 그녀의 비명소리...
오, 루시... 뭐든 다 해주마.. 조용히하렴..
오, 루시... 난 그러길 원하지 않았단다... 하지만 넌 그래야만 해...

드디어 네놈이 나타나는건가?
네 마음을 보고싶구나 네 낯짝을 보고싶구나, 이런 개같은 놈아!

루시가 울부짖고 있어.. 눈물을 흘리며
오, 그래... 니가 그래보지만 너의 두려움은 멈출 수 없을거야...

'아빠!!'

네놈이 네 딸년을 찾고 다시 보고싶다면
넌 내가 말한대로 하는게 좋을거다
우리 시장님.. 내 누추한 무덤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리 들어오시지요... 들어오지 않을순 없겠지요... 하하하하하!!



이 앨범에서는 다른건 몰라도 킹의 미친 보컬솜씨하나는 감탄할만 합니다. 예전 머시풀 페이트시절처럼 초고음 초음파 가성으로 내내 질러댈때 보다 지금처럼 괴상하고 재수없는 저음으로 긁어대는 보컬은 훨씬 소름을 느끼게 합니다. 짬밥에서 우러나오는 감정표현의 기술역시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구요.

음... 간혹 킹더러 노래 조또 못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글쎄요? 킹의 보컬은 일반 헤비메틀 보컬의 기준으로 보면 물론 아니겠죠. 그의 보컬은 그만이 다룰 수 있는 죽음의 악기중 하나라고 생각해야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유일한 악기...





10. DADDY


아빠... 너무 외로워요...
아빠... 집에 가고 싶어요...
아빠... 너무 보고싶어요...
아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아빤 날 보지 못해요... 나처럼 말이예요...
내가 한게 아녜요.. 그자가 내게 이렇게 한거예요..
난 절대 할 수 없어요.. 절대...

아빠.. 어떻게 된거죠?
아빠... 아빠... 아빠가 떠나가고 있어요
아빠... 여기 있어줘요, 제발...
 

넌 땅 속에 처박힐 것이다, 멕켄지.. 더러운 자여...
무릎꿇어라... 타락한 자여...

... 이제 난 너와 뭘 해야 할까?



초반 킹의 절규에 이어지는 앤디의 솔로연주가 졸라 심금을 울립니다 ㅠ.ㅠ 상당히 특이한 구조의 곡이네요.




음... 아빠타령이 지겨워서 잠깐 딴 얘기좀 할께요;;

이번 앨범에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킹의 분장스타일이 바뀐 것이죠. 과거의 스타일... 다 아시죠? 흡혈귀나 워리어; 분장 스타일에서 이젠 고풍스런 중절모 늙은이로 바뀌었습니다. 과거보다 덜 자극적이면서... 오히려 전 이게 그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젠 짬밥도 있고...ㅋㅋ

킹의 분장은 키스한테서 영향받은게 분명하죠. 그래서 한때 진 시몬스한테 고소당하기도 했었죠. 이런걸 뭐라고 하죠? 지적재산권 침해라 해야되나요?
여하간... 그때 킹은 쿠사리먹고 분장을 바꿨습니다. 기억나시나요? 흡혈귀 분장에서 박쥐분장으로 전환한걸... 이때가 컨스피라시 앨범 때였죠. 그 후 중절모 패션의 점잖은(?) 노인으로의 변신은 이 앨범에서 시작입니다.

한번 사진들 쭈욱 훑어볼까요?

먼저... 이게 1982년.. 초창기 머시풀 페이트 시절의 킹의 모습입니다. 진짜 콥스페인팅이죠? 이때도 올빽이었군요.


이건 아비게일 시절... 흡혈귀풍 패션이죠.



이건 문제가 된 다크사이드 자켓이죠.



여기서 잠시 키스의 모습... 멋지지 않나요?^^ 

여기서 간만에 추억의 명곡을..ㅋ


그리고 컨스피라시 시절입니다. 멋지긴 이때가 제일 멋지죠.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변신한 모습을 보실까요? 제가 보기에는 중후해서 좋습니다만...^^

다시 보니 초기의 팬더곰 분장과 비슷하네요;;




11. TRICK OR TREAT



저 멀리 불빛만이 무덤안의 우릴 비치고 있네

달빛은 작은 유리창을 통해 우릴 지켜보네

괜찮으시다면 무릎을 꿇으시죠.. 
제가 당신 눈을 가릴동안 말입니다...

이제 우리 둘은 게임을 하는거예요
아마도 제가 이길 것 같지만 말이예요...

이제 우린 함께 술래잡기를 할겁니다. 날 따라오시죠..
태양이 빛나지 않는 곳... 달빛만이 존재하는 그 곳으로

루시는 자고 있지요... 일곱개의 무덤중 하나에서 말이죠..
이제 하나를 골라서.. 루시가 잠든 무덤을 파보세요.. 

우린 술래잡기를 하는 거예요..
당신이 두번 실패하는 것까진 봐드리죠..
세번째엔 반드시 맞춰야만 할거예요..

이제 무덤을 파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이렇게 떠드는 동안 그녀는 죽을 수 있다구요..
어서 무덤을 파시죠..
벌레가 그녀 몸에서 축제를 벌이기 전에!


느낌이 어떠냐?
네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무덤을 파는게?
느낌이 어떠냐?
사랑을 위해 무덤을 파는게???

오오오... 아니지... 넌 또 실패했어..
그건 루시의 무덤이 아냐.. 니가 판건 다른 무덤이라구...
이 눈먼 멍청이 같으니라고...

난 왠지 네가 네 무덤을 파고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루시는 7개의 무덤 중에 하나에서 잠자고 있지..
자, 네 딸년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구나

그의 머리 뒤로 무슨 소린가가 들려왔고
그는 루시의 무덤쪽으로 고개를 숙였네.

꼬마의 애비가 이겼군...
하지만 이젠 내가 이길 차례지...

난 그를 끌고 가고 있어...
무덤쪽으로 끌고가고 있어...

난 그를 끌고가고 있어...
난 그를 목매달고 있어.......


후반으로 갈 수록 곡들이 좋아지는 듯한 느낌이... 맺고 끊어주는 리듬감이 신나서 좋습니다*^^*




12. UP FROM THE GRAVE


난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지..
오직 깊은 암흑만이 있을 뿐...
난 그를 쓰러뜨릴 수 밖에 없었어...

그래 좋아... 난 그런 종류의 인간이지... 난 가야만 해...

무덤위로... 무덤위로...
무덤위로... 무덤위로...

