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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과 오른쪽에 대한 상세한 답변



요 앞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중고딩때 배우던 '암기과목'들은 결코 우스운 것들이 아니다.
 
나 역시도 별반 차이는 없었지만 대학은 자격증에 토익공부하기에 바쁜 취업학원일 뿐..
그런 문화 속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여 시위를 했던 창원의 젊은이들은 고등학생들이었다.
야자와 학원에 찌들어 입시만을 보고 달리는 요즘의 고등학생과의 차이점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나도 이제 정치얘기만 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이젠 아는것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없으니 말이다.




Shadowfax - Watercours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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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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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enacious D

이 영화는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미친듯이 웃었다. 도대체 몇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디오에게 기도하는 씬에서부터 이 영화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My voice is fucking powerful!!! ㅠ_ㅠ)b 잭블랙의 표정연기는 이제 더이상 따라올 자가 없을듯..
게다가 저속한 단어들이 시도때도 없이 난무하여 락심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했다.
뭐니뭐니해도 마지막의 악마와의 대결씬은 이 영화의 백미. 말이 필요없다. Let's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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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nce

진행과 촬영기법이 일반 메이저 영화들이랑은 너무 달랐다.
처음의 느린 진행에 숨이 막힐 것 같았는데 그 숨을 틔워주고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 것은
악기사에서 둘이 앉아 화음을 맞추는 바로 이 대목에서부터였다.
너무도 아름답지 않은가.
연주하며 서로를 바라보지만 계속 서로 엇갈리는 모습이 인상적인 대목이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 피아노와 기타라는 이질적인 악기가
풋풋한 혼성보컬의 화음속에서 어울려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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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wing Girls

이 영화도 도대체 몇번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풋풋하고 상큼한 영화다.
근데 자꾸 보면 씹덕후소리 들을까봐 이제는 안본다; (우에노 쥬리 하악;)
여고생+빅밴드스윙이라는 얄궂은 조합을 이렇게 어울릴 수 있게 만든 감독의 역량이 대단할 뿐.
극중에서 최초로 정상적인 진영을 갖춰 연주한 Make Her Mine은 살짝 감동이었다.
가장 극적인 구성은 Maxican Flyer + Sing Sing Sing 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연기를 한 이들 모두가 합숙훈련을 하면서 전 곡을 다 직접 연주했다고 하는데,
이들 밴드가 자리잡기까지 미친듯 고생하는 험난한 과정들은
악기를 배우고 공연을 준비해보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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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isterAct I, II

합창단 출신이라면 이 시스터액트1,2에 들어있는 노래들 중 한 곡쯤은 꼭 불러봤을거라 생각한다.
1편의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합창의 정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성이 강한 개인의 목소리들을 다듬어 전체의 하나로 조화시켜가는 과정이란
참으로 어렵고도 지루하기도 하지만 그 변해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편곡과 지휘에 의해 성가도 충분히 흥겹고 즐거워 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Hail Holy Queen에서 보여주는 짜임새 있는 구조와 성가의 경건함과 발랄한 재기가 한데 어울린 모습은
'아 정말 합창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자꾸만 들게 한다.
2편은 로린 힐 라이언 토비 등의 개인기가 중심이 된 내용인지라 전편만의 감동은 덜하지만
Oh, Happy Day 의 경우는 그야말로 합창곡으로서 보여주는 극적인 반전의 전형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Joyful, Joyful 은 과연 저게 현실에서 가능할까 라는 생각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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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chool of Rock

이 역시 잭블랙의 독무대.
극중에서 어린 꼬마들을 데리고 자신의 욕망의 도구;로 사용한 잭블랙이지만
끝이 좋으면 모든게 좋은 법인 모양이다. 도대체 이런 똘똘한 애들을 어디서 찾아냈을까.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벌이는 난장들이 너무도 즐거운 영화였다.
타이틀곡을 제외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교장이 불시에 들어왔을 때 즉흥적으로 생각해낸
Math is a Wonderful Thing..  보면서 데굴데굴 굴렀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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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8 Miles

간지폭발 에미넴의 자전적 영화.
이런 랩배틀 장면은 정말 보는 이의 아드레날린을 콸콸 쏟게 만드는 명장면이다.
후반부에서 이어지는 랩배틀은 그의 센스와 위트가 어느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힙합이 뭔지는 여전히 잘 모르지만, 단순히 음악만이 아닌 생활에서 뼛속까지 막장정신으로 충만해야만
이런 멋진 래핑이 나올 수 있나 보다. 이 영화를 보고 에미넴에게 급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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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당분간은 포스팅을 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 것 같다. 슬슬 나가봐야지;
골드웨이브의 크로스페이드 기능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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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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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가슴아픈 밤이다.

노무현을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무늬만 진보인 보수주의자라고 욕해왔지만
이명박님하;가 이제 오늘부로 대통령자리를 꿰차게 될 지금에서 돌아보면

앞으로 노무현정도의 '최소한의 상식에 기반한' 대통령이 다시 나오려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힘들게 돌아온 길을 너무도 쉽게 되돌아 가려 한다.
눈 앞의 것만을 위해.

좌파 빨갱이 어쩌고 하는 개잡소리는 다 집어치고
정확히 그의 포지셔닝은 '합리적인 보수주의자'가 옳을 것이다.

이 나라가, 우리 국민들이 최소한의 공화주의, 민주주의의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더라면
분명 상당한 부분은 그가 가려고 한 길을 이해할 수도 있었겠지만..

중고등학교에서 '암기과목'이라고 불리는
정치와 역사와 윤리가 왜 그렇게 현실에서 중요한건지
깨달았어야 했는데... 우리들은 참 바보같았다.

좌파는 풍찬노숙의 길위에서 숨소리가 잦아들어가고
수구세력은 다시한번 열락의 기쁨에 웃음짓는 이 밤,

될 사람을 찍어야 한다며 그 분에게 표를 던지셨던 많은 분들은
머지 않아 '울면서 후회하네'라고 노래하시던 주현미의 명곡처럼 느끼지 않길 바랄 뿐이고;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겠구나.



아.. 조만간 민노당 탈당계도 내야되는데 ㅅㅂ..

오늘밤은 이래저래 슬픈 밤이다.


막 소금물에 담가놓은, 홈플러스에서 670원주고 산 재첩이
낼 아침까지 해감을 꾸역꾸역 잘 토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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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빠르게 난 남들보다 다르게








Marilyn Manson - Sweet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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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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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모노리스 (정석원/정석원/정석원//윤종신)
from sixth sense(1996)


벤치위의 노신사 아무말없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지친몸을쉬네요

시들어진 꽃들을 어루만지며
세상을 이긴 승리자에 탄식을 하고

흐릿해진 하늘을 보며 어린 시골 꿈들은 한숨이 되가고
끝도 없이 이어만지는 폭풍우의 계절은 눈물을 뿌리네

역사라고 불렀죠 파괴를 믿고
화폐를 믿고 과학이란 종교를 믿었었는데

누구를 탓할까요 버려진 낙원
신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답니다

위대했던 인류의 꿈은 자신의 관을 직접 만들어만 갔고
끝도 없이 올라간 탑은 예정된 싸움속에 무너져 버리죠



1999(신해철/신해철/신해철//신해철)
from '92 내일은 늦으리


서기 1999년 9월 10일. 전기의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아마도 마지막 기록이 될것 같다.
혹 생존자가 이 기록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무책임이 낳은 이 비참한 결과를 후세에 전하기 바란다.

This is the message from N.EX.T 1999,1999,1999,1999

북반구의 전체인구는 5% 이하로 감소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기중의 오존층은 거의다 파괴되었다.
폭도들은 정신착란 상태에서 떼를지어 먹을것을 약탈하고 다닌다.
그나마 그들도 곧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지금시각은 오후 2시지만 하늘은 밤처럼 어둡다.
산성비와 일사량의 감소로 식물들은 전멸의 길을 걷고있다.
몇년째, 태어난 신생아들의 거의 모두가 기형아였다.
그나마 출산율조차 거의 제로를 향하고 있다.

대기의 온도는 계속 상승중이다. 남극 대륙은 물로 변하고
해안의 도시들은 물에 잠겨 자취를 감추었다.
내 머리카락은 모두 빠지고 피부암은 전신을 뒤덮고있다.
나도 최후의 순간을 준비해야겠다.


------------
두 곡 모두 상당히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다.

요즘 돈이 떨어지셨는지 모 자동차 광고에 나와 주위를 놀라게 한 그 분;이
가요계를 한 손에 쥐락펴락 하시던 90년대 초중반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가요계의 트로이카로 불렸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젊은 세대들의 아이콘이이자, 나름 깨어있는 젊은 음악가로 여겨져온 이들 중에
바로 이들, 공일오비와 넥스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머, 개인적으로는 신해철빠;성향이 있어왔기에
나의 호감은 일단 넥스트쪽으로 기운다고나 할까.


사실 015B에게서는 4집부터 뭔가 망조;를 느끼기 시작해서
그놈의 Big5 인지 뭔지 하던 그 앨범에서 완전히 정이 떨어져 버렸던 관계로
실제로 이 식스센스 앨범은 얘네가 해체를 하고 난 한참 뒤에야 듣게 된 앨범이다.

그 당시 첨으로 느낀 소감은
'종신횽 지금까지 객원에서 밀리다가 이제 망할때나 되서 겨우 한곡 부르는구나.. 불쌍타'
하는 것이 젤 먼저였고;

시종일관 조낸 우울한 분위기와 나름 의미심장하고 무거운 가사가
기존의 '야이야아~','샤랄랄라~' 하던 논다니; 분위기랑은 사뭇 달라서
'오오.. 왠일이야' 했던 곡이기도 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캐스커의 리메이크 버전이 더 맘에 드는데,
피아노로 후리는 기본 멜로디가 무척 깔끔하게 편곡 되었고,
무엇보다 융진 언냐의 목소리가 너무좋다능..; 하악하악;


넥스트의 경우는 우연찮게 샀던 92년도 '내일은 늦으리' 앨범에서 듣게된 후 개감동을 했던 곡이랄까.

지금 돌아보면 신해철 특유의 개후까시와 오바질로 뒤범벅이 된 넘버였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나름 강력한 메세지를 전해준 곡이 아닌가 싶다.

21c 모노리스의 경우 가사가 무척 절망적이고 처연하게 쓰여져
곡이 요상스레 내뿜는 엄청난 뽕끼를 많이 중화시켜주고 한걸음 나아가
그 절망의 근원이 바로 우리들 자신임을 깨닫게 해주는 가사의 미학을 보여주는데 반해,

1999의 경우는 신디사이저와 디스토션 먹은 기타가 뿜어내는 광기어린 연주가 곡을 대변한다.
키보드와 기타가 테크노 비트위에서 파멸의 춤을 추는 가운데
약간은 상기된 표정으로 읊어대는 절망에 대한 적나라한 메세지가 잔인하게 다가오는 곡이다.
신해철이 다음 앨범 'The Return of Next part1: The Being'에서 보여줄
광기의 신디사이저 잔치의 예고작 정도였다고 하면 되려나.


나름대로 두 곡 모두에서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다만... 넥스트의 곡에서 실험성과 음습한 막장 분위기를 확실히 갖추고 있었으니
전체적인 곡의 설득력 측면에서는 넥스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솔직히 공일오비를 사회비판이라는 말과 관련짓는 것 자체가 개소리지.
정석원의 적절한 상업성과 이미지 메이킹의 승리가 바로 공일오비가 걸어온 역사가 아니었나 싶다.
(공일오비 까도 사살되진 않겠지?-_-;;)

이들의 근래 나온 앨범들을 살펴보면
넥스트가 여전히 '신해철표 락'을 기반으로 한 까대기에 주력하는 반면, (음; 해철씨 재즈앨범은 좆;)
공일오비는 이른바 '시부야계'로 불리는 말캉말캉한 일렉트로니카/라운지류에 보이는 관심을 보면
이들이 선택하고 걸어온 길이 어느정도 보인다.


여튼 오늘은 요정도까지만..
이렇게 둘다 무한궤도 출신의 뛰어난 연주자였음에도
같은 주제로 완전히 상반된 곡을 만들어내는 것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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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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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농 - 하늘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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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은 여길 누르셈

4일째 아침...
 
 
 

실은 전날 저녁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지리산에 갈 식량을 인근 하나로마트에서 사오면서
맥주를 두병 사온 것이 화근이었다.
 
 
 
 
 
아침에 모닝콜을 듣고도 피곤해서; 제대로 일어날 수 없었다.
여덟시가 넘어 간신히 일어나 멍하니 있다가 시계를 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이시간이면 예약해둔 연하천 대피소까지는 죽었다 깨도 못가겠는데...
 
어쨌거나 일은 벌어진거니 느긋하게 생각하자며
온수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섰다.

 
버스정류장에서 화엄사행 버스를 탔다.
화엄사 입구에서 버스에서 내려서자 급한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요 근처에 대통밥 정식이 유명하다던데..
휴; 오늘은 형이 맘이 좀 급하거덩?
 

계곡길을 따라 화엄사까지 올라가는 2차선 도로는
긴긴세월 수많은 관광객들을 받아낸 포스를 보여주듯
화엄사 앞까지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화엄사를 급하게 한번 둘러보고
화엄사내 해우소에서 급하게 싼; 후
입에 대충 먹을 것을 쑤셔박고 출동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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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대웅전


지리산 종주는 지난 여름 친구와 처음으로 도전했다가
몰아치던 폭우때문에 실패하고 애꿎은 남원으로 내려가
춘향 테마파크;에서 커플들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낸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지금은 겨울, 그리고 혼자이기에 더욱 안전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처먹을 식량도 넉넉히 샀고... 그런데 배낭이 좀 무겁긴 하다..
일단 최대한 빨리 노고단까지 올라가보자.
 
지도상으로 보면 화엄사에서 노고단 가는 길은 '코재'라 불리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4시간 거리라고 표시되어 있구나. 일단 가보자고.
 
 
문제는 어젯밤에 한 캐막장짓 덕분인가,
느낌상인지 실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에 힘이 제대로 안들어갔다;
 
게다가 지난 사흘을 메고다니던 배낭무게에 익숙해져서인지
쌀과 라면을 더 쳐넣은 이번 배낭이 유독 무겁게 느껴졌다.
(실제로 서울 도착해서 사우나에서 무게를 달아보니 28kg이더라)
 

본격적으로 오른지 한시간도 안되어 속에서 불이 나듯 더워져
오리털 패딩은 가방속으로 바로 쳐넣어졌다.
(다음부터 이건 이틀밤 내내 베개로 사용되었다;)
 
 

다른 말은 필요없고... 존내 힘들었다.
그래도 주말마다 등산을 하면서 나름 수련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마에서 연신 구슬땀이 흐르고
거친 숨소리가 하악거리며 쏟아져나왔다.
 
아놔... 뭐야 이거 장난이 아니잖아...
역시 민족의 영산은 시작부터 내게 시련을 안겨주는구나..
 
원래 계획은 50분 걷고 10분간 쉬는 정통 군바리 행군으로 잡았으나,
실제로는 30분 걷고 10분 쉬는, 체력 깎아먹기 딱 좋은 모습으로 바뀌고 말았다.
지난 사흘동안 잘먹고 잘논 대가를 오늘 치르는 건가...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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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넘어온 코재에서

 
결국 정말 지옥같았던 코재를 넘어 노고단 가는 도로로 올라선 것은
버스에서 내려 출발한 지 네시간 하고도 30분이 지난 상황이었다.
 
이 꼴을 자초한 내 자신에 대한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고 올라와
훨씬 걷기 편해진 길을 터덜터덜 숨을 고르며 따라 오르니
어느덧 노고단 대피소가 눈에 들어왔다.
 

다섯시간 걸렸다. 한시간을 더 까먹었구나.
시계를 보니 세시간 후면 해가 떨어질 것 같은데
초행길인 연하천 대피소까지 가는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일단 밥부터 해먹자. 먹는게 남는거다.
취사장에 들어가 밥을 하고 뒤이어 라면을 끓인다.
라면 면가락을 빨아들이며 버너에 올려놓은 밥에 뜸이 다 들기를 기다린다.

 
맛있다. 맛있어.
밥이 약간 설익긴 했지만
지난 사흘동안 먹었던 그 어떤 밥보다 맛있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시발...ㅠ

 
대피소 직원에게 얘기해서 1박을 하기로 하고 대피소에 짐을 풀었다.
배낭에서 침낭과 매트리스를 꺼내 자리에다 깔아놓고 낙조를 보러 노고단 정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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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낀 구름에도 불구하고 싸이;에 간지나게 사진을 올려보려 똑딱이를 들고 몇 방 박고 있노라니
이놈의 산은 지지리도 스케일이 크구나.. 정말로 웅장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들이 이 곳을 왜 어머니의 품속과 같다고 묘사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오늘은 비록 힘들었지만 내일은 적응이 되어서 좀 나을거야.. 그치??
맘이 좀 안정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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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에서 전후좌우로 찍은 사진들



 
어린 초등학생 아들래미를 데리고 산행중인 아저씨와 대피소에서 잠시 얘기를 나누다
'OO야, 우리 내일 내려가면 맛있는거 먹자' 하던 아저씨의 말에
나도 모르게 빙긋 미소를 짓게 되었다.
 
대피소내 숙소는 예상외로 따뜻했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누우면 바로 잠이 올 것 같았다.
목포에서 산 책을 오늘밤 읽는다는건 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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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째 아침

 
 
밤새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늦은 밤 도착한 산꾼들의 얘기소리에 잠이 깊이 들지 못하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 새벽 네시가 채 안된 시간이었다.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 것보라구. 딸;안치니까 이렇게 일찍 일어날 수 있는 것을;;
갑자기 내 자신이 으쓱해진다-_-;;
오늘은 한번 새벽같이 출발해보자.

 
 
짐을 챙기고 취사장에서 밥을 한다.
벌써 성삼재쪽에서 넘어온 양반들이 라면을 분주히 끓여잡숫고 있다.
신라면인듯 한 칼칼한 라면냄새가 코를 찌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밥이 좋다. 조선사람은 밥심이라는데..
 
즉석국에 두공기는 족히 될 것 같은 밥을 말아먹고
숭늉까지 끓여 보온병에 넣고 짐을 정리하고 나니 다섯시 반...
 
기온은 영하 15도 정도였는데 그닥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가보자. 일찍이 가야 오늘중으로 장터목까지 갈 수 있지.

 
 
후레쉬를 켜고 밤길을 조심조심 내걸어본다.
연말에 눈이 많이와서 입산이 통제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눈이 꽁꽁 얼어붙어 빙판이로구나.
스패츠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도로 집어넣고 아이젠만 끼고 앞으로 나간다.

 
기분좋다. 새벽산행은 이런 묘한 쾌감이 있다.
해뜨기 전의 어둑어둑한 길을 걷는 그 느낌은 청소부 김씨;가 아니더라도
새벽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 묘한 기분을 한번쯤씩은 느껴봤을 듯 하다.

 
노고단에서 연하천대피소로 가는 길은 지루하게 이어진 능선을 타는 코스였다.
남쪽사면에서는 눈이 좀 녹아있다가 북쪽사면에서는 다시 빙판을 만나는식의,
하지만 능선을 타는 것이라 어제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었다.
 
 
내가 알고있는 산에서 빨리 움직이는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바로 페이스 조절 뿐.
 
허본좌처럼 축지법으로 산을 오르는 분도 물론 계실 수 있겠지만
산을 자주 타 온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두다리 달린 성인남녀의 속도에는 대부분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차이를 낼 수 있는 이유들을 꼽아보자면
남들이 쉴 때에도 지치지 않을 만한 선에서 계속 걸어가는 것,
쉴 때도 물 한모금 마시고 숨만 고를 정도로 시간을 짧게 두는 것,
그리고 오르막을 오를 때, 느리더라도 내 페이스에 맞춰 쉬지 않고 꾸준히 오르는 것 정도일까?
 