우린 다시 가고 있네 친구여.. 내 뒤틀린 머릿속 깊이...
난 아무래도 다시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


랄랄라... 난 루시를 위해 무덤을 파고 있지..
랄랄라... 이곳으로 그들을 맞이해왔어

루시... 난 여기있단다
루시.. 두려워하지 말거라..
널 이리 꺼내주마.. 넌 이제 다시 숨쉴 수 있을거야...

넌 영원히 잠들어선 안돼... 꼬마야...
네 아빠에게로 와라!


랄랄라... 니가 본 걸 말해주겠니?
랄랄라... 그 기분은 어땠는지 말해주겠니?

내가 널 위해 노랠 불러주는 동안 말이다... 루시...




간만에 킹의 보컬쑈가 진행되는군요... 간만에 선보이는 닭살 터지는 목소리 되겠습니다.
라이브 실황도 한번 볼까요? Up From The Grave와 Abigail이 조인트로 연결됩니다.






13. I AM


무덤에서 다시 나와 루시는 계단에 앉았네..
나는.. 나는 문옆에 서 있었지

자유의 문... 내가 닫았던 가까이 있는 문..
내 마음을 다른 자가 바라본 것처럼...

이제 해가 곧 뜰 것 같군... 안돼...
맥켄지, 이제 깨달을 때야.
이제 여긴 너와 나밖에 없어


다시 벽으로... 맥켄지는 차가운 돌바닥 위에 있네..
묶여있는 양 손.. 시장, 당신이 갈 곳은 아무데도 없어...


여기는 법정... 이 의회에 내가 있네..

너는 유아성추행의 죄목으로 여기에 있다
순수와 자유역시 빼앗아갔지

난 이곳의 유일한 배심원이자 재판관.. 난 너의 변호사이기도 하다.
내게 어찌된 일인지 말해보라!

뭐라고?
넌 죄를 지은 자가 아닌가!
그래! 넌 지금처럼 계속 울부짖어야 해...

해가 뜬다...
아니야... 태양빛은 여기엔 없지...
여긴 오직 어둠만이 존재하는 곳...

난 배심원, 그리고 판사이기도 하지..
아이의 순수함을 더럽힌 너의 죄를 발견했다.

그러므로 우린 네게 천천히
죽을 것을 선고하노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이 곡이야 말로 앨범의 백미죠. 다른 곡들은 안들으시더라도 이 곡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앤디의 솔로는 많이 인상적인데요, 속이 다 시원한 연주입니다. 글구 곡의 마지막에 킹이 발악하는 부분... die! die! die!... 그가 가진 광기의 실체를 보는 듯 합니다.




14. LUCY FOREVER

난 그의 시체를 나와 소녀의 곁에 내버려 두었지..
언젠가.. 그리고 난 시작해야 하지..

새벽의 여명 아래 그녀의 아비는 제 길을 가게 될 것이니..
새벽의 여명 아래 그자는 더이상...
 
나와 소녀의 곁에 내버려진 그 시체를
이제는 없애야 하리..

이제 태양이 떠오를거야
이 곳에서 어서 떠나거라 꼬마야..
네가 할게 뭐라 생각하니, 루시?

아... 너무 늦었어..
난 그게 날아오는걸 봐야만 했지...

부서진 창문의 유리...
저 높은 곳에서 내 목을 향해 날아오네...

새벽의 여명아래 내 몸은 머리를 잘리웠네..
새벽의 여명아래 오... 난 죽은거야...

오... 난 느껴...
내 영혼은 지금 내 머리주위를 기어다니고 있다는걸..
내가 아직 죽지 않았다면 난 두려움을 느꼈겠지..

하지만 내 어두운 마음은 내게 말하고 있지..
누구도 날 어떻게 간섭할 순 없다고..


루시... 지금 뭘하는거지? 그를 풀어주지 마!
루시... 지금 뭘하는 거지?
내 소릴 들어봐.. 내가 말하는게 들려?

눈앞이 너무도 이상하게 보여...
마치 공처럼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있는게 너무 힘들어... 

시장이 이겼어... 난 '그들'의 일부가 되버렸어...

난 바닥에 머릴 기대고 있어...
내 몸은 저 곳에 있는데... 난 여기에 있어...

루시... 내게 돌아와...
루시... 날 떠날 순 없어...


루시... 난 네가 내 길을 오고 있음을 알아..
날 잡아줘...
집으로 가게 해줘...
아버지에게 말해선 안돼..

그렇게 그녀는 내 머리를 가방에 집어넣었지...



루시여 영원히... 난 루시와 영원히 함께 하리...
루시여 영원히... 난 루시와 영원히 함께 하리...
영원히...







킹의 앨범들을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본다면 이 앨범은 후기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비게일-뎀-컨스피라시로 이어지는 개명반들로 대표되는 전기는 드라마틱하고 현란한 그의 음악성향을 보여주고 있구요, 본격적인 후기로 들어선 그레이브야드 앨범은 그 것에서 한 발 물러서서 좀더 자제된 공포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듯 느껴지는 군요.

뒤에 이어지는 앨범들 역시 전기때만큼의 화려함과 광기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레이브야드에 대한 평가는 많이 엇갈리는데요, 혹자는 조또 약한 허접앨범이다라고 하는 반면, 혹자는 음악적으로 새로운 면을 보여준 우수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과감히 전자에 손을 들랍니다. 전기에 보여주었던 사악한 카리스마가 많이 죽고 연주에서도 강력한 파워가 사라진 앨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더 깊은.. 인간내면이 지닌 추악한 면들을 끄집어내려는 노력이 느껴지는, 가사측면에서는 광기의 정점을 달린 작품이었다 생각합니다. 
특히 복수를 위해 정신병원을 탈출하여 아이를 유괴하고 그의 아버지를 살해한다는 설정은 그야말로 막장을 넘어서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곡의 내용도 정말 미쳐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없네요. 
여튼 중절모와 곰돌이 분장을 통해 초로의 노인의 모습으로 컴백한 킹 다이아몬드의 행보는 역시 남달랐다고 할까요? ㅋㅋ


요건 97년 GMV 인터뷰 내용인데요, 짤막하지만 한번 넣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시에 발매된 머시풀 페이트의 'Into the Unknown'앨범의 재미나는 뮤비 한 편 감상하시며 마칠까요? Nightmare Be Thy Name 입니다.




p.s)유튜브를 뒤지다가 진짜 웃긴 동영상을 발견했습니다.
미국판 중화반점이랄까요? 보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ㅁ;
감상해보세요. 3집 타이틀곡 Welcome Home을 부릅니다.


아... 이 다음포스팅은 개인적으로 후기걸작이라 생각하는 '부두'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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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질풍노도 청소년기의 필독서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열손가락 안에 꼽히지 않을까.
(그 당시 개인적으론 파리대왕, 젊은날의 초상 등이 조낸 인상적이었뜸;)

사춘기를 맞이하여 느끼는 정신적 성장통에 대한 거침없는 표현과
당시 혼란한 시대에 대한 직관과 비판,
그리고 학문, 예술 그리고 사랑에 대한 순수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잘 표현된 개걸작 되겠다.

무엇보다 주인공 싱클레어에게 정신적인 멘토 역할을 하는 데미안의 존재가
구세주와 같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경이롭게 묘사되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합리적으로 타당한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기성세대가 당시에도 부재했다는 반증이 될 것이고,

또한 같은 또래 내에서 그러한 신념의 탑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는 멘토의 존재를
작가 역시 그 당시 무척이나 갈구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여튼 데미안은 fight!! be free!! destruction of the shell!!(넥스트 가사임;) 을 외쳤는데
그 마법의 주문은 소년을 청년으로 바꾸는 엄청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마다 그런 저마다의 인생에 자리하고 있는 멘토가 있겠지.

나의 멘토는 그 형이었다.
같은 과 동기이자 세살 많은 묘후형.
내게 문학과 철학과 정치와 사회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고
대부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조금은 답답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푸근한 미소로 나를 챙겨주었던 대인배였다.

왜 다른 생각이 소중한 것인지를 그는 깨닫게 해주었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필요성을 항상 내게 일깨워 주었었다.
난 결국 그렇게 하진 못했지만.

그는 지금 작은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노동자의 피를 빠는 자본가로 변신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어찌 지내는지는 근래 연락을 안해봐서 잘 모르겠다.


그냥.. 요즘 쵸큼 가을을 타는지 예전의 그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어쩌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겠지?
그의 변한 모습이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여튼 나의 데미안이었던 묘후형이 무척 보고싶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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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the eye' 앨범이 발매된 1990년, 로드런너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우리의 조직 다이아몬드파는 해산되고 맙니다. 이는 당시 불었던 그런지와 모던락의 열풍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헤비메틀계 전체에 IMF 한파가 몰아친 것과 마찬가지였죠. 시류의 흐름에 맞추려는 레이블과의 불화 등으로 킹은 조직을 해산시키고 어제의 용사들을 찾았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머시풀 페이트였습니다.

92년 말에 행크 셔먼과 마이클 데너, 티미한센.. 그리고 스노위 쇼까지 합세하게 되었고 다음해인 93년에 'In The Shadows' 앨범을 발표하면서 머시풀 페이트는 두번째 삶을 살게 됩니다.

이 앨범은 전설로만 남으리라 생각되었던 머시풀 페이트라는 이름의 재현으로 인해 메틀 매니아들의 깊은 관심을 모았고, 'Is That You, Melisa' 등의 개명곡들로 인해 좋은 평가를 얻기도 합니다. 다음해 머시풀 페이트는 'Time' 앨범을 발표하게 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개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시풀페이트 리뷰에서;;)

한편 킹 개인의 밴드인 킹 다이아몬드는 새 앨범이 발매되는 해인 1995년 까지 5년동안의 긴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죠. 킹은 머시풀 페이트로, 그리고 앤디 라 로크는 데스의 기타리스트로 잠시 활동하기도 하죠.
그러나... 그렇게 끝나버리면 재미없겠죠?

그룹 킹 다이아몬드에게도 다시 두번째의 삶이 찾아듭니다. 오늘 살펴볼 앨범은 바로 이 앨범, 'The Spider's Lullabye'입니다.


이 앨범은 1집 'Fatal Portrait' 처럼 킹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컨셉트식 구성이 아니라 솔로곡들 위주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네요. 스토리가 연결되는 곡들은 고작 4곡 뿐이니 말입니다.. 이 앨범을 처음 듣고.. 무척이나 생소했습니다. 여담으로... 저는 이 앨범을 인 더 섀도우즈와 함께 라이센스된 테잎(지금은 구하지도 못할 희귀본일듯?;;)으로 가지고 있었는데요... 테잎이라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간혹 했었습니다^^;

멤버를 살펴볼까요? 킹과 앤디를 제외하고, 기타에 허브 시몬슨, 베이스에 크리스 에스츠, 드럼에 대린 앤소니의 진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당히 생소한 이름들입니다. 어쨌거나 5년만에 다시 불을 뿜는 킹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1. From The Other Side

2. Killer

3. The Poltergeist

4. Dreams

5. Moonlight

6. Six Feet Under

7. The Spider's Lullabye

8. Eastmann's Cure

9. Room 17

10. To The Morgue



The band's line-up on this album is:
  • King Diamond - All Vocals, Keyboard, and Harpsichord
  • Andy La Rocque - Guitars
  • Herb Simonsen - Guitars
  • Chris Estes - Bass
  • Darrin Anthony - Drums
Produced by King Diamond and Tim Kimsey
Assistant producer Andy La Rocque
Engineered by Tim Kimsey


(2,5,8,9,10번 트랙이 재생됩니다)





이번 앨범은 1번트랙부터 6번트랙까지 솔로 성향의 넘버들로 채워져 있겠습니다.
'Fatal Portrait' 앨범과 마찬가지로 부분적인 컨셉트 앨범이라 할 수 있겠네요.
7번트랙부터 10번트랙까지 네 곡의 스토리가 연계되어 연주됩니다.




7. THE SPIDER'S LULLABYE

어느 시골의 작은 오두막집, 해리라 불리는 이가 살고 있었지... 좀 정신이 나간...
들어보렴... 거미의 자장가를...

해리에겐 정말 안된 일이었지... 그는 무시무시한 거미들과 맞닥뜨렸다네
그는 작은 거미에도 무척이나 두려워했지

오... 집안 구석마다 거미들이 있어.. 오... 그리고 여름이 오고 있었네..
벽에 또다른 거미가... 그걸 죽여! 벽에는 더러운 얼룩이 생기겠지..
또다시 한마리가 기어나왔어... 하하하...

그는 의사를 만났다네... 아주 특별한 의사를... 그의 정신을 치료해줄 그 사람..
해리의 상태를 아는 누군가를...

들어보렴... 거미의 자장가를... 저 구물구물거리며 기어다니는 것들...
털로 뒤덮힌 저 흉칙한 모습..
거미는 날벌레를 잡아 이제 죽음의 자장가를 노래하고 있네...
오... 안돼... 저기 또 거미가... 죽여!!


이제야 킹의 이야기 보따리가 풀립니다. 이곡에서 그의 다채로운 보컬을 접할 수 있게 되는군요.