일단은 그렇게 마음먹고 걷다보니 동쪽이 점점 밝아져 왔다.
아마도 노루목쯤이 아니었나 싶다.
쪼꼬바를 입에 조낸 쳐넣고 숭늉을 벌컥벌컥 마시고 닥치고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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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맞이한 일출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니 출발한지 네시간이 지났다.
담배도 한 대 피고 이것 저것 줏어먹고 나니 몸을 식히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동꺼지기 전에 다시 출발해보자.
 
 
가끔씩 산을 가다가 약간의 경쟁의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앞사람을 따라잡게 되거나, 혹은 뒷사람에게 추월당할 때가 바로 그 때인 것 같다.
그럴때면 괜히 무리하게 속도를 내서 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거 참 위험한 짓인데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아직 내가 많이 소인배인 관계로 자꾸 그짓을 자행하게 된다.
 
물론 돈많은 일부 아저씨들은 등산보다는 잿밥에,
곧 아이템; 맞추는 것에 경쟁의식을 느끼는 이상한 분들도 꽤 되는 듯 하긴 하다.
 
아이템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레고리 배낭, 마운틴하드웨어/아크테릭스 의류, 잠발란 등산화 등등으로
풀셋을 맞추면 200만원은 우습게 넘어가더라.
 
전문적으로 산을 타는 양반들이 아닌 다음에야 돈지랄일 뿐인데..
살 디룩디룩 쪄서 산은 더럽게 못타면서
장비는 조낸 비싼걸로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나는 열폭한다; 흑ㅠ

 
여튼 그건 그렇고 연하천을 떠나면서 나보다 5분정도 먼저 출발한
내 또래로 보이는 젊은이;가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오던 페이스대로 최대한 빨리 벽소령으로 이동해야만
후딱 점심을 해먹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었기에
아까 오던 속도대로 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보니 그 젊은이가 무례하게도;
한손에는 스틱을, 한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팔자걸음을 걸으며
도로교통법 위반을 하고 있던 것 아니겠는가.
 
나는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하고 슥 하고 그를 스쳐지나갔다.
한참을 가고 있었을까.. 뒤에서 뽀득뽀득뽀득..
아이젠 눈씹어먹는 소리가 빠르게 들려왔다.
 
흘깃 뒤를 돌아보니 그 젊은이가 갑자기 폭주를 했는지
조낸 빠른 속도로 내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아놔 색히.. 내가 너보다 먼저 가서 기분나쁘냐 ㅋㅋ'
이런 찌질한 생각과 함께 나도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근데 그 젊은이는 예상외로 뒤쳐지지 않고 여전히 그 속도로 따라오는 것이었다.
좀 짜증이 나면서 앞서 말한 경쟁의식이 솟구쳤다.
2시간 후면 벽소령이니까 두시간만 달려보자 시바..
 
페이스 조절이고 나발이고 다 무시하고 난 그 젊은이와 거리를 벌리려고
오르막을 씩씩거리며 오르고 내리막은 거의 뛰다시피하며 미끄러져 내려갔다.
 
뽁뽁뽁ㄱ복뽁뽁뽀각뽀각....
두시간 내내 아이젠이 눈밭에 박히는 소리만 요란하게 들려왔고
나도 살짝 미쳤었는지 귓가에서 들려오는 아이젠 소리가 멀어질때까지
정신없이 미친듯이 내걸었다.
 
한계에 달해온다고 생각될 즈음.. 벽소령 대피소가 보였다.
배낭을 벗어던지고 거친 숨을 고르면서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두대 빨았다;
담배를 다 피울때까지 아직 그 젊은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이스...
 
 
어쨌거나 심호흡을 하면서 이 엄청난 찌질함을 가라앉히고
취사장에 가서 점심밥을 하기 시작했다.
귀찮아도 밥을, 그것도 햇반보다는 직접 내가 한 밥을 먹으련다.
 
쌀을 올려 놓고 밖으로 나와 뭉친 다리를 풀고 있을 무렵, 나는 문득 보았다.
그 청년은 벽소령대피소를 그대로 지나쳐
아까의 그 속도로 세석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던 것을.
 
휴.. 무섭다 저사람;;
계속 그짓거리 했으면 나 아마도 길바닥에서 퍼져있었을거야..
님 좀 짱인 듯;
 
 
노릇노릇 맛있게 눌은밥을 위장에 가득 채우고 다시 장비를 추스려 본다.
예순은 족히 넘어보이는 노부부가 조심해서 산행 잘하라고 인사를 건넨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어르신들도 즐거운 산행하십시오.
 
발걸음이 아까와 같이 가볍진 않지만
밥먹는다고 좀 쉬었더니 왠만큼은 회복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벽소령에서 세석 사이의 구간은 세시간 정도의 코스.
정신나간 짓거리로 체력을 까먹어버린 내게는 조금은 힘든 코스였다.
 
특히 선비샘부터 세석대피소 사이의 코스는 
아까 왜 그짓거리를 해서 힘을 뺐을까 하는 후회를 하게 만든 구간이었지만,
더불어 그만큼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어 멋진 경관을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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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샘에서


봉우리에서 내려본 지리산의 아름다움..
특히 파이처럼 겹겹이 둘러싸인 지리산 남쪽의 산자락 위로 흰 안개가 피어오르던 모습은
마치 환타지 소설속에서나 등장할 듯한 장면 이었다.
 
그랬다. 힘들고 고생하는 만큼 더 좋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산에서 배우는 정직함이 아닐까.
 
 
이제는 쉴 때 쉬면서 체력안배를 하면서 가자.
힘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차근차근 봉우리 세개를 힘겹게 오르락 내리락 넘어가다가
 
영신봉 하산길에서 눈아래로 들어온
새하얗게 눈으로 덮힌 세석대피소와 맞은편 촛대봉의 모습은
알프스 어딘가를 연상시킬 만큼의 예쁜 경관이었다.
 
너무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사진을 몇 장 박았다.
여기에 뽀샵질좀 하면 된장필좀 낼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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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산장과 촛대봉


 
세석에서 두시간만 더 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딱 열시간 걸었구나.
다리는 그리 아픈지 모르겠는데 오른쪽 어깨가 상당히 아파온다.
짐이 한쪽으로 쏠린건가... 모르겠다. 귀찮다. 좀만 참지 뭐. 가자고..

 
세석에서 장터목 구간 역시 앞서 벽소령-세석 구간 만큼이나
볼 것이 많고 점점 높아지는 고도만큼이나 힘도 많이 드는 길이었다.
 
그래도 능선타는게 골짜기 타는 것 보다는 백 배 낫지.
힘들때면 어제를 생각해... 어제...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양희은의 '봉우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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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0분, 정확히 12시간만에
출발지인 노고단에서 목적지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지리산 무박당일종주를 해내는 대인배들도 계시다지만
초행길인 내게는 나름 힘든 하루였다고 생각된다.
제대 이후로 12시간을 이렇게 내리 걸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직까지는 쓸만하구나 ㅋㅋ 하며 흐뭇해 해본다.
 
예약을 확인하고 자리를 배정받고서 취사장으로 향했다.
시끌벅적하게 고기를 구워먹는 아저씨 아줌마들로 소란스럽던 취사장을 벗어나
매점에서 산 황도 통조림을 뜯어 소주와 함께 마시며 하루를 돌아본다.

 
오늘 수고했다 하윤아.
사실상 등산은 오늘로 끝난거야.
정말 수고 많았어. 정말로...
 
차가운 소주가 뱃속으로 들어오자
달군 바늘같은 취기가 번개처럼 등뼈를 타고 솟구쳐 오른다.
취한다...
내일이면 집에 갈 수 있으려나... 후후...
갑자기 집생각이 문득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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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6일째 아침.
 
 
 
 
장터목은 천왕봉 일출에 특화된 대피소다.
시간이 되니 알아서 불을 켜고 방송을 해준다.
나를 포함해서 개떼처럼 많은 인간들이 부시시 일어나
어제 먹고 떠들던 기운들은 다들 어디로 갔는지
지쳐보이는 모습으로 산에 오를 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몸이 영 좋지가 않다.
황도에다 쳐마셨던 소주 때문인지
밤에 속이 쓰려 잠을 제대로 자질 못했다.
다행히 챙겨왔던 겔포스 덕분에 대충 넘어갈 수 있었지만
오늘 하루가 또 걱정이구나.

 
천왕봉 가는 길은 마지막 코스라 그런지 숨이 많이 차온다.
아직은 깜깜한 시간이라 언덕으로 발을 내딛는 것이 쉽지가 않다.

 
한시간을 헐떡거리며 어렵게 정상에 올라
아직은 어슴푸레하기만한 일출을 기다려 본다.
바위 위로 떼지어 몰려 앉은 물개들처럼
꽤 많은 이들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려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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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마다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가슴속 저마다의 수많은 소원들을 이야기 하겠지?
 
나는 지금 다리도 속도 시원치 않으니
무사히 안뒈지고 내려갈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빌어야겠다.
내려가다 뒈져서 불효할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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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조금 일찍 내려섰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던 지리산 일출이었기에
역시 해가 안떠오를 것은 뻔했고
빙판에 급경사라는게 뻔히 보이는 하산길을 수월하게 내려가려면
남들보다 조금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휴...
정말 매력없다. 중산리 코스.
바위와 급경사의 반복...
볼 것도 전혀 없고...
 
내가 비록 내려가기에 망정이지
이렇게 재미없고 험한 길로는 절대 안올라올거야.
무슨 지리산 단기속성코스도 아니고
이러다 무릎 나가기 딱 좋겠다.

 
혼자서 시큰거리는 무릎에 투덜투덜거리며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인사도 하며
어느새 중산리 버스정류장에 내려와 보니 10시 45분. 세시간 정도 걸렸구나.
 
진주로 가는 버스가 11시에 있구나. 진주에서 서울로 가야겠다.
하여간에 요번 여행은 타이밍 하나는 기가 막혀요.
 
 
 
어쨌거나 2박3일간 나를 받아준 고맙고도 징했던 지리산과의 인연이구나.
다음 계절쯤에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화개의 벚꽃길을 걸어보고도 싶고
쌍계사로 해서 세석을 넘어 백무동으로 가보고도 싶은데...
내 처지에 조금은 무리한 바람이겠지? 안녕...
 
 

마지막 체류지 진주에서는
히딩크감독;이 다녀갔다는 비빔밥집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국으로 선지국이, 비빔밥 고명으로 육회를 올렸다는게 특이했는데
나름대로 전주가 아니라 진주에서 요런 비빔밥을 먹게 되서 감회가 새로웠다. 
큰 맛은... 잘 모르겠다.
 
뭐, 엿새간의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밥은
넷째날 노고단 대피소에서 해먹었던 약간 설익은 그 고두밥이었으니까.
...
 
 
 
 
 

다녀온지 이제 나흘이 지났을 뿐인데
지난 일주일은 벌써 지난 과거의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역시 현실은 얄짤없다.
 
내가 정말 벌교에서 꼬막정식 2인분을 개돼지처럼 혼자 다 처먹고 비틀거렸었는지,
혹은 세석 가던 길에 그 끝없는 계단을 부여잡고 거친 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었는지
벌써 가물가물 한다는게 너무 아쉽고 속상하다.
 
약발이 오래갈 줄 알았는데
내겐 겨우 사흘짜리였다니 한심하다는 생각만 가득하지만
 
다만 머릿속은 많이 깨끗해졌고 체력은 한층 강화된 것 같아
그나마 이걸로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다.
솔직히 아무 생각없이 간 여행이었으니 이정도라도 얻어온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이제 다시 현실에서,
아니 사이버 공간에서 찌질거려 볼 시간이구나;

 
키보드에 힘을 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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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Peppertones - Superfant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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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졌다;;
 

간만에 돌아온; 백수라는 신분이 주는 중압감과
어느새 한살 더 먹어버린 나이가 나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래, 나도 좀 쉴 때가 되었다?
는 훼이크고, 솔직히 놀고 싶었다;
 
 
 

1월 14일,
2년 8개월만에 다시 백수가 된 나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서울역으로 향했다.
 
 
근데 이상하다...
목포행 12시 15분 열차가 아무리 봐도 안보인다.
1월1일부터 배차시간이 바뀐다고 해서 그런가...

어쩔수 없이 신탄진으로 가는 12시 53분 열차를 끊어놓고 한참을 생각해보니
아.. 호남선은 용산역에서 출발한다는 진리를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어리버리 졸다 깨다 하면서 송정리를 지날 즈음,
 
해는 어느덧 서쪽으로 저물어가고 있다.
원래는 목포에서 낙조를 보고 싶었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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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앞의 루미나리에 거리

 
목포역을 빠져나와 시간을 보니 어느덧 다섯시간이 흘렀다.
어둑어둑해진 시내는 지방도시 특유의 약간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루종일 먹은거라곤 아침이 전부였던지라
일단 배부터 채우고 보자는 생존본능이 발동했다.
 
역전앞을 잠깐 헤매다가 사람이 좀 많아보이는 갈비집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세발낙지 비빔냉면' 광고가 붙어있길래 너무너무 궁금해하며 주문했다
 
 
사실 남도여행을 생각하게 된 것은
일단은 서울보다는 따뜻할거라는 추측과;
맛깔나는 먹거리들이 많다는 것 때문이 컸다.
먹는게 남는거라는 생각을 하며 냉면을 기다려 본다.
 
 
드디어 등장~
낙지가 시뻘건 비빔냉면 위에서 사랑의 트위스트를 격하게 추고 있었다.
친절한 아주머니께서 나를 딱 보고 타지에서 온 사람인 줄 알았던지
낙지 잘라드릴까요 라고 말씀하신다. 사실 이렇게 세발낙지를 먹어보는 건 처음이었다.
 
 
한 입 물자 비릿한 바다내음이 쫄깃한 머리통에서 뿜어져나온다.
캬... 죽인다.
'산낙지를 잘 먹는 아이'라는 겸디갹의 만화가 생각나서
혹시 먹다 죽지나 않을까 겁도 났다만; 무사히 잘 먹었다;
 
 
냉면맛은 광고만큼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세발낙지를 냉면에 얹는 센스와 로망은
이 곳 목포에서만 가능한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른 메뉴들을 보니 연포탕,갈낙탕,낙지비빔밥 등등
낙지 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메뉴들로 그득하더라.

 
 
적당히 배를 채웠으니 이젠 어디로 가야할까.
목포는 항구라던데... 항구로 한번 걸어가봐야겠다.
 
횡한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노랫가사에 나오던 삼학도가 나타났다.
난영공원을 돌아 배가 정박된 부두를 따라 다시 목포항으로 돌아가자.
음; 친구가 목포에서는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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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를 지나 여객터미널 근처까지 걸어와 여관에서 짐을 풀고
인근 횟집들을 기웃거려본다.
일단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게 되는 본능에 힘입어 아무 횟집에 들어가본다.
 
 
와..
옆 손님 테이블을 보니 상에 깔린 스끼다시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구나.
이건 뭐 완전 최연성의 물량공세마냥 방대한 양의 접시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근데.. 그냥 회 먹을거면 노량진도 나쁘지 않은데...
그래, 목포까지 왔으니 홍어회지?
 
 
그렇게 먹게 된 홍어회,
 
몇 번 먹어보질 않아 이게 맛이 있다 없다를 말할 수는 없었지만
서울에서는 먹어보지 못했던 연골과 지느러미쪽 부분을 썰어주시길래
이 걸 오돌오돌 씹어먹는 맛이 참 새로웠다.
무엇보다 묵은지에다 홍어를 싸먹고 술을 한잔 걸치니 콧구멍을 스치는 그 느낌이 참 묘했다.
 
 
그러나 결국 홍어회 중자를 혼자 다 먹기엔 힘이 부쳐
몇 점을 남겨둔 채 아쉽게 식당을 나와야 했다;;
 
난 아직 수련이 부족한가보다. 다음에 먹을 기회가 된다면
푹 삭은 홍어회와 홍어탕을 한번 맛보고 싶다.
 
 
 
소주 한 병을 혼자 걸쳤더니 알딸딸하기도 하고
어이없이 서울서 여기까지 달려온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해서
허허 웃다가 그냥 자빠져 잠들었다.
 
 
이번 여행은 그닥 계획이나 목적의식은 없다.
그런게 있으면 내가 더 피곤해 질 것 같으니까...
일단 배를 채웠고 눈은 무거워오니 자빠져 자야겠다.
 
......
 
 
둘쨋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먹은 잎새주의 여파인지 머리가 띵해온다.
화장실에서 긴급히 설사를 배출한 후 대충 씻고 짐을 꾸린다.
 
 
이젠 어디로 갈까?
친구 말로는 목포에 왔으면 유달산은 꼭 올라가보라던데.
그래. 유달산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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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에서..




유달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서해 바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 곳은 목포의 전부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곳이로구나.
 
땀이 식어가는 것 같아 유달산을 내려와 터미널로 이동한다.
어디로 갈까.. 한정식이 유명하다는 강진행을 끊었는데
차 시간이 근 1시간 가까이 남았다.
 
이것 참... 밥먹기도 애매하고...

버스시간표를 보니 해남 땅끝행 버스가 5분후에 출발이구나.
에라 모르겠다. 땅끝으로 가자.

 
그 유명하다는 강진의 한정식을 포기하고;

한시간 반만에 땅끝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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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까이서 바다를 보니 느낌이 정말 다르다.
보길도행 여객선이 대기하고 있던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하늘 빛 바다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주었다.
 
 
정말 이유없이 행복했다.
사람들이 바다를 그토록 보고싶어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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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였기에 인근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니 허영만의 식객에서 나왔던 매생이국이 적혀있구나. 시켜보자.
 
 
매생이국..
시퍼런 펄프;같은 것이 그릇에 빽빽하게 가득 차 있는 것이 보기엔 좀 안좋았다만
국물을 한 숫갈 뜨니 약간의 향긋한 냄새와 함께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굴을 넣어 국물이 시원한 것이 밥을 말아먹으니 아침 해장용으로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는 채웠으니 리얼 땅끝으로 이동해보았다.
전망대로 가는 모노레일이 있었지만 두다리 성한놈이 모노레일이 왠말이냐
20분정도 걷다보니 드디어 땅끝이 보인다. 아니, 바다가 보인다.
 
 
태어나서 처음 와본 대한민국의 땅끝,
이 끝에서 다시 모든 것이 시작이구나...
 
 
나라는 놈도 이제 이 곳을 떠나 다시 돌아가면
그만 찌질거리고 멋지게 시작할 수 있을거야!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그 곳에 서 있었다.
 
좋았다.
마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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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에서 찍은 사진들




전망대로 기어올라와 한동안을 머물렀던 것 같다.
문득 해가 짧은 겨울이라 바삐 움직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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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유일한 독사진;

 



땅끝에서는 목포나 광주로 가는 버스는 있었지만
내 최종목적지인 구례방면으로 가는 버스는 해남읍에서 갈아타야 했다.
 
차시간이 안맞으면 해남이나 강진에서 1박을 하려했건만
이번에도 운명의 장난인지 3분후에 출발하는 순천행 버스가 있었다.
그렇다. 오늘밤은 벌교로 가야겠다.
 


해남에서 다시 한시간 반 넘게 버스를 타고 벌교읍에 도착했다.
이미 주변은 어둠이 짙게 내렸고, 길을 걷는 행인의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아까 버스에서 벌교역 부근을 지나면서 눈여겨 보았던 꼬막식당을 찾아들어갔다.
 
 
꼬막정식이 만원이라 주문을 했더니 2인분부터 된다고 한다.
아니, 이건 무슨 똥배짱인가? ㅅㅂ
그래도 꼬막 먹으러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지.
 