8. EASTMAN'S CURE

지방신문의 광고를 보았지

'당신의 모든 공포를 치유해 드립니다
데블레이크 요양원.. 당신의 집에있는 것처럼 기분을 좋게해 드립니다'

더이상 잠 못드는 밤은 없으리..
더이상 불쾌한 것들은 보지 않아도 될테니...
그리고 그것들을 더이상 죽일 필요도 없을테고...

겨우 몇분이나 지났을까.. 불쌍한 해리는 결심했다네..
데블레이크로 가기로.. 의사들은 그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제 이름은 해리.. 저기 시골에서 왔죠.
이스트맨이라는 박사님을 찾고 있습니다만..'

'오.. 우리들은 두팔벌려 당신을 환영하오. 우리 데블레이크 요양원은 당신을 기다려왔소.
먼저 이 서류에 서명을 하시오.'

'제 두려움을 없애준다면야 전 뭐라도 하겠어요.
전 정말 사는 것처럼 살고 싶어요. 어디에다 서명을 하면 되죠?'

'여기요. 이건 데블레이크 요양원에서 당신을 위해.. 당신의 모든 자유를 내게 양도하는 것이오. 당신도 알다시피 우린 이쪽방면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라오... 옳지... 그렇지...'


지금 우린 그의 서명을 받았다네
이제 이스트맨의 치료가 시작될 것 같군...

그는 17번방에 곧바로 넣어지겠지.. 우리의 가장 하얀 방...
더이상의 잠못이루는 밤은 없을 것이니...


서정적인 아르페지오와 변태적 기타리프를 함께 가지는 전형적인 왕다이야표 음악입니다. 오르가즘 부분이 약간 부족한 듯 하지만 매력적인 곡입니다.



9. ROOM 17

17번 방은 무척이나 좋았어.. 벽에 약간의 얼룩이 있긴 했지만 해리에겐 그건 아무것도 새로울게 아니었지
심지어 그가 침대에 묶여있다는 것 조차도 말이야...
해리는 너무도 기분이 좋았어..

똑 똑...
거기 누구 있소?

17번 방은 무척이나 좋았어... 오...

그러나 거기서는 간호사를 부를 아무런 방도가 없었지
불쌍한 해리... 그는 이제 뭔가가 시작되는걸 깨달았다네...
이제 그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네...

이스트맨 박사와 니들 간호사가 오고 있어..
그들이 가져오는건... 구물거리는 것들이 들어있는 상자...

'그러지 마라 꼬마야. 꼼지락대지 말렴. 박사님은 널 돕기위해 오신거란다'

17번 방에서... 모든건 너무 깨끗해...
17번방에서...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었네...

'검정색, 갈색, 회색, 그리고 털이 많은 놈까지... 우린 그놈들 모두를 갖고 있단다. 큰 것, 작은 것, 빠른 것, 그리고 징그럽게 생긴 것까지.. 우린 모두 갖고 있단다...'

난 그 소릴 들을 수 있어... 거미의 자장가 소릴...
난 그걸 느낄 수있어... 거미가 내 곁을 기어다니는 걸...

'니들 간호사, 시작할 시간이요. 그놈을 집어넣으시오.'
내가 예전에 본적 있던.. 갈색 늑대거미가 그 상자 속에 있어..

'거미가 네  근처에 있으면 넌 그걸 쫒아내고 싶겠지? 네가 느끼는걸 보고 싶구나..
네가 너무 많이 움직인다면 거미는 널 물거야...
하지만 우린 그저 기다리고 널 지켜볼 뿐이지...'

밤이 깊어가면서 그들은 소년을 시험하네... 엄청나게 많은 다른 종류의 거미들로...
해리는 견뎌낼 수 없었네...

그들은 갈색 거미 한 마리를 잃어버렸어... 알을 품은 놈을...
그리고 그놈은 따뜻한 얼룩을 찾았지... 해리의 목 뒤쪽에서... 거긴 따뜻하고 촉촉한 곳...


'똑똑... 누구 거기 있소?'

'당신은 어제 내 방에 거미가 몇마리 있었다는걸 잊었어요. 지금 난 미칠정도로 고통스럽다구요.
그리고 내 목에 이상한 느낌이.....
오... 죽을 것 같아... 밤새 당신의 거미들이 날 물어뜯었어요. 그것들은 내 몸 곳곳에 있어요...'

'오... 해리... 멍청한 소린 그만하거라'


그날밤 해린 죽었네

박사와 간호사가 그를 발견했을때 그의 몸은 (피를 빨리고 수많은 거미의 유충으로 인해)회색과...흰색으로 변해 있었지...

'그를 시체실로 데려가게!'



기승전결이 뚜렷한 곡이 나왔군요. 하프시코드로 연주되는 전주와 오르가즘으로 치닫는 후반부가 멋집니다.
이거 근데 가사가 너무 허무한거 아님?;;ㅇㅇ



 10. To The Morgue

시체실로... 그를 데려가라...

데블레이크 요양원에서 수많은 환자들은 헛되이 죽어갔다네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한채로...

그들은 그의 뼈와 살을 서쪽의 시체공시장으로 가져갔네
이젠 끝났어... 이스트맨에겐...

어젯밤 겁에 질린 해리는 죽었지
좀 유심히 보았다면 알 수 있을 거야.. 해리의 목 뒤에 낳아진 거미의 알들을...

흐릿한 눈.. 해리의 얼굴 가득한 그것들...
이제 해리는 거미들의 안식처가 되겠지

아래로... 아래로... 춥고 습기찬 그 곳...
그의 몸은 너무 뻣뻣해져서 독방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네
죽음의 복도에 있는 먼지들을 긁어모으며...

거미가 여기... 아니 모든 곳에 있어...
거미는 새끼들에게 해리의 시체를 먹이네.. 시체를 집으로 삼아...

거미... 페스트균을 품은 쥐새끼들처럼 번져나네...
여름은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시체실의 지하엔 이제 거미줄이 쳐져 있다네...

거미... 지독한 독을 품은 생명체... 독기어린 8개의 다리들...
시체공시장으로... 그를 데려가라...



앤디의 작곡이죠. 기존 킹의 곡과는 상당히 차별적인, 그래서 좀 많이 호감이 가는 넘버이기도 합니다. 머리에 팍팍 꽂히는 후렴구가 아주 좋습니다.






스토리가 조금 성의가 없긴 하지만 나름대로 너무 반가운 앨범이지요.
밀폐된 공간에서 환자에게 학대를 자행하는 의사라... 킹다이아몬드는 지난 Conspiracy 앨범에서도 그랬듯 의사를 별로 안좋아하나봐요;ㅋ 의사는 어찌되었건 간에 환자에게 절대권력을 가진 인물이니까요. 게다가 모든 자유를 포기하고 독방에 스스로 갖힌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를 가진 의사가 환자를 괴롭힐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겠지요. 조금더 치밀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셨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이 앨범은 메틀블레이드사로 이적한 후 발매된 킹의 재기작입니다. 여기의 수록곡들은 대부분 91년경에 제작되었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the eye 앨범의 냄새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전체적으로 산만한 구성이고
곡은 95년이라는 시기와 별로 걸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완전한 컨셉트형식의 앨범이 아니라서 좀 아쉽습니다. 


 허나, 킹 다이아몬드라는 그룹의 건재함을 보여준 이 앨범은 사람들에게 이제 다시 그의 전설이 시작됨을 선전포고했
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고 보네요. 어둠속으로 사라졌던 마왕이 다시 한번 긴 잠에서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한 지금부터를 개인적으로는 킹 다이아몬드 시즌2;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음악적으로 외모적으로 변해가는 킹의 모습을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줄 것 같습니다.


98년 공연실황입니다. 동명타이틀곡 Spider's Lullabye 입니다.
인형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간지작살이네효;;



이 다음 앨범은 찬반양론이 엇갈렸던 '묘지' 앨범입니다. 글쎄요..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는 앨범은 아니지만... 몇 번 더 들어보고 리뷰를 진행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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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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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Between The Hammer & The Anvil


(관련 기사는 링크를 참조하셈)

http://news.empas.com/show.tsp/cp_yt/20080921n09361/?kw=%C1%D6%B4%D9%BD%BA%20%3Cb%3E%26%3C%2Fb%3E 




아오 시발 후허러아ㅓㅇ널ㄴ얼ㄴ어런ㅇ러ㅏㅇㄴ러ㅏㄴㅇㄹ

지금도 좆감동으로 가슴이 진정이 안되지만; 일단 공연후기를 올려봐야겠다.




내 인생에서 최초로 구입한 '외국'앨범은 중3때 샀던 주다스프리스트 앨범이었다.

머..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을 만큼 좋아하는,
그야말로 나의 영웅인 그들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에
두말할 것도 없이 나와 친구는 즉시 R석으로 예매했고
공연이 있을 오늘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올 한해를 설렘과 기대로 보내왔다.

그리고 오늘이 왔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듯 오늘을 위해 이틀의 휴가를 내고 체력을 비축해왔다.
그러나.. 어제 술을 많이 쳐마셔서 띵한 머리를 종일 싸매고 있다가
친구와 약속을 잡은 천호동으로 간신히 이동했다.

개씹덕후 친구놈은 어두운 피씨방 구석에서 존내 리니지를 하고 있었다.
사냥;이 끝나기를 기다려 반주를 간단히 하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렸다.


오오.. 역시 달랐다.
열차에서 쏟아져내리는 사람들의 포스가 달랐다.
평균연령은 삼십대 초중반 정도? 청바지에 검정색 메탈티를 입은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벌써부터 긴장과 흥분으로 가슴이 콩닥콩닥..ㅋㅋ

맥주 하나를 편의점에서 사서 마시면서 걸어갔다.
공연장 입구에서 주다스 투어 티셔츠를 사려고 했으나 이미 거덜 ㅠㅠ 아오 아쉬워라ㅠㅠㅠ
일단 남은 맥주를 비우고 공연장 안으로 진입했다.
긴장된다 ㄷㄷㄷㄷㄷㄷㄷ


공연장 안에서 친구는 긴장된다며 화장실을 몇번을 들락거렸고;;
근래 감수성이 존내 풍부해진 나는 시발 울지도 모르니까; 뭐라고 하지 말라고 친구한테 얘길 했다;;

예상외로 나의 영웅을 보러온 이들이 적어 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자리에 있는 이들 모두가 일당백일테니 괜찮을거라고 위로해 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로 증명되었다!!)

7시가 좀 넘어 스피커로 들려온 워피그로 사람들이 존내 낚인 후 사람들이 킥킥거리고 있을 즈음,

무대가 어두워지며 노스트라다무스 앨범의 장엄한 신디사이저음이 깔려나왔다. 바로 Dawn of Creation...
관중들 캐열광.. 바로 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지는 Prophecy에서 멤버들 속속 등장!!
올해 예순이 넘었지만 간지넘치는 미노년; 글렌할배, 간지 해머기타를 든 케이케이옹,
묵묵히 삽질베이스를 선보이는 이안 영감, 그리고 젊은; 40대의 스캇 트래비스..

그리고 프리스트 지팡이를 들고 번쩍이는 사제복을 뒤집어 쓴 롭 옹이 등장하자
관중들은 개열광의 도가니탕@@

고개를 숙이고 열창을 하는 롭 핼포드의 모습을 보자
정말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우리의 영원한 메탈송가
"M E T A L  G O D S "!!!!!!!!!!!!!!!!!!!!!!!!!!

존내 해드뱅잉을 해대고 지랄 옆차기를 했다.
정말 눈물이 펑펑 흘러나오는데 내 입은 웃으며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너무 행복했다.
내 앞에서 나의 영웅들이 이렇게 연주를 하고 있다니...

노인네들은 '이번 공연은 환갑잔치;'라는 악플러들의 글을 한방에 날려버리려는 듯,
전성기에 필적하는 강력한 연주와 보컬로 관중들을 압도해왔다.

특히 롭핼포드는 예전 부도깡에서 보여준 노인정 안습 라이브를 잊게 해주려는듯
공연 내내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신들이 왜 메틀갓이라 불리는지를 직접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곡은 Eat Me Alive.. 약간 의외의 선곡이었지만 나름대로 스피디하고 힘차게 진행되었다.
이쯤서 눈물이 말랐던 것 같다;ㅋㅋ

그리고 이어진 곡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Between the Hammer and the Anvil !!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곡인데 공연에서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기에 그 기쁨은 두배 세배였다.
인트로의 지잉!~지잉!~ 하는 기타소리를 들으며 캐열광했고
질주하는 기타리프에 맞춰 미친듯 방방 뛰어댔다.

그러고 좀 쉬려나 싶었는데 다시 시작되는 인트로..
이게 뭐지? 오오!! 강철독수리 앨범에 있는 Devil's Child!!!@@!!!
이 캐고음 노래를 선택하다니.. 대단하다 롭옹!!
I believe you're the devil!! I believe you're the devil's child!! 이 구절을 관중들이 존내 떼창!!
캐고음의 브릿지 부분.. 물론 전성기의 샤우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우려를 완전히 떨치고 부활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개발악을 해대시더라.