 
 
나오는 것은 꼬막전을 시작으로 해서
삶은 통꼬막, 꼬막회, 꼬막무침, 꼬막탕... 총 다섯가지가 나왔다.
밥에 꼬막회무침을 얹어 김가루와 참기름을 뿌려 비빔밥을 해먹는 것이 특이했다.
 
아, 아줌마한테 젓가락으로 꼬막껍질 벗기는 법도 배웠다.
꼬막 머리쪽에 젓가락을 끼워 돌리니 희한하게도 똑 하고 껍질이 반으로 갈라지더라.
아주머니 왈, 꼬막안에 들어있는 피는 몸에 좋으니 마시라고 해서
보이는 족족 피를 쪽쪽 빨아먹었다;
 
 
많을 줄 알았더니 먹다 보니 다 먹어지더라;
맥주 한 병을 시켜서 꼬막회를 먹다보니
2인분이랍시고 한그릇 더 온 공기밥에 손이간다.
 
잠시후...
꼬막껍질은 빈 양은냄비에 쌓여갔고
밥상위의 모든 음식은 초토화되었다.
내 스스로 참 무식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불러 비틀거리며; 가게를 벗어났다.
주인이 정말 징한 새끼라고 손가락질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배는 부르고 졸려오니 잘 곳을 찾아야지.
역 근처 여인숙에 들어갔다.
졸다 나온 할머니가 만오천원이라며 두꺼운 이불 한채를 앵겨주신다.
 
 
시설은 좆구렸지만
배도 부르고 피곤해서 금방 잠이 올 것 같았다.
뉴스에서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외쳐대고 있었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눈이 절로 감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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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아침,

어디선가 새어들어오는지 모를 강력한 외풍에
너무 추워 잠을 깼다.
 
 
세면실에서 냉수에 세수를 하니 주인할머니가 일찍 일어났네 하며 인사를 하신다.
뜨거운물좀 갖다줄까? 하시는데, 인심이 참 좋으신 분 같다.

 
 
일단 어디로 갈까..
차시간이 되기 전에 소설 태백산맥에 나온 여러 곳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조정래 선생 생가에 가보고 싶었지만 예상외로 거리가 멀어 패스하고
갈대숲이 가득한 벌교천을 따라 읍내투어를 한번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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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역에 있는 태백산맥 관련 관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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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읍을 가로지르는 벌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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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다리(부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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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교





지금 내게 태백산맥에서 가장 기억나는 구절을 들어보라 한다면
'이년 니노지;가 쫄깃쫄깃한 겨울꼬막맛이시' 하던 염상구의 대사 뿐이지만;
 
여전히 그 때의 총탄자욱이 남아있는 소화다리를 보면서
아직도 이념이 남긴 상처를 보듬어 안을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슬퍼져왔다.
 
 
염상구, 김범우가 그리고 외서댁;이 건너던 홍교를 돌아보면서
다시 벌교역으로 오는 길은 횡한 지방 소읍의 아침풍경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라가 공산당 만들고 지주가 빨갱이 만든다던 소설속의 외침이 내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다면
물론 훼이크;
 
 
구례로 가기 위해 일찌감치 열차를 타고 순천으로 향했다.
볼이 찢어질 것 같은 추위는 열차안에 들어서니 따스한 봄볕같아 눈이 스르르 감겨왔다.
하지만 졸았다가는 부산까지 가버릴 것 같아 정신을 차리고 순천역에 내린다.
 
 
순천역에서 터미널까지는 생각보다 먼 거리였다.
날은 쌀쌀했지만 이놈의 배낭을 메고 100미터 정도만 걷노라면
어느새 등짝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때는 점심을 먹기엔 약간 이른 시간,
그래서 브런치;를 간지나게 즐기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가던 길에 눈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 대충 들어가 백반을 주문했다.
 
 
조금 있다가 백반이 나왔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칼칼한 생태찌개,
노릇노릇하게 구운 생선구이,
그리고... 그 외에 열댓가지의 반찬이 따라나왔다.
 
 
이 것이 바로 남도음식이 주는 포스구나.
경상도 촌구석에서 간고등어와 나물국이 최고인줄로만 알고 자랐던 나로서는
실로 컬쳐쇼크;가 아닐 수 없었다.
 
과연 이렇게 퍼주고 남기나 할까? 이게 5000원짜리 백반이라니...

 
 
어느새 식도락 여행으로 변질된; 이 여행을 마무리 지을 구례행 버스를 타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섬진강과 지리산 자락이 보여주는 장엄한 포스를 멍하니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구례에 도착;
 
 
내일부터 지리산 종주를 할 예정이니 방부터 잡자.
여관방에 지긋지긋한 배낭을 던져놓고
배낭머리를 떼어 거기다 대충 짐을 쑤셔박고 화개행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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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묘하게 공존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화개장터,

사실 말이 화개장터지 장터는 관광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아
쌍계사쪽을 오가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곳 정도에 지나지 않아보였다.
 
이 곳에서 내가 점심때 선택한 메뉴는 참게장 정식.
 
만오천원이라는 가격이 약간 부담은 되었지만
워낙에 게라면 사죽을 못쓰는 나에게
은어회나 재첩국은 더이상의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이 날이 바로 지난 엿새간의 휴가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세끼 식사를 가졌던 날인 것 같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환상적인 브런치;부터
화개에서의 점심 그리고 저녁까지
이번 여행중 최고의 밥상이었으니까 말이다.

 

두둥~!
깔끔하게 담겨나온 참게장과
사이드로 나온 뽀얀 국물이 우러난 재첩국,
매실장아찌와 밴댕이젓을 비롯한 정갈한 밑반찬과
그리고 밥을 싸서 간장에 찍어먹도록 나온 센스넘치는 김까지..
 
 
거의 정신을 잃고 밥을 입에 퍼넣었던 것 같다;
민물게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긋한 향은 그야말로 최고!
 
게껍데기에 밥을 비벼 떠먹는 그 비릿하면서도 고소짭짜름한 맛은
과연 김수미 게장에 비할 만큼 천상의 맛이었다.
공기밥을 추가로 시켜 먹었는데 그래도 내심 아쉬웠다;
 
하악;거리며 거친숨을 내쉬면서 식당을 간신히 벗어나
소화라도 시킬 겸 주변에 있는 차밭과 섬진강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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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밭과 꽃망울이 맺히고 있는 동백





문득 한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최참판댁 10km'

 
이거 상당히 끌리더라.
우리나라 대하소설의 쌍벽을 이루는 태백산맥과 토지의 배경인
벌교와 하동을 같은 날에 돌아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가 아닌가.
 
 
약간의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 곳까지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10킬로미터면 2시간이면 넉넉히 들어가겠지?
 
 
걷는 내내 산 중턱과 강변에는 푸르른 녹차밭이 가득했다.
하동의 경우, 신라가 당나라에서 들여온 차나무를 최초로 재배했던 곳이라고 하니
일제시대 일본에 의해 정책적으로 개발된 보성보다 역사가 오래된 곳이라는 것도
이 곳에 와서 알게된 사실이었다.
 
 
이렇게 한겨울에도 변함없이 푸르름을 자랑하는 대밭과 녹차밭 사이로
섬진강변을 따라 뻗어나간 도로 양쪽으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한겨울이었지만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훗날 이 곳에 오게 된다면 벚꽃이 필 무렵 쌍계사쪽 코스로 해서
지리산을 다시 한번 찾고 싶다. 근데 그때는 사람 조낸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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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길이예연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한시간여를 넘게 걷다보니
강을 따라 이어지던 급한 경사의 산자락이 갑자기 멀리 사라지며
엄청나게 넓은 벌판과 완만한 경사위에 위치한 마을들이 나타난다.
이 곳이 하동군 악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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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딱 두시간이 걸려 도착한 최참판댁은
실제로 있던 고택이 아닌, 드라마 '토지'를 위해 만든 세트장이었건만
그 곳에 서서 내려다본 해질녘의 악양벌은
마치 세상에 없는 마을인양 푸근하고도 당당한 풍채를 자랑하고 있었다.
 
 
지리산자락이 양쪽으로 감싸며 가운데 드넓은 벌을 품고
앞으로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의 물줄기가 보이는 그 곳,
사람들이 명당이라고 말하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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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내려가 버스정류장 인근의 식당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 곳의 평야가 84만평(새해부터는 ㎡를 써야한대요;)에
위로는 청학동, 아래로는 섬진강으로 둘러싸여있고,
수십리 길도 하루같이 왕래하며 서로 만나는 인심좋은 마을이라며
자기 고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이 분도 타지 사람인데 지리산을 좋아해 자주 다니다 이 마을에 빠져
이 곳에 뒤늦게 자리잡은 경우라 했다.
 
이분께서 근처 마을에 직접 전화를 해서 쌍계사로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봐주신 덕분에
나는 늦은 시간에도 이 마을에 고립되지 않고; 무사히 화개로 나올 수 있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저씨. 꾸벅.

 
 
최후의 만찬이 될 마지막 저녁은 다시 화개의 어느 참게탕집..
식당에 들어가니 아주머니께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여기 메뉴는 전부 2인분 이상이라 안되겠다고 하신다.
 
 
흑; 눈물을 흘리며 뒤돌아 나가려다가 다시 들어와서
아주머니한테 너무 먹고 싶어서 그러니 그냥 주세요 라고 하니
그러면 1인분만 만들어 줄테니 먹고가라고 말씀하신다.
 
어익후 님아 감사요;
 
 
국물이 칼칼하면서도 뒷맛은 개운하고 달짝지근하다.
전혀 느끼하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깊은 국물맛이었다.
게다가 인심좋은 아주머니께서 게를 무려 네마리나 넣어주셨다. 완전 개감동;;
 
이번에도 조낸 하악거리며 거친숨을 내쉬면서 식당문을 간신히 벗어났다;
아주머니한테 만오천원 드리고 나온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혀를 녹이는 맛이었다.

 
 
 
구례로 돌아와 가게에서 산에서 쓸 먹거리들을 사고
여관방에서 짐을 챙기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그간 행복했었다. 내일부터는 빡센 여정의 시작이다.
육포를 찢으면서; 내일부터 이어질 산행을 다짐해보는 저녁이었다.
일찍 자자..



 
(4일차부터 내용을 보시려면 여길 눌러주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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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에서 본 악양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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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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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앨범은 'Abigail'입니다.

이때의 라인업은 전작과 같습니다. 키보드 연주는 프로듀서인 로베르토 팔카오가 거들었죠.


이 앨범은 예술적인 가사, 그리고 뛰어난 음악성이 뒷받침된 개걸작입니다.

여러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듯이 아비게일-뎀-컨스피라시로 이어지는 세 앨범은 킹 다이아몬드 최고의 전성기였다고 생각됩니다.
그의 저주받은 카리스마가 작렬하는 앨범들이죠.


본격적인 컨셉트앨범의 시작인 동시에 중세의 고색창연한 공포가 그대로 내려앉아있는 앨범, 아비게일... 이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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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IGAIL(1987)


Funeral (1:29)
Arrival (5:26)
A Mansion In Darkness (4:33)
The Family Ghost (4:05)
The 7th Day Of July 1777 (4:51)
Omens (3:56)
The Posession (3:25)
Abigail (4:52)
Black Horsemen (7:39)

Shrine (bonus) (4:23)




King Diamond : All Vocals.
Andy LaRocque : Lead Guitar.
Michael Denner : Lead Guitar.
Timi Hansen : Bass Guitar.
Mikkey Dee : Drums.



The Cast :
Jonathan LaFey (Age 27)
Miriam Natias (Age 18)
Abigail
The Black Horsemen
Count de la Fey
Countess de la Fey











(5, 6, 9번 트랙 재생됩니다)





1. Funeral


'우린 1777년 7월 7일의 사산아,
아비게일 라페이를 처단하기 위해 모였네.

아비게일은 반드시 7개의 은못을 박아
관에 넣어야 할 것이로다.
그것은 팔, 손, 무릎...
그리고 그녀의 입에 박아야 하리..

그래야만 그녀의 악령은 다시 부활하지 않을지니..
누가 먼저 하겠나?'

'흑마의 기수 오브라이언이오. 내가 먼저 하겠소.'




잔잔히 깔리는 신디사이저음과 피디수첩 보이스...
전작과는 달리 후까시가 조낸 느껴지는 군요.




2.Arrival


'반드시 이루어질지어다!'

1845년의 비오는 여름날, 마차는 교차로를 지나 마침내 그 저택에 도착했다네...
그 곳은 어둠이 번지는 곳... 사람들이 저주하는 언덕 위의 저택...
그 누구도 가려하지 않는 곳... 그 저택이라네...

깊은밤, 마차가 멈추자 창밖으로 7명의 기수들이 보였네.
미리엄 나티아스와 조나단 라페이.. 그들은 마법을 보았다네.
그들은 너무도 놀랐지. 어둠은 곧 짙어지고 기수 한 명이 어둠속에서 다가왔다네.

'당신들이 이 곳 저택을 상속받게 된 것을 알고 있소.
오늘밤 안으로 여길 떠나시오. 당신이 거부한다면... 18은 9가 될 것이오... 18은 9가...'
조나단은 대답했네..'무슨 소리 하는거요, 어서 비키시오.'

7명의 기수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지며 말했네..
'친구여... 언젠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오...'

조나단은 겁을 먹었다네... 그리고 이 말은 그의 가슴속에 새겨졌다네.
'18은 9가 될 것이오...'



사실 이 앨범의 곡들은 전부다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무식하게 앨범을 듣는 입장에서 느끼기에도
이 앨범의 곡들은 뭐가 낫고 뭐가 안좋다고 할 그런 수준은 이미 벗어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곡의 멋진 인트로 역시 매우 개감동이죠.





3. A Mansion In Darkness

마차는
짙은 어둠속의 이 빗길속을 달려가고 있다네.
이 어둠속에 어떻게 집으로 갈 것인가
오직 보이는건 악령이 지배하고 있는 그집... 그 곳의 거대한 그림자...
대문앞의 그림자들... 살아있는 것 처럼 느껴지네... 그래 그 것은 살아있어!

저택안의 모든 것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네. 세월의 먼지가 그대로 남겨진 채...
그들은 촛불을 들고 앞을 주시하며.. 저택안을 모두 밝힐 때 까지 헤매었다네.
그리고... 그 저택은 숨쉬기 시작했네... 그 저택은 살아있는것 같다네... 살아있다네!

촛불이 꺼져가자 조나단은 그녀에게 이제 잠자리에 들자고 했지.
난로는 점점 꺼져가고.. 부부는 새벽녘까지 깊이 잠들었다네... 꿈을 꾸었다네...
그리고... 그들은 그림자..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지 못했지.
오... 벽에 비친 그림자... 살아나고 있는 그 그림자...
오... 이제 태양이 뜨고 있군...



이 곡은 미키 디의 드러밍이 무척 멋진 것 같습니다. 오멘과 함께 이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트랙이기도 하죠.





4. Family Ghost

어둠이 저택에 깊어가네.
그리고 조나단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을때... 미리엄은 죽은 듯 잠들어 있었지..
얼음장같이 추운 침실.. 하지만 벽난로는 계속 타고 있어..
눈먼 불빛이여.. 가족유령이 되살아났다네... 유령이!

'조나단이여,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나는 라페이 백작.. 너를 아비게일이 잠든 납골당으로 안내하리라.'

'미리엄은 자도록 내버려두게. 그녀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니...
그 곳으로 가세.. 이제 깨달을 시간이 왔다네...'

'계단이 미끄럽군. 넘어져 목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게. 내게 횃불을 주고 따라오게...
저 어둠속의 비밀을...지하 납골당의 석관을 보게... 아이의 석관을!'

아비게일은 오랜 세월동안 사산아의 모습으로 이 곳에 안치되어 있었다네.
사산아의 모습으로...

'아비게일의 영혼은 미리엄 속에 있다네.
그 사악한 영혼의 부활을 막기 위해선 오직 한가지 방법 뿐이라네...
미리엄을 지금 죽여야 하네!'


킹은 이런 스타일의 진행을 좋아하나봅니다. 갑자기 템포가 변하면서 서정적으로 연주하는 스타일의 곡 진행을 말이죠.

이 곡은 뮤비로도 나와있습니다.
킹의 껄떡대는 모습이 몹시 유치하긴 하지만; 앤디의 멋진 기타솔로는 아주 인상적이죠.

King Diamond - The Family GhostIrving | MySpace Video



5. The 7th Day of July 1777

라페이 백작은 바람을 피운 아내의 죄를 밝혀냈다네.
이런 화냥년이... 아홉달동안 함께 사랑을 나누어온 그녀...
그는 그동안 눈이 멀었던 것이지...
'이런 개같은 년에게 내 재산을 줄 수 없어!'
그녀의 불륜은 백작을 절망케 했다네...

백작은 그녀를 계단아래로 떠밀었고...
그녀는 울부짖으며... 죽었다네...
1777년 7월 7일의 일이었다네...

백작부인은 목이 부러졌고
태아는 사산되었지.
백작은 한때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를 불태웠다네..
그리고 그는 그 아기에게 이름을 붙여주었지.
'아비게일이여, 치욕속에 잠들라!'  치욕속에 잠들라...



....... 백작은 기괴한 망상에 사로잡혔네..
아비게일을 미이라로 만들어야겠어...그녀의 미래를 위해.....
백작은 그렇게 했다네...




졸라 섬뜩한 곡입니다. 시작부분, 앤디의 클래시컬한 연주가 아름답지만...
가사는 매우 처절하고 곡은 매우 빡쎄게 돌아갑니다.
정말 섬뜩하고 오싹한 느낌이 드는 곡중 하나입니다. 개명곡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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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Omens


아무도 없는 교회에 종이 울리네
꽃들이 이유없이 시들어가네
오... 죽음의 징조여...

저택안의 공기는 썩는 냄새로 진동을 하네
식탁위에는 세 명을 위해 상이 차려져 있네
오... 죽음의 징조여...

'여보, 이것좀 봐... 빈 요람이 공중에서 움직이고 있어.. 당신이 가져 왔어?'
'아니에요... 절대...'
오... 죽음의 징조여...



이 앨범에서 가장 쉽게 다가온 곡입니다. 저는 단순하고 짧은게 좋더군요.
죽음의 징조치고는 발랄(?)하고 화려한 분위기인것 같지만 참 좋습니다.
기타솔로도 상당히 화려하고 신나네요. 솔로중간에 삽입된 키보드 소리도 이채롭구요.




7. The Possesion

바로 그 다음날, 아침안개가 겉힐 무렵
점점 배가 불러온 미리엄의 모습에 조나단은 공포에 사로잡혔네..
조나단은 그 유령이 진실을 말했었다는 걸 알았네.
그래... 이것은 9야...
(※9는 9개월된 뱃속의 아이.. 곧 아비게일의 환생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그녀는 오늘밤 안에 아이를 낳을 듯 하네...
오... 그녀가 요람을 흔들며 자장가를 부르고 있어...
'내사랑... 난 당신의 아이를 가졌어요...내 사랑...'
오... 안돼...
조나단은 깨달았네... 그녀가 악령에 씌였음을...

'후후... 확실하게 내 소유물을 가져주마!!'

지금 그녀는 아까와 전혀 다른 목소리로 이야기하네.
미리엄은 그녀안의 살아있는 악령에게 영혼을 빼았겼어...
또다시 그녀는 말하네...

'난 당신의 아길 가졌어요... 내사랑...'
오... 안돼...
그녀는 악령에 씌였음을...



이 곡은 중간에 아르페지오로 전환되면서 기타솔로로 연결되는 부분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역시 변칙적인 연주에서  킹다이아몬드 그만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8. Abigail

'아비게일, 네가 미리엄의 머릴 조종하고 있지..
그리고 그녀를 통해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 미리엄, 내말 들려?'
'난 니 아내의 속에서 되살아났다. 미리암은 죽었어. 난 그녀의 머리라구!'