그리고 롭옹이 멘트를 날리신다.

"뷁킹더 왓?!!!"

순간 얼어붙었다.
이거 내가 프리스트 라이브를 다시 듣는거 아니지?ㅠㅠ

"뷁킹더 왓?!!!"


"로우!!!"

관중들이 캐 열광하며 화답한다.

헤비메탈의 성문기본영어, 일반수학의 정석인 ㅅㅂ Breaking The Law!!!!
아놔 노인네들... 쉬게 하지를 않네 ㅠㅠ
그래도 앞에서 할배들이 저렇게까지 존내 달리시는데 내가 쉴 수는 없지!! 하며 계속 발광에 발광!!

관중들에게 돌린 마이크에서 사비부분이 우렁차게 울려퍼진다.
"뷁킹더로!! 뷁킹더로!!"
아악!!ㅇㅇ;ㄴ미ㅏ험;ㄴ헌;ㄴㅁ험ㄶㅇ;ㅣㅓㅠㅠㅠㅠㅠ
나 미치는 줄 알았심 ㅠㅠ


그리고 쉬어가는 타이밍의 Death 와 Angel...
노스트라다무스 앨범의 Death는 롭옹이 의자에 앉아 출연하는 간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설마설마 했는데 아르페지오 위에 '에인줘얼~♬;;' 하면서 울려퍼지는 목소리는
친구와 내가 듣고 '꺼벙이 보컬'이라 비웃던; 노래였었던지라 현장에서 들으며 존내 놀라웠다.
ㅅㅂ 누가 Before The Dawn 부를거라고 구라친거야?;

그리고 순서는 정확하게 기억하진 잘 모르겠는데 Hell Patrol과 Dissident Aggressor가 
이 곡들의 앞뒤로 해서 나왔던 것 같다.
헬패츄롤은 매우 유치한 가사내용으로 인해 친구와 함께 패러디를 일삼던 곡이었는
설마 나올줄은 몰랐기에, 음도 좀 낮춰졌고 박자도 보다 느리게 연주되었건더욱 반가웠었고
디씨던트 어그레써는 원래 박자가 좀 까다로운 관계로 몸을 흔들기가 좀 빡셌다;


곡과 곡 사이마다 프리스트!!프리스트!!를 외쳐대던 우리 열성신도들..
멤버들이 무대에서 자리를 비우자 또다시 프리스트!!프리스트!!를 외치고 있는데
조명이 내리쬐면서 좆간지 인트로가 들어온다.
오오... 바로 강철독수리 The Hellion!!!!!!

'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 관중들은 하나가 되어 열광하며 인트로를 따라부른다.
ㅅㅂ 캐감동 캐전율 ㅠㅠㅠ
이어지는 곡은 당연히 전자눈깔 Electric Eye!!
완벽한 보컬과 완벽한 쌍기타 연주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곡이다.

팔이 떨어질 것 같고 목이 빠질 것 같았지만
저 노인네들은 쉬지도 않고 저렇게 연주하는데 우리가 가만있을 수 있냐!
동방예의지국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신조로 개발광을 해댔다.

Rock Hard Ride Free로 이어지면서 공연은 더욱 불타올랐다.
'Rock Hard!!!' 'Ride Free!!'의 떼창을 유도하며
존내 흡족한 표정을 짓는 롭옹의 얼굴을 보니 내가 더 행복해졌다.

그리고 한숨을 돌릴까 싶은데 터져나오는 곡은 '더 씨너!!!'
아놔 ㅅㅂㅠㅠ
영감님이 제대로 미치셨나보다ㅠㅠ

이곡 자체가 반음씩 올라가는 멜로디의 존나게 높은 곡인데
영감님은 좀 키를 낮춘듯 했지만 무난하게 소화하셨다.
물론 그냥 악을 쓰는 모습이 좀 안타깝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감동이었습니다요 ㅠㅠ 

그리고 좀 쉬어볼까 하는데...
후다다다다... 하는 소나기같은 스캇의 투베이스 드럼소리!!
관중들 전례없이 캐열광!!! 이건 바로 Painkiller!!!!

인트로 드러밍을 딱딱 끊어줘서 관중들의 애를 달게 하는 스캇 트래비스삼춘 ㅋㅋ
'야이 씨발놈들아 존내 감질나지? 꼴리냐?ㅋㅋ' 이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폭풍처럼 몰아치는 투베이스 드러밍, 그리고 이어지는 기타리프와 절규하는 보컬!!
아 ㅅ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부도깡의 악몽은 잊어도 된다 ㅠㅠ
하도 발광을 해대서 이 곡이 언제 끝난지도 모르겠더라 ㅠㅠ 

이 곡을 2층무대에서 마무리하며 그들은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관중들인가.. 더러운 우리 메탈덕후들은
노인네들을 불러내기 위해 프리스트를 외치며 발을 굴러댔다.

그리고 시간이 잠시 흐른 다음...
어디선가 부릉부릉!!! 하는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암ㄴ;ㅣㅇ하ㅓ;ㅁ닝라ㅓㄴ밍;러ㅏㄴㅁㅇ;ㅣㅏ런ㅁㅇ;ㅣ라ㅓㄴㅁㅇ;리ㅓㅏㅁㄴㅇㄹ
씨바 쑝카 등장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대 중앙이 열리며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모자를 쓴 롭옹이 들어오시고 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다시 한번 울었다ㅠㅠ;;;
더 이상의 소원은 없다능.. 지금 난 몹시 행복하다능..

그리고 숑카 하면 이어지는 바로 그 곡, Hell Bent for Leather!!

떼창으로 외치는 후렴구에 롭옹과 글렌옹은 무척이나 만족한 표정을 짓곤 했다.

(추가: 동영상 퍼왔어요. 출처는 http://blog.daum.net/rain863/17951977 입니다)





이어서 리퍼가 자주 부르던 의외의 곡 The Green Manalishi가 터져나왔다.
우리 많은 메탈돼지들은'오~ 오오오 오오오~' 하는 후렴구를 반복하며 롭옹을 기쁘게 해드렸다;


곡이 끝나고.. 한참 후 롭옹이 홀로 무대앞에 나와 우리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시킨다.

'오우오우오예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정말 이걸 따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존내 다양한 멜로디들을 롭의 보컬을 따라 떼창을 했다.
그럼 이 다음곡은 당근..
그렇다.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

개열광의 도가니탕에서 허우적대다 정신을 차리니 곡은 벌써 끝나 있다.
멤버들이 한자리에서 인사를 한다.
그들의 표정이 너무도 밝았다.
그들도 자신들의 연주에, 그리고 우리의 열광적인 호응에 만족스러웠나보다.
아... 너무도 아쉽다. 행복하다. 뿌듯하다.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벌써 끝이라니 아쉽잖아...