'아비게일, 네가 한 짓을 모른다고 생각하나?
신부를 부르겠어. 신부는 미리엄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거야!'


'오... 조나단... 미리엄이예요... 우리의 시간은 끝났어요.
계단을 기억해봐요... 그 것이 우리의 마지막 방법이예요...'


'아비게일, 난 아무것도 할수 없지만 굴복하라, 아비게일!'
'지하 납골당으로 따라와라..
아비게일, 넌 네가 죽은 곳에서 부활해야 해!'
'그래, 조나단.. 하지만 난 네 아내의 몸 속에 살아있지. 미리엄은 죽었다구!
난 그녀의 머리... 이제 곧 나는 자유로워질테니!!!'



중동풍의 요상한 연주가 인상적이죠. 악의 화신 아비게일의 주제곡이네요...
이제 아비게일이라는 이름은 상당히 기분나쁜 이름이 된 것 같습니다...
아... 일본에도 아비게일이라는 블랙메틀 그룹이 있다고 들은 것 같네요.




9. Black Horsemen

그렇게 그들은 그 계단 위에 서 있었다네.
그 분위기 속에서 미리엄은 서 있고 조나단은 공포에 떨고 있었지.
조나단은 어둠속을 주시하며 잠시 별을 보고 있었네.

잠시후... 그가 등을 돌리자... 그녀는 유령처럼 그의 뒤에 서 있었네.

그녀는 그를... 계단아래로...세차게 떠밀었네...

'후후... 마침내 이제 우린 홀로 남게 되었어..
이제 미리엄 아비게일은 이 곳에 머무리라!!!'

아비게일의 탄생은 현실로 다가오게 되었네..

숨어있던 악마의 재림이...

달은 빛나지 않고 그 어느때 보다 어두운 날이네...
이 성스러운 밤에 미리엄은 고통으로 울부짖네..
빗속에 이 곳에 도착했던 그날을 기억하며...

지독한 출산의 고통속에 미리엄은 숨을 거두네...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노란 눈동자 한쌍............


7월, 당신이 1777년 7월 7일의 그 계단에 서있었다면
지금과 똑같은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을수 있었으리..


새벽이 오기 전 머나먼 저편에서.. 7명의 기수들이 도착했다네.
아비게일이 처음 태어났을때의 백작의 하인들이었던...

오... 안돼... 그들은 석관속의 그녀를 찾았네.
사산아 아비게일은 먹(썩)고 있었네...
오... 그모습 말로 할 수 없다네...


'그녀를 잡아라, 그리고 숲속의 성당으로 지금 데려가..
그녀를 위한 의식이 준비되어 있으니...'

흑마의 기수들...

이것이 또다른 자장가의 마지막이라네
이제 헤어질 시간이 왔군...






이 곡은 이 앨범의 백미죠.
초장의 낭랑한 아르페지오 연주로 시작되어
탄탄한 구성과 더불어 헤비함과 서정성의 균형이 멋지게 잡혀있는
이 앨범, 나아가 킹다이아몬드 전체에서도 손꼽을만한 개명곡이라 생각합니다.







중세적인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나는 이 앨범, 킹 다이아몬드 본인 스스로도 1집과 2집앨범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었지요. 뭐, 내용은 보시다시피 백작부인의 사산아 아비게일이 후대에서 18살의 미리엄에게서 9개월된 태아로 태어나 그 복수를 하게 된다는 내용 되겠습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라인이 인상적이구요, 킹의 피를 토하는 쇳소리 가성이 잘 살아나고 있고

앤디의 클래시컬한 연주실력이 한껏 발휘되고 있습니다.
미키 디의 힘있는 드러밍 역시 곡에 힘을 싣는데 일조하고 있네요.
이 앨범을 안듣고서는 킹의 진가를 알 수 없다고 할 만큼
그들의 모든 역량이 잘 살아있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라인업이 역대 라인업 중 최강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이 앨범후 멤버는 또 교체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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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드는 생각은.. 킹 다이아몬드는 그다지 평탄치 않은 유년기를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2,3,4집을 공통적으로 잇는 맥락을 보자면
너무도 비극적인 가정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죠.


자녀를 학대하여 죽음으로 내모는 어머니,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죽이고 죽은 태아에게 까지 엽기적인 잔혹행위를 하는 남편,
며느리의 피를 마시고 손녀를 죽음으로 내모는 정신병자 할머니와 그녀를 도끼로 쳐죽이는 손자,
그리고 어머니의 정부에게 죽음을 당하는 아들까지..


이건 어쩌면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어두운 면이겠죠.
가족이라는 마지막 공동체에서 조차
서로를 믿지 못하고 증오하다가 끝내 죽음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비극..

킹 다이아몬드를 단순한 악마추종자 정도의 가십거리로 생각하기 보다는
그의 음악은 현대사회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성의 상실과 타락을
지극히 사악한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비판하는 도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문득 가져보게 되는 지금입니다.



여튼 오늘의 잡설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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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정말 오랜만의 포스팅.
근데 별로 하고픈 말도 없군화..

날씨도 쌀쌀해지는데
다 때려치고 어디로 떠나고만 싶어열;

이젠 정말 인생 대충 살면 안되는데 후;
자꾸 대충 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매우매우 커지고 있네연

아놔.. 디질래연;
나 어떡해연;



이상도 시궁창, 현실도 시궁창.. 오덕오덕 씹덕씹덕;





Swinging Popsicle - Chocolate Sou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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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어린이

일기는메모장에 2007. 8. 19. 17:04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

어느 누가 회사를 편히 다니고 있을 것이며

자신이 처한 처지에 대해 만족하고 있을 것이며

다가올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을까.



그러나 대부분은 그러한 불만족스러운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바쁜 일과 중에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준비하고

그것들을 차근차근 실천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나이는 어느새 서른.

하지만


자신있게 할 줄 아는건 아무것도 없고

머릿속은 아직도 세상에 대한 응석만 가득한

어린애에 불과하네요.


직장인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긴 하지만

난 어디에서 써먹지도 못할 잉여인간

그냥 뒈져버려도 세상은 잘만 돌아가겠죠.




조만간 새로운, 조금은 새로운 길을 찾아 보려는데

일단 그 전에 내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기량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 전에는 내가 어디로 가야할 지에 관한 방향부터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나는  또 한번 먼 길을 되돌아 가야 할텐데...




그래도 앞으론 내 자신에게 조금만 부끄러워 하며 살고 싶어요.

우울한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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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지만

kbs에서 방영된 '3일' 이던가? 펜타포트 관련한 내용이 나오는 tv프로그램을 보고서는

아무래도 참을 수 없어 뒤늦게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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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엔 두번의 휴가를 다녀왔다.

7월 말에는 송도에서 펜타포트를,
8월 중순에는 지리산과 남원에서 보냈다.

참... 돌아보면 원없이 놀았던 것 같아 여한이 없구나.


특히 정적이고 자기와의 싸움이었던 지리산 등산과 달리

펜타포트에서의 들썩이는 젊음의 향연의 느낌은

일상에 매몰되어만 가던 내 자신의 숨겨진 그 무엇을 폭발시킨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생활에 치여 락;이 무엇인지 조금씩 잊어가던 지난 7월 중순,

친구의 펜타포트 이야기에 바로 티켓을 예약하고 흥분과 기대속에서 보낸 지난 7월 한달은

그야말로 펜타포트 하나만을 바라보며 지냈던 것 같다.


친구와 함께 2일차 관람권을 끊은 나는 펜타포트라 불리우는 영역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디면서

놀이공원처럼 구성되어 내부에서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하는 구조에 신기해 하며

의외로 허술한;, 맘만 먹으면 충분히 넘어갈 수도 있을 얕은 담장도

내년이면 한번 담장넘어 ㄱㄱㅅ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카페테리아들의 경우에는 '생각보다는' 그리 비싸지 않은 음식과

광란;후 즐길 수 있는 차가운 맥주한잔이 준비된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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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을 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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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유스티 예쁘다 규삼아..





흐리고 서늘한 날씨가 공연을 보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 날이었다.

어쨌거나 시작은 바닐라 유니티라는 정체불명의 밴드부터..

노래는 전혀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슬슬 움직이며 몸을 풀다가

쟈니로얄-크래쉬-테스타먼트 이렇게 지내오면서 미친 척 하고 놀아댔다.


무엇보다 펜타포트 스테이지에서 보았던 자니로얄의 공연의 경우,

하드코어라 기대를 안하고 들어갔다가 바로 기차놀이 및 슬램의 광란;속에 휘말리면서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놀게된 무시무시한 그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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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로얄.. 처음 접해보았지만 대단한 포스의 그룹임에 분명했다..


정말 난장 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멋진 무대였고

어느새 나와 친구 역시 턱까지 차온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연신 싱글거리며 어깨를 부딪치고 공연장 여기저길 뛰어다니고 했던 거 같다.


무엇보다 격렬한 슬램도중 자빠지면 바로 주위를 자제시키고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는 배려는 참 보기 좋았다.

(내가 참 많이 넘어졌거든 -_ㅜ)




공연 사이사이에 사진도 찍고 잡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바쁜 현실 속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할 새로운 경험들이었다.


10대부터 30 40대까지.. 모두 상기되고 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너무도 자유분방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들,

젊음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몸으로 체험하게 하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었다.


처음엔 조금 놀라워하고 낯설어 했지만

우리 역시 그 중의 일부로 동화되어 가는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만 안타까웠던 것은

이 공연을 위해 인터넷에서 32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구입한

킹다이아 티셔츠가 불량품이라;; 오래 입지 못했다는게 가장 아쉬웠다...

Made in Mexico ㅅㅂㄹ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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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불량품 티셔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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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공연에서 비와 지겨운 딜레이로 사람들을 지치게 했다는 것도

올해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흐린 날씨가, 그리고 비교적 매끄러운 진행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가 기다렸던건 크래쉬와 테스타먼트의 양대 거포의 공연..

나름 스래쉬메탈 매냐라 한때 자부했던 우리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날은

오늘, 2일차 뿐이라는 것을 느끼고 이 날 이 곳에 오게 된 것도

이들 둘의 공연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들의 공연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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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게 사악한 표정의 흥찬횽



아놔;

흥찬형 간지;;


마지막곡 My Worst Enemy 할때는 거의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심장이 터질 정도로 놀다가 막판 슬램할때 양키의 파워에 날아가서

발목을 좀 접지른게 안타까웠지만.. 별로 개의치 않고 꾸준히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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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빌리 아저씨의 포스, 알렉스 스콜닉 아저씨의 간지 기타..



하악하악; 테스타먼트는 나의 영웅이라는..

락에 대한 열정이 스고이하게 표현된 공연이라는..

알렉스쨩;은 역시 본좌라는.. 하악하악;;;;



아... 뭔 말이 필요할까나...



공연 시작하자 마자 시작된 미친듯한 슬램과 기차놀이, 피플써핑에

그 자리에 선 관객들은 귀염둥이;보컬 척 빌리의 표정이 바로 변하는걸 눈치챘을 거다.

 관객들을 가리키며 "야, 이 씹쌔끼들좀 봐라?? 장난 아니게 노네?" 하는 듯한

우리들의 기대 이상의 반응에 놀라워하면서 흡족해 하는 표정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결국 갠적으로 좋아하던 The New Order 앨범 곡들에다가

예정에도 없던 앵콜까지 하고 관객들과 하이파이브까지 해주는 센스를 보여준 테스타먼트..

역시 큰형님들은 다르십니다요 ㅠㅠ


질펀한 개감동의 무대였다.





이후 이어진 오션컬러씬, 레이니썬, 라르크 등의 무대는 껌;으로 대충 즐겨주시고...


그렇게 밤늦게 돌아오는 길은 이미 맛이 가버린 다리를 질질 끌며 돌아오긴 했지만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고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에너지를 온 몸 가득히 받아들이고 오는 길이었기에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다음 기회가 돌아온다면

반드시 또 가리라.



그 젊음이라는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준

송도에서의 짧은 하루를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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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린 아직 젊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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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그래
 
여친도 없는 내가 뭐 뾰족한 수가 있나..
 
벌써 한달 전이었구나.
 
친구와 휴가를 맞추어 지리산으로 떠나기로 했었던게..
 
 
 
 
친구와 구례로 떠난건 12일 밤..
 
원래는 2박3일 종주를 해볼까 했으나
 
처음부터 종주는 무리라는 생각과 이러저러한 사정탓에
 
1박 2일 코스로 하산키로 하고 구례구행 열차를 탔다.
 
 
천둥치며 빗방울이 쉴새없이 떨어지던 서울의 밤하늘을 우울하게 바라보면서
 
이거 스틱에 벼락 떨어져 뒈지는 건 아닌가 내심 심각하게 걱정을 했었다.
 
 
그래도 미련이란건 어쩔수가 없어서
 
끊어놓은 기차표가, 20마넌짜리 배낭 질러버린 돈이,
 
그리고 이틀이라는 휴가가 너무 아까워서
 
이대로 뒷걸음치긴 싫었다.
 



 
구례터미널에서 구불구불 올라간 성삼재행 버스에서 내려
 
몰아치는 비바람에 덜덜 떨면서 노고단을 올라보니 새벽 5시 40분..
 
노고단 대피소 직원이 폭우로 입산통제중이라며 등산객들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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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보인다

 

비 더럽게 많이 내린다...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운무와 비바람 앞에서
 
머 내가 할 수 있는건 코펠에 라면 끓여먹는 것 뿐...
 
조낸 맛있더라.
 
 
9시경에 입산통제가 해제될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란 직원의 말에
 
대피소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지도를 펼쳐보며 시간을 죽이고
 
친구놈은 매트리스를 깔고 코를 골며 졸고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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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

 



결국 민족의 영산은 우리 잡스러운 놈들의 출입을 허락치 않았고
 
우리는 다시 터덜터덜 성삼재로 하산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할까..
 
그 유명한 화개장터;라도 가서 술이나 푸다 서울로 갈까?
 
이런저런 고민을 해보다가
 
그래도 명색이 등산하러 왔는데 이대로 가긴 너무 아까워라
 
 
태극능선 종주코스의 일부인 만복대를 거쳐 정령치로 내려가서 남원으로 걸어보자고
 
이미 만사가 귀찮은 김대리; 모드의 표정을 짓는 친구를 살살 꼬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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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산에 또 가자꼬?


 
씹스럽던 표정의 친구에게 남원 아가씨들이 물이 좋다더라고 했더니
 
친구의 무겁던 발걸음이 갑자기 가벼워진다.
 
이제 다시 산행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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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에서 내려본 산동면 방향.. 그새에 무지개가 떴었나 보다

 
 
이제 고작 3년차 개허접 등산객인 내가
 
60리터짜리 배낭을 매본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꾸역꾸역 우겨넣은
 
쌀과 햇반과 김치와 오이와 3분카레가
 
이렇게 무거울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무식하게 짐을 싸들고 온 내 자신에게 씨발씨발 욕을 하면서
 
정령치행 쟝글;을 헤치며 걷는 길은 쉽지만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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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말복날을 하루 앞둔 지리산의 능선자락은
 
턱을 덜덜거리게 할 만큼 추웠다.

 
끝없이 퍼부어대는는 비는 온몸을 다 적셔버리고
 
등산화마저 물이 차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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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안보여..



 
비오는 날 등산은 참 좆같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짝에 도움이 안되는 우비는 고이 접어 배낭에 넣고
 
그냥 펑펑 비를 맞으며 길을 재촉하니 오히려 맘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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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구나


 
안개로 한치 앞이 안보이던 만복대에서
 
싸이;에 올릴 사진 한방 박고
 
추워서 버티질 못하겠으니 다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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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정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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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치쪽 방향


 
정령치에 도착하니 성삼재에서 다섯시간 조금 안되게 걸렸구나.
 
 
 
정령치 휴게소에서 그간 못피운 담배를 피우며
 
저 아래 뱀사골쪽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삼천리 화려강산에 캐감동하기 보다는
 
이 높이에서 내려갈 생각에 그만 앞이 캄캄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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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 방향


 
친구야, 비박 하지 말고 더 걷더라도 민박집에서 자자.
 
그런데 이번엔 친구가 당근을 던진다.
 
하지만 남원의 모텔에서 온수샤워를 한다면 어떨까?
 
온!수!샤!워!
 
 
발걸음이 빨라진다;
 
지금은 오후 세시가 얼추 되어가는 시간..
 
양말을 벗어 물을 대충 짜내고 정령치 하산로를 내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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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리 방향

 
인적없는 도로를 말없이 걷고 있자니
 
참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그 와중에 재수없게 핸드폰이 터져서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음.. KTF도 산악지형에서 잘터지는군 하는 생각도 잠시;
 
 
아 씨발 기분 더러워.. 진작에 꺼놓을걸 후회를 하며
 
전화를 받고 나서는 핸드폰을 급히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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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씩 한걸음씩..

 
 
구불구불 급경사를 내려가는 2차선 도로는
 
묘한 즐거움을 준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날씨속에서
 
조금씩 아래쪽 마을이 시야 안으로 다가오는 기분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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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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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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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들렸던 선유폭포






다섯시가 좀 넘어 절름절름 절뚝절뚝거리며
 
처음으로 나타난 휴게소 파라솔에 앉았다.
 
촌이라 그런지 길에 다니는 차도 몇 안되는구나.
 
 
맥주를 사서 캔을 딴다.
 
퍼붓는 빗속에서 회색빛 하늘을 바라보며
 
들이키는 맥주의 맛은 남다른 운치로구나.
 
 
이젠 비고 뭐고 별로 상관 없으니까
 
다시 걸어보자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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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거릴 걸었어..

 
한참을 더 걸어보니 등장하는 민박집들..
 
여긴 도대체 한 마을에 집이 몇채나 있는걸까
 
썰렁한 폐광촌같은 마을을 그대로 지나치려는데
 
어느 민박집 아주머니가 손짓을 하며 우리를 부른다.
 
 
어디 가냐고 물어보시길래 남원 갈거라고 했더니
 
때마침 버스시간이 되었으니 좀만 기다리면 버스가 올거란다.
 
민박집 처마밑에 앉으라고 하시고는 커피를 타주신다.
 
눈물이 왈칵; 날뻔 했다.
 
아유;; 고맙습니다. 담에 지리산 오게되면 구룡계곡 xx민박 꼭 들릴께요 아주머니
 
 
잠시후 우리는 버스를 탔고
 
아주머니는 잘가라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신다.
 
인심이 넘 좋으신 분인 듯...
 
 
 
 
버스기사 아저씨가 묻는다.
 
남원 어디로 가요?
 
여관이나 모텔 많은데 있어요?
 
모텔이요? ㅋㅋㅋ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있다 가르쳐 주겠댄다;
 

 
여튼; 그날 하루는 그렇게 끝이 났고
 
우리는 여관에서 군장정리;하고 밥해먹고;
 
다방레지나 여관바리는 부르지 않은채;
 
그토록 그리던 온수샤워와 함께 평화로운 1박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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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댕겨왔어요. 30km조금 안되게 걸었나봐요.













 
그렇게 다음날 지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와
 
관광도시 남원을 그냥 스쳐지나긴 안타까워
 
 
춘향테마파크와 광한루를 들려 관광객 모드로 돌아보았는데
 
참... 커플이 오면 정말 괜찮을만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더라.

 
특히 춘향;테마파크는 별 네개 반을 줄 만큼 잘 만들어놔서
 
다시 와도 좋을 만큼 깔끔한 곳이었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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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테마파크내 박물관. 멀티미디어를 적절히 사용한 구성이 이채롭다. 틀면 구성진 창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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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춘향전 뱅갈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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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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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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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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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생점고 해보고 싶은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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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테마파크와 광한루원을 잇는 승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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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 뒷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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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5000원짜리 백반인데 정말 푸짐했음..





머.. 잘 다녀왔다.

친구는 다시는 등산 안갈거라고 한다.

나 역시 발에 물집이 한두군데가 아니긴 한데


처음 가보는 미지의 길을 걷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고...


어렸을 때 꿈꾸던 모험; 이란 것들이

혹시 이런 부류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근래 가보았던 산행 중에서 가장 알차게 1박 2일을 보냈던 것 같아

괜시리 뿌듯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부터 백두대간 종주;;를 해보고도 싶고;;

미련이 가득 남은 지리산 종주의 꿈 역시 버리지는 못할 것 같다.


슬슬 퇴근하고 싶어지는 저녁이 오니

몸은 알콜을 원하고

나는 이만 로그아웃을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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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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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미상님의 락덕후



얼마전 종료된 디씨 카연갤의 락덕후를 보고 난 다음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내가 중고딩 시절 했던 짓거리랑 어쩜 그리 똑같을 수가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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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 바하의 캐간지




어찌보면 참 아련한 추억이다....




중고딩 시절 나는 연주는 좆도 못하는 상황이라 그저 리스너로 머물렀고

그 리스너들 사이에서 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핫뮤직과, 월드팝스와, GMV와;; 뭐 이런 잡지들을 구독하며 트렌드를 익혀야 했고;


전영혁님을 필두로 하여

조성진, 장현희, 성우진, 성문영, (갠적으론 이원 원츄;) 등등의 희대의 필진들이 작성한

앨범 속지에 적혀진, 마치 무협지를 연상케하는 그 현란한 글들을 닳도록 읽고 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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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슬과 슬래쉬의 간지폭발;








피씨통신이란게 있긴 했으나 고딩때 사용하는 애들은 드물었기에

오프라인에서 이바구 까는게 전부였던 것 같다.


종종 기타를 들고와 후려보기도 하고;

스윕 아르페지오 피킹이 어쩌니 크로매틱 스케일이 어쩌니 하고

치지도 못하면서 개소리나 지껄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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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라스,헷필드,머스테인이 메탈리카에 함께 있던 그시절..





지금도 책상 어딘가를 뒤져보면 수업시간 짬짬이 친구와 돌려쓰던,

'더러운 얼터너티브 정치'로 전 유럽을 도탄에 빠지게 한 너바나 왕국을 쳐부수기 위한;

스래쉬 4대천왕들의 의로운; 활약을 그린 장편 스펙타클 판타지 연작소설 '메탈스톰;;'이

서랍 어딘가에서 썩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디씨에서 하는 락배틀;을 나도 친구와 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실시간이 되지 않는 당시 상황상 글로써 그 짓거릴 했었던 것 같다.


자칭 God of Rock 이라 부르던 어떤 놈과 둘이서 누가 짱이냐를 두고 싸우다가;

서로 락에 관련된 문제를 20문제씩 출제하여

많이 맞추는 놈이 본좌로 등극하는; 조낸 유치한 놀이였는데;

당시에는 그 문제 출제하는 과정도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심지어 이런 문제도 있었다. 기억을 대충 되살려 보자면..

Q: 다음은 뮤지션과 해당 뮤지션들의 패션을 서로 짝지은 것이다.
    다음중 올바르게 짝지어진 것은 무엇인가?


1. 액슬로즈 - 아디다스 추리닝
2. 롭 핼포드-시티100오토바이
3. U.D.O-해병대 군복
4. 크림슨 글로리-하회탈
5. 킹다이아몬드-두건과 청바지





참.. 유치찬란했다; 후;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우리는 그 누구보다 그들을 잘 알고 그들을 사랑하는

우리만의 세상에서 그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그 이름도 찬란한 락매니아, 혹은 메탈돼지; 락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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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들... 내게 있어 지금까지도 최고의 영웅들이다.



비록 시티100을 타고 계시진 않지만;

예순의 나이에도 정정하게 연주를 하고 계신 울 주다스 프리스트 할배들은 (스캇 트래비스씬 제외;)

누가 뭐라 하더라도 여전히 나의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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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액슬과 세바스찬이 만났다. 세월이 참 덧없구나..;;



세월은 참 덧없다.

특히 천하의 세바(셰브첸코 아님;)와 액슬이 이렇게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

지난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을 무참하게 짓밟더라도

그래도 난 그들을 미워할 수 없다.



그러고 보면 나에게도 역시 어쩔 수 없는 락덕;의 피가 흐르고 있나보다.


얼마전 다녀온 트라이포트 둘째날,

쟈니로얄, 크래쉬, 테스타먼트로 이어지는

죽음의 3콤보에서 뒈질뻔 하면서도

너무 행복해서 웃음이 끊이지 않던건

바로 그런 이유였던 것 같다.




내가 그 곳에 쏟아부었던 과도한 열정에 대한 기억들이

그리고 그 곳에 남겨두고 온 아쉬움과

그 길지않은 희열에 대한 추억이 작은 미소로 다가오는 밤이다.



9월초 고대에서 하는 레츠락 공연이나 보러갈까.. 고민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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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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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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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서 벌어진 납치사건에 즈음하여 참 신선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것은 바로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는 '한국 개신교'에 대한 무시무시할 정도로 큰 반감이다.


나 역시 이전에 그와 비스무레한 포스팅을 했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어쨌거나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인구의 1/4이 신도라고 주장하는 개신교가

100년 조금 더 된 짧은 역사 속에서 이렇게 부흥하였고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의 원망을 받게되기까지 과연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나라 개신교의 양적 질적 발전의 이면에는

한국사회의 전근대적인 잔재들이 종교라는 것과 결부되어

그 내부의 사람들을 억누르고 있었기에 이러한 반작용들이

이렇게 불거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보수와 어울리는 색깔을 가진 종교는 바로 개신교라는 생각이 든다.

보수라기 보다는 반동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듯 싶다.


도시 한 귀퉁이를 차지한 거대한 성전 아래에서는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전근대적인 한국사회의 병폐들을 고스란히 품은채

개혁을 외치는 이들을 이단이라 내치고

그러한 수구적인 사고를 가진 세대들이 여전히 교회권력을 좌지우지하는 풍토에서는

더이상 맑은 믿음을 기대하긴 힘들다.


안타깝게도 교회영업시장에서는 더이상 블루오션이란 없다고 생각된다.

이젠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하는 그들의 상상할 수 없이 거대해져버린 규모에 다시한번 놀라게 되면서

돈과 권력에, 그리고 구세대의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 정작 그들이 섬기고 전파해야 할

어떤 성스러운 분의 목소리는 과연 이땅 어디쯤에 울려퍼지고 있을지

과연 그 목소리가 얼어붙은 한 불신자의 가슴 한 켠을 녹여줄 수 있을지

그러한 지금의 영업행태와 기업이념으로 과연 소비자 하나를 고객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많은 의문만 드는 밤이다.


한가지 고마운 것은

그런 거듭된 삽질로 인하여

이제 어떤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사회속의 종교의 역할과 의무라는 주제들이

이제는 떳떳이 공론장에서 논의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것이 이번 사태로 인해 얻게 된

참으로 다행스러운 소득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종교도 세속과 줄타기를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어차피 사업의 일종일진대

세금 한 푼 없이 월매출 수 억을 올리는 대형 교회들은

앞으로 세금을 붙여 공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예수님의 사랑을 제도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활기차고 밝은 미래가 한시라도 빨리

이땅에 도래하길 기원하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정신나간 신도들의 만행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하고 있을

다수의 선량한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과 더불어

더욱 그 믿음 더욱 굳셀 수 있도록 작은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속성상 고일 수 밖에 없는 물이라 할지라도

한번쯤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타의에 의해서라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롭게 그들이 거듭날수 있는 계기가 되길

아주 조~금만 기대를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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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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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Me Your Soul...Please
Released 06.26.2007

1.The Dead
2. Never Ending Hill
3. Is Anybody Here?
4. Black Of Night
5. Mirror Mirror
6. The Cellar
7. Pictures In Red
8. Give Me Your Soul
9. The Floating Head
10. Cold As Ice
11. Shapes of Black
12. The Girl In The Bloody Dress
13. Moving On




자켓 디자인이 이건 뭐 처키도 아니고; 아주 후덜덜;;이네요




킹 횽님께서 2003년작 'The Puppet Master' 이후

라이브 앨범 하나 내놓고는 잠수타고 계시다가

결국 올해에! 드뎌 신작 "Give Me Your Soul... Please"를 발표하셨습니다.

유럽에서 발매일이 6월 26이었다고 하니 조금 지난 감이 없진 않지만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앨범이 아닌가 합니다.


실은 너무 반가워서 그냥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하네요...ㅋㅋ

일단 한번 들어볼까요?


음..

아직 이 분, 건재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하네요.

(근데 어디서 페인킬러 리프가 들리는 듯;;)

회사에서 포스팅하고 있는데 새앨범 소식에 가슴이 그냥 콩닥콩닥 거리더군요. 하하..


이제 국내에 라이센스될 리는 만무하겠지만서도

머키나 향, 상아 등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다려 봅니다.

아유;; 7월 한달은 펜타포트랑 킹횽 신보만 기다리면서 삽니다..ㅎㅎ


마지막으로 아마존에서 발견한 앨범리뷰들을 올려보면서 간만의 포스팅을 마쳐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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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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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행여나 검색엔진을 통해 괜찮은 정보가 있나 하고 들어오신 분께는 죄송합니다.

두타산 등반에 대한 좋은 정보가 이 포스트에는 없습니다;;



두타산 등반에 대한 좋은 정보는 아래 기사를 참고해 주세연♡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21&article_id=0000180672&section_id=103&menu_id=103
♡주간한국 기사

http://www.seoul.co.kr/magazine/we_view.php?id=20070201307002&section=leave
♡서울신문 기사




------------------------------


지난 토요일,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친구 김모군이 대학로에 뜬금없이 찾아와 두타산 등산 어떠냐고 물어왔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작년에 같이 치악산을 함께 올랐던 나와 매우 절친한; 자로써
나는 선뜻 그의 요청에 응했다.


근데.. 금요일에 술이 떡이 되어 찜질방에서 쳐자다가 새벽같이 토요 근무를 하던 내게
그닥 체력이 남아있을 리가 만무했다는 생각은 두타산성을 오르다 헐떡거리며 뒤늦게 든 생각이었다.
이거.. 비겁한 변명일까요?;;

여튼... 근래 산행 중에서 가장 빡센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허접하지만 일단 지도를 보십시다.

여기가 쉬운데가 아닙디다..

요렇게 돌면 8시간 코스.. 풀로 돌면 9시간 반 코스..


분홍색 화살표로 표시된 코스는 일반적으로 등산객들이 자주들 애용하는 코스로서

매표소에서 두타-청옥 양산을 찍고 하산하는 루트로 9시간 정도로 예상되는 코스였다.

허나 매표소 해발이 180m 정도인데 두타산은 1350m, 청옥산은 1400m 이니

우리가 아무리 (개념이) 없어도 두탕은 못뛰겠더라.

빨간색 화살표는 우리들이 실제로 탄 코스. 8시간짜리 코스였다.

밤 12시 반에 서울서 출발한 우리들은
휴게소에서 한시간 정도를 눈을 붙이고서
다섯시 반에 부랴부랴 무릉계곡 입구에 도착했고,

결국 서로의 체력을 고려하여 두타산만 오르고 박달령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하기로 결정했다.






시작은 무척 활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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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군 무릉계곡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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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_-; 매표소 지나면서



일단 이렇게 시작은 좋았는데...


반팔등산복이 없어서 굵은악마; 반팔티를 쳐입고 나타난 나를 포함해서
둘다 장비 및 등산준비의 수준은 매우 무성의했다.

평소에는 사탕이나 쪼꼬바, 오이 등 처먹을 것들만은 잘 챙겨가지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쳐자다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챙긴게 없었다.


어쨌거나.. 물이랑 밥을 식당에서 대충 산 다음 장도에 올랐다.
상쾌한 새벽(시간상으로;)공기가 너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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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 좀 넘어서.. 아침햇살이 예뻤다







































삼화사를 스쳐지나며 너무도 평탄한 길을 오르다
두타산성으로 방향을 급전환 하면서

곧 우리들의 거친; 신음소리는 시작되었다.

45도 경사가 넘어가는 자갈밭길을 꾸역꾸역 오르면서
'아놔 ㅅㅂ...' 하고 입가에 맴도는 그 단어들이란...



하악하악;;



그렇게 시작부터 땀을 한말씩 빼고 힘들게 도착한 산성에서 내려다 보는
두타(두산타워 아님-_-)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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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조낸 잘나왔다 김군아..

뽀샵의 승리..




산성 아래로는 깎아지른 듯한 경사의 절벽과 함께 푸르른 숲이, 그리고 무릉계곡의 하이얀 바위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들어왔다.

개감동의 풍경이었다.


시발... 도대체 이런 살벌한 벼랑에 성을 쌓았던 조상들이나

여길 어떻게 알고 쳐들어와 칼부림을 했던 왜놈들이나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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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여기서 흐르는 땀을 닦고

겁대가리 없는 다람쥐도 구경하다가

다시 갈길을 재촉했다.




대궐터로 향하는 길은.. 처음엔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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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이 참 예쁘지 않은가.

아침안개가 아직 남아있는 서늘한 숲속길은

마치 판타지 속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풍경같아 무척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숲바닥을 대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던 점도 참 인상적인 모습이었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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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돌무더기가 100여 미터정도 늘어져있는 이 언덕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오른 산의 실체를 살포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다.

   
하산길에 접한 지긋지긋한 돌밭길은

내 무릎을 지금까지 절뚝거리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지도상으론 아무래도 대궐터 가는 바깥쪽길로 접어들었던 것 같다.

그리 심한 깔딱고개는 없었다.


하지만 30~40도 경사의 길이

한번도 멈추지 않고 이어진 이 길은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었다.


시발... 이 산은 산 전체가 깔딱고개였던거라고..



끊임없이 오르막길만 이어진 이 길은

정말 지겨움을 모르는 키보드 워리어의 악플세례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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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겨우겨우 대궐터..


대궐터에 도착해서 한숨을 돌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능선을 타고 가는 길..

근데 이것도 장난이 아닌것이 경사가 지금까지 올라온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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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는 참 예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이 길... 대궐터를 지나니 올라온지 두시간 지난 8시...
조낸 하악;거리며 9시가 되어 대궐터삼거리에 도착하고 나니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1.9km.. 1시간이라고 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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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건 새빨간 개구라...

붉은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났던 대궐터 삼거리에서 두타산 정상까지 이르는 길은

사람을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길이었다.


발디딜틈 없이 빽빽한 잡목림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소로는

그나마 숲이 간직한 서늘한 기운 때문에 그 급경사를 참을 수 있게 했다.


오르다 오르다 도저히 못참겠어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이 언덕을 넘으면 술과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_-!!!"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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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궐터 바깥쪽 풍경.. 삼척쪽으로 이어진 산맥의 흐름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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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 아마도 1200m 정도쯤 되지 않았을까.. 맞은편 왼쪽이 청옥산이다.





죽을 똥을 싸고 정상에 도착하고 보니 10시 반이 다 되어있었다.

또 얼마나 올라야 되나 싶어서 암담한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더니

무척이나 허망하게 헬기장;이 나타나면서 두타산 정상이 나타나버렸다;;

어쨌거나 기뻤다.

올라오는데 네시간 반 소요... 징했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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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산 정상에서. 정선 방향으로 구불구불 태백산맥의 갈래들이 보인다.

 



휴...

올라온 김에 그 여력으로 박달령쪽으로 계속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도저히 위장의 절규에 못이겨 자리를 펴고 앉아서 식사를 했다.


식당에서 대충 싸준 김치와 고추장아찌가 이리도 맛있을 줄이야...

밥먹고 막걸리를 두어잔 마시다가 그만 30분정도 잠든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려 박달령까지 술김에 잠결에 내디디니 여긴 금방이었다.

중간에 만난 전문산악인;의 포쓰를 물씬 풍기는 아저씨의 설명으로는


삼척쪽에서 백두대간을 타거나 박달령->두타산 코스가 일반적인데

우리는 힘든 길을 골라서 온거라고 하길래 왠지 으쓱;한번 하고서는


박달령 아랫길을 미친듯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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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재에서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이 길...


이 길이 얼마나 좆같냐 하면

길에는 흙 하나 안보이고 자갈과 돌덩이밖에 없는 길인데

경사마저 심각한 수준이라 속도도 제대로 낼 수 없는데다

내려오다 돌을 잘못 밟았다가는 작살날 그런 정말 단조롭고 지긋지긋한 길이었다.


반대로 이 길을 따라 두타산을 올랐더라면

얼마나 삭막하고 힘들고 지겨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한시간이 지났고

우리는 박달계곡을 끼고 좌우로 오가는 하산로를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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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다른 산과 달리 산이 험하고 깊어서 옆으로 샐 수 있는 길이 거의 없었고

낭떠러지를 옆으로 낀 능선이나 지옥처럼 깊은 계곡을 끼고 움직여야 하기에

장마철이나 겨울에는 엄청나게 위험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피곤에 찌든 우리는 어쨌거나 정상은 올랐다는 모종의 성취감과 더불어

짱박히고자 하는 후천적 습관으로 인해

그림처럼 예쁜 계곡 안으로 기어들어가서

얼음장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서
 
바위에 누워 디비잤다;;;;;;;



깨고 나니 근 30분 넘게 지났기에

슬슬 세수를 하고 몸을 추스리고 다시 신발끈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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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이라는 표현을 생각나게 하는 눈앞이 아찔한 계곡의 깊이를 내려다보며

계단길을 거쳐 선녀탕에 도달하니 이제서야 행락객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용추폭포가 절경이라는데 한번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 몸은 관대하지 않았다;

그냥 깊고 푸른 선녀탕만 다리위에서 휙 둘러보고서는 하산...





토탈 9시간 30분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중간에 쳐잔 시간 1시간여를 빼면 8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 것 같았다.


북한-도봉-수락-불암-관악 과 같은

사람에 밀려서 산에 오르는 지하철형 등산이 아니라

너무도 한적해서 자유도;가 너무 높았고, 한여름임에도 그 서늘한 산의 기운이 상쾌했고

산세가 웅장하고 강인해 도전하는 기분이 남달랐던 것 같다.


준비없이 조금은 무리한 산행이기도 했지만

후회는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 친한 사람들 몇이랑 함께 오르고픈

멋진 남자다운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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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 자주 출연해주신 우리 김모군의 초상권은 없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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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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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말이 필요없다.
간만에 본 정말 기분나쁜 영화였다;;
못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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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을 보고온 여제자를 어찌어찌 한입; 하려는 성악과 교수(이병준)는
찌질함의 극한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는 무시무시한 폭력의 현장에서 나약하고 비굴한 인간본성의 한 단면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가진자들의 탐욕과 위선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역할을 너무도 잘 소화해낸 그는
실제로 모대학에서 뮤지컬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한다 -_-;)=b
임시번호판을 단 벤츠가 아작나는 고통;을 감내해야했던 그는
극중에서 한석규, 이문식과 버금가는 지존의 연기실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드는 약간의 의문은 극 초반 (교수에게 오디션 합격을 바라는 마음에서) 자동차에 동승한 여제자 역시
어느정도는 성상납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노래방; 수준의 발성과 연기력을 가지고도 오디션에 합격하려고 하려는 마음가짐 자체가 상당히 불순하지 않나.

아마도 그녀는 교수에게 줄말련;짓을 해서 그걸 얻고자 하는
어설프게 교활한 된장캐릭터;로 자리매김했었어야 어울렸겠지만

차예련의 연기력 부족때문인가 시나리오상의 문제 때문일까
그저 폭력의 희생양으로밖에 표현되지 않는, 그 무엇도 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역할로만 표현되는
존재감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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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얼굴은 예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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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는 군대폭력에 의해 희생된 캐릭터를 보여준다.
군대에서 구타를 당해 정신이상은 물론 한쪽 귀의 청력까지 잃은 그는
돼지를 잡는 일을 하며 사는 약간 모자란 인물로 나온다.