우리들은 다시 프리스트를 외치며, 발을 구르며 그들의 모습을 더 보고자 했건만
어느새 객석의 불이 켜지고 로디들이 장비를 정리하고
스피커에서는 공연에서 부르지 않은 '노스트라다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악 아쉬워 ㅠㅠ







같이간 친구와 함께~





목은 다 쉬었고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내인생 최고의 휴가였다.

나의 영웅을 이렇게 알현할 수 있게 되어서,

그리고 그들이 전성기에 필적할만한 가공할 포스를 보여줘서,

그리고 그들 역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다.


남자는 태어나서 세번만 울어야 된다고 했는데
오늘 존내 울었다-_-;;;;
그래도.. 락덕이라 행복해요ㅠㅠ



추가로... 친구와 셋리스트 제목 맞추기 내기에서 내가 이겨버린 관계로
가락시장에서 회까지 얻어먹게 되었다. ㅋㅋㅋ 
고맙다 친구야^_^





한두가지 정도는 확실히 미칠 거리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시간도 돈도 여자도 없는 내게 이런 하늘이 내린 계기가 생긴 것에 대해 너무도 감사한다.
공연 끝에 롭옹이 다음에 또 보자고 하던데 그게 정말로 현실이 되길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예순이 가까운 노인들이 헤비메탈만 근 40년 가까이 파올 수 있다는 것이
존경을 넘어 성스럽다는 생각까지 갖게된 오늘이었다.
나의 영웅들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에 대해 안도감과 끝없는 행복을 느낀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제 오늘의 기억은 차츰 희미하게 사라져가겠지만
그래도 오늘의 기억은 삶에 찌들어 허우적거릴 때 작은 구원의 손길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진정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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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1. 덥다

추석이 지난지 벌써 닷새다.
그러나 2008년 대한민국의 9월, 수많은 사람들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하악거린다.

한해 한해가 다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 올 것이다.
이제는 심지어 나같은 일개 짱개 마저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니까 말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원을 찾아야 하겠지만
전기와 도시가스를 이용해 먹고 살아야 하는 내게는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인 듯 하다.

중식은 무엇보다 센 불이 생명인 요리이고 (사실 불조절 하기도 어렵다;)
그 뜨거운 불 앞에서 팬을 돌려가며 땀흘려야 하는 거친 일이기에
나는 그저 어서 선선한 가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하지만 가을이 오면 금방 겨울이 오겠지.
그리고 또 한 살 먹어가겠지.
ㅅㅂ



#2. 허전하다

살면서 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계절탓인지 요즘은 좀 생각이 바뀌었다. 좀 필요한듯?;

일단.. 내가 지난 긴긴 세월을 어찌 보냈는가에 대한 깊은 후회와 반성이 앞선다.
주변엔 벌써 애가 둘인 친구놈도 있는데 난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_-);; 
누군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일산;으로 초대할 상대가 있었음 좋겠다만

냉정히 내 처지를 돌아보았을 때 향후 1년정도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연애라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 같으므로,
그리고 이 직업을 택한 이상 향후 지속적으로 민간인을 만나고 사귈 수 있는 확률은 0으로 수렴하기에
당분간은 그냥 허전한 마음을 적당량의 술과 담배로 가라앉혀야 겠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민간인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자꾸 지워버릴 수가 없구나.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날 추워지면 혼자 군고구마나 사먹어야지. 



#3. 기다려진다.

오는 일요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나의 영웅 주다스 프리스트의 내한공연이 있다.
이런 공연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건 어쩌면 솔로라서 행복한 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슈ㅣ발 탁탁;;)

16년동안 내 귀를 지배해온 Tyrant!!(capture of humanity!! tyrant!! conqueror of all!!)들을
이제서야 알현할 수 있게 된다니 눈앞에서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아아... 빠심으로 불타오르는 밤이다.




#4. 안타깝다

같이 일하는 중국애가 아파서 통역;을 맡은 조선족애랑 같이 병원에 다녀왔다.
디스크 초기증세와 전립선염;초기란다;

중국식으로는 촤오지쉐? 여기선 걍 쪼지세;라 불리는 서른 넷의 무척이나 유쾌한 청년은
부모님과 아내, 아홉살 먹은 아들을 둔, 압록강 인근 모 도시에서 건너온 요리사로
나름 큰 결심을 하고 300만원의 웃돈을 주고서 취업비자를 얻어 이 곳 분당까지 넘어왔다.

그는 매월 90만원의 월급을 받아 그 대부분을 중국에 부쳐주기 바쁜 기러기 아빠다. 
적어도 앞으로 2년은 여기서 더 노예처럼 일해야만 자신이 바라던 목표액을 벌 수 있다.

그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받는 각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일같이 맥주를 물처럼 들이켜 왔고;
매일 열두시간 이상 서서 일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간 탓에
그만 남성으로서는 치명적인 두가지 병을 얻고야 말았다;

두가지 병 모두 초기라 큰 문제는 없다지만
편찮으신 어머니와 한창 공부시켜야 할 아들에게 보낼 돈은
나날이 폭등하는 환율덕에 더욱 줄어만 가는 와중에
덜컥 자신의 몸이 아파버리니 무척이나 심란한 것 같아 보였다.

유머감각이 뛰어나 주방분위기를 항상 업시키던 이 친구가 요즘은 얼굴빛이 영 어둡다.
에구.. 주중에 모란역에 가서 양꼬치라도 사다가 같이 먹어야겠다.

어쨌든 우리는 몸팔고 사는 노동자, 몸뚱이가 재산이고 건강이 전부다.
몸관리 잘해야지 쩝...
나도 죽은 발톱 뽑아야 되는데 언제 뽑나..



이쯤에서 잠깐! 
주방에서 배우는 생활 중국어 한마디...

"부랄에 염증이 생겼어요"
"卵子 發 炎了"
(란쯔 빠 얀러)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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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를 앞두고서 저녁 열시까지 일했다. 아오빡쳐;


지배인이 퇴근시간 10분 남겨놓고 손님 받아서 좆짜증;

네명이 들어와서 다섯가지 다 다른걸로 주문해서 더 짜증;


안그래도 어제 소주 처먹어서 뒷골이 아직도 띵한데다

오늘 저녁메뉴로 김밥한다고 재료만들고 말아대느라 오후에 쉬지도 못했는데..