이 사회가 만들어낸 폭력의 피해자의 전형으로 자리매김하는 역할로서
자신의 트라우마로 인해 미친 듯 폭력을 행사하는 그는
극중의 감초로서 맛깔나게 연기하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에서 스토리나 연기면에서나 가장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바로 이문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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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서 영화속 줄거리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무게감은 정말 대단했다.
선량한 농촌총각의 모습에서 한 인간을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폭력으로 무너뜨리고
나아가 그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려는 악마적인 캐릭터로 변해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소름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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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시 어린시절 한석규가 주도한 학교폭력의 희생양이었으며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폭력의 대상을 찾아 다시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피해자이자 가해자로서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는데
결국 그 폭력의 사슬은 어떤식으로도 결코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집살이 심하게 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며느리한테 더 심하게 시집살이를 시킨다던 우리네 옛말은
결국 이러한 구조화된 폭력의 순환 고리를 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동생의 참혹한 몰골을 목격하고 상황을 파악한 한석규(운재)가 던진
'진짜로 미안하다'라는 말에 그는
'이대로 못끝내겠는데.. 받은 것 돌려주려면 아직 멀었어요'라고 답한다.

이문식(봉연)이 약자였기에 당해왔던 만큼 그는 자신보다 더 약한 자를 찾아
자신이 당한 것 보다 더욱 강한 강도로 복수하는 것을 택했다.
폭력은 이렇게 한 인간의 정신을 육신을 인생을 처참하게 붕괴시켜버렸다.

그는 이미 그 것의 반복 속에서 이미 폭력에 대해 무감각해져 버린 상태..
폭력은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 역시 인간과 사회의 무리에서 탈락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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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백미는 1시간 40분쯤에 나오는 한석규(운재)의 광기어린 폭력씬이다.
웃으면서 잔혹하게 봉연(이문식)을 구타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살벌한 연기였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가장 불편한 장면 중의 하나였다.


불편하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영화속에서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피해자였던 현재(김시후)의 모습에 동정하던 내가
그 폭력의 가해자인 봉연(이문식)이 단순한 폭력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원인의 시발점인 운재(한석규)가 경찰이라는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자의 입장에서
다시 그 폭력의 정점에 서서 행하는, 보는 이의 예상을 넘어서버린 그 잔혹함의 향연 때문이었다.
한석규는 어찌보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행사되는 폭력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서 선악의 구분은 더이상 필요치 않았고
단지 모두의 가슴속에 남은 상처와 고통에 의해
상대를 증오하고 저주하면서 살의를 키워가는 그 과정은
거의 하드고어 수준에 가까운, 섬뜩한 공포를 느낄만한 장면이었다.

봉연은 자신이 이미 설득할 수 없는 존재였고
봉연이 현재에게 행사한 폭력의 근본적 원인이 자신이었음을 깨닫게 된 그는
봉연에게 수갑을 채우며 웃으며 뇌까린다. "흐흐.. 이새끼는 이거 맞아야 깨갱을 하지"

폭력은 또다시 폭력을 부르고, 그 강도는 이제 상식선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복수는 또다시 복수를 낳고 피는 또다시 피를 부른다.

가학의 쾌감에 심취한 듯 연신 웃으며 구타를 자행하는
광기어린 한석규의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요즘 하는 영화마다 개죽을 쓰는 석규횽이 참 안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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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서 합법적 비합법적으로 자행되는 폭력들에 우리들은 무감각해져 있고
심지어 그러한 폭력을 묵인하고 심지어 조장하는 환경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네 삶은 항상 부조리와 굴종, 억압속에서 허우적댄다.
사실 이러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내가 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미시적인 폭력까지 더한다면 그 것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느와르도 슬래셔도 하드고어 영화도 아닌데도
이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추악하고 부조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지 않나 싶다.
마무리가 너무 어설펐고 조금더 잔인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굳이 별을 주자면 네개는 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한가지 의문점..
약먹은 쥐를 먹은 양아치들과 자신의 용각산을 가져간 교수는 왜 안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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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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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l Portrait(1986)



1. The Candle
2. The Jonah
3. The Portrait
4. Dressed In White
5. Charon
6. Lurking In The Dark
7. Halloween
8. Voices From The Past
9. Haunted

<extra tracks>
10. NO Present For Christmas
11. The Lake
 


guitars: Andy La Rocque, Michael Denner
bass: Timi Hansen
drums: Mickey Dee
vocals&keyboards: King Diamond




킹다이아몬드의 대망의 1집, 훼이털 포트레이트입니다.

앞선 포스팅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킹은 머시풀 페이트를 해체하고 자신의 밴드 킹 다이아몬드를 발기;시키고 멤버들을 꾸려갑니다.


라인업을 잠깐 살펴볼까요?

앤디 라 로크는 화려하고 멜로디컬한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킹다이아몬드표 음악의 핵이랄 수 있습니다.

킹 다이아몬드와 머시풀 페이트의 특징을 확연히 갈라놓는 역할을 해 주는
킹 다이아몬드 사운드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극심한 멤버교체에 시달리는 이 조직에서
지금껏 킹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피로 맹세한 동지라고나 할까요.

또한 마이클 데너의 기타는 머시풀 페이트 풍의 공격적인 연주가 일품인데
이 앨범에서도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 앨범에서는 전반적으로 머시풀 페이트의 향기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음이 느껴집니다.




이 '운명의 초상화'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컨셉트 형식의 앨범인데요,

전곡이 컨셉트 형식의 구성이 아니라 1번부터 4번트랙까지, 그리고 9번 트랙으로 마무리짓는

좀 약소;한 규모의 컨셉트 구성이랄까요.



킹 음악의 매력은 가사를 음미하며 음악속에 빠져들며 공포속에 몸을 가라앉히는 쾌감입니다.

그냥 앨범 전체에 몸을 맡기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상상력을 자극해보시는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킹다이아몬드의 핵심은 뚜렷한 스토리라인인데...

앨범의 가사내용을 한번 알아보는 것도 킹 다이아몬드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컨셉트의 내용에 속하는 1,2,3,4,9번 곡은 대충 해석해본 가사를 낑궈넣어보려고 합니다.

뭐, 잘된 해석은 기대하지 마세요-_-;;


 









1. The Candle



요나서에서...


'...7년이 지나고 그것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도다.
이제 그 초는 다시 탈 것이로다.
고통은 그 불경스러운 불꽃을 따르게 될 지어니..
그 속박에서 영혼을 자유롭게 하라...'


이 불꽃에 또다시 눈이 머네.
모든 촛불마다 내가 불타고 있어...
아.. 그것이 돌아왔어.

고통에 젖은 눈빛
작은 여왕이시여, 그대의 모습은 꿈이옵니까..
모든 촛불마다 내가 불타고 있네..
.. 그것이 돌아왔어

이제 너에게 진실을 말해줄 시간이 왔다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내게 그 이유를 말해준다면...

오, 요나여...

그녀의 조각난 얼굴이
내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네..
요나... 그녀의 상징... 그녀의 낙인...


킹의 거의 모든 앨범의 오프닝곡에서는 신디사이저 소리가 깔리면서 음성변조 씨부림이 가미가 되죠.

요즘 들으면 무지 웃기지만(무슨 옹알이 같기도 하고...) 나름대로 공포영화의 전형적 방법 되겠습니다.

곡도 참 탄탄하고 마음에 듭니다.



2. the Jonah

'7년후 먼지낀 선반위의 그 책은
정말 믿을 수 없는 글들로 가득했었지.

7년간의 고대의 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녀..
운명의 그녀는 봉인되어 있었었지.'

난 다락방의 어스름한 달빛에 의지해서 그 책을 찾았다네..
오랜 먼지 속에 덮여있는 그 책..
그 책은 날 주시하고 있었지..
세월의 먼지 속에 있던 그 책은
어느새 날 사로잡고 말았네
 
고대의 시 속에 진실이 봉인되어 있음을...
이제 그책은 모든 것을 예언하리...
그 누구도 알지못한 채
그 책은 지금껏 여기에 있었다네...
 
이제 주문을 깨고
운명의 초로부터 그녀를 자유롭게 하라...
불꽃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그 시를 읊어라...
이제 끝이 가까웠음이여...
이제 더이상의 고통은 없어... 이제 넌 자유의 몸이야...

양초의 영혼이 녹아들어가며
그 불꽃에서 그녀가 나타나고 있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지.
'내 이야길 들어줘...'


 

전반적으로 좀 느리고 묵직한 느낌의 곡입니다. 멜로디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끌리진 않습니다.



3. The Portrait

촛불의 영혼이 말한다...

엄마는 악령에 씌였어.
엄만 날 내팽겨쳐 두었지.
그년은 이 다락방에 날 가두어놓았어...
내가 죽게 되버린 네살때까지 말이야...
... 오, 몰리...

엄마는 어떤 무언가에 사로잡혔어.
엄마가 내 초상화를 그렸더라면
난 이렇게 죽지않고 살아있었겠지...

지금의 이 죄악의 발자취 대신
레이스 달린 옷을 입은 작은 소녀의 모습으로 그려진 채
벽난로 위의 계단에 초상화로 걸려있었을거야...

하루종일 엄마는 그림을 그렸어.
가을에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 까지
죽어가는 나를 때려가며 그림을 그렸어.

결국 난 말조차 못할 만큼 약해졌어.
하지만 이 치명적인 초상화 안에서
나의 영혼은 또다시 살아나게 되었어!!

그 밤, 나는 악마의 주문을 빌어
이 초상화를 만들었지.

넌 너무 많은걸 알게 되었어...
고통과 죽음이 널 지배할것이다... 후후

그녀는 운명의 촛불 안에 초상화를 태우면서
책을 낚아채고 고대의 시를 읊기 시작했지...

오.. 몰리...
'엄마를 보고싶어...'


제가 좋아하는 곡입니다. 킹 다이아몬드의 달리는 곡의 매력을 잘 보여주죠.
그리고 킹의 괴기스러운 보컬도 돋보이고 있구요. 짜임새가 멋진 곡입니다.



4. Dressed in White

그녀는 또다시 흰 옷을 입었네. 그 순백색은 그녈 나타내는 것...
그녀의 눈을 보지마 그녀의 눈 속엔 사악한 어둠이 있어.

넌 그녈 보았겠지만 그녀는 여기 없어.
그녀 곁에서 떠나. 곁에 가선 안돼.

한번의 손길에 너는 사라지고
그녀의 비명소리에 너의 귀는 멀게 되지.

그녀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네.
그녀가 가야할 곳... 넌 결코 알 수 없지...

집엔 안식하지 못한 영혼들로 가득차 있지, 흰 옷을 입은 영혼들로...
이 밤 내내 말이지... 오...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답고 강력한 연주와 킹의 괴성,
앤디와 마이클 둘이서 주고받는 기타배틀도 참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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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Haunted

어서 떨어져, 몰리의 영혼이 돌아오고 있어...
매일밤 그 다락방의 성소에서 어디에도 있지않은 살아있는 인형들이여...

'엄마, 왜...'그녀가 외치네
여긴 영원히 저주받은 곳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몰리는 그녀의 인형들과 함께 여기에 있어
그들은 살아있어...
기다려봐...

도망쳐.. 그녀의 엄마 제인이 천천히 오고 있어...
미친 년 같으니..

여긴 영원히 저주받은 곳
네가 할 수 있는건 없어

몰리는 살아있어...
'엄마... 엄마...'

난 너를  없애버릴거야






전체적인 내용은 '요나의 서'를 통해 한 저주받은 집구석의 이야기를 알게된다는 것입니다

공포영화는 내용으로 보자면 누가 보겠습니까.
중간중간의 상황설정을 통해 그 분위기를 느끼는거죠.

머; 굳이 이 앨범에서 교훈을 들자면 '아동을 학대하지 맙시다.'라는 것이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매번마다 상당히 사회적인 메세지도 많이 지니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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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다이아몬드는 인간 마음속에 가라앉아있는 공포를,
-잊고싶어하는 어둠의 기억을-
어느새 끄집어내어 그의 눈 앞에 잔혹하게 보여주는 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킹은 빛의 이면에 있는 어둠의 세계를 진실하게 보여줍니다.
자신이 가진 그 악마적 재능을 통해서 말이죠.

그가 노래하는 어둠과 저주와 공포는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모두가 감추고 있는 본성이라는 것을
이러한 앨범을 통해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거의 내용은 비슷하겠지만
매 앨범마다 그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주제를 밑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킹 다이아몬드를 접하신다면
소화하시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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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킹다이아몬드 트리뷰트 앨범에서 들어보는 Charon 어떨까요?
Usurper의 리메이크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Halloween 을
Ancient 라는 블랙메틀 그룹이 리메이크 했기에 실어보았습니다.




 





어쨌거나 이정도로 1집 리뷰를 접을까 하네요.

정통메틀의 형식적인 미학위에 더불어 그만의 신비로움과 음산함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첫 앨범은
완숙적인 면은 조금 부족하지만 앞으로 그가 보여줄 광기어린 세상에 대한 신호탄 정도로 본다면
매우 성공적인 앨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보너스트랙중의 개명곡, No Present For Christmas 공연실황 한번 보고 가시죠.
2003년 라이브 앵콜곡이었던 모양이네요. 근데 설정이 좀..ㅋ
웃기다고 배잡지 마세요;ㅁ;



센스있는 산타복장과 산타복장의 아가씨가 등장하는 무대연출이 간지넘칩니다; ㄷㄷㄷ;;;;
징글벨과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적절히 삽입되는 죽음의 편곡센스까지..

오오.. 킹이시여, 당신은 저의 영원한 산타클로스이십니다;;;


음; 여기서 멈출수는 없죠.
메탈리카 멤버들이 총출동하는 No Presents For James;; 한번 보시죠. 
조낸 희귀동영상이네요;;



ㅋㅋㅋ


이제 다음 포스팅은 개걸작 'Abigail'로 만나볼 것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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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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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

일기는메모장에 2007. 4. 4. 08:22





봄이로군요.

그런데 이놈의 날씨는 참....

봄이 올 듯 말 듯 안 오는 참 뭣한 날씨네요.




봄 하면 가장 먼저 뭐가 생각나시나요?


짧아진 여성들의 스커트와


분홍빛 꽃잎;들과...



저는 어릴적 봄에 논에서 놀던 기억이 가끔 납니다.



바람은 여전히 겨울처럼 차갑지만 햇살은 졸릴 듯 따스한 날,


그게 제가 기억하는 봄의 느낌이었답니다.



마을을 둘러싼 논 가운데로 난 좁은 소로를 거쳐


한 키가 넘도록 깊은 개천의 방죽을 따라 걸어가다가


옆으로 다가선 철길과 만나 이어진 조그만 언덕을 넘어


저만치서 차들이 지나가는 국도를 향해 나아가면


멀리서 희미하게 학교의 모습이 보이던 그 길,



회색 갈대가 앙상하게 남아 바람에 흔들리긴 해도


굳어있던 땅에 푸른 빛이 조금씩 보이는 걸 느끼기 시작하면


논에 물을 대놓고 땅을 갈아야 하는 계절이 왔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4월이 되면 이제 개울물의 온도도 조금씩 미지근해지고


어디선가 물땅땅이, 게아재비 같은 물벌레들과


피라미, 모래무지, 송사리떼들이 나타나 돌아다니기 시작하죠.



모내기를 하기 전 물을 대놓고 갈아놓은 논에 발을 들여놓으면


햇살을 받아 데워진 미지근하고 미끄덩거리는 그 느낌이 좋았었지요.


거기서 허리를 굽혀 손으로 송사리떼를 떠보기도 하고


조그만 민물새우떼를 잡아보기도 하며 놀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그렇게 잘 놀다 보면


기분이 영 불안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릇을 깨고 도망나온 것도 아닌데,


할아버지 심부름을 잊은 것도 아닌데,



괜히 등 뒤쪽이 서늘해지면서


몸서리가 쳐질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 때,


저는 꼭 진흙속에 잠겨있던 다리를 들어올려보곤 했습니다.



역시...


그건 거머리였습니다.



햇살을 받아 번들거리는 어두운 청록색의 몸에


어느정도 배가 불렀는지 불룩해진 몸뚱이는


내 장딴지에 붙어 여전히 피를 빨고 있었지요.


그리고 거머리 주위로는 피가 흥건히 흘러내립니다.



거머리에게는 피를 굳지 않게 하는 성분이 있다죠. 


그렇게 게걸스럽게 피를 빨아들일 수 있게 창조해준 신의 은총이랄까요.



장딴지의 검붉은 피를 보면서 저는 조심스럽게 거머리를 잡아 떼어냅니다.



거머리의 입이 나의 다리에서 떨어지자


그는 몸을 둥글게 감아보려 하지만


이젠 배가 한참 불러져 감기질 않네요.



어찌보면 참 괴기스럽게 생긴 생물이 바로 이 거머리입니다.


밍크코트빛의 윤기나는 등짝과


청록색으로 빛나는 배쪽의 줄무늬를 보세요.


생활하면서 흔히 볼 수 없는 환상적인 빛깔 아닌가요?



그리고 당겨도 당겨도 늘어나는 몸뚱이..


그게 참 매력있어요.



그 뱃속에 나의 피가 얼마나 들어있을까 궁금해하면서


나는 그 거머리의 머리와 꼬리를 잡고


양쪽으로 천천히 잡아당겨 봅니다.



한참을 그렇게 늘어나다가


인장강도의 한계에 부딪치면


그만 철썩 하고 뱃속의 검은 피를 흩뿌리면서


그놈의 몸통은 끊어져 버립니다.





거머리에게 피를 한 번이라도 빨려보게 되면


고여있는 물에 오랫동안 발을 담그고 있는 행위가


왠지모를 불안함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거머리에게 피를 내주는 건 아프다거나 하지 않아요.


오히려 모를 때가 더 많지요.


어느순간 발을 보면 피는 흐르는데


거머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기도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그 녀석은 프로입니다.



다만 싫은 것은


나의 피를 보아야 한다는 것,


그 괴이한 몸체를 상상해야 한다는 것,


결정적으로 왠지 모를 그 서늘한 공포를 느껴야 했다는 것이


그렇게도 싫었던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누군가의 피를 빨면서 살아갑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저의 피를 빨리고 있겠죠...


그 것은 사실 본인이 지각하지 못한 채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을겁니다.



돌아보면 내겐 작은 상처와 남아있는 핏자욱 뿐,


그 실체는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처럼 말이지요.



그게 일상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겠지만


그 알 수 없는 등 뒤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순간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불쾌함과 두려움, 분노로 돌아오곤 합니다.



그리고 그 것은 문득 문득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어


어느날 내 가슴에서 뛰쳐나오곤 합니다.



그래도 그놈은 한번 피를 빨면


몇 달은 조용히 살 수 있답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디 그렇던가요.


평생을 가는 저주가 될 수도 있겠지요.






봄은 오고

마음은 싱숭생숭하여

불쾌한 낙서질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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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300

보고듣고읽었다 2007. 3. 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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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세르크세스,신탁녀,레오니다스




얼마전 남친ㅠㅠ;;과 함께 본 영화 300...

왜 봤나 싶다 ㅅㅂ...


액션신은 과도할 정도로 느려서
그 과도한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학살의 쾌감은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고

만화가 원작이라고 했다지만
괴물이나 기형으로 묘사되는 페르시안들과
양키냄새가 나는 스파르탄들
페르샤 대왕 크세르크세스는 무슨 개변태로 나오는데다
이모탈 부대란 것들은 이건 뭐 닌자들도 아니고;;

서양인들이 가진 동양에 대한 막연한 신비감 혹은 혐오감이 뒤섞여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어떤가.
예식장건물에서 바로크시대 건축양식을 느낄 수 있고,
동네 교회에서 고딕풍의 건축양식을 느낄 수 있는
우리나라의 서구에 대한 인식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긴 했지만 말이다.
(음.. 이구절은 호모 코레아니쿠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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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탈 부대의 핵심인 이름모를 괴물. 이 불멸의 괴물을 레오니다스가 쳐죽인다




초강대국 겸 악의 축인 페르시아 색히과
시민들의 자유와 명예를 위해 옷도 안입고 싸우는; 우리의 스파르타 전사들과의 선악구도가
넘 노골적으로 빤히 드러나서 영 맘이 불편했다.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는 약소국의 지도자의 입장에서
혼자서는 결코 이겨낼 수 없는 초강대국과 대적을 해야 하는 그 상황은
김정일이 미국을, 부시를 보면서 느끼는 심정이랑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소국의 입장에서 강대국의 불합리한 요구에 대면하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
FTA처럼 우리의 이익을 위해 어쩌구 하는 것도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
결국은 그들의 뜻에 따르던가 굴복당하던가 하는 결과로 치닫게 된다.

그래서 한편으로 극중 레오디나스의 그런 무모한 도전은
알 카에다나 후세인, 김정일을 연상케 해서 가슴이 찡해져온 것도 있긴 했다;




anyway...
이제는 영화에서 외치는 'freedom~~!!' 머 이따위 대사는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라는 광고문구마냥 식상해져서
별로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시발.. 언제부터 스파르타에 시민의 자유와 신념이란게 자신있게 외칠거리가 되었더냐?
과연 그런 개념이 있기나 했는지 의문이다.


이제 대충 요약해볼 시간..




관람포인트:
1. 300명 전사들의 엄청난 갑빠와 창격술(팔랑크스) 장면
2. 신탁녀 신탁신*-_-*
3. 페르샤군의 기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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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녀*-_-*





별을 준다면 한개 정도 주고프다.

게다가 남자와 봐서 더욱 씁쓸했던 영화였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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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

일기는메모장에 2007. 3. 23. 07:50

탄광촌을 가 본적이 있었다.


광부로 일하시던 고모부 덕에 나는 일년에 한 두번씩은 강원도 사북이라는 동네로 놀러를 갔었고

한번은 고모부 품에 안긴채 그 갱도안에 들어가본 적도 있었다.


석탄산업 합리화로 인하여 그 곳은 이제 유령도시처럼 변해버렸지만

OO탄좌 사북광업소에서 일하시던 고모부의 사택으로 놀러갔을 때의 그 풍경들은

지금도 어설프게나마 내 뇌리에 남아있다.



멀미가 날 정도로 가파른 산 중턱을 한참을 구불구불 올라가면

강원도의 그 억세고 뾰족한 산허리를 무지막지하게 깎아내려 만든 땅 위에

갱도 안으로 연결되는 레일들과 당장이라도 스러져버릴 듯 한 사택들,

서부개척시대;를 연상케하는 허름한 목조건물들과 더불어

갱구 입구에 산더미처럼 쌓인 석탄들을 볼 수 있던 곳이 바로 그 곳이었다.



그 풍경이라는 것이 어찌나 삭막했던지

당시 어린 초딩의 뇌리 어딘가에도 그 음습한 이미지는 그대로 남겨뒀던 것 같다.


누리끼리한 검은 물들이 흘러가는 개천,

개천의 바위나 조약돌들에는 여지없이 탁한 가래색의 찌꺼기들이

마치 물풀처럼 달라붙어 하늘거리고 있었고

그렇게 물고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죽음의 냇가를

내 또래의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었다.


산처럼 쌓아올린 석탄과 버럭들,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탄을 가득 싣고 나오던 탄차,

검은색 대지와 검은 집들과 나무를 베어낸 민둥산의 살풍경함,

그리고 검은 얼굴의 광부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잿빛 얼굴의 가족들..


우리집은 그 곳에서 불과 한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조용한 시골촌락과는 너무도 다른,

그렇게 이질적인 생활공간을 느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탄광촌처럼 외부인들이 모이는 곳들은 일반적인 촌락과는 성격이 다르다.

광산의 생명에 따라 촌락의 생명 역시 좌우되기에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사연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급조된 열악한 시설, 흉흉한 민심과 더불어

서로 융화될 수 없는 것들이 삶이라는 이유로 모여 소용돌이치는 그 곳은


그 어린시절에도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한 상상을

얼핏 미루어 짐작케 했을런지도 모르겠다.





80년대 말쯤이었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우리 고모부 가족도 그 곳을 떠났고

나도 다시는 그 쪽으로는 갈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우연찮게 철암역에서 둘러본

천천히 죽어가는 도시를 지켜보는 내 마음은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고

조금은 아프기도 하더라.


그 이유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네이버 포토앨범에서 불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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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사실 일본음악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는데
어쩌다가 이 노랠 듣고 아주 맛깔난다는 느낌이 팍팍 들어서 포스팅을 해봅니다.

Swinging Popsicle 은 일본의 팝밴드(모던락?)구요
분류는 시부야케이 어쩌고 불리우던데 저는 잘 모르니
자세한걸 알고 싶으시면 이글루스 등을 뒤져보시길 바라며;

보컬 후지시마 미네코(보컬, 기타)를 주축으로 한 3인조 밴드이고
말랑말랑한 목소리가 참 깔끔한 그룹이라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결성년도가 1995년이었다니 10년을 넘게 끌어온 장수; 밴드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Fennec! 앨범에 실린 My Superstar 입니다.

조바뀌는 느낌을 좋아하고 말캉한 여성보컬을 좋아하는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군요.

지금 점심시간을 틈타 쓰는 중이라 영 신경이 쓰이는데;
담에 또 기회가 되면 신경써서 포스팅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즐거운 하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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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요즘곡들은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샘플링이 캐논인가 아닌가로 말이죠;

------------

길을 거닐다가 귀에 익은 코드진행이 들려온다.

캐논이다.


어라.. 댄스곡이긴 한데..

저 노래도 캐논인가?



인터넷에 기타연주 동영상이 떴다.

조회수가 장난이 아니다.

그것도 캐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출처는 모릅니다





























드디어 캐논의 시대가 도래했다.
요한 파헬벨 횽아가 무덤에서 기뻐하실 것 같다;


태생이 고고한 클래식임에도 그 소스가 이렇게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덤속의 파헬벨 횽아가 저작권료를 안받기 때문일까?
8자구호마냥 코드전개가 완벽한 까닭일까?
아니면 제일 멜로디랑 가사를 갖다 붙이기가 편한 '레디메이드'소스이기 때문일까?



어쨌거나 근래들어 그 코드전개를 정말 잘 갖다쓴다는 생각이 든다.




대충 귓가에 들려오는 곡들만 짜집기해 보았더니 정말 한두곡이 아니구나..





예전 중고딩때는 카세트 테이프에 복사하면서
간격맞춰서 레코딩 버튼 누르고 그랬는데
지금은 골드웨이브나 사운드포지만 있으면
발로도 짜집기가 가능하니 참 좋은 세상이다.

고마워 골드웨이브~!






지겨운 한주가 가고 지긋지긋한 한주가 다가오려 한다.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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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가운데

일기는메모장에 2007. 2. 8. 21:05
새해들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조금 꼼꼼해졌고
조금 배려란걸 배우고 있고
조금 열의를 쏟고 있고
조금 약아지고 있고
조금 싫은 소리를 할 줄 알게 되고 있고
조금 성실해지고 있고
조금 활기차지고 있다.


참 다르다.

어차피 그만둘 곳이라는 생각으로
막장생활 하던 두어달 전과는 또다른 맛이 느껴진다.


일은 여전히 많고
집안형편은 여전히 안좋고
영업실적도 여전히 별로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내게 던져진 힘겨움이
오히려 도전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살아가는 힘이 생긴다.


솔직하게 말해서 어차피 오래 다닐 생각은 없다.
다만 여기서 최대한 많이 배우고 많이 똑똑해질 예정이며

작년과 다름없이 힘든 올 한해를
보다 큰 일 없이 슬기롭게 해결하며 나아가고 싶다.

현장의 이들에게는 우리를 위해 애쓰는 신실한 인간으로,
책상에 앉은 그들에게는 월급줄만한 믿음직한 인간으로 보여야 하겠지만

올해는 내가 다치지 않는 선에서
양쪽에서 요령껏 최대한 뽑아 먹어볼 예정이다.



그럼 잡담은 이만하고 야근모드로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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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네박자

피곤한음악듣기 2007. 2. 7. 23:08
시발.. 얼마만에 블로그를 하냐;;






바쁘긴 정말 바빴나 보다.

새해에 내가 포스팅을 몇개나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상 새해에 처음 올리는 포스팅이라 생각하고 시작해보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곡은 다들 잘 아시는 양방언의 frontier! 인데

정말 맛있는; 편곡과 특이한 리듬감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 곡이다.


내가 좀 박치이기도 하거니와

쿵짝쿵짝 네박자;에만 익숙해져 있어 그런지 몰라도

박자가 이상야리꾸리하다는 것만 느껴지고 영 감이 안오다가


오늘 퇴근길에 mp3를 귀에 꽂고 손가락으로 박자를 세어보다가 드디어 알게 되었다.

5/4박자;;




5/4박자 노래 아는 곡은 한 곡 더 있다.

바로 이 노래..

[Flash] http://www.youtube.com/v/BwNrmYRiX_o








하나만 더 올려보자.

예전에 펭귄카페오케스트라를 검색하다가


네이버 블로그 어느분이 올려둔 포스트를 발견하고 무척 반가워했었는데

이 분이 이 곡을 올려놓고 퀴즈를 내었더라구.


이 곡은 몇분의 몇박자 곡일까요? 라고...

물론 못맞췄다;


저도 퀴즈를 내보려 합니다.

맞추는 분은 뭐랄까.. 음악에 대해 어느정도 소양을 갖추신 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 40초 정도부터 반복되며 나오는 박자를 자알 세어보세요.






정 모르시겠다면


오늘의 포스팅은 끝;

조낸 피곤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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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다시 고쳤어요;
------------------------------


작년 한해 온라인 검색어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된장녀'였다고 한다.

된장녀 논란으로 온오프라인이 후끈 달아올랐던 시기가 이미 올여름이었으니
이제 그 얘길 한다는건 좀 뒤늦은 썰인 것 같긴 하다.

초뒷북이긴 하지만 된장녀 관련 걸작 만화들을 낑궈놨으니 보실분은 보셈.







이런 만화로 살펴보았을때
대중들이 말하는 '된장녀'로 불리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품성이라 함은

1. 신분상승욕구
2. 허영
3. 속물근성
 
요정도로 요약될 것 같다.


뭐, 정신적으로 마초임을 부정할 수 없는 내 입장에서는
된장녀 이야기가 뭇 남성들에게 단결투쟁;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되어주었기에
그들을 대놓고 비난하면서 모종의 은밀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기자의 말처럼 이 된장녀 논란은
남성과 여성간의 성대결이라는 말로는 그 설명에 한계가 있으며
이는 계급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개개인이 가진 취향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스타벅스, 아웃백, 명품 기타등등의 선호에 대해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솔직히 우스운 일이라 생각한다.
쌍팔년도 대학가에서 영문이 들어간 옷을 입거나 양담배를 피우다가
미제국주의의 개;라고 삿대질 당하던 것과 이게 뭐가 다른 발상인가;

하지만 그 취향이라 함은
온전히 자신의 순수한 '기호'와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것일까?


오늘 생각해 보려는 것은 된장녀에 대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들, 혹은 우리들이 선택하는 취향이라는 것의 정체다.
나는 이랜드 오리털 잠바보다는 노스페이스 윈드브레이커가 좋고
프로스펙스 보다 나이키를 더욱 선호한다.
이건 무얼 의미하는가? 마케팅의 승리? 브랜드 파워의 차이? 혹은 그야말로 밴드왜건효과?
개개인이 이처럼 갖고 있는 취향이란 것은 정말 개인적인 차이에 불과할까?

이러한 어떤 취향에 대한 선호는 계급간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었고
이 것이 다시 체제를 유지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주안점이다.

재즈를 예로 들어보자.
남북전쟁후 버려진 악기들을 줏어든 흑인과 크레올들이
그들의 애환을 자신들만의 밑바닥 정서로 풀어나간 음악이 바로 재즈의 시작이었다.

당시 백인들은 재즈를 저질음악으로 규정해 터부시 했었는데,
그들에게는 '클래식'이라는 자신들만의 성역을 상징하는 고급 문화가 있었다.
(지금도 오케스트라 등에서도 흑인 뮤지션들은 매우 소수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처럼 음악은 두가지로 구분된다;
내 처지에서 '응당 들어줘야 할' 음악과 조낸 짜증나는 '놈들만을 위한' 음악..-_-;;

그러한 음악적 "취향"은 당시의 계급적 차이를 명확하게 "구별짓는" 단서가 되었고
어느덧 그들은 자신들의 계급에 걸맞는 음악이라 여기고 그것을 즐겨왔다.
이 것은 조폭마누라 보고 낄낄거리는 사람과
피가로의 결혼 보고 ㅋㅋ 거리는 사람을 보는 인식의 차이기도 하다.
머, 열거하자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러한 취향은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지고 계급적인 특성으로 인식되기에 이른다.

(※한편 오늘날 한국에서의 재즈는 어떠한 위치를 갖고 있는가.
교양있고 세련되고 쿨한 20~30대에게 잘 어울리는 '세련된' 음악적 취향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마도 소개팅 자리에서 브래드 멜다우나 빌 에반스에 대해 썰을 푸는 대신
"저는 이박사;를 좋아하는 음악적 취향을 가지고 있어요"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이처럼 취향은 내 스스로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주어지는 것이고 교육받는 것이고 강요받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취향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계급간 구별짓기된 차별화의 기제로 움직이게 된다.

다시말해 개개인의 취향이라 함은 계급에서 비롯된 후천적 요인이며
그 취향이라는 것을 통해 계급적인 차별을 은폐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섹스앤더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뉴요커의 삶과 문화라는 것이
어느덧 20대 30대 여성들의 준거가 되었다고 본다면
그들에게 그것은 상위계급의 문화이며 마땅히 지향해야 할 바가 된 것이리라.
그들은 그 것을 어떠한 거부감 없이 당연히 받아들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신분상승에의 욕망은 노동자계급에 속하는 이들에게
의식-무의식적으로 상위계급의 문화로 여겨지는 것들을 따르게 만든다.
명품으로 여겨지는 브랜드를 통해 그들을 모방해가는 과정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며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그리 큰 차이가 없기에 그것은 아주 효율적인 방안이 된다.

그래서 그들은 한정된 자본을 선택적으로 집중하여 사용하게 된다.
점심은 굶어도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먹고
구두쇠처럼 돈을 아껴 수백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사는 소비행태는
그들에게는 어찌보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굳이 아도르노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소비가 미덕이 되어버렸고
소비가 바로 자아실현의 하나로 여겨질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삶에서
과연 그 이상의 그 무엇이 있을까도 의문스럽다.


물론 상류계층의 이들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도
충분히 쉽게 자신들만의 성역을 만들 수 있기에
그렇게 구별지어진 우리들은 또다시 그리로 쫓아가는(혹은 뒤쳐지지 않기위해서) 바쁜 걸음을 옮길 것이다.
어차피 그들의 이데올로기 안에선 우리들에게 편할 날이란 오지 않을테니.

결국 이러한 일상의 소비행위나 문화에 대한 미적 취향이란 것은
결코 자신의 순수한 취향이 아닌 구별짓기를 통해 발현된 문화적 기득권의 차이다

라고 부르디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시 인용해보며;;
오늘의 썰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된장녀라 불리는 이들의 취향이라는 것은
현재의 계급구조의 유지(지배논리의 유지)에 매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분명 같은 계급임에도 다른 계급의 다른 문화적 취향을 보이는 저들을 향해
계급간의 갈등구도 와중에서 대립을 택하기 보다는
손쉽게 상위계층으로의 편입을 꾀하는 모습에서 발생한 반감은
'허영', '사치', '속물근성' 등의 수식어와 함께 '된장녀'의 부름으로 공식화 된다.


자본주의 체제가 공고화된 이 땅에서
소비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지금의 상황 속에서
이땅에서는 자본을 통하여 뭐든 다 할 수 있기에
우리는 그렇게 취향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배를 꾸준히 불려주고 있다.

그로 인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된장녀'라는
어찌보면 마녀사냥에 가까운 분노로 표출이 되어버렸다.

자본에서 소외된 이들의 분노가 이상하게도 자본가들을 향하지 않고
오히려 동류계급에 속하는 이들(변절자?;)에게 향하는 것은
정말 이 체제가 가진 괴력의 한 단면이라 하겠다.
그렇게 분열되어가는 계급의 균열사이로 자본의 위력은
절대적인 힘으로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좆도 살기 힘든 세상,
사회는 파편화되고 개개인은 도구가 되어
주말에 마트에서 소비하는 낙으로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그까짓 취향이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하겠지만
그 취향마저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자본의 힘이고 지배계급의 힘이기에
언제나 자본이라는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나와 당신들이 취향이란 이름으로 자행해 온 소비행위들은
'당신은 소중하니까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기만이었던 것인데
결국 그것을 통해서 '남들과 다르게' 지배계급으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혹은 대세의 흐름에 따르기 위해 어려운 형편에도 눈물나게 노력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결국 가슴아프다는 말로밖에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

된장녀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우리 모두가 천천히 속물로 변해가고 있다는게 안타까울 뿐이지.
마땅한 대안은 여전히 알려진 바 없고
그렇게 우리는 슬프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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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Old And Wise 들으려고 다운받은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버린 것 같은 분위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디선가 보고 재밌어서 퍼왔는데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땡벌씬..


후루룩 훑어보고서 기억나는거라곤
땡벌과 Old And Wise 정도..

어쨌거나 영화를 지지리도 안보는 나마저도
조폭영화의 결말 정도는 이제 대충 예상을 할 수 있게 된 듯 하다;


뒷부분만 잘라내봤는데,
갠적으론 말미에서 흘러나오는 간지넘치는 나발소리가 넘 맘에 든다.




철거민촌에 살면서도 철거민들을 개발살; 내야 하는 조폭일을 하는 조인성(극중 병두)
그는 그 일로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걍 돈벌기 위해 좆같아도 일이라서 책임감에 의해 한 것일까.

그러고 보면 누구나 벌어먹기 위해 하는 일들은 참 좆같기 이를데 없나보다;


어쨌거나 조인성 연기 많이 늘어보이긴 하는데
그 불안한 눈빛과 얇고 어눌한 보이스는 여전히 어색하게 다가오더라.

아.. 남궁민(극중 영화감독)을 보면 그 건들거리면서 입꼬리 올려 썩소 날리는 표정이
내 친한 친구 모모씨를 너무 닮아있어 볼 때 마다 섬뜩섬뜩하더라.


이 영화가 조폭영화중 근래들어 가장 수작이란 평가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처절하기까지 한 굴다리 전쟁;씬이 개중 가장 인상적이었고
나머지는 다른 영화에 비해 그리 빼어난 영상은 잘 안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 영화에서 의미를 찾자면
이 영화의 스토리가 의미하는 것은 단지 조폭들 뿐이 아니라
우리네 인생이 조폭의 세계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하다.

성공하려면 내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를 알면 된다던
천호진(극중 회장님;)의 말이 그것을 잘 대변해 준다.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회사의 구조조정 및 영업현장의 선두에서
온 몸을 던져 경영주의 뜻을 실현하는데 불철주야 견마지로를 마다하지 않던 병두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쪽에 잠시 외도를 하다가 그만 경영주에게 밉보이게 되면서
자신도 구조조정대상이 되어 비참하게 회사를 짤리고 만다는 영화 내용의 설정은

의리를 가장한 배신과 기만이 난무하는
우리네 기업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수작이라 할 수 있겠다-_-;;


어찌되었간에 음악은 참 좋았고
앨런파슨스 횽아들 노래를 다시 한번 듣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 참 기뻤다.