아오.. 이동네 사람들은 연휴때 안내려가나? 왜이리 사람이 많은거야;;



에휴... 어쨌거나 내일까지만 일하면 딱 열흘 스트레이트로 일하고;

나흘을 내리 쉴 수 있다.

조금만 참자.

아버지한테 갖다드릴 공부가주도 사놨다능;



이제 명절은 내게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그게 더 행복하다.


보기 싫은 사람들 일년에 한두번 어거지로 만나서

지루하게 반복하는 옛이야기들과

또다시 불거져 나오는 감정대립을

더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지.


총 열두분의 삼촌 숙모 고모 고모부님들은 명절을 잘들 보내고 있을까?

전화 한통이라도 해드려야 하는데

맘이 맘같지가 않다.


여튼 행여나 이 포스팅을 우연찮게 보게 된 이들은 모두모두 추석연휴 잘 보냈으면 좋겠다.

아... 피곤해... 얼른 숙소 들어가서 식고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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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사실 등반기라기 보다는 삽질의 무한행진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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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두번째주 등산: 치악산 구룡사-비로봉 코스




※혹시나 제 블로그에 등산에 관련된 정보가 있을 거라 생각한 분께는 죄송해요; 돌아가 주세요-_-

   관련정보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치악산홈피( http://www.npa.or.kr/chiak/main.asp )


♡관련뉴스기사(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47&article_id=0000077087&section_id=103&menu_id=103)











2월 11일


나는 토요일 근무였고 몸살기가 있었던 데다 설사기 마저 있던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굳이 등산을 갔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지금 또다시 밀려든다.





오후 7시: 김 모군과 여의도에서 만나 김모군의 차로 용산 이마트로 출발. 차 조낸 막힘;;


오후 7시 30분: 간신히 주차를 하고 한참을 헤매다 겨우 지하에 위치한 이마트를 찾음


오후 8시: 쇼핑중 사려는 품목의 차이로 미묘한 감정대립-_-

              밥을 사려는 나를 제지하고 김모군이 순대를 사는 것을 보고 격분;

              젓가락과 일회용컵의 구입에 집착하는 김모군의 모습에 짜증이 나기 시작함.


오후 9시~: 이마트를 나와 엘리베이터를 나왔으나 김모군, 주차권을 받으러 다시 돌아감-_-

                영수증을 받아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감

                7층에서 내려 CGV안쪽으로 한참 걸었으나 막다른 길이었음을 확인함

                다시 걸어나와 반대편 상가로 향했으나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함

                그 앞에서 담배 한대 피움;

                어찌할까 하다가 다시 3층 역광장으로 내려감

                서로 이쪽 방향이 맞다고 우기다가 반대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감

                주차한 층이 4층인지 7층인지 헷갈리기 시작함-_-

                일단 3층에서 내렸으나 주차장으로 가는 길을 몰라 한참 헤맴

                우여곡절끝에 주차장 4층으로 갔으나 차가 없음을 확인

                걸어 올라가려 했으나 엘리베이터를 사용못하고 걸어서 올라감

                7층에서 차를 발견하고 그 앞에서 담배를 한대 피움

                 

                 ->요약 : 병신짓 하느라 한시간을 잡아먹음 


오후 10시: 출발 (강변도로-경부-신갈ic-원주-구룡사)

               김모군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전하고 나는 옆에서 조낸 쳐잠


오전 12시: 도착. 민박집 잡으러 감. 방을 보고 위생상태에 놀람. 일단 계산하고 김모군을 부름

               김모군, 기분이 상했는지 오지 않음. 어쩔수 없이 다시 감.

               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소주반병, 맥주한병씩 마심


오전 1시: 회사얘기 결혼얘기등 우울한 얘기들만 주고 받다가 취침소등





2월 12일

                                 

오전 7시 30분: 어쨌거나 기상. 씻고 똥을 눔. 왠지 기분이 심상치 않음


오전 8시: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시청. 갑자기 등산하기 싫어짐;;


오전 9시: 한 골 먹는걸 보고서는 등산하기로 결정하고 밖으로 나옴


오전 9시 30분: 매표소 통과. 김모군 계산하며 입장료 비싸다고 투덜댐.


오전 10시: 구룡사 통과. 대보름행사로 분주함. 경영전략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며 지나침

               구룡사 앞 매점에서 김모군 아이젠 구입. 가격이 서울보다 2000원 더 비싸다고 약올림.


오전10시 30분: 세렴폭포 기점 도착(추정). 사다리 병창길로 등반 시작


오전 10시 31분~: 자신의 체력을 한탄하며 헐떡거리며 등산 시작


오전 11시 40분: 어쨌거나 비로봉 도착

                      정상에서 사발면을 해먹었으나 물이 뜨겁지 않아서 감동이 상당히 떨어짐

                      김모군, 대보름이라고 땅콩을 달래서-_- 꺼내주긴 했지만 상당히 짜증이 남


오후 12시: 계곡길로 하산시작

               갑자기 뱃속이 부글거리는 것을 느낌.

               뒤에 쳐진 김모군에게 구룡사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산아래로 내달림


오후 1시: 빙판길에서 1차 진통(추정)


오후 1시 15분: 세렴폭포를 통과한 후 2차, 3차 진통(추정)

                     진통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그 주기가 짧아짐을 느낌

                     구룡사-세렴폭포구간이 예상외로 길다는 것을 느끼며 고통에 시달림


오후 1시40분: 공원관리소 근처 화장실로 직행

                    팬티를 내리자마자 엄청난 양의 설사 배출

                    고통에 시달리며 한동안을 괴로워함


오후 2시 15분: 아직 내려오지 않은 김모군을 기다리며 구룡사 주위를 배회

                     김모군을 만났으나 절 내부를 보자고 하여 억지로 절 내부를 관람

                     몇년전 불이나 절이 전소했었다는 소식을 알고서 바로 하산


오후 2시 30분: 오뎅 한개피 빨고서 바로 출발.


오후 3시: 고속도로가 막혀 국도로 양평으로 향함

              짜장면을 먹자고 오랜만에 의기투합


오후 3시 30분: 양평시내 통과하면서 짜장면을 먹자고 했으나 주차공간 없다고 김모군 거절-_-


오후 4시: 휴게소에 도착하여 가락국수 취식

              엄청난 양의 미원농도에 속이 메슥거림

              또다시 화장실에서 얼마되지 않는 양을 배출해냄. 다리힘 완전히 잃음


오후 5시: 팔당인근의 극심한 정체속에서 어느새 잠이 듬


오후 7시: 서울 도착.









결론: 몸 아프면 등산하지 말자.

        기왕이면 자주 가던 사람이랑 같이 가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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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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