두서없지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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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Don't Break The Oath (1984)


1. A Dangerous Meeting
2. Nightmare
3. Desecration Of Souls
4. Night Of The Unborn
5. The Oath
6. Gypsy
7. Welcome Princess Of Hell
8. To One Far Away
9. Come To The Sabbath
10. Death Kiss - (demo, bonus track)

Vocals&Keyboards : King Diamond
Guitars : Hank Shermann & Michael Denner
Bass: Timi Hansen
Drums: Kim Ruzz




지난번 말씀드렸던 1집 Melissa에 이어 그 다음해 발매된 두번째 앨범 'Don't Break The Oath' 입니다.

이 앨범은 그야말로 메틀역사의 한 획을 긋는 엄청난 의미의 앨범 되겠습니다.

블랙새버스에서 이어져 온 유구한 어둠의 역사를

그들은 본격적으로 세상에 선보이며 어둠의 찬가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일단 곡을 먼저 들어보셔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The Oath

By the symbol of the creator, I swear
Henceforth to be
A faithful servant of his most puissant Arch-angel
The prince lucifer
Whom the creator designated as his Regent
And lord of this world, amen.

I deny jesus christ, the deceiver
And I abjure the christian faith
Holding in contempt all of its works

Solo: m.d. solo: h.s.

As a being now possessed of a human body
In this world I swear to give my full
Allegiance
To its lawful master, to worship him
Our lord satan, and no other
In the name of satan, the ruler of earth
Open wide the gates of hell and come forth
From the abyss
By these names: satan, leviathan, belial,
Lucifer
I will kiss the goat

Solo: h.s. solo: m.d.

I swear to give my mind, my body and
Soul unreservedly
To the furtherance of our lord satans
Designs

Do what thou wilt, shall be the whole of
The law

As it was in the beginning, is now, and
Ever shall be
World without end, amen.

Solo: h.s. - m.d.



쌍팔년도 메탈에 열광하셨던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 개명곡입니다.

가사를 훑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곡은 사타니스트들의 주기도문 격인 곡이랄까요..
 
구구절절 감동적인 문구들로 도배된 명 가사 되겠습니다.


시작부터 Black Sabbath의 Black Sabbath를 연상케 하는 빗소리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후까시 만땅 들어간 주기도문을 읊고난 다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귓구녕 찢어발기는 듯한 초음파 내공과 개발살; 연주를 들어보아요.


행크 셔먼과 마이클 데너의 상반된 분위기의 트윈기타와

끊임없는 템포체인지가 곡의 긴장을 끝까지 이끌고 갑니다.


무엇보다 킹 다이야몬드가 쉴새없이 내지르는 이 초고음 가성 창법은

실로 킹만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을테지요.


훗날 그가 세월의 풍파에 약해져

이러한 초고음보다는 중저음의 재섭는; 보컬을 강조하게 되긴 하지만

이 시절 그가 보여주는 보컬의 포스는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어느 앨범 속지를 보면 팔세토 창법 이라고 나와있는데요,

그건 카스트라토나 얼라들이 사용하는 가성을 이용한 성악창법을 표현하는 의미이지

가성은 가성이되 결코 아릅답지 않고 사악하기만한;

킹의 보컬에 걸맞는 정확한 표현은 아닐듯 합니다.



우짰거나 이 앨범에는 개명곡들이 많습니다. 

특히 이름 그대로 블랙메틀계의 황제로 군림했던 Emperor가 리메이크한 Gypsy도

이자릴 빌어 다시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원곡을 잘 살렸다는 느낌입니다. 빠르고 헤비하고 보컬 역시 날카롭지요.




전 개인적으로 컴투더 쌔버쓰를 참 좋아합니다.

후반부의 변박과 더불어 풀어나가는 연주가 너무도 매력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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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으로 암흑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던 머시풀 페이트는

우리 킹 아저씨가 노선 차이로 행크 셔먼과 대판 싸우고서는

따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추구하기로 결심하게 되면서

안타깝게도 공중분해되고 맙니다.



킹은 "머시풀 페이트는 죽었다. 킹이여 영원하라!" 를 외치며

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인 킹 다이아몬드를 결성하게 되고

행크 셔먼은 남은 멤버들 일부와 함께 Fate라는 팝메틀; 밴드를 결성하게 됩니다.

훗날 다시 모이게 될 그 때까지

머시풀 페이트의 이름은 짧은 전설로 남게될 뻔 했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공포소설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스티븐 킹을 참 좋아하는데요

뭐, 같은 킹;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매우 흡사한 면이 많죠.

알수없는 공포,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저주에 대한 전조들...
 



결국 킹 아저씨는 86년, 자신의 이름을 딴 그룹을 이끌고서

대망의 첫 앨범 'Fatal portrait' 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됩니다.




일단 오늘 포스팅은 요걸로 대충 마무리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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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담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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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

2005년 초에 썼던 글. 링크만 추가했어요.
--------------------------------------



2005년의 첫날은 지킬 앤 하이드와 함께했다. 푸하하!!!
아... 얼마나 보고싶어했던 공연이었던가..ㅠ_ㅠ



캐스팅은 지킬&하이드에 조승우, 루시에 김선영, 엠마에 김소현의 캐스팅이었다.



일단 코엑스 오디토리움이라는 공연장이 원래 회의하는 곳인지라
왠만한 영화관만도 못한, 공연에 지지리도 안어울리는 공간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배우들 표정 읽기도 벅차 눈깔이 튀어나오려고 하더라-_-


그리고 공연중에 디카질 폰카질 하던 양반들은 정말... -_-
암전된 무대에서 졸라 심각하게 연기하고 있는 배우에 집중하기도 힘든데
그와중에 환한 불빛 밝히며 디카질 하는 인간들은 도대체...
제발 에티켓좀 지키면서 살자.

곡은 이전에 미리 몇 곡을 들어봐서인지 귀에 많이 익은 곡들을 접할 수 있었다.


지금 들려오는 곡은 Bring On The Men 이라는 곡으로

루시가 단란; 에서 의사(조지킬)선생과 변호사양반들을 접대하기 위해 부르는 곡인데,


"업소에 오는 남자들은 대개가 쓰레기고, 그에 응하고 있는 여자들도 똑같다" 라는 내용의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이유를 말해주는 노래라 할 수 있는 곡이다-_-


씨디에 있는 음원은 좀 약소하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비주얼-_-로도 만족;을 주는 곡이다.

1부 공연에서 가장 만족했던, 뮤지컬 스러운 곡이라고 해야겠다.

믿거나 말거나;;


어쨌거나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착한이 닥터지킬인간백정 하이드상.
조승우... 마~~이 큿네..-_-)b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조승우의 모습에 남자인 나도 소름이 돋더라.


하단의 동영상(클릭하시길)은 스스로 개발한 약물을 자신에게 투약하기 전에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부르는 그 유명한 곡인
This is the Moment...





새해들어 디스값이 2000원으로 오를 것을 예언하며
가격이 오르기 전에 지금 이순간 구입하라 는 내용의 곡은 아니고;;

 
여튼... 이 장면이 마치는 순간, 여성팬들의 7옥타브의 함성이 귓가를 찢어놓는 줄 알았다...
하긴 남자인 내가 봐도 온 몸이 오싹해지더라.


인류보완계획;에 기여하겠다는 황우석 박사의 신념에 찬 모습을 보는 것 처럼
그의 모습은 남자답고 멋지고 순수하고 또한 카리스마 넘치더군.
질투심이 살짝-_-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한 압권은 ALIVE!Confrontation...


1부 마지막 곡인 Alive! 는 그야말로 살인마 하이드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보여주는 벼락불과 같은 곡이었으며

 
또한 공연 후반부의 Confrontation은 약발이 다되어
하이드님께서 자주 강림하시고 지킬님은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버티는
두개의 자아가 처절하게 다투는 장면 - 골룸 대 스미골과 같은 극명한 양자의 대립을
헤어스타일과 음색만으로 둘 모두를 현실감있게 표현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박수-_-)b

 

또한 루시와의 듀엣인 Dangerous Game은
하이드로서의 사악함과 음탕함;을 잘 표현해낸 멋진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향시설이 좋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승우의 목소리는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성량이 나름대로 풍부했고 그의 굵직한 바이브레이션은 상당히 듣기가 편안했다.
음은 약간 불안한 면이 있었지만서도..

과거 세바스찬 바하가 지킬역을 했다는데 난 조승우가 그 인간;보다 훨씬 나았을거라 본다-_-b  
일단 조승우씨 칭찬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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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 자체가 지킬의 독무대 형식이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사실상 많이 비중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하다.

 
갠적으론 루시역할의 김선영씨의 목소리에 반해버렸다+_+


약간 부담;스러운 클래시컬한 발성의 김소현씨와는 달리 시원스러운 목소리와
업소;에서 일하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은 그모습을 보여준 그녀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녀가 새디스트-_- 하이드에게 죽음을 당하기 이전 지킬을 생각하며 부르는
A New Life...
캬... 사나이 가슴에 비가 내리더라 ToT
 

 
루시&엠마의 죽음의 듀엣 In His Eyes 역시 최고의 넘버 중 하나로 꼽겠다.
갠적으론 Once Upon A Dream 이나 Take me as I am 과 같은 곡 보다는
이 여성 듀엣이 더욱 마음에 들더라.
앞서 말한 것처럼 김소현씨의 부담스러운 진폭이 넓은 발성은 약간 아쉽;;


 
그리고 여타 배우들을 보자면 중후한 목소리의 엠마 아버님도 멋졌고
조연들의 강력한 포스를 느끼게 해준 Murder, Murder 역시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할까.

 

어찌되었건 간에...
찌질이들의 합창;이자 위선과 가식의 도가니탕을 보여준 Facade의 멋진 서두부터
예식장에서 자결할때의 The Final Transformation까지..


온몸에 소름을, 그리고 혈관속으로 개드레날린을 왕창 분출하게 만든,
그야말로 개감동의 무대였다고 생각된다.
 

 
아차차...

커튼콜때의 기립박수...
루시와 엠마의 그 만족스러운 미소...

 
그리고 조승우가 지킬로 등장해서 박수를 받은 후
퇴장하다가 갑자기 머리를 풀고 하이드로 변신하는 액션에서는...


그야말로 코엑스 오디토리움이 무너져 내릴 듯한-_- 여성팬들의 괴성이 들려왔다.

꺄악... 어떻게해... 너무멋져... 아아 조승우 등등...;;


결론은 남자랑 둘이 봐서 매우 우울했다는 것-_-;;
 

 
하여간;;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런 아티스트들이 만드는 개감동의 무대에
첨벙~ 자주 빠져봤음 한다.



2004년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였으니

2005년 새해는 아름다운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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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어쨌거나 씹덕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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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보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여친-_-이 있던 2002년;; 경에나 자주 보았을 뿐, 매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건 2~3차례,

비디오는 더더욱 보지 않는다. 어쩌다 시간날때 인터넷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정도?

그래서 나의 영화평은 허접하고 좆같을 수 밖에 없다만
간만에 다운받아 본 영화라 짤막하게 감상평이라도 적어야
빡세게 영화를 만들어내신 분들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싶다;



알포인트는 2004년 여름에 나왔던 영화...

일단 한국 공포영화로서는 근작 중에서 '장화홍련'과 함께 수작이라고 할만한 영화라 생각된다.


장화홍련이 여성적 감수성과 미소녀 페티쉬;와 성적인 코드들에 기반해 만들어진

콩가루 집안의 비참한 가족사를 그린 비극영화였다면,


알포인트는 월남전이라는 시대적 특수성을 기반하여

남성들이 전쟁터에서 겪는 공포심을 극대화한 남성적 감수성과

전쟁속에서의 인간성의 분열, 극한상황이 가져오는 인간말살의 현장을 그린 비극이다 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1000년이 넘도록 타국에 지배당해왔다.

중국에게 1세기라는 시간동안 직접통치를 당하고(그 시작은 제갈량이 아니었을까-_-?)

제국의 시대에서는 프랑스와 일본이라는 제국주의 국가들에 의해,

그리고 2차대전 이후에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에 의해 점령을 당하고 수많은 피를 흘려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독립하여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절로 베트남이라는 국가의 구성원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베트남에 외화벌이 용병으로 달려간 따이한들의 용맹함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조매실의 아시나요 뮤비-_-)


무엇보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인간 스스로에게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만든다.

극 서두에서 주인공 최중위(감우성)가 사창가에서 여자를 쏴죽이는 상황에서 보듯,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전시라는 극한상황에서 살아남는 것, 곧 죽기전에 죽이는 것이 먼저였다.

인간, 혹은 인간성이란건 전시에서는 그저 감정의 사치일 뿐이었을테니.


그들이 도착한 알포인트에서 그들은 자신만의 유령에 시달리며 공포에 휩쓸린다.

병영이라는 남성적인 공간에서 귀신이야기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믿을 것은 결국 자신 뿐이라는 외로움과

항시 적을 대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큰 덕분이리라. (아... 군대생각 난다-_-;)


살상무기를 든 두려울 것 없을 그들이 왜 그렇게 공포에 떨어야 했을까.

그것은 그들이 희생자이자 또한 가해자로서 그 땅에 발딛고 있기 때문이다.

돈 때문이든 무엇 때문이든 원치않게 타국땅에 와서 이유없이 베트콩(혹은 양민)들을 학살해야하는 임무 자체가
 
그 무한한 공포와 죄책감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전쟁공포증이라고 해야 할까?

누군가를 죽여야만,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그러한 땅에서

조금씩 마음 한켠에 쌓아두어야 하는 죽어가는 자신의 인간성과

나로 인해 죽어간 타인들의 원한이 언젠가는 자신의 그림자에서 자신을 잡아 흔드는 괴물로 발전할 것을 예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그들을 불귀의 객으로 만드는 요인이 된다.


혼란에 빠진 인간은 지극히 나약한 존재다. 그리고 더할 나위없이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들은 착란속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며 삶의 종지부를 찍어나간다.


주인공인 최중위는 극 후반에서 미쳐버린 진중사를 사살한 후 정신을 잃어버린 소대원들에게 외친다.

"관등성명! 관등성명 대라!!"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이성을 지킬 수 있었고 공포에서 대원들을 구할 수 있는 존재였던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관등성명'이라는 현실의 목소리로

군대라는, 작전이라는 위계체계속의 현실속으로 대원들을 끌어오려 애쓴다.

(감우성의 째지는 목소리는 좀 짜증난다;)


그러나 그 역시 눈을 잃은 마병장을 제외한 소대원 전원이 죽어가고

자신의 정신 속으로 여자귀신;이 덮쳐오는 순간 마병장에게 총을 쏠 것을 요구하며 숨을 거둔다.


최중위에게 나타난 그 귀신은 누구였을까?

언젠가 프랑스 식민시절 점령군들의 위안부 구실을 하던 사진 속 여자였을 수도 있고,

그가 다니던 사창가의 한 여인이었을 수도 있고

혹은 그가 쏘아죽인 창녀일 수도 있는 것이고

알포인트에 상륙하기 전 죽이지 않고 스쳐간 피흘리던 베트남 소녀일 수도 있는 것이다.


또는 죄의식의 근원에 있는 한국적인 공포의 상징물일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땅을 짓밟는 자들에 대한 베트남 민중의 분노일 수도 있었을 테지.


이것은 뒤틀린 인류역사에 대한 죄의식의 결과일 수도,

혹은 인간으로서 자행해선 안될 행위에 대한 대가일수도 있다.


그들이 극복할 수 없는 것은 분명히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돌아가서는 안될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우리의 형제들을 그러한 불귀의 객을 만들기 위해 보내고 있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들의 가슴속에 어떤 그림자가 드리울 것인지,

그 땅에 머무른 자들의 가슴속에는 어떠한 피얼룩이 드리울 것인지는 외면한 채.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났고 자막을 바라보는 내 심정은 조금은 우울했다.

헐리우드식 전쟁영화보다, 일본식 공포영화보다도

더욱 많은 감정의 흔들림을 안겨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피로 얼룩진 인류가 벌인 침략의 역사에 대해

공포라는 장르를 통해 접근한 것이었다면

나는 90점을 흔쾌히 주고 싶다.



여튼 좋은 영화였음... 집구석에서 노니까 별 짓거릴 다하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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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든 생각은..

이 영화로 인해 인간이란 존재가 가진 이기적이고 사악한 본성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는 거였어.


우리들에게 물질과 탐욕은 이미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이 되버린지 오래 되었지.

아마도.. 인간은 원래부터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겠지?


사자처럼 강한 발톱을 가진 것도, 뱀처럼 무서운 독을 가진 것도 아닌

나약한 존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것을 대신할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사람들이 돈과 권력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게 아닌 것 같아.


영화 도그빌에서 보면 인간들이 개만도 못한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이 잘 나오고 있어.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한 마을... 그리고 외부에서 쫓겨온 한 여인,

그리고 마을의 '안정'을 위협하는 권력을 가진 이들의 잦은 방문.....



인간은 자신의 안녕, 이해를 위해서는 지극히 냉철하고 이성적이지.

물론 비인간적이긴 해도 말이야.



하나의 집단은 그렇게 광기에 술렁이고... 그렇게 본성에 충실해져 가지.

파시즘이라는 건 그리 먼 단어가 아니지.

집단속의 군중은 지극히 우둔하면서도 감정적이고 또한 보수적이니까.


현상유지를 위한 단결, 그리고 적 혹은 약자를 향한 적대와 공격..

현상유지를 위해 인간들이란 전혀 평화롭지 않은 행동을 하거든.

얼핏 보아 '민주적'으로 보이는 교회모임이

결국 한명의 이방인을 유린하고 착취하는 어두운 담합을 하는 곳으로 변모하는건 시간문제였겠지.



그렇게... 감독은 우리가 만만하게 생각해오던 '인간'이라는 말캉말캉한 단어가 숨기고 있는

검은 이빨을 보여주고 있더군.


감독은 그러한 인간의 모습들을 사랑하고 아끼고 믿으려는 주인공의 마음을

그는 주인공의 아버지의 입을 빌어 '오만' 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어.


주인공이 마지막에서 (사랑했다고 믿었던) 남자에게 총알을 날릴 때..

이미 그녀는 동물과 다름없는 자들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아버지의 논리에 승복했던 거겠지.


마을사람들을 몰살하는 것은 그들이 응당 치루어야 할 대가였던 거야.

그래...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에게는...



음...

그런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인간들은 그렇게 대가를 치루어 마땅한 존재들인거지.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이 것을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과연 몇이나 있을까?

대신 권력을 가진 이들은 그 힘이 곧 구원이겠지만..



그렇게 바라보면 이 영화는 더욱 쓸쓸해지지.





고난속에서도 지극히 선한 존재였던 그녀,

그녀가 개목걸이를 달고 장애인의 침대시트를 갈면서

'누구도 이렇게 더러운 침대에선 자지 못할거야'라고 중얼거리던 대목이 기억나.

그녀 역시 인간이었던 거지.



힘이 곧 진리요 생명일 수는 없겠지만...

힘이 없이는 그 마을을 변화시킬 수 없었겠지.

또한 그 힘이 없이는 인간사회에서 인간답게 산다는건 불가능한 것이고.




인간들...

그들이 모여 인간답게 산다는 건 과연 어떤 것일까?

공동체라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p.s)도그빌 영화평 중에서 영화를 성경에 비유한 것이 있었는데 무척 인상적이더라.

     그레이스를 예수로, 그의 아버지를 하나님으로 비유한 것은 상당히 멋지던데..

     또, 영화를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해석하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도 멋지더라.

     개인마다의 지평이란건 정말 무한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